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번의 종소리가 울렸으니 이제 또 다른 세기, 다른 세상이 열리는 거죠! 뮤지컬에서 중요한 단어인 '빌어먹을 미래' ^^ 마지막 장면에 대해서 어제 최수진 버지니아 배우님이 관객과의 대화에서 이야기한 부분이 떠오릅니다
'기러기'에 대해서는 그동안 겪었던 올랜도의 여러 자아가 결집한 모습이라는 해석을 어디선가 봤는데요, 비행기와 들새의 형상이 겹쳐지는 데는 또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요
[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
D-29

수북강녕

수북강녕
“ 사실 비타는 비밀스럽고 내밀한 성격이었다. 어머니의 스페인계 혈통과 아버지의 영국계 혈통을 모두 물려받아 뜨겁고 열정적이면서도 차갑고 고독한 양면적인 면을 다 갖고 있었다. 버지니아는 비타가 내면에 여러 자아를 품고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이 느낌은 올랜도라는 변화무쌍한 인물을 창조하는 데 영감을 주었다. 버지니아는 비타의 이런 성격적인 특성이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올랜도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 사람의 정체성이란 성적인 취향을 비롯해 다채롭고 변화하는 것이며, 사회가 한 사람의 정체성을 함부로 규정하고 재단하는 것은 존재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존재의 본질은 자유'라는 것이었다. 결국 버지니아는 비타를 모델로 삼아, 성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올랜도'라는 주인공을 탄생시켰다. ”
『올랜도』 p.375-376, 버지니아 울프 지음, 신혜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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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마지막 장에서“그렇다면 나는 뭔가? 그렇다면 나는 누구냔 말이야?”를 고민하고 마침내 “소위 말하는 하나의 자아, 진정한 자아”, 여러 자아의 “소통”을 이루어낸 올랜도인데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셸머딘을 등장시키는 부분이 저는 처음에는 좀 어색?하고 굳이 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각 번역본의 역자의 글에서 ‘셸머딘의 실제 모델이 (소설을 헌정한) 비타의 남편인 헤럴드’이고 올랜도가 ‘남편과의 재회를 그려 내는 마지막 장면은 남성적 여성과 여성적 남성의 결합, 양성성의 기쁨과 환희를 표현’한다는 부분을 읽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물음으로 남네요^^

수북강녕
영화 『올란도』에서 셀머딘 역할은 빌리 제인이라는 배우가 맡았습니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로즈의 비열한 약혼자 역할을 연기했던 배우인데, 『올란도』에서 얼굴을 클로즈업할 때는 틸다 스윈튼과 상반된 한편 균형적으로 여성의 얼굴도 설핏 스치는 느낌이었어요


소리없이
오!!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아껴 두었던 영화를 이제 찾아 봐야겠어요^^

소리없이
두 번역본에서 모두 황홀해 라고 번역한 부분을 읽으면서 그 단어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궁금하여 찾아 보니 원문에는 ecstasy! 라고 되어 있더군요.. 문학적인 측면에서 생각하더라도 좀 강한 단어인 것 같은데 버지니아 울프의 시대에는 이 단어의 뉘앙스가 좀 달랐는지, I’m in ecstasy … 가 아닌 ecstasy! 하고 느낌표를 꾹 찍은 것은 작가가 좀더 살리고 싶은 뉘앙스가 있었던 것인지 … 이제는 상상만 가능한 것이지만 작가와의 대화가 가능하다면 물어 보고 싶기도 하네요^^

수북강녕
엑스터시?! (약물 중독 이슈...?! ㅎㅎ)
버지니아 울프는 이 세상에 없지만, 서사원 번역가 신혜연 선생님의 인스타그램 @esta_jornada 으로 문의 드리면 번역 의도와 소회를 들려 주실 것 같아요~!

