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SF소설] 06.앨저넌에게 꽃을 - 대니얼 키스

D-29
과연 빵집 가게 점원 동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찰리의 시선으로만 묘사되기에 그를 둘러싼 주변인물들이 어떤 유형의 인간들인지가 불분명하게 묘사되더라고요. 찰리는 모두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지만 과연 정말 그들이 좋은 친구일까 하는 의심도 듭니다. 찰리가 어떤지를 잘 알텐데 술을 먹였다는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찰리는 혼란스럽고, 의도적으로 길을 잃게 만든 상황임에도 스스로 앨저넌보다 못함에 화를 내는 상황이 안타깝네요.
빵집 가게 점원 동료들의 정체(?)는 2부에서 어느 정도 밝혀지지만 키니언 선생에게 찰리는 과연 어떤 존재인지가 2부까지 읽으면 2부의 제목대로 더 혼돈에 빠지는듯해요.
오늘 2부까지 읽었는데 키니언 선생의 심리가 한 편으로는 이해가 가더라고요. 찰리의 수술 상태가 영원히 이어질지 아닐지에 대한 확신도 없고, 무엇보다 자신이 상담하고 교육하던 환자 겸 학생에 대해 연인으로서 생각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찰리의 감정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난 through라는 단어가 어렵다. THREW라고 발음하는 걸 보면 단어에서 ough는 EW로 발음이 나야한다. 하지만, enough를 ENEW라고 하지 않고 tough를 TEW라고 하지 않는다. ENUFF와 TUFF라고 소리를 내야 한다. 내가 똑똑해지기 전에는 글을 저렇게 썼다. 난 헷갈리지만 키니언 선생님은 맞춤법에는 논리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앨저넌에게 꽃을 (아트 리커버 에디션) - 운명을 같이 했던 너 p.58,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이제 나는 사람들이 "찰리 고든 짓을 했다"고 할 때, 그게 무슨 뜻인지를 안다. 나는 부끄럽다.
앨저넌에게 꽃을 (아트 리커버 에디션) - 운명을 같이 했던 너 p.71,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아이큐란 게 도대체 뭔지 나는 잘 모르겠다. 네가 얼마나 똑똑한지를 측정하는 것이라고 니머 교수님이 말했고 마치 약국에서 파운드를 재는 저울과 같다고 했다. 하지만 스트라우스 박사님은 니머 교수님과 논쟁을 크게 벌였고 아이큐가 지능을 측정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아이큐는 얼마나 많은 지능을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줄 뿐이라고 말했고, 계량컵 겉에 적힌 숫자와 같은 거라고 했다. 컵 안의 내용물은 여전히 채워야 했다.
앨저넌에게 꽃을 (아트 리커버 에디션) - 운명을 같이 했던 너 p.80,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1분만 더 시간을 주면 찰리는 기억해낼 수 있을 텐데. 저 사람들이 재촉하지만 않는다면, 왜 모든 일들을 그렇게 서둘러서 해야 하지?
앨저넌에게 꽃을 (아트 리커버 에디션) - 운명을 같이 했던 너 p.103,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2부까지 읽고 느낀 점을 같이 얘기해보겠습니다. 1) 1부~2부까지의 내용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이나 장면을 얘기해봐요. 2) 책 내용 중에 찰리가 자신을 두고 내기를 하는 상황에서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그대로 따라할 수 있을텐데, 남들과 자신을 기쁘게 해줄 수 있을텐데' 라고 생각하며 슬퍼합니다. (또는 그 때 느꼈던 감정이 슬픔이었음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시간에 쫓겨 제대로 일을 마무리 하지 못해 안타까웠던 적이 있으신가요? 또는 남들보다는 느렸던 무언가가 있으신가요? * 사람에 따라서는 개인적인 얘기일 수도 있으므로 꼭 답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키니언 선생의 심리 상태 변화가 가장 관심이 갑니다. 찰리의 성적 접근에 대해 어정쩡한 태도로 대응하는 것에서부터 지적 수준이 매우 낮았던 제자가 자신을 능가하는 지능을 갖게 되면서 겪게 되는 심리 상태와 둘 간의 관계 변화가 2부 이후에 어떤 식으로 서술될지 궁금하네요.
