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하면 떠오르는 색이 흰색과 푸른색이네요. 흰색의 이미지가 강렬하게 부각되는 ‘설국’을 펼쳐봅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되네요. 꽃이 피었다가 지는 것처럼 한 순간 반짝이다 사라지는 것일까요? 사라져버리는 게 미美의 속성이라면 남극은 영원히 아름답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p.143
은하수의 환한 빛이 시마무라를 끌어올릴 듯 가까웠다. 방랑중이던 바쇼가 거친 바다 위에서 본 것도 이처럼 선명하고 거대한 은하수였을까. 은하수는 밤의 대지를 알몸으로 감싸안으려는 양, 바로 지척에 내려와 있었다. 두렵도록 요염하다. 시마무라는 자신의 작은 그림자가 지상에서 거꾸로 은하수에 비춰지는 느낌이었다. 은하수에 가득한 별 하나하나가 또렷이 보일 뿐 아니라, 군데군데 광운(光雲)의 은가루조차 알알이 눈에 띌 만큼 청명한 하늘이었다. 끝을 알 수 없는 은하수의 깊이가 시선을 빨아들였다.

설국일본 문학사상 최고의 서정 소설로 평가받는 <설국>이 정식 계약을 통해 출판되었다. 눈 쌓인 온천 마을, 설산, 내연 모를 아름다운 여인, 게이샤 등등 주요 장면이나 인물들의 이미지는 공감각적으로 독자의 감성을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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