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

D-29
뒤풀이에서 잠깐 나온 주제가 책에서는 올랜도를 쉽게 농담 삼아 썼다고 했는데 극에서는 "고통 속에 쓴 어려운 작품"으로 바뀐 점이었는데요, 아마도 여성 인권과 페미니즘이라는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원작에 문학적인 색채와 의도적인 메시지를 더한 게 아닐까 싶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 때문에 원작이 더 좋았지만, 연극 자체는 다른 뛰어난 장점들이 많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화려한 무대 배경이 지루함을 없앴고, 두 대의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강렬하면서도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두 배우의 열연이 정말 인상적이었죠.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열기에도 놀랐고요.
원래 저도 아래와 같이 글타래를 쓰려고 했거든요 ^^ (어쩐지 소심해져서 '작성'을 누르지 못하고 지웠어요 그믐에 글 한 번 쓰려면 10번 지우고 1번 씁니다...) Q. 실제로 버지니아 울프는 『올랜도』라는 작품을 꽤 경쾌하게, 오랜 시간 들이지 않고 써낸 데 반해, 우리 뮤지컬에서는 왜 고통과 좌절을 딛고 어렵게 피워낸 작품으로 표현하였을까? 라는 의문에 대해, A. 버지니아 울프가 이 소설 한 편은 가볍게 써냈을지 몰라도, 실제로 그의 삶은 절망 속에 망가졌던 점을 떠올린 게 아닐까? 라는 의견을 어제 나눠 보았는데요 Q. 버지니아 울프는 극단적으로 삶을 정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 뮤지컬에서는 희망과 사랑으로 마무리했을까? 라는 또 다른 의문에 대해, A. 빌어먹을 미래(이자 불멸의 현재)에 살고 있는 우리 올랜도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교과서 같은) 답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
고개가 끄덕여지는 답입니다. 저도 끝까지 있었더라면 이러한 의견을 현장에서 들을 수 있었을텐데 아쉽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적어주셔서 궁금한 점이 많이 해소되었어요. ^^
앗 그 소심 느낌을 만프로 이해할 것 만 같아요 ..;;; 오, 그런 차이점이 있었군요!! 혼자봤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와.....
버지니아 울프가 올랜도를 쉽게 농담처럼 썼다는 건 제가 놓쳤던 부분이라 다시 옮긴이의 말을 찾아보았습니다. (자리가 멀어서 이 주제로 대화에 참여하지 못해 아쉬워요!) 시작은 가벼웠다고 하지만 쓰면서 진지해지고 글이 길어졌다고 하는 걸 보면, 버지니아가 사랑이나 인물에 대해 곱씹는 과정에서 비타를 향한 감정이 엉키고 또 꼬이기도 하고, 이런 감정을 글로 풀어내면서 내면에 있던 불안이 드러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래서 글은 길어지고, 쓰기도 힘들어지고... 현실에서는 10살이라는 나이차가 두 사람의 관계에 중요하게 작동했을 거 같은데, 뮤지컬에서는 버지니아와 비타의 나이 차가 별로 없어 보이도록 설정한 점이 저는 궁금했어요. 비타는 버지니아의 이미 살아낸 삶에서 얻은 깨달음에 대하여 존경심을 보내고, 버지니아는 비타에게 '당신은 조만간 나에게 질릴 테니(내가 나이가 한참 더 많잖아) 약간의 예방조치를 해야겠어'라는 편지를 보내기도 하거든요. [나의 비타, 나의 버지니아]를 읽으면서 든 생각인데, 버지니아는 계급이나 나이(젊음 또한 계급일 수 있겠습니다만)에 있어서 비타보다 본인이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느꼈던 거 같고(더 많이 사랑한 자, 약자) 올랜도를 쓰면서 이를 더 곱씹게 됐고, 그래서 점점 더 쓰기 힘들었을 것이다, 라고 상상(?)해 봅니다. 아직 읽는 중이라 다 읽고 나선 어, 그게 아니었네, 할 수도 있고, 또 뮤지컬에서 보여준 고통의 이유(?)와도 다릅니다만- 두 사람의 사랑(의 생로병사)이 분명 문학적인 면이 있지만 기승전결이 딱 있는 것도 아닌지라- 게다가 올랜도와도 엮어야 하니- 뮤지컬 각본은 전체적으로 실제 인물의 성격과 둘의 연대기를 조각조각 분해한 뒤에 재조립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없는 얘기는 아니지만 진짜 이야기도 아닌. 뮤지컬에서는 비타의 놀 하우스 소유권 상실이 이별의 트리거로 나왔는데 실제로 놀 하우스와 둘의 이별은 상관이 없는 거 같고요. 활기가 넘치는 버지니아 울프가 처음엔 많이 낯설었지만 (저에게 울프의 이미지는 디아워스에서 니콜키드만이 연기한 캐릭터에 가까워서요) 비타와 사랑에 빠진 버지니아는 분명 생기가 돌았을테니 이를 중점에 두고 해석한 캐릭터라고 생각하면 또 이해가 되더라고요.
