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클래식 2025] 8월, 순수의 시대

D-29
영문이 아무래도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아래처럼 나오네요. “It might be a good deal pleasanter—don’t you think so? To be together—and travel.” May’s face brightened. “Oh, that would be lovely!” She loved traveling. But Mrs. Welland would never understand why they wanted to do things so differently. “It’s the very idea of doing things differently that makes it worthwhile!” Archer insisted. “Newland! How original you are!” May exclaimed.
우와, 파면 팔수록 흥미롭네요. 올려 주신 영문을 보니 제가 읽던 버전이랑 달라요. 꽤 많이요. 제가 읽는 버전은 1판 6쇄인데 최초의 버전은 잡지 연재였고, 이를 나중에 책으로 모아서 출판을 했고, 출판을 한 후에도 계속 작가가 수정을 해서, 대략 30번 정도 고쳤다고 하네요. 한글 번역이 왜이리 차이가 많을까 갸우뚱했고, 번역가들이 한글문맥을 위해서 자의적으로 많이 고쳤나보다 추측했는데 서로 다른 원문이 존재하니 그럴수밖에 없었죠.... 괜히 번역가들에 대한 오해만 했네요. 밑에 올린 부분이 중요한 수정이 대부분 반영이 된 버전이라고 하는데 영문을 비교해보면 문장이 더 간결해지고 함축되고 문학적인 느낌이 더 풍깁니다. 역시 작가들 눈에는 출판 후에도 작품이 끝나거나 완성되었다는 느낌을 가지기란 참 힘든가 봐요. “We might be much better off. We might be altogether together—we might travel." Her face lit up. "That would be lovely," she owned: she would love to travel. But her mother would not understand their wanting to do things so differently. "As if the mere 'differently' didn't account for it!" the wooer insisted. "Newland! You're so original!" she exulted.
정말 죄송한데 아무래도 제가 올린 버전은 잘못 된 것 같아요. AI에게 물어본 것인데요, 처음 제가 올린 원문을 읽었을 때는 사실 뭐가 잘못된 줄 잘 몰랐는데 CTL 님이 올려주신 글을 보니까 차이점이 느껴지네요. 제가 알기로 영어는 주어를 계속 같은 형식으로 되풀이 해서 쓰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CTL 님이 올려주신 글을 보면 May 라는 이름이 한 번도 나오지 않고 계속 she 나 her 로 지칭하고 있습니다. 주인공 뉴랜드는 메이가 부를 때만 등장하고 중간에 한번 행위자로 나올 때조차 the wooer 라고 받는데 이러한 방식이 제가 알기로는 전형적인 영어의 글쓰기에요. 아마도 AI가 그냥 한국어를 바로 영어로 번역했나 봅니다. 혼란을 끼쳐드려 죄송하고 원문 직접 찾아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
아하~ 여러가지 미스테리가 풀리네요. 앞으로 AI 생성 지식물로 인해 생길지 모를 여러가지 오해가 될 만할 상황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고요. 무엇보다도 이디스 와튼과 같은 맛깔나는 문장을 쓰는 작가의 글 스타일과 전형적인 소설적 묘사 문장과의 차이에 대해서 확연하게 느끼게 되는 기회였어요. 단순한 질문 하나가 여러가지 또 생각해 볼 점을 던져주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결혼하면 더 좋을 수 있어. 언제나 함께 있을 수 있고 여행도 할 수 있고.」 그녀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건 참 좋을 것 같아요.」 그녀가 자신은 여행을 좋아한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렇게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려고 하는 걸 어머니는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했다. 「그러니까 단순히 〈남들과 다르다〉는 게 이유인 거잖아!」 아처는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 「뉴랜드, 당신은 정말 독특한 사람이에요!」 그녀가 기뻐하며 소리쳤다. 뉴랜드는 가슴이 덜컹했다 이제야 대화 보고 슬쩍 끼어봅니다. 열린책들 전자책입니다. 저는 그렇게 이상해 보이지 않았는데요. ^^;
