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히리라

D-29
또 마광수를 만난다. 나와 아주 잘 맞는 사람이다. 나와 같은 소음인이다. 낭만을 좋아하고 옛것에 대한 추억을 노래하는 것을 좋아한다. 너무 일찍 죽은 게 아까운 사람이다. 이렇게 아까워하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나 외에 별로 없을 것이다. 죽어도 싼 인간은 안 죽고 아까운 사람만 일찍 죽는다. 세상이 불공평하다. 그러나 그의 책을 읽음으로써 이 아쉬움을 달랠 뿐이다.
여자가 잘 웃고 울어 오래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남자는 상대적으로 잘 안 운다. 대신 몸에 안 좋은 술이나 담배를 피운다. 그래 더 일찍 죽는 것이다.
대학 때 마광수가 설악산으로 잘 놀러 간 것은 어릴 적 거기서 산 기억 때문이리라.
빌런이 하는 말이 맞는 경우가 많다. 그는 남을 의식 안 하고 있는 그대로 거름 없이 하기 때문이다.
나이 드니 이빨에 음식물이 끼여 골치 아프다.
어릴 때 수수깡을 먹다가 혀나 입술을 벨 때가 있다. 그럼 수수깡의 달착지근함과 함께 피의 찝찝한 맛이 섞인 이상한 맛이 났다. 이건 해본 사람이나 이해한다.
나는 별로인 사람에게 일부러 야박하게 군다. 그와 엮여 내 독서를 방해받을 것 같아서다.
처음엔 생각나서 한 페이지만 시적으로 쓰려고 했다가 자꾸 덧붙여 수필 형식이 되는 글이 많다.
오직 책만이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더위가 극심해 그런지 몸이 약간 떨리는 게 손발이 내 것 같지가 않다. 진짜 지구가 점점 뜨거워져서 큰일이다. 이건 모두의 책임이다. 인간이 어리석어 그런 것이다.
마광수 말대로 이혼할 수도 있으니 3년동안 애를 안 낳고 혼인신고도 하지 말고 그냥 동거식으로 살아보는 게 현명한 것 같다. 마광수는 현실에서 너무나 실용적인 사람이다. 죽은 게 너무나 아깝다. 더 살아 있어야 했다. 내가 가장 아쉽다.
빌런들이 하는 말이 맞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말이 맞는 경우는 그들은 솔직히 잃는 것 별로 없고 원래부터 주변을 의식 안하고 살기 때문에 생각 안하고 그대로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지껄이기 때문이다. 이게 진실에 더 가까운 경우가 더 많다. 김건희가 안 좋은 게 많지만 바른 말을 하는 것도 좀 있는데 서로 좋아 해놓고서는 나중에 자신이 얻을 게 없고 돈도 안 주니까 까발리는 거라는 것도 어느 정도 맞는 것도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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