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스트 세계문학전집 읽기] 3. 석류의 씨

D-29
저도 5권까지 집에 있는데도 아직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어요ㅎ 저희집 첫째는 이 책을 참 좋아해서 한꺼번에 꺼내서 자주 읽기는 합니당
자기 안의 심연을 다른 인간의 눈에 드러내기보다는 기계적이라도 사회적인 제스처를 계속하는 편이 더 쉬웠다.
석류의 씨 빗장 지른 문,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빗장 지른 문-3. 그래니스의 구금, 빗장 지른 문은 결국 보호였을까요, 고립이었을까요? 나는 삶에서 문을 걸어 잠그는 순간이 있었나요?
다른 인물들은 겉으로는 그래니스를 어떻게든 보호하려는 것처럼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래니스가 정신적으로 몰리고 고립되는 상황을 알면서도 방치하는 것 같아 오히려 무섭게 느껴지죠. 그래니스 입장에서는 세상과 단절되고 족쇄에 묶인 채, 주변 사람들에게 정신이상자로 취급받으면서 사건에 집착하게 되는 현실이 안타깝고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래니스의 범행이 입증될 경우 그들 자신이나 그 시대적인 상황에서 기득권층들에게도 불이익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막는 것처럼 보여서 그들의 행동이 진심 어린 걱정에서 비롯된 보호로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마음을 숨기거나 닫았던 경우는 많지만, 남을 이렇게 보호라는 이름으로 문을 걸어 잠근 건 없었던 것 같아요. 무언가의 계기가 생긴다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만요. 아직까진 없어서 다행이라고 할까요?
'그는 여행을 다니며 글을 쓰고 싶었다. 그것이 가슴 깊이 품은 소망이었다.' '그는 삶에 사슬로 매여 있었다. “의식의 죄수.” ' 현실과 괴리된 이상과 꿈은 오히려 '빗장 지른 문' 안에 갇힌 삶을 살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는 몸을 돌려 서둘러 자기 방으로 돌아와 다시 희망을 품고 새 진술서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정신차려이각박한세상속에서..! 라고 해주고 싶은데 그래니스의 세상은 너무나 따스하네요..^^
생기 없는 일상을 반복해야 한다는(기계적인 몸짓을 또 하루 수행해야 한다는) 공포가 다시 그를 사로잡았다.
석류의 씨 빗장 지른 문,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빗장 지른 몸:그래니스 진술(?)들의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 끝끝내 소통 불가한 여러 존재들의 분열적 삶이 비춰보였습니다. 어쩌면 진실이란 것을 알게된 유일한 인물인 기자의 모습은 그래니스와 휘말리게 될 앞 날을 봉쇄하는, 매우 안정된 일상의 유지가 되네요. 이것은 '내 안의ooo'들을 많이 떠올리게 했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8.8 - 8.9 / 석류의 씨, 하녀의 종] 석류의 씨, 하녀의 종-1. 저자에게 궁금한 점을 적어주세요.
현실적인 앞의 두 소설을 읽고 그 분위기에 젖어 있는 상태에서 <석류의 씨>를 읽다가 허걱 했습니다. 작가가 진짜 유령 이야기를 쓴 것인가? 하고 말이죠.
저도 석류의 씨와 하녀의 종을 읽고 왔습니다. 해설을 읽지 않으면 띠용? 하는 상태로 계속 남아있을 것 같아요. 제가 유령보다 사람을 더 무서워해서 그럴지도.
저자에게 궁금한 점이 많지만 한 가지씩만 쓰겠습니다. <석류의 씨> 유령은 실체가 없는 존재인데 그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라는 실체가 따박따박 배달되는 설정이 무리라는 생각은 안 했는지요? <하녀의 종> 소설 전체 분위기를 보면 전임 하녀가 유령이 된 이유가 남자주인의 뭔가 석연치 않은 행위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작 여자주인을 죽음의 세계로 데려간 이유가 뭔가요? 의외로 전임하녀가 여자주인 때문에 유령이라도 된 걸까요? 아니면 어떠한 여성도 가부장제의 억압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상징인가요?
'말도 안 돼! 내가 뭘 걱정하고 있지? 석 달 동안은 편지가 오지 않았어.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시골에서 돌아온 날 이후로는 한 통도……. 우리가 결혼하고 나서 케네스 앞으로 같은 필적의 편지가 아홉 통이 왔어요.' <페르세포네는 이미 하데스의 권유로 석류를 먹고 난 뒤였다. 하계에 들어와 어떤 음식이라도 먹은 자는 더 이상 지상으로 완전히 돌아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페르세포네는 온전히 지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1년의 3분의 1은 하계에 머물며 하데스와 함께 지내야 했다.> [하데스(플루톤)] https://naver.me/GLuU6SnO 도대체 왜 그 편지가 그 편지라고 편지의 정체에 대해.. (아마도 죽은 전 부인 엘시로 부터 온..??) 케네스도 그의 어머니도 말을 못하는 건지.. 너무 너무 답답했어요.. @,.@
모든 소설의 끝이 명확하지 않는 부분들이 많아요 물론 빗장지른 문이나 하녀의 종은 결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보이긴 하지만 말이죠. 왜 명확하게 닫지 않았는지가 궁금하긴 합니다. 결말을 내지 않은 게 문제도 없고, 이런 공포적인 분위기, 불쾌하고 찝찝한 분위기에선 그게 끝까지 이어진다는 장점은 있지만요. 그냥 궁금했어요. 숨겨진 다른 의도가 있었나....
화제로 지정된 대화
석류의 씨, 하녀의 종-2. 밑줄 그은 문장을 적어주세요. (댓글 창 아래에 있는 문장 수집 기능을 이용해주세요.)
남편은 누가 편지를 보내는지, 무슨 내용의 편지인지 알고 있는 것이다. 그는 어떤 일을 다루든 미리 준비가 돼 있고, 아무리 나쁜 일이라도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그녀는 어둠 속에 갇힌 채 추측만 할 따름이었다.
석류의 씨 석류의 씨,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미지의 상황에 놓이는 것은 가장 큰 공포일 것 같고.. 추측으로만 가늠해야 하는 알 수 없는 부정적 상황을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 것은 심적으로 큰 고통일 것 같습니다..
주인어른이 집을 떠나 계시기만 한다면 전능하신 하나님이 좀 데리고 계셔도 좋겠다고 말했다 .
석류의 씨 하녀의 종,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편지를 받고 난 후 그녀에게로 다가올 때의 눈빛이 더 마음에 걸렸다. 애정이 없지도, 심지어 무관심하지도 않은 눈빛이었다. 그저 일상에서 너무 멀리 떠나 있다가 익숙한 것들 곁으로 돌아와 그것들을 낯설게 느끼는 사람의 눈빛. 그녀는 남편의 잔소리보다 그 눈빛이 더 마음에 걸렸다.
석류의 씨 석류의 씨, 이디스 워튼 지음, 송은주 옮김
지난 번에 읽었던 <회색 여인>에 실렸던 <늙은 보모 이야기>에서도 눈 내린 집밖으로 유령을 따라나서는 장면이 있었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하는데 <하녀의 종>에도 그와 유사한 장면이 묘사되어 반가웠습니다. 당시 고딕소설의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아요.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5권까지는 아마도 비슷한 분위기, 주제의식, 설정의 고딕소설이 계속될테니 비교해 읽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석류의 씨>에 실린 소설들은 대체로 애매모호하고 중의적이며 열린 결말의 작품들이라 지금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인기 없을 작풍인데 당시에는 이런 소설들이 유행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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