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스트 세계문학전집 읽기] 3. 석류의 씨

D-29
리지에게는 지난 젊은 날 싸이월드에 첫사랑과 주고 받은 쪽지 디어링에게는 군대시절 심심해서 살짝 스친 여자와 주고받던 쪽지
상징 보다.. '이디스 워튼이 일상과 가정이라는 안락하지만 쉽게 벗어나기 어려운 시공간 위에 열어놓는 공포의 세계는, 위험하지만 매혹적이다.' 리지가 벗어나지 않고 유지하기로한 삶을 '공포의 세계'라고 본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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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 8.7 / 빗장 지른 문] 빗장 지른 문-1.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른 다른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자신이 저지른 죄를 아무리 고백해도 남들이 믿어주지 않아서 이제 그럼 잘 살아봐야지 하고 마음 먹는데 하필 그때 엉뚱한 계기로 범죄가 드러나거나 다른 일로 잡혀들어가는 이야기. 꽤 접했던 것 같은데 생각나는 작품은 없네요. ㅋㅎ 그나저나 이 작품의 제목은 왜 <빗장 지른 문>일까요.
마거릿 애트우드의 소설 '그레이스'가 떠올랐어요 이게 실제 캐나다에서 있었던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쓰인 미스테리, 심리 소설인데... 실제 범죄를 바탕으로 그리고 주인공의 정신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중점 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여성, 억압, 침묵, 공포라는 부분이 꽤 많이 닮아 있어서 생각이 나긴 했어요. 넷플릭스에 그레이스라고 시리즈로도 나와있는데 꽤 재밌습니다!!
그레이스1843년 캐나다에서 실제 일어났던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쓰인 미스터리 소설이자, 기묘한 매력을 지닌 여인 그레이스 마크스와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의 복잡한 욕망을 파헤치는 심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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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지른 문-2.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댓글 창 아래에 있는 문장 수집 기능을 이용해주세요.)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단 다른 사람한테는 이 사실을 알리면 안 됩니다. 제가 본 사건들 중에서도 가장 기이한 사건입니다……. 어떡하면 좋겠습니까? 자, 제가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요? 저 딱한 사람을 교수형에 처하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잖아요? 하지만 그가 체포되어 여기에 안전하게 갇혔을 때는 기뻤습니다!”
석류의 씨 빗장 지른 문,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오잉. 그럼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걸까요? 그리고 왜 딱하다고 생각했을까요? 아무도 그를 믿어주지 않아서?
무엇보다도 그 돈이 이미 반은 우리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이 늙은 구두쇠는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 살아 있을 동안에만 돈을 맡아두고 있는 것이지요.
석류의 씨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이거 보면서 백온유 작가님의 반의반의 반이 생각나더라고요. 인간의 욕심과 욕망은 어쩜 이리도 변하지 않았을까요?
왜 스스로 매듭을 잘라버리지 않았을까? 모든 것에 질릴 만큼 질려버렸는데, 왜 이 삶의 악몽을 제거하기 위해 외부인을 불러들여야만 하는가?
석류의 씨 빗장 지른 문,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85쪽 이 방을 보는게 얼마나 신물 나는지! 싫증 나버린 아내의 얼굴만큼이나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86쪽 생기없는 일상을 반복해야 한다는 (기계적인 몸짓을 또 하루 수행해야 한다는) 공포가 다시 그를 사로잡았다. 89쪽 그녀는 계속 처녀 신세로 남아있으면서 점점 더 통통해지고, 우중충해지고, 오지랖이 넓어졌다. 그러나 그가 첫 키스를 했을 때는 얼마나 사랑스러웠던가! 허비해버린 삶을 한 번만 더 살아볼 수 있다면… 90쪽 열여덟 살의 동생은 예뻤고, 그 못지않게 열정으로 가득했다. 이제는 부루퉁하고, 초라하고, 평범했다. 그녀는 삶에서 기회를 다 잃었다. 불쌍하게도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여자로서 구실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90쪽 그는 경험을 통해 늙음과 젊음처럼 바꾸지 못할 것은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 제비뽑기의 결과로 병 아니면 건강, 가난 아니면 부유함, 늙음 아니면 젊음이 있을 뿐이다. 127쪽 활기찬 동물 같은 생명력으로 가득 찬 사람이 죽음에 대한 열망을 충분한 동기로 믿어줄 리 없을 것이다.
