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클래식 2025] 8월, 순수의 시대

D-29
민음사 번역본은 이렇게 되어 있네요. 고집하다, 뜻을 꺾지 않았다 대신 외쳤다라고 옮겼는데 저는.여전히 이상한 거 같습니다. ^^;;; --- “우린 더 잘 해낼 거예요. 뭐든지 다 함께하고. 여행을 하는 것도 좋겠지.” 그녀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럼 정말 근사할 거예요.” 그녀는 여행을 정말로 좋아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왜 그들이 매사를 그렇게 남들과 다르게 하고 싶어 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다르게’라는 말 한마디로는 다 해명이 되지 않는다는 소리 같군!” 구혼자가 외쳤다. “뉴랜드! 당신은 너무 특이해요!” 그녀는 깔깔대며 웃었다.
내친 김에 문예출판사 번역본도 확인해봤습니다. 이 번역이 저는 자연스럽게 다가오는데, 원문에 얼마나 충실한지 궁금하네요. ---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을 거요. 우리는 항상 함께 할 거요―여행을 할 수도 있고.” 그녀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럼 좋겠네요.” 그녀는 여행을 가게 되면 자신은 좋아하겠지만 자기 어머니는 그들이 매사를 남들과 너무 다르게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털어놓았다. “‘다르게’라는 말만으로는 그 이유가 설명이 안 되는 것 같군!” 구혼자가 우겼다. “뉴랜드! 당신은 너무 별나요!” 그녀가 즐거워하며 말했다.
윌북 번역본입니다. 좀 애매한데요...? ^^ --- “지금보다 훨씬 잘 지낼 거예요. 언제나 같이 있을 거고…… 여행도 하겠지.” 메이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럼 정말 멋질 거예요.” 메이는, 자신은 여행을 좋아하겠지만 어머니는 그렇게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고 싶어 하는 두 사람을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고백했다. “그저 ‘남들과 다르다’라는 게 행동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는 말 같군!” 구혼자가 고집스레 말했다. “뉴랜드! 당신은 정말 특이한 사람이에요!” 메이가 즐겁다는 듯이 말했다.
에고.. 가볍게 던진 의문에 @장맥주 님을 너무 고생하시게 만든 것 같네요. 중간에 그림만 있는 페이지가 들어가면서 더 내용이 짤린 듯한 느낌이 들었나봐요. 다른 번역판을 보니 또 괜찮은 것 같네요. 수고스럽게 여러 번역판을 일일이 확인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덕분에 여러 번역판을 확인해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제가 짐작한 것보다 꽤 많이 다르네요. 그러다 계속 생각해 보니 책읽는수요일 버전에 들어있는 그림은 어디서 온 건가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영문이 아무래도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아래처럼 나오네요. “It might be a good deal pleasanter—don’t you think so? To be together—and travel.” May’s face brightened. “Oh, that would be lovely!” She loved traveling. But Mrs. Welland would never understand why they wanted to do things so differently. “It’s the very idea of doing things differently that makes it worthwhile!” Archer insisted. “Newland! How original you are!” May exclaimed.
우와, 파면 팔수록 흥미롭네요. 올려 주신 영문을 보니 제가 읽던 버전이랑 달라요. 꽤 많이요. 제가 읽는 버전은 1판 6쇄인데 최초의 버전은 잡지 연재였고, 이를 나중에 책으로 모아서 출판을 했고, 출판을 한 후에도 계속 작가가 수정을 해서, 대략 30번 정도 고쳤다고 하네요. 한글 번역이 왜이리 차이가 많을까 갸우뚱했고, 번역가들이 한글문맥을 위해서 자의적으로 많이 고쳤나보다 추측했는데 서로 다른 원문이 존재하니 그럴수밖에 없었죠.... 괜히 번역가들에 대한 오해만 했네요. 밑에 올린 부분이 중요한 수정이 대부분 반영이 된 버전이라고 하는데 영문을 비교해보면 문장이 더 간결해지고 함축되고 문학적인 느낌이 더 풍깁니다. 역시 작가들 눈에는 출판 후에도 작품이 끝나거나 완성되었다는 느낌을 가지기란 참 힘든가 봐요. “We might be much better off. We might be altogether together—we might travel." Her face lit up. "That would be lovely," she owned: she would love to travel. But her mother would not understand their wanting to do things so differently. "As if the mere 'differently' didn't account for it!" the wooer insisted. "Newland! You're so original!" she exulted.
