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클래식 2025] 8월, 순수의 시대

D-29
그녀는 그가 기대한 것에 모두 부응했기에 그 자신의 선택이 실수였다고 할 수 없었다. 뉴욕에서 내로라하는 아름답고 인기 많은 젊은 부인의 남편으로 사는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그녀는 둘째가라면 서럽게 마음씨가 곱고 사리를 아는 부인이기도 했다. 아처는 예전부터 그런 장점을 잘 알았다. 결혼 전날 밤에 그를 덮친 순간적인 광기는 폐기한 실험의 마지막으로 여기기로 마음먹었다.
하긴 난 항상 대조적으로 살았어! 나에게 유일한 죽음은 단조로움이야. 늘 엘런에게 이렇게 말해. ‘단조로움을 조심해라. 그건 모든 죄악의 어머니야.’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김영옥 옮김
아처는 그렇게 뉴욕이 변해간다고 생각했다. 변화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서로 힘을 모아서 변화를 무시하다가 막상 변화가 이루어진 뒤에는 이미 선대에 일어난 일이라고 진심으로 여겼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김영옥 옮김
그리고 나무 아래 놓인 첫번째 벤치에 앉아 있는 엘렌을 발견했다.
순수의 시대 2부 23장 중에서, 이디스 워튼 지음, 김영옥 옮김
“뉴런드, 저도 진실을 알고 싶고, 알아야만 해요. 누군가를 부당하게 희생시키면서 제 행복을 일구고 싶지는 않거든요. 당신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상황에서 결혼을 하면 우리 미래가 어떻게 되겠어요?” 메이의 얼굴이 하도 비장해서 아처는 그녀의 발밑에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이었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1부 막 마치고 2부에 들어섰습니다. 아처와 엘런이 사랑에 빠지는 게 다소 갑작스럽다고 느껴져 함께 독서 중인 김새섬 대표에게 의견을 물었더니 명언을 해주시네요. 김새섬 대표 왈, "그 남자가 진짜 잘생긴 거지. 엘런이 아마 보자마자 반했을 걸?"
김새섬 대표의 말을 듣고 바로 납득했습니다.
지금까지 그의 나날을 채웠던 많은 것들이 이제 아이들 소꿉장난이나,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중세 신학자들의 형이상학적 논쟁처럼 느껴졌다. 바로 몇 시간 전, 결혼 선물의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치열한 언쟁이 벌어졌다. 그런데 아처로서는 다 큰 어른들이 그렇게 사소한 문제를 놓고 그토록 흥분했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갔고, 격분한 웰런드 부인이 눈물바람을 하며 “그러느니 차라리 집으로 기자들을 부르겠다”며 선물 공개는 절대로 안 된다고 해서 공개하지 않는 쪽으로 결판이 난 것도 이상하게 느껴졌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극에 달한 ‘조신함’이 그저 무일 뿐이라면, 공허를 가린 커튼에 불과하다면 어찌할 것인가? 마지막으로 과녁을 명중시키고 차분하면서도 붉게 상기된 얼굴로 돌아오는 메이를 보며 아처는 자신이 아직 그 커튼을 열어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당신이 원하면 무슨 말이든지 할게요. 아니면 아무 말도 안 하든지. 당신이 말하라고 할 때까지 가만히 있을게요. 그런다고 누가 피해보는 것도 아니잖아요. 나는 그냥 당신 목소리가 듣고 싶어요.” 그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 <순수의 시대> 2주 34장까지 ■■■■ ● 함께 읽기 기간: 8월 22일(금) ~ 8월 28일(목) 드디어 마지막 주가 되었습니다! 지난 한 달간 이디스 워턴의 <순수의 시대>를 함께 읽으며 19세기 뉴욕의 섬세한 세계를 여행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마지막 주는 다 같이 책을 완독하며, 이들의 운명적인 결말을 함께 확인하고자 합니다. 뉴랜드가 짊어진 사회적 책임과 개인의 자유 사이의 간극, 그리고 세월이 흐른 뒤 그가 마주한 현실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남길까요? 날씨가 아직 무덥습니다만, 마지막까지 기운 내셔서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성취감을 만끽하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D-1. 어떤 점이 인상 깊으셨나요? 여러분의 생각을 자유롭게 들려 주세요. 책 내용과 상관은 없지만 연관되어 떠오른 다른 생각들도 좋습니다.
제법 빠르게 완독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읽었던 다른 책들에 비해 진도가 꽤 빨랐던 것은 역시 이 작품이 치정극이었기 때문이었을까요? (삼각 관계는 역시...) <마담 보바리>를 원체 감명 깊게 읽었기에 그만하지는 않지만 이 작품 역시 굉장히 뛰어나네요. '불륜'이라는 단어 자체가 굉장히 어폐가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는 약속을 깨는 것이 불륜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계속 사는 것이 불륜일 수도 있겠지요.
마지막 날이니 스포일러 괜찮겠죠? 잔잔하게 진행되는 스토리 속에서 리비에르가 비서였다는 사실은 꽤 놀라운 반전 포인트였습니다. 아처가 밍고트 노부인의 부름을 받고 엘렌이 뉴욕에 머물기로 했다는 말을 듣는 부분도 이후 전개를 상상하게 돼서 흥미진진했습니다. 재밌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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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처는 올렌스카 부인에게 그녀도 지금 그와 함께 영영 돌아오지 않을 긴 여행을 떠나는 느낌인지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안 그래도 위태로운, 그에 대한 그녀의 신뢰를 흔들 수 있는 어떤 말도 꺼내기가 두려웠다. 그는 그녀의 신뢰를 절대 깨고 싶지 않았다. 그녀와의 입맞춤이 떠올라 입술이 타오르던 날이 하루이틀 아니었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실은 그저께 포츠머스로 달려가는 마차 안에서도 그녀에 대한 생각이 불길처럼 그의 온몸을 휩쓸었다. 그런데 그녀가 옆에 있고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이 순간, 그들은 살짝 손만 닿아도 깨질 것 같은 깊은 친밀함에 도달한 느낌이 들었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부인이 말을 이었다. “적어도, 그런 진부함 뒤에는 제 다른 삶에서 가장 좋아했던 것들을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만드는 정말 귀하고, 예민하고, 섬세한 것들이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사람이 당신이었어요. 나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고민하는 듯 이마를 찌푸렸다. “지고한 기쁨을 얻기 위해서는 고통스럽고 초라하고 비천한 것들을 아주 많이 대가로 치러야 한다는 걸 예전에는 미처 몰랐어요.”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대체 왜 그런 거예요? 당신은 내게 처음으로 진짜 삶이 뭔지 보여주고는 계속 가짜 삶을 살아가라고 말했어요. 사람이라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일이죠.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게 다예요.” “아,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나도 견디고 있잖아요!” 눈물어린 눈으로 그녀가 소리쳤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뉴욕은 사업상의 비리에 관해서는 냉혹하게 단죄했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김영옥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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