석류의 씨 빗장 지른 문,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처음에 착각한 것이 저자의 작품을 페미니즘 측에서 연구를 많이 했다고 해서 당연히 저자의 작품이 페미니즘 주장을 많이 펼쳤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위 수집한 문장의 85, 89, 90쪽을 보면 여성에 대한 표현이 페미니즘 시각으로 보이지는 않더라구요. <편지>에서도 중의적인 결말이나 여러 표현들이 마찬가지로 그랬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저자의 소설에서 당시 여성들이 처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것이 페미니즘 측의 주목을 받았다는 분석을 보았습니다. 그러고나니 이해가 좀 되었습니다. 그리고 <편지>나 <빗장 지른 문>에서 주인공들이 자신의 정당한 노력보다는 유산 상속으로 삶이 바뀌었다는 공통점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삶에 사슬로 매여 있었다. “의식의 죄수.”
석류의 씨 빗장 지른 문,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모두가 자신의 끔찍한 자아에 수갑으로 채워져 있었다. 어째서 다른 누군가가 되기를 바라겠는가? 유일한 절대 선은 존재하지 않는 것뿐이다.
석류의 씨 빗장 지른 문,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그는 삶에 사슬로 매여 있었다. “의식의 죄수.” 그 문구를 어디에서 읽었던가? 그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를 알게 되었다. 한밤중에 뇌가 불타는 듯한 기분일 때면 그의 고정된 정체성, 축소할 수도 정복할 수도 없는 자아의 감각이 여태껏 경험한 그 어떤 느낌보다도 더 날카롭게, 더 은밀하게, 더 피할 수 없게 찾아왔다.
석류의 씨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그는 토막 잠이 들었다가 무언가가 그에게 달라붙은 느낌, 그의 손과 얼굴, 목구멍 속에 붙은 느낌에 깨어나곤 했다. 그러다 머릿속이 맑아지면 뭔가 진하고 끈적이는 물질처럼 그에게 달라붙은 것이 바로 자신의 혐오스러운 인격임을 깨달았다.
석류의 씨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그에게 자기 파괴의 욕망이 되살아났다. 그러나 다시 그의 육신은 반사적으로 움츠러들었다. 그는 간절히 남의 손에 죽고 싶었다. 도저히 자기 손으로는 할 수 없었다. 어찌할 수 없이 육체적으로 움츠러드는 반응 말고도 그를 억누르는 동기가 또 하나 있었다. 자기 이야기를 진실로 확실히 입증하고 싶다는 끈질긴 욕망이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무책임한 몽상가로 치부되기는 싫었다. 결국은 자살할 수밖에 없다 해도 그 전에 자신이 죽어 마땅하다는 것을 사회에 입증해야만 했다.
석류의 씨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그가 억누른 말은 머릿속에서 잇달아 다른 말을 낳았다. 그의 내적 자아는 논쟁들로 소란스러운 공장이 되었고, 그는 자신의 범죄에 대한 진술을 공들여서 읊고 쓰는 데 긴 시간을 보냈다. 그는 그 진술을 끊임없이 수정하고 발전시켰다. 들어주는 이 하나 없는 가운데 그의 활동은 점차 위축되었고, 깊어지는 무관심의 해류 아래 매장되어가는 기분이었다. 분개한 그는 범죄를 한 번 더 저질러서라도 반드시 자신이 살인자임을 입증하고 말겠다고 맹세했다.
석류의 씨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자기 자신을 죽이는 것은 두려나, 남을 죽여서까지 살인을 입증하고 싶은 마음. 정신병원에 갇히는 건 두려우나 살인을 입증해서 사형에 처하고 싶어하는 마음. 자기도 할 수 없는 것을 남이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 그것도 누군가의 생명을 빼앗는 일을 말이죠... 도무지 제정신이 아닌 이 남자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애초에 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기에? 자기 도피 같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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