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올리브] 함께 읽어요

D-29
@수북강녕 님과 @진공상태5 님 말씀대로, 올리브는 확실히 비호감의 재수없는 유형의 인간이죠. 그럼에도 제가 그녀를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짐 오케이시의 존재 때문이었는데요. 그럭저럭 행복하던 그녀는 나락으로 떨어져 내리는 사건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살을 하거나 술과 마약에도 의지하지 않고, 가족을 떠나지 않고 계속 살던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한 듯 보입니다. 제게는 이 생존에의 결심과 버팀이 좀 애틋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물론 애먼 남편과 아들에게, 올리브의 변덕과 무례가 가해지는 점은 안타깝지만요. 생존은 하였되 평온에 이르는 길은 찾아내지 못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좌절어린 인간들... 무엇보다 나 자신의 모습을 올리브에게서 보면서 때론 몸서리치고 때론 연민을 느낍니다. 언젠가 맞이할 할머니 시절에, 저도 올리브와 같은 비호감 할망구가 되지는 않을까, 무서운 느낌도 들고 그렇다면 어떻게 늙는 편이 좋을까, 상상해보게도 되네요. @흥하리라 님이 말씀하신 대목, '산책하다 쓰러진 노인과 나눈 대화'가 실린 올리브 키터리지의 마지막 단편 <강>은 정말 백미였는데요. 이걸로 올리브를 좀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가령 이런 대목에서 말이지요. '매일 아침 강변에서 오락가락하는 사이, 다시 봄이 왔다. 어리석고 어리석은 봄이, 조그만 새순을 싹틔우면서. 그리고 해를 거듭할수록 정말 견딜 수 없는 것은 그런 봄이 오면 기쁘다는 점이었다. 물리적인 세상의 아름다움에 언젠가는 면역이 생기리라고는 생각지 않았고, 사실이 그랬다. 떠오르는 태양에 강물이 너무 반짝여서 올리브는 선글라스를 써야 했다.' @흥하리라 님과 공감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오, 윌리엄> 이야기가 무척 궁금한데요, 추천할만한 부분이 있다면 함께 감상 남겨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올리브를 보면서 언젠가 들었던 말, "성격이 인생을 만든다" 이런 말이 떠올랐어요.
@길리 어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길리님은 올리브에 대해 더 이야기하고 싶으셔서, 이 모임을 여셨는데, 영상만 찾아본 제가 올리브 왜왜왜 라고 너무 그런거 아닐까 하구요. 길리님, 모두의 생각은 다를 수 있는건데, 혹여라도 제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이야기를 이 모임에서 했던거라면, 정말 죄송해요. 언젠가 길리님이 느끼신 올리브의 매력을 저도 알게 되는 날이 오기를 조용히 바라봅니다. 길리님 덕분에 올리브 라는 인물을 만나고 또 알게 되었으니, 감사합니다 길리님!
@진공상태5 님, 안녕하세요! 조용했던 이 방을 데워주신 진공상태5 님 덕분에 즐겁습니다. 다양한 생각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건 독서 토론의 가장 큰 기쁨이죠. 한동안 [다시 올리브]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뜸했었는데요. 저도 겨우 2개의 단편만 읽은 상황이라 덧글을 남기기 쉽지가 않네요. 문득 [다시 올리브]의 번역자가 [올리브 키터리지]의 번역자와 같은지가 궁금해 찾아보았는데, 아니더라고요. 묘하게 유해진 느낌의 문체는 역자가 변경된 때문인지, 두 소설 사이의 10년이란 세월 때문인지, 나이 든 올리브가 조금이라도 유해진 때문인지 잘은 모르겠어요. 제가 읽은 첫 두 단편, 그러니까 올리브의 묘사에 따르면 '늙고 돈 많고 재수없는' 늙은이인 잭이 등장하는 <단속>, 그리고 이어지는 올리브 시점의 <분만>은 꽤 사랑스러운 이야기였습니다. '제발, 그녀는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도 그게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했다. 제발, 그녀가 다시 생각했다. 제발.' 가령 이런 대목에서 저는 전율에 가까울 정도로 공감하였는데요. 올리브만큼 나이가 들지도 않았으면서 이런 할머니의 감성을 공유하는 까닭은, 어쩌면 제가 할머니와 오랫동안 같이 살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한 작품을 제대로 읽어내기 위해서 우리는 가능한 한 모든 경험과 상상을 동원하는데, 좋은 이야기란 바로 그런 경험과 상상을 깊이 건드리는 구절들이 많은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각자의 취향에 따라 그 이야기가 무엇인지는 달라질 수 있다는, 뻔한 결론도 함께요. 덧붙여서[다시 올리브]의 한 조각을 읽었거나, 또는 올리브나 기타 인물에 대해 말하고픈 분이 있다면 언제든 탑승을 환영합니다.