발랄한 버지니아, 앙탈 부리는 버지니아가 제게도 뜻밖이었지만, 말씀하신 대로 사랑에 빠진 연인으로서 둘만의 관계에서는 분명 다른 모습도 있었을 테니까요 깊이있게 읽어 주셔서 더 생각해 보게 되네요 :)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자기만의 방, 그리고 디 아워스를 읽으면서 또 영화로 보면서 느낀 버지니아 울프는 제게 은빛 불꽃 같은 이미지였는데 이번 뮤지컬에서는 뭔가 살랑이는 달콤한 바람?같은 이미지여서 많이 새로웠습니다. ‘실제 인물의 성격과 둘의 연대기를 조각조각 분해한 뒤 재조립’한 연출이란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다시 위의 작품들을 읽는다면 좀더 새롭게 읽힐지도 모르겠어요. 많은 것을 느끼고 얻을 수 있었기에 7기 끝나는 것이 무척 아쉽네요.
은빛 불꽃 <<< 살랑이는 달콤한 바람?! @소리없이 님 시인이시죠?! (제가 아는 한은 아니신데, 분명 따로 시를 쓰고 계셨던 거?!?! ㅎㅎ)
시가 와락 달려 드는 순간이 있다던데 기다려도 제게는 안오더라구요 ㅎㅎㅎ
@수북강녕 님 퇴근 중이라 집에 도착해서 연락드리겠습니다!
덕분에 영화 상영해봅니닷ㅎㅎㅎ
오오 좋은 정보 나눔을 통해 대형 스크린에서 영화 보시겠군요!
부러워하지 말자 하지만...부럽네요
부러워하면 지는 거라고 하지만.. 저는 늘 지는 인생이라 그것도 나름 괜찮..... +_+
와아, 저도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안맞았어요!! 오늘 오전이 올란도로 풍성하셨을 것 같아요 물고기 먹이님 >< 지난번에 수북강녕에서 보고서 큰 스크린으로 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ㅎㅎ
지난 주부터, 전국을 돌아다니느라 눈으로만 봤네요! 공연도 영화도 부럽습니다!! >< 전 일단 어둠의 경로로 <올란도> 영화를 보겠다며!!(제가 구독중인 ott에는 없네요) 그리고 어제는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한 비타의 <모든 열정이 다하고>를 빌려왔어요. 기대기대. 올려주신 글들과 감상들 잘 보며, 덕분에 더 알아가고 있어요. 올란도에서 파생된 읽기가 책, 안 밖에서 너무 풍성하네요. 감사합니다.
@모임. 여러분, 우리 모임이 며칠 남지 않아 아쉬우시죠? 다음 연뮤클럽 8기까지는 어찌 기다릴까 싶으시죠? ㅎㅎ 제가 오늘 [그믐앤솔러지클럽] 모집 글을 올렸는데요, 10분 추첨해 책도 드리니 놀러와 주세요오 ^^ <귀신새 유는 소리>라는, 교보문고 북다출판사의 호러 6편 모음집이에요 어제 나온 따끈한 신간인데 ‘전설의 고향’ 그 자체랍니다 너무 재미있습니다~ https://www.gmeum.com/gather/detail/2913
♡ 올리자마자 몰려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더 오세요 모두 오셔도 좋아요 ㅋㅋㅋ ♡
저는 프랑스 작가 조르주 페렉의 대표작 『사물들』의 창작 초연 연극을 함께 보기 추천합니다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2025.09.19 ~2025.09.28 기간 공연합니다 공연시간은 90분이고 전석 동일 30,000원인데 09.05까지 예매시 조기예매할인 40% 적용해 18,000원입니다 조서연 각색 연출, 선명균 김현 김슬기 배우 출연입니다 저는 09.19 금요일 첫공 볼 예정이에요 책도 미리 준비했답니다 읽고 보고 이야기 나누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사물들스물을 갓 넘은 실비와 제롬이 사회에 진입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1960년대 프랑스 사회에 대한 사회학적 보고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당시의 사회상을 압축적으로 묘사하는 한편, 도시적 감수성을 절제된 언어로 표현한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사물들,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 인생 사용법 … 학교 다닐 때 조르주 페렉에 빠져있었던 때가 있었는데 … 이번 연극은 진짜 놓치고 싶지 않네요. 예전에 수북강녕 레모출판사 기획전을 못가서 아쉬웠는데요… 좋은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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