1) 빵집 직원인 짐피가 일부 손님과 모의하여 물건 가격을 실제보다 더 적게 받고 차액을 가로채는 행위에 대해 내린 찰리의 선택이 인상 깊었어요. 찰리의 결정에 대한 설명이 나오기 전까지도 저는 '짐피의 부정을 사장에게 말한다 vs 말하지 않고 침묵한다' 두 가지의 선택지 밖에 머리에 떠올리지 못했거든요. 찰리 입장에서는 최대한 짐피의 사정을 고려하면서도 자신의 양심을 무시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짐피와의 관계가 무너지게 되었지만 짐피를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만들어 괴로울 일도, 평생을 침묵과 암묵적 동조로 인해 양심의 가책을 받을 일이 없게끔 처신한 찰리의 선택이 눈에 들어왔어요. 읽고 나서도 과연 제가 찰리의 상황이었다면 짐피에게 개인적으로 말할 용기가 있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짐피에게 개인적으로 말을 못하고 차라리 사장에게 털어놓았을 것 같아요. 짐피는 본인이 절름발이기 때문인지 일상의 불편함을 겪는 '이전의 찰리'에게 우호적이거나 공감을 하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비록 부정직할 수는 있어도 인간성이 없거나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보이고요. 찰리에게 싸구려 목걸이를 내기 이후에도 전달해주는데 저라면 차마 짐피의 호의를 받고도 그에게 직접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을 거 같네요.
2) 손이 빠르지 못하고 느린 편이라 어릴 때 학원에서 있던 몇몇 일들이 생각나네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 즈음 음악학원에 가서 피아노를 배웠습니다. 학원선생님이 손가락으로 맞는 건반을 치는 법(검지법이라고 하나요?)을 보여주고 가르치는데 당시의 저는 이해를 못하고 진도를 따라가지 못했어요. 그냥 내 손의 여러 손가락으로 그때 그때 편한거로 치면 되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왜 꼭 어느 손가락으로 어느 건반을 쳐야 하는지를 외우지 못하고, 그러다보면 검지법이 익숙하지 않아 다음 곡이나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그러다가 선생님한테 혼나는 일이 이어졌어요. 그런 일이 반복되니 점점 피아노를 싫어하게 되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저도 꼬꼬마 때 피아노 학원에 다니던 기억이 새록새록… 맞아요, 손가락번호를 꼭 지켜야 했었죠. 초보자가 손가락의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따라 건반을 누를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이었을 텐데, 그게 반드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 되는 순간 오히려 불편한 족쇄가 된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죠. 피아노를 배울 때 저는 <어린이의 바하>라는 교재를 정말 싫어하고 무서워했답니다. 다른 교재들은 연습하면 그냥저냥 치겠는데 그 책은 너무너무 어렵고 힘들었어요. 어린이의 바하가 아니라 어린이의 웬수였죠!! 연습이 잘 안되니 수준이 나아지질 않고, 그러면 연습은 더 하기 싫고 악순환에 빠졌지요. 혼자 연습하는 시간이 끝나고 선생님이 오셔서 “다음, 바하!”하고 외치면 저는 항상 잔뜩 죽상을 하고 버벅버벅 떠듬떠듬 건반을 누르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나선 바흐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으니 희한해요! 물론 듣는 것만요 하하)
이 부분 저도 찰리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하며 읽었습니다. 최선의 선택을 한 것 같은데 결과는 찰리의 바램대로 되진 않았죠. 현실이 그리 만만하진 않은거겠죠.
전 찰리를 괴롭히기만 하는 프랭크나, 찰리에게 도덕적인 의무감을 느끼고 어떻게든 직원으로 안고 간 사장에 비해 짐피가 더 인상 깊다고 느꼈는데 아마도 그가 보이는 이중적인 면이 굉장히 현실적으로 느껴져서 그런 거 같네요. 정말로 선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아니지만 자신의 상황과 처지 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중요시 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일종의 동정심이나 공감을 하는 태도.. 만일 짐피도 프랭크 같이 나쁜 직원이었고 제가 찰리라면 거리낌 없이 고발했을지도 모르겠지만.. 확신하기 어렵네요 저 스스로도.
