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읽는 SF소설] 06.앨저넌에게 꽃을 - 대니얼 키스

D-29
차를 몰고 워렌을 벗어날 때, 나는 무슨 생각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주위가 온통 차가운 회색빛으로 느껴졌고 체념이 밀려왔다. (중략) 죽은 것과 다름없는 삶처럼 느껴졌다. 아니, 그보다 더한, 완전히 살아있던 적이 한 번도 없거나, 무엇인가를 이해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느낌이었다. 영혼이 처음부터 시들어서 그날그날만을 바라보며 지낼 운명이었다.
앨저넌에게 꽃을 p.333,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수술 받기 전의 찰리가 과거에 대한 회상도, 미래에 대한 기대도 없이 오직 현재만을 살아간다고 느꼈는데 그걸 더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문장 같습니다. 딱 제가 느꼈던 공포감? 공허감? 이랄까요. 과학 관련 책에서 그런 내용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인간이 다른 생물종과 달리 특별하고 지배적인 위치에 설 수 있었던 건 시간에 대한 개념을 인지했기 때문이라더군요. 계절의 변화에 따른 동식물들의 번성과 이동, 똑같은 하늘에서 어느 순간부터 익숙하게 보이는 별의 분포, 여성의 생리에 따른 가임 가능성 등 생존을 위해 인간은 자연 환경의 규칙적이고 주기적인 변화의 패턴을 읽어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지식을 다음 세대에 남기고, 말만으로는 부족해 기록을 하기 시작하면서 인간은 시간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인데요. 기억할 과거도 없고, 살아갈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나 두려움도 느끼지 못한 채 오직 찰나의 현재에만 의식이 존재하는 삶은 과연 어떤 느낌일지 상상이 가지 않아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찰리도, 주립 보호소의 아이들도 모두 고민이 없고 행복한 모습이죠. 그 사실이 너무나 아이러니하네요.
이 테스트와 로 샥 어쩌구 하는 테스트는 모두 성껴글 알아보기 위해 하는 거라고 말해따. 나는 크게 우서따. 다른 누군가가 종이 위에 업찌른 잉크를 보거나 아니면 도대채 누군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의 사진을 보고 어떠캐 그런 걸 알 수 잇냐고 해따.
앨저넌에게 꽃을 18쪽,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스트라우스 박사님이 말해따 찰리 그런 건 다 미신이야. 우리가 하는 건 과학이라고. 나는 과학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과학 예기를 하는 것을 보니 아마도 그건 사람들이 행운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건가 보다. 어째뜬 난 한 손에는 토끼발을 지니고 잇써꼬 다른 손에는 구멍 난 내 행운의 동전을 지니고 잇써따.
앨저넌에게 꽃을 26쪽,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똑똑카다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친구들을 마니 사귈 것이고 절대로 쓸쓸하지는 안을 꺼시다.
앨저넌에게 꽃을 32쪽,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나는 힐다에게 말해따 중국차 때문에 수술한 개 아니에요. 똑똑캐지려고 수술한 거예요. 그러자 힐다가 말하기를 그 사람들이 날 똑똑카게 만드는 게 주재넘은 짓일지도 모른다고 해꼬 하느님이 내가 똑똑캐지기를 원해따면 그러캐 태어나게 해쓸 꺼시기 때문이라고 해따. 아담과 이브가 지식의 나무에 열린 선악과를 따 먹고 죄를 지꼬 타라카지 안앗냐. 그러니까 아마 니머 교수님과 스트라우스 박사님도 손을 대서는 안 되는 것에 함부로 손을 댄 걸지도 모른다고 해따.
앨저넌에게 꽃을 33쪽,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난 말해따 사람들이 날 비웃어도 괜차나요. 만흔 사람들이 날 보고 우찌만 전부 다 내 친구들이고 우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까요. 버트가 내게 어깨동무를 하더니 말해따 니머 교수가 걱정하는 건 당신이 아니에요. 사람들이 자기를 비웃지 안키를 바라는 거예요.
앨저넌에게 꽃을 38쪽,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버트의 말을 드꼬 난 슬펐는대 앨저넌이 뭔가를 배우지 모타면 먹을 수 업써서 배고플 거시기 때문이다. 시험을 통과해야만 먹을 수 있는 건 올치 안타고 생가칸다. 버트라면 입장을 바꿔서 뭔가를 머글 때마다 시험을 치고 시플까. 난 앨저넌과 친구가 될 생각이다.
앨저넌에게 꽃을 55쪽,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선생님이 말했다. 신경 쓰지 마 사람들이 찰리가 생각한 것처럼 전부 다 좋은 사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어도 언짢아하지는 마. 선생님이 말했다. 하느님이 찰리에게 그렇게 적은 능력밖에 주지 않았는데도 똑똑한 수많은 사람들보다 더 많은 걸 했잖아. 사람들은 그런 머리를 지니고 태어나도 쓰지도 않는데 말이지. 나는 말했다. 내 친구들은 모두 똑똑하고 착해요. 친구들은 나를 좋아하고 제게 나쁜 짓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선생님은 눈에 뭐가 들어가서 여자 화장실로 얼른 뛰어가야 했다.