평소 아처는 사건을 부르는 성향을 타고나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성향에 비하면 우연이나 상황은 사람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올렌스카 부인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러한 성향을 감지할 수 있었다. 조용하고 거의 수동적이기까지 한 이 여성은 본인이 아무리 조심하고 그걸 피하려고 애를 써도, 어떤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람 같았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흥미로운 사실은 극적인 일들이 자주 일어나는 환경에서 살아온 터라 그런 일들을 자초하는 그녀의 성향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녀가 이상하리만치 어떤 상황에서도 놀라지 않는다는 사실 자체가 그동안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음을 보여주었다. 그녀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일들을 보면 그동안 어떤 상황에 맞서왔는지 알 수 있었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어디 살든 아무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야. 우리네 자잘한 사회적 푯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아처는 자신이 그린 그녀의 모습에 은근히 자부심을 느끼며 이렇게 대답했다. “더 큰 세상에서 살다 왔나보군.” 네드가 말했다. “자, 우리 동네 다 왔네.”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손영미 옮김
윈셋은 자신이 원해서 신문 기자가 된 것은 아니었다. 그는 불행히도 문학이 필요 없는 시대에 태어난 순수한 문학인이었다. 짧지만 뛰어난 문학 평론집을 한 권 출간한 뒤 ─ 이 책은 120권 팔리고 30권 증정되었으며, 나머지는 잘 팔릴 만한 다른 책에 공간을 내주기 위해 (계약에 따라) 출판사가 폐기했다 ─ 그는 진정한 소명을 버리고 의상 도판과 종이 옷본, 뉴잉글랜드 연애 소설과 무알코올 음료 광고가 뒤섞인 여성 주간지의 부주필 자리를 얻었다. 순수의 시대 | 이디스 워튼 (지은이),고정아 (옮긴이) | 부커스 |
순수의 시대 14장, 이디스 워튼 지음, 김영옥 옮김
격하게 공감 가는......
보퍼트는 그가 마담 올렌스카와 함께 있는 데 기분이 상한 게 분명했지만, 언제나처럼 고압적으로 거드름을 피웠다. 같이 있기 싫은 사람을 완전히 무시하는 그의 태도는 예민한 사람에게는 자신이 투명 인간이 되었다거나 아예 존재가 없어진 듯한 느낌을 안겨 주었다. 순수의 시대 | 이디스 워튼 (지은이),고정아 (옮긴이) | 부커스 |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김영옥 옮김
정말 싫어하는 기분
보퍼트는 이 모든 걸 알고 예상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토록 작은 대가를 바라고 그 먼 길을 왔다는 것은 그의 조바심이 얼마나 큰지를 말해 주었다. 그는 의심할 나위 없이 올렌스카 백작 부인을 좇고 있었다. 보퍼트가 예쁜 여자를 좇는 목적은 하나였다. 지루하고 아이도 없는 집에는 진작에 관심을 잃은 뒤, 그는 안정적인 위안 대상에 만족하지 않고 언제나 뉴욕 사교계에서 모험적 연애 상대를 찾았다. 이 사람이 바로 마담 올렌스카를 도망치게 만든 사람이었다. 문제는 그녀가 피한 게 그가 이렇게 집요하게 구는 게 싫어서였는지 아니면 그에게 저항하기가 어려워서였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물론 도망을 쳤다는 말도 구실이고 이런 잠적도 다 교묘한 술수였을 가능성도 없는 건 아니었다. 순수의 시대 | 이디스 워튼 (지은이),고정아 (옮긴이) | 부커스 |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김영옥 옮김
보퍼트에 대한 이야기가 격하게 공감 가네요
그날 저녁 그는 런던에서 온 책을 풀었다. 상자에는 그가 애타게 기다리던 물건이 가득했다. 허버트 스펜서[3]의 새 책, 왕성한 필력을 과시하는 알퐁스 도데[4]의 빛나는 새 단편 모음집, 최근 흥미로운 비평이 많이 나온 〈미들마치〉라는 제목의 소설이었다.[5] 순수의 시대 | 이디스 워튼 (지은이),고정아 (옮긴이) | 부커스 |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김영옥 옮김
여기서 미들마치가 ㅋㅋㅋㅋ
15-6장서 갑자기 발췌하고 싶은 문장이 쏟아지네요.