소리없이
그렇지 않아도 지난번에 번역가님 인스타그램 알려 주신 덕분에 종종 방문하고 있는데요~ 한번 살포시 여쭤 볼까봐요^^

수북강녕
답변 받으시면 우리 방에도 공유 부탁 드려요!
설렘 설렘~~~

김새섬
또 다음 순간에는 오래된 정원길의 냄새에 끌려 개똥지빠귀의 노랫소리에 눈물을 흘리니.
『올랜도』 버지니아 울프 지음, 신혜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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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개똥지빠귀"는 대체 무슨 새이길래 온갖 영문학에 등장할까요? 오오오~~~ 개똥지빠귀여~~~~

김새섬
남자는 손으로 자유롭게 칼을 쥐고 있는 반면에, 여자는 비단옷이 어깨에서 흘러내리지 않도록 붙잡는 데 자신의 손을 쓰고 있다.
『올랜도』 버지니아 울프 지음, 신혜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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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아마도 우리 인간은 뭔가를 믿지 않으면 안 되나 보다. 이미 말했듯 올랜도는 일반적인 신을 믿지 않았고, 그 대신에 위인들을 맹신했다.
『올랜도』 버지니아 울프 지음, 신혜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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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일반적인 여성의 삶은 출산의 연속이었다. 여자들은 열아홉 살에 결혼해 서른 살쯤에는 열다섯에서 열여덟 명 정도의 아이를 낳았다.
『올랜도』 버지니아 울프 지음, 신혜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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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피임이 등장하기 전까지 대부분 여성의 삶은 임신, 출산, 육아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피임 기술이야 말로 여성의 삶을 혁신적으로 개혁했다고 생각해요. 역사 속에 여성 위인이 드문 것은 물론 남성 중심의 사관이 작용했기 때문도 있지만 실제로 여성 위인 자체의 숫자도 작았을 거라 짐작합니다. 임신하고 애 낳고 다시 또 임신하고 애 낳고, 출산하다 피 흘리고 감염되어 죽고... 대체 뭘 할 수 있 었겠어요.

수북강녕
성행위와 임신-출산은 관계가 있지만 반드시 일치하는 인과관계의 절차가 아니거늘, 정숙한 여성에 한해 평생 한 남성과만 특정 성행위를 하도록 규제했기 때문이지요
동성에게도 끌릴 수 있고 육체관계를 통해 사랑을 나눌 수 있음을 강력히 부정한 것 또한 이와 연관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신-출산-육아와 무관한 육체관계를 인정하고 그 자체와 다양한 방법을 즐기게끔 하면, 위정자(=기득권)의 뜻대로 관리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을 테니까요
버지니아와 비타의 육체관계는 피임이 필요없는 사랑의 행위였죠 오스카 와일드와 알프레드 더글러스도, 도리언 그레이와 바질, 헨리도, 랭보와 보들레르도요 ;)

김새섬
드디어 내일 관극일이네요. 모두 반갑게 뵙겠습니다.~~~ 간만의 외부 활동인지라 긴장되네요.
책은 이제 마지막 6장에 접어들었으니 내일까지는 다 읽고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후시딘
내일 뵐 수 있어 반갑고 기쁜마음이에요. 함께 카드리유 라도 추고 싶은데요. ㅋ 책 영화 모두 좋았고 그래서 공연이 더 기대됩니다!
흰구름
조금 시간이 지나긴 했지만,, 너무 궁금해서 지난주 수요일에 뮤지컬 ‘올랜도 인 버지니아’를 보고 왔습니다~!
창작 초연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완성도가 높았고..!! (저는 공연 보고 울지 않은 적이 거의 없지만ㅋㅋㅋㅋ) 초반부터 거의 계속 눈물이 난 것 같아요… 배우 분들도 많이 우셔서 공연에 대한 진심과 감동이 더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드디어 내일 두번째로 보게 되는데 함께 만나서 보고 이야기 나눌 생각에 기대가 많이 되어요!

수북강녕
[그믐연뮤클럽] 회원 분들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는 것 같아요
어떤 극을 보셔도 우시는 분, 어떤 극을 보셔도 울지 않으시는 분! (@흰구름 님과 저는 전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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