“자, 여기 가져.” 짐피는 무뚝뚝하게 말하면서 찰리의 무릎에 황동 목걸이를 툭 던져놓고는 다리를 절뚝거리며 멀어져 간다.
앨저넌에게 꽃을 104쪽,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은화 님 글을 읽고 생각난 두 장면을 다시 읽어봤습니다. 아직 3부를 읽는 중이지만 아직까지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은 빵집 사람들도 그렇고 의사들도 그렇고 모두가 그저 ‘사람’들이네요. 현실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짐피는 화가 나는 것을 간신히 감추고 있었다. 나는 짐피가 날 한 대 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만 짐피는 주먹을 꽉 쥐고 있을 뿐이었다. “자네 친구에게 그 동료도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해.”
앨저넌에게 꽃을 147쪽,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2) 20대 휴학생 시절 수영을 처음 배우던 때가 생각납니다. 몸치에 물을 무서워해서 그런지, 익히는 속도가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뒤처졌어요. 단체강습이다보니 혼자 너무 못하면 민폐가 되기도 하고, 쪼금 창피하기도 하고 오기도 생기고… 그래서 집에서는 세면대에 물 받아놓고 음파음파 호흡을 해보고, 날마다 자유수영을 가서 서너시간씩 열심히 연습을 했지요. (그때 그 수영장 물은 저 혼자서 다 먹은 것 같아요 하하.) 그것도 시간이 많았을 때라 그렇게 할 수 있었지, 안 그랬으면 중도에 포기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 순간 저도 그럭저럭 따라가게 되더군요.
저는 수영을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어서 물가에만 가는데 멋지십니다! 그런 말이 있죠. 천재는 하루만에 무언가를 깨우치고, 범재는 일주일이 걸려 깨우치고, 조금 둔한 사람은 한 달이 걸려서 깨우치지만 모두 깨우침을 얻었다는 결과는 같으니 누가 더 못하고 잘나고의 다름이 없이 똑같다고요. 중국 고전에서 읽었던 내용인데 이 말을 참 좋아합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 보다는 결국 무언가를 배우거나 얻었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모임 정보를 늦게 봤네요...은화님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급하게 책을 구매해서 오늘부터 참석합니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김영사/책증정] 왜 협상 가능한 세계에서 총을 겨눌까? 《우리는 왜 싸우는가》 함께 읽기[도서 증정] 작지만 탄탄한 지식의 풍경, [출판인 연대 ‘녹색의 시간’] 독서 모임[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도서 증정] 《조선 궁궐 일본 요괴》읽고 책 속에 수록되지 않은 그림 함께 감상하기![책 증정] 호러✖️미스터리 <디스펠> 본격미스터리 작가 김영민과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조지 오웰에 관하여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불멸의 디스토피아 고전 명작, 1984 함께 읽기[그믐북클럽X교보문고sam] 20.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읽고 답해요[책걸상 함께 읽기] #7. <오웰의 장미>조지 오웰 [엽란을 날려라] 미리 읽기 모임
버지니아 울프의 네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
[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ㅡ9월 '나와 오기' ]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8월] '내가 네번째로 사랑하는 계절'〔날 수를 세는 책 읽기- 7월〕 ‘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6월] '좋음과 싫음 사이'
전쟁 속 여성의 삶
[도서 증정] <여성과 전쟁: 우크라이나 소설가의 전쟁일기> 번역가와 함께 읽어요.[책걸상 함께 읽기] #47.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밀리의 서재에 있는 좋은 책들
[밀리의 서재로 📙 읽기] 27. 데미안
좋은 스토리의 비밀을 밝혀냅니다
스토리 탐험단 8번째 여정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스토리탐험단 7번째 여정 <천만 코드>스토리탐험단 여섯 번째 여정 <숲속으로>
문화 좀 아는 건달의 단상들
설마 신이 이렇게 살라고 한거라고?그믐달자연의 일부일 뿐이라는 생각
믿고 읽는 작가, 김하율! 그믐에서 함께 한 모임들!
[📚수북플러스] 4. 나를 구독해줘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증정 ]『어쩌다 노산』 그믐 북클럽(w/ 마케터)[그믐북클럽] 11.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읽고 상상해요
현암사 80주년 축하해 주세요 🎉
[도서 증정] <이달의 심리학>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현암사/책증정] <코끼리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를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