일생 동안 사소한 것들을 연마하여 인위적인 권위를 얻은 확고하고도 평온한 이목구비가 일시에 흔들릴 것은 분명했다. 그 이목구비에는 아직도 자신의 딸과 같은 생기 있는 아름다움이 남아 있었다. 그는 메이도 그와 같이 절대 순수의 얼굴로 중년을 맞이할 운명인가 자문해 보았다. 안 돼. 그는 메이가 그런 순수함을 갖는 게 싫었다. 상상력이 봉쇄된 정신과 다양한 경험을 느껴 보지 못하는 마음을 만드는 그런 순수함은! 순수의 시대 | 이디스 워튼 (지은이),고정아 (옮긴이) | 부커스 |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김영옥 옮김
「하지만 그게 바로 내가 알고 싶은 거예요, 뉴랜드. 내가 알아야 하는 거요. 나는 다른 사람에게 나쁜 일, 부당한 일을 당하게 하면서까지 내 행복을 구할 수는 없어요.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라고 믿고 싶어요. 그런 토대에서 시작한다면 우리가 그 위에 어떤 삶을 꾸릴 수 있겠어요?」 순수의 시대 | 이디스 워튼 (지은이),고정아 (옮긴이) | 부커스 |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김영옥 옮김
그녀는 기쁨으로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그는 그 얼굴을 향해 몸을 굽히다가 그녀의 눈에 행복의 눈물이 가득한 걸 보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녀는 여성다운 당당함을 잃고 다시 연약하고 소심한 소녀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는 그녀의 용기와 주체성은 모두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고,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훈련받은 차분한 태도에서 드러나는 것 이상으로 힘겨운 일이었고, 그녀는 안전을 확인해 주는 첫마디에 지나치게 모험심이 강한 아이가 어머니의 품속으로 대피하듯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아처는 그녀에게 계속 간청할 기운이 없었다. 투명한 눈으로 그를 향해 그토록 깊은 시선을 던지던 새로운 존재가 사라진 것이 너무도 실망스러웠다. 메이도 그의 실망을 눈치챈 것 같았지만, 그것을 누그러뜨릴 방법을 몰랐다. 두 사람은 일어서서 말없이 집으로 걸어갔다. 순수의 시대 | 이디스 워튼 (지은이),고정아 (옮긴이) | 부커스 |
순수의 시대 이디스 워튼 지음, 김영옥 옮김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수북플러스] 4. 나를 구독해줘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도서증정-고전읽기] 셔우드 앤더슨의 『나는 바보다』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커리어와 나 사이 중심잡기 [김영사] 북클럽
[김영사/책증정]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는 법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천만 직장인의 멘토 신수정의 <커넥팅>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구글은 어떻게 월드 클래스 조직을 만들었는가? <모닥불 타임> [김영사/책증정]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편집자와 함께 읽기
같이 연극 보고 원작 읽고
[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
같이 그믐달 찾아요 🌜
자 다시 그믐달 사냥을 시작해 볼까? <오징어 게임> x <그믐달 사냥 게임> o <전생에 그믐달>
8월에도 셰익스피어의 작품 이어 낭독합니다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 꿀돼지님의 꿀같은 독서 기록들
은모든 장편소설 『애주가의 결심』(은행나무)최현숙 『할매의 탄생』(글항아리)조영주 소설·윤남윤 그림 『조선 궁궐 일본 요괴』(공출판사)서동원 장편소설 『눈물토끼가 떨어진 날』(한끼)
이디스 워튼의 책들, 지금 읽고 있습니다.
[그믐클래식 2025] 8월, 순수의 시대[휴머니스트 세계문학전집 읽기] 3. 석류의 씨
공 출판사의 '어떤' 시리즈
[도서 증정] 응원이 필요한 분들 모이세요. <어떤, 응원> 함께 읽어요.[꿈꾸는 책들의 특급변소] 차무진 작가와 <어떤, 클래식>을 읽어 보아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렇게 더워도 되는 건가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기후위기 얘기 좀 해요![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1. <화석 자본>무룡,한여름의 책읽기ㅡ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8월 7일(목) 오후 7시 30분 / 저자 배예람X클레이븐 동시 참여 라이브 채팅⭐
[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