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안톤 허 첫 소설 《영원을 향하여》 함께 읽어요.

D-29
이 책의 8할은 송도와 서울 구로구를 오가는 인천 지하철 1호선과 서울 메트로 7호선 전동차 안에서 자필로 쓰였습니다. 한국에서 한국 사람이 쓴 한국 소설인 셈이죠. 단, 이 장편 소설은 영어로 썼습니다. 그래서 섣불리 "한국 소설"이라고 부르기에 망설여집니다.
영원을 향하여 09,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무슨 일인가 일어났는데 너무나 특이한 일이라 '환자1'의 공식 의료기록에 넣을 수 없을 정도라서 지금 여기 종이 공책에 따로 쓰고 있다.
영원을 향하여 15,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언어가 정말로 담는 것은 통제하려는 우리의 시도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언어에 매달린다. 실험 보고서를 작성하고, 숫자를 매기고 중요도를 합의하고, 무언가에 이름을 붙임으로써 그것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묘사한다. 경외, 역겨움, 공포, 모든 것이 거기에 있다. 우리가 붙인 이름에 그 모든 것이 들어 있다.
영원을 향하여 33,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내가 한용훈의 기억을 가지고 있으면 어쨌든 그 기억이 나를 한용훈으로 만들어주는 게 아닌가?
영원을 향하여 41,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그들은 질문을 받고 대답하기를 계속, 계속 되풀이 하면서 인문학을 배웠고, 혹은 인간성을 얻어냈다.
영원을 향하여 53,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나는 그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고 싶은 충동을 누른다. 그는 잠을 자야 하고, 쉬어야 한다. 대신 차가 우려지고 있는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나는 차를 찻잔에 따라 쟁반 위에 놓고 쟁반을 들고 계단을 올라 옥상 테라스로 간다. 그제야 나는 너무 늦었음을 깨닫는다. 그를 깨웠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그의 얼굴을 만졌어야 했다.
영원을 향하여 60,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두려움이 분노로 변했다. 어째서 내가 두려워하면서 살아야 하지? 나는 나 자신의 주인이 아니던가, 나의 외모와 정체성은 나의 것이 아니던가, 내 지인들이 이 끔찍한 존재들에게 건넬 그 인사말, 그것들이 받게 될 인정 또한 내 것이며 그 환영은 나에게 향해야 하지 않는가?
영원을 향하여 102,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여자는 나의 과거에서 온 것이 아니다. 여자는 나의 미래에서 왔다. 여자는 내 미래다.
영원을 향하여 107,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비코 박사님은 무엇을 믿으십니까?" 그녀는 조그맣게 웃었다. "과학자들은 전부 불가지론자야, 파닛. 최소한 그래야만 하지. 나는 인간 영혼에 대한 이론 중 무엇도 믿지도, 안 믿지도 않아. 이론적으로 말이야. 내가 현실적으로 믿는 것은 약간 다르다고 해야겠지." "그러면 현실적으로 무엇을 믿으십니까?"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것은 깊이 불가지론적인 몸짓으로 보였다.
영원을 향하여 122,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작가와 번역가님 이름을 듣고 기대하면서 책을 읽게 되었어요. 역시 뭐랄까..기대를 저버리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읽기 시작했고.. 어떻게 이렇게 이야기가 전개될 수 있지??라며 계속해서 놀라면서 읽었습니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시공간을 넘나드는 상상력이란 이런거구나..라고 느끼면서 읽었어요. 개인적으로 맨틀이 나왔을 때는 거의 경악할 만큼....!!왜냐하면 맨틀따위는 생각도 못한 방식이라서요..!!!!!!! 다른 이야기지만. 얼마전 개인 모임이 있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AI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중간지식층이 얼마나 지금 시대에 취약한지에 대해 내가 AI에게 내 직업이 언제쯤 AI에게 대체될 건지 물었을때 이미 작년에 7년 정도? 라는 답을 받은 거에 대해 이야기 할때. 다른 테이블에서는 AI를 접목해 보니 시도해 볼 일이 넘쳐나서 지금 자기는 너무 재미있고 바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결국..시대를 어떻게 보는 가는 각자가 너무나 다르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돌아왔어요. 어떤 시대를 살게 될지..정말 나노봇으로 대체되고 우주를 떠도는 시대를 살아가게 될지. 생명이나 인간의 정의를 계속해서 새로고침해야 하는 시대가 코앞에 다가온거 같습니다.
장강명 작가님의 ai와 관련된 책을 읽으며 봤던 내용이 생각나요,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 때문에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바뀐다는 이야기랑 무엇을 잃어버린지 조차 모를거라는 이야기 였는데 ... 아. 시대는 나와 상관없이 변하고있고, 그 사이에서 운명의 주인이자 영혼의 선장 역할을 끝까지 해낼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번 영원을 향하여 에서 특히 인간, 인간성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어 떠올랐습니다.
어쩌면 난 내 비밀을 말할지도 몰라, 아니면 네가 알아맞힐지도
영원을 향하여 130,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나는 아이의 이름을 말하기 두려웠다. 아이의 이름을 말하면 우리 사이의 세월이 너무 현실이 되고 슬픔에 흘려버린 시간이 너무 견디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아이의 이름을 말 해야만 한다. 아이의 이름을 말해서 아이를 현실로 만들어야한다. 이브. 내 딸의 이름은 이브다.
영원을 향하여 163,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나는 죽음에 지쳐 있었다. 나타샤에 대한 생각으로 지쳐 있었다. 총을 두려워할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가 없었다. 백혈병에 맞선다는 취지로 그 모든 야단법석을 거쳐 불멸자가 되었으나 나는 여전히 참을성이라고는 없었다.
영원을 향하여 184,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내가 죽음을 위해 멈춰줄 수 없어서 죽음이 친절하게 나를 위해 멈추었네 마차에는 우리들밖에 없었네 그리고 불멸이 있었네
영원을 향하여 195,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가끔 나는 이 시들이 과거에서 오지만 ... 어쩐지 또한 미래에서 온다고 느낀다. - 중략 - 애초에 기억이란 무엇인가? 기억은 과거의 산물인 만큼이나 현재의 산물이기도하다. 현재의 관점에서 창조되기 때문에 그 색과 제약과 빈틈들은 현재의 것이다.
영원을 향하여 224,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책을 읽으며 인간을 뛰어넘는 기술과 인간애를 뛰어넘는 정의를 할 수 없는 우정? 의리에 정말 인간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네요. 시를 감상할 수 있음이 인간인지 불멸의 존재는 인간이 아닌지..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에요.
인간애를 뛰어넘는 정의 할 수 없는 우정(의리) 라는 말이 제게도 와닿네요. 불멸의 존재는 인간이 아닌건가 저도 고민했어요. 인간을 어디까지로 정의 할 수 있을까? 하면서요
우주는 대부분 빈 공간과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의 공간과 시간은 너무나 짧으며 함께 있는 우리의 공간과 시간은 더욱더 짧다.
영원을 향하여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나는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새들이 머리 위의 '햇빛' 속에서 지저귀었다. 내 안에서 혼란이 소용돌이쳤다. 어째서 이런 느낌이 드는 걸까?
영원을 향하여 240, 안톤 허 지음, 정보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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