@길리 저는, 길리님께서 저한테는 없는 어떠한 감수성이 있으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길리님을 통해서 제가 이런저런 것들을 느낄 수 있어서, 참 감사하구요. 십년만에 같은 캐릭터로 책이 나온다는것 자체가 참 신기하고 드문일인것 같은데, 그믐에서 길리님 덕분에 올리브 모임에 참여할 수 있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길리님, 많이 감사하구요, 앞으로도 그믐에서 자주 뵈어요. 감사합니다 : )
@진공상태5 님, 그렇게 느끼셨다니 정말 기쁩니다. 사실 제 생각의 반대편에 있는 생각을 듣기 위해서가, 진정 독서 모임을 갖는 이유는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도 왜 하필 올리브에 꽂혔는지에 대해서 되돌아보게 된 계기도 되었고요. 참, 저도 <사랑의 이해> 드라마와 책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마침 모임을 열어두셔서 반가웠습니다. 아직 올리브 완독을 못하여 아마 다음에 사랑의 이해를 읽게 되면 그때쯤 모임의 덧글을 홀로 찬찬히 읽어보게 될 것 같아요 ㅎㅎ 또 다른 책으로, 우연처럼 만나요! :)
@길리 길리님은 "사랑의 이해"를 뭘로 접하셨는지 궁금해지네요! 저는 책은 팟캐스트 책걸상에서 민음사 박혜진 평론가님의 방송으로 들어서 알게 되었고, 지금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요, 어.. 드라마가 쉽지가 않네요 ^^;; 인물들에 대한 이해가 녹록치않은 드라마? 같습니다. 넵! 언제든지 그믐에서 앞으로 오래오래 좋은 인연으로 만나요 길리님 ^^
아! 이 모임의 마감일자가 고작 일주일 남았네요. 그간 생업에 치여 진도가 많이 나가진 않았어요. 저는 <도움>까지 읽었는데 이 도움이라는 이야기는 정말이지 기막히네요. 올리브 중에서도 단연 최고로 마음을 파고들었습니다. 특히 아래의 부분부터 시작되는 수잰의 놀라운 언어들이요. 영원한 도움을 받은 기분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제가…… 음, 이런 표현을 생각해냈어요. 그러니까 오로지 저 자신을 위해서요. 제 머릿속을 스친 표현은 이건데요." (본문 중에서) 라킨 부부의 뒷이야기는 결국 이렇게 완성되는군요. 남은 시간이 얼마 없지만, 저는 계속해서 다시 올리브를 아껴 읽겠습니다. 그믐을 통해 이렇게 인생책과 만나서 행복해요 🥰
저는 <올리브키터리지>를 인생책으로 꼽으면서도 그 후속작으로 나온 <다시 올리브>는 출간되고 한참이나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요. 워낙 기대가 크니 생각보다 별로면 어쩌지 하는 걱정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더 거 같기도 하고요. 이번 기회에 수록작을 한 편씩 읽어가면서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에도 저마다 다른 인물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읽다 보니 삶은 언제 끝나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삶의 가장 좋은 부분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요. 올리브의 나이쯤 되면 이제 인생에서 겪을 수 있을만한 일들은 모두 겪고 난 다음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건 아직 충분히 늙지 않은 저의 시각이었던 거 같고요. 올리브에게는 계속 새로운 일들과 감정, 깨달음들이 닥쳐옵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서 그래도 순간순간의 빛을 발견하는 상처투성이 인물들의 모습이 눈물나게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제 몇 편 남지 않아서 아쉽게 느껴지네요. 저도 마저 잘 읽어보겠습니다.
@김지연 저도 동감합니다! <올리브 키터리지>보다 한층 더 따뜻하고, 읽기도 쉬운 느낌의 <다시 올리브>였어요. 애당초 작가님이 왜 <올리브 키터리지>를 인생책으로 꼽으셨는지 잘 알 수 있었답니다. 노년에도 여전히 깨달음이라는 게 다가온다는 것, 새로운 일이, 새로운 슬픔이 닥쳐온다는 것이 아연해지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쁨도 피어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2월의 햇빛처럼, 마음에 남는 책이 될 것 같아요. 좋은 독서시간 보내시길요. 감사합니다!
인간은, 인생이라는 것은, 정말 매 시기마다 새롭고 또 배울것들이 있군요. 이 책을 통해서 배우게 되는것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수록작 <햇빛>은 2월에 읽기에 좋은 작품인 거 같아요. 겨울이 언제 끝나고 봄이 오려나 싶은 참이었는데 <햇빛>을 읽다 아래와 같은 문단을 발견하고 아직 오지 않은 좋은 것을 기다리느라 정작 지금 놓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신디가 쓸 수 있는 것은 2월의 햇빛에 대해서였다. 그것이 세상의 모습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해서. 사람들은 2월에 대해 불평했다. 춥고 눈이 오고 이따금 비가 오고 눅눅하다고 불평했고, 얼른 봄이 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신디에게 2일의 햇빛은 늘 비밀 같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2월에는 낮이 점점 길어졌는데 잘 관찰하면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루의 끝마다 세상이 조금씩 더 열렸고, 더 많은 햇빛이 황량한 나무를 가로질렀다. 그리고 약속했다. 그 햇빛이, 약속했다. 그건 얼마나 굉장한 일인가. 침대에 누워 신디는 지금도 볼 수 있었다. 하루의 마지막 금빛이 세상을 여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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