정말 죄송한데 아무래도 제가 올린 버전은 잘못 된 것 같아요. AI에게 물어본 것인데요, 처음 제가 올린 원문을 읽었을 때는 사실 뭐가 잘못된 줄 잘 몰랐는데 CTL 님이 올려주신 글을 보니까 차이점이 느껴지네요. 제가 알기로 영어는 주어를 계속 같은 형식으로 되풀이 해서 쓰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CTL 님이 올려주신 글을 보면 May 라는 이름이 한 번도 나오지 않고 계속 she 나 her 로 지칭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뉴랜드는 메이가 부를 때만 등장하고 중간에 한번 행위자로 나올 때조차 the wooer 라고 받는데 이러한 방식이 제가 알기로는 전형적인 영어의 글쓰기에요. 아마도 AI가 그냥 한국어를 바로 영어로 번역했나 봅니다. 혼란을 끼쳐드려 죄송하고 원문 직접 찾아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
아하~ 여러가지 미스테리가 풀리네요. 앞으로 AI 생성 지식물로 인해 생길지 모를 여러가지 오해가 될 만할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고요. 무엇보다도 이디스 와튼과 같은 맛깔나는 문장을 쓰는 작가의 글 스타일과 전형적인 소설적 묘사 문장과의 차이에 대해서 확연하게 느끼게 되는 기회였어요. 단순한 질문 하나가 여러가지 또 생각해 볼 점을 던져주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CTL @김새섬 덕분에 책읽는수요일 편집자의 실수가 아닌가 했던 의혹이 완전히 해소됐습니다^^ 저도 그림의 출처가 궁금해졌지만 궁금증은 잠시 덮어두고 일단 진도를 좀 빼보겠습니다.
함께 읽기의 묘미를 체험했네요. 혼자 읽었더라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을 수 있는데 같이 물어보고 찾아보고 머리 굴리니까 재밌습니다. ^^
동감합니다. 이것이 집단 지성의 힘인가 싶기도 하고 재미있네요^^
「우리는 결혼하면 더 좋을 수 있어. 언제나 함께 있을 수 있고 여행도 할 수 있고.」 그녀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건 참 좋을 것 같아요.」 그녀가 자신은 여행을 좋아한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렇게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려고 하는 걸 어머니는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했다. 「그러니까 단순히 〈남들과 다르다〉는 게 이유인 거잖아!」 아처는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뉴랜드, 당신은 정말 독특한 사람이에요!」 그녀가 기뻐하며 소리쳤다. 뉴랜드는 가슴이 덜컹했다 이제야 대화 보고 슬쩍 끼어봅니다. 열린책들 전자책입니다. 저는 그렇게 이상해 보이지 않았는데요. ^^;
평소 아처는 사건을 부르는 성향을 타고나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성향에 비하면 우연이나 상황은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올렌스카 부인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러한 성향을 감지할 수 있었다. 조용하고 거의 수동적이기까지 한 이 여성은 본인이 아무리 조심하고 그걸 피하려고 애를 써도, 어떤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람 같았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흥미로운 사실은 극적인 일들이 자주 일어나는 환경에서 살아온 터라 그런 일들을 자초하는 그녀의 성향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녀가 이상하리만치 어떤 상황에서도 놀라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가 그동안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음을 보여주었다. 그녀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일들을 보면 그동안 어떤 상황에 맞서왔는지 알 수 있었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어디 살든 아무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 우리네 자잘한 사회적 푯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아처는 자신이 그린 그녀의 모습에 은근히 자부심을 느끼며 이렇게 대답했다. “더 큰 세상에서 살다 왔나보군.” 네드가 말했다. “자, 우리 동네 다 왔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윈셋은 자신이 원해서 신문 기자가 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불행히도 문학이 필요 없는 시대에 태어난 순수한 문학인이었다. 짧지만 뛰어난 문학 평론집을 한 권 출간한 뒤 ─ 이 책은 120권 팔리고 30권 증정되었으며, 나머지는 잘 팔릴 만한 다른 책에 공간을 내주기 위해 (계약에 따라) 출판사가 폐기했다 ─ 그는 진정한 소명을 버리고 의상 도판과 종이 옷본, 뉴잉글랜드 연애 소설과 무알코올 음료 광고가 뒤섞인 여성 주간지의 부주필 자리를 얻었다. 순수의 시대 | 이디스 워튼 (지은이),고정아 (옮긴이) | 부커스 |
순수의 시대 14장, 이디스 워튼 지음, 김영옥 옮김
격하게 공감 가는......
보퍼트는 그가 마담 올렌스카와 함께 있는 데 기분이 상한 게 분명했지만, 언제나처럼 고압적으로 거드름을 피웠다. 같이 있기 싫은 사람을 완전히 무시하는 그의 태도는 예민한 사람에게는 자신이 투명 인간이 되었다거나 아예 존재가 없어진 듯한 느낌을 안겨 주었다. 순수의 시대 | 이디스 워튼 (지은이),고정아 (옮긴이) | 부커스 |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김영옥 옮김
정말 싫어하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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