앨저넌에게 꽃을 63쪽,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엄마가 내게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하고 사람들에게 다정하게 대하라고 했던 게 기억난다. 엄마가 말했다. 그런데 항상 조심해라 어떤 사람들은 널 이해하지 못하고 네가 말썽을 일으키려고 애를 쓴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니까.
앨저넌에게 꽃을 63쪽,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술자리가 끄태 어떠캐 되었는지가 기억나지 안는대 친구들은 나보고 바끄로 나가서 모퉁이를 돌아가 비가 오는지를 보고 오라고 해꼬 자리에 돌아와쓸 때 거기앤 아무도 업써따. 아마 친구들은 날 차즈러 갓나 보다. 난 아주 느깨까지 사사치 친구들을 차자따. 하지만 난 그만 길을 일어꼬 그것 때문에 나 자신에게 화가 나따. 왜냐하면 앨저넌이라면 분명히 내가 장담하는데 저 거리들을 아무리 여러 번 오르락내리락해도 나처럼 길을 일치는 아늘 거시기 때문이다.
앨저넌에게 꽃을 (아트 리커버 에디션) - 운명을 같이 했던 너 p.53,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과연 빵집 가게 점원 동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찰리의 시선으로만 묘사되기에 그를 둘러싼 주변인물들이 어떤 유형의 인간들인지가 불분명하게 묘사되더라고요. 찰리는 모두 좋은 친구라고 생각하지만 과연 정말 그들이 좋은 친구일까 하는 의심도 듭니다. 찰리가 어떤지를 잘 알텐데 술을 먹였다는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찰리는 혼란스럽고, 의도적으로 길을 잃게 만든 상황임에도 스스로 앨저넌보다 못함에 화를 내는 상황이 안타깝네요.
빵집 가게 점원 동료들의 정체(?)는 2부에서 어느 정도 밝혀지지만 키니언 선생에게 찰리는 과연 어떤 존재인지가 2부까지 읽으면 2부의 제목대로 더 혼돈에 빠지는듯해요.
오늘 2부까지 읽었는데 키니언 선생의 심리가 한 편으로는 이해가 가더라고요. 찰리의 수술 상태가 영원히 이어질지 아닐지에 대한 확신도 없고, 무엇보다 자신이 상담하고 교육하던 환자 겸 학생에 대해 연인으로서 생각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찰리의 감정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네요.
난 through라는 단어가 어렵다. THREW라고 발음하는 걸 보면 단어에서 ough는 EW로 발음이 나야한다. 하지만, enough를 ENEW라고 하지 않고 tough를 TEW라고 하지 않는다. ENUFF와 TUFF라고 소리를 내야 한다. 내가 똑똑해지기 전에는 글을 저렇게 썼다. 난 헷갈리지만 키니언 선생님은 맞춤법에는 논리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앨저넌에게 꽃을 (아트 리커버 에디션) - 운명을 같이 했던 너 p.58,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이제 나는 사람들이 "찰리 고든 짓을 했다"고 할 때, 그게 무슨 뜻인지를 안다. 나는 부끄럽다.
앨저넌에게 꽃을 (아트 리커버 에디션) - 운명을 같이 했던 너 p.71,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아이큐란 게 도대체 뭔지 나는 잘 모르겠다. 네가 얼마나 똑똑한지를 측정하는 것이라고 니머 교수님이 말했고 마치 약국에서 파운드를 재는 저울과 같다고 했다. 하지만 스트라우스 박사님은 니머 교수님과 논쟁을 크게 벌였고 아이큐가 지능을 측정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아이큐는 얼마나 많은 지능을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줄 뿐이라고 말했고, 계량컵 겉에 적힌 숫자와 같은 거라고 했다. 컵 안의 내용물은 여전히 채워야 했다.
앨저넌에게 꽃을 (아트 리커버 에디션) - 운명을 같이 했던 너 p.80,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1분만 더 시간을 주면 찰리는 기억해낼 수 있을 텐데. 저 사람들이 재촉하지만 않는다면, 왜 모든 일들을 그렇게 서둘러서 해야 하지?
앨저넌에게 꽃을 (아트 리커버 에디션) - 운명을 같이 했던 너 p.103,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2부까지 읽고 느낀 점을 같이 얘기해보겠습니다. 1) 1부~2부까지의 내용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이나 장면을 얘기해봐요. 2) 책 내용 중에 찰리가 자신을 두고 내기를 하는 상황에서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그대로 따라할 수 있을텐데, 남들과 자신을 기쁘게 해줄 수 있을텐데' 라고 생각하며 슬퍼합니다. (또는 그 때 느꼈던 감정이 슬픔이었음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시간에 쫓겨 제대로 일을 마무리 하지 못해 안타까웠던 적이 있으신가요? 또는 남들보다는 느렸던 무언가가 있으신가요? * 사람에 따라서는 개인적인 얘기일 수도 있으므로 꼭 답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키니언 선생의 심리 상태 변화가 가장 관심이 갑니다. 찰리의 성적 접근에 대해 어정쩡한 태도로 대응하는 것에서부터 지적 수준이 매우 낮았던 제자가 자신을 능가하는 지능을 갖게 되면서 겪게 되는 심리 상태와 둘 간의 관계 변화가 2부 이후에 어떤 식으로 서술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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