@거북별85 님과 이야기 나누다보니까 몰랐던 뫼르소의 성격들을 더 많이 알아가네요!
<평론가의 인생책> 성현아 평론가와 [이방인] 함께 읽기
D-29

성현아

성현아
"지금 당장은 마치 엄마가 죽지 않은 것이나 거의 마찬가지다."(14쪽)라는 부분도 인상적이었고요.

성현아
"하늘에서 쏟아지는 빛은 견딜 수 없을 지경이었다."(28쪽) 견디기 힘들 정도로 내리쬐는 햇빛에 관한 묘사들도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는 점도 재밌죠!

성현아
"그다음에는 모든 것이 어찌나 신속하고 확실하고 또 자연스럽게 진행되었는지 더 이상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29쪽) 이 대목도 좋았어요. 신속하고 확실하고 빠르고 자연스러운 그런 흐름. 우리도 너무 많이 알잖아요. 참 익숙하죠.

성현아
어떤 문장이 여러분들에게 와닿았을지 아주 궁금해요! 단어도 좋고요. 많이 알려주세요! 그리고 이유도 설명해주시면 참 좋고요. 개인적인 경험을 들려주셔도 되고요!

성현아
서로서로 얘기 많이 나눠주세요! 꼭 저를 거치지 않아도 되니까요!! ^_^!!
미뇽
주인공 뫼르소는 어머니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서도 슬픔을 느끼는 것 보다 잠에 대한 욕구를 참지 않는 모습들, 어머니 장례식에 가기 위해 탄 버스에서의 졸음과 어머니 시신 앞에서,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난 후 열두 시간을 내리 잘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의 기쁨이 생경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분명 장례식이 진행되는 장면임에도 밝고 찬란한 햇살이 내리쬐는 장면묘사가 많아서 책 뒤의 내용이 더 궁금해지네요. 뫼르소에게 어머니의 죽음이 슬프고 어둡기보다 그저 쏟아내리는 햇살처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가 궁금해요.

성현아
햇살처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말씀이 인상적이네요!! @미뇽 님께서 나눠주신 감상이 참 좋아요. '엄마 일만 아니었다면 산책을 할 수 있었을 텐데'가 아니라 '엄마와 산책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니. 뭔가 뭉클하기도 하고요ㅠㅠ! 대비되어서 뫼르소가 얼마나 비정하고 무심하고, 또 많은 것을 포기한 존재인지 알 수 있었네요. 그 덤덤함이 어디서 오는지 좀 더 지켜보도록 하죠!
미뇽
저는 새움출판사 판본으로 읽고 있는데 27p에 나오는 "나는 만약 엄마 일만 아니었더라면 산책을 하면서 얼마나 큰 기쁨을 맛볼 수 있었을까 싶었다"라는 문장이 굉장히 낯설었어요, 나의 경우라면 '엄마와 함께 이곳을 산책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고 생각했을텐데 뫼르소에게는 엄마가 긍정적인 존재는 아니었던 것일까 하고 상상하게 되는 문장이었습니다.

나무향
"저 멀리 하늘 닿는 언덕까지 줄지어 늘어선 실편백나무들, 그 적갈색과 초록색의 대지, 드문드문 흩어져 있지만 그린 듯 뚜렷한 집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엄마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고장에서 저녁은 우수에 젖은 휴식과도 같았을 것이다."
저는 이 문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제 고인이 된 엄마를 볼 수 없지만 그의 마음에는 엄마가 있어요.

거북별85
저도 이부분 문장들이 참 예쁘고 슬펐어요 요양원에서 외롭지만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냈을 뫼르소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성현아
그러네요. 계속 엄마를 생각하고 있군요! 그의 마음에는 엄마가 있다는 말씀이 굉장히 시적이네요! 스페인의 사상가이자 철학자인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가벼운 연애 소설이나 모험 소설은 그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해서 읽으며 현대 소설은(오늘날 우리가 순문학 소설이라고 부르는) 분위기 때문에 읽는다고 했다네요. (이 내용은 오르한 파묵의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