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해" / 책 vs 드라마 / 다 좋습니다, 함께 이야기 해요 ^^

D-29
드라마는 1편만 보고 책은 다 읽었습니다. 소설의 전반부는 자신이 속한 경제적 계층 때문에 자신의 사랑에 충실하지 못한 젊은이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가 후반에 가면서 경제적 계층은 핑계일 뿐이고, 상대방을 충실하게 사랑하지 못해 실패하는 이야기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반부 같이 경제적 계층 때문에 사랑이 실패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면 더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다 읽은 후 느낌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자면 사랑이 뭔지,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젊은이들이 시행착오 속에서 사랑을 배워가는 과정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이야기 속에서 그나마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되고 비교적 진정하게 사랑한 사람의 경우가 과거에 몇 번의 실수와 상처가 있었기에 이루어진 것이었다는 사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써 주신 마지막 문장을 계속 곱씹게 되네요. 저 혼자 책 읽을 땐 생각 못했는데 말씀 들으니까 정말 그런 것 같아요. 3화, 4화를 한꺼번에 봤습니다. 그래도 재벌 남주가 안 나오는 드라마라 반갑네요. 계급 갈등이 주인공들의 사랑을 가로막는 주된 요인인데 보통 이전까지의 창작물에서는 여자 입장에서 고민하는 내용들이 많았다면 이 소설은 남자 주인공 상수가 이것 저것 재고 따지고 하는 게 잘 묘사되어서 좋았어요. 그러고 보면 낭만적 사랑에서 결혼으로 이어지는 개념이 자리잡은 것도 100년 정도밖에 안 된 거 같은데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기'가 왜 이 사회에서 디폴트로 여겨지는 지도 궁금하네요.
저는 책은 아직이구요, 드라마 보면서 느낀 것은 / 상수: 상수를 하나도 모른다면, 상수가 좋은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을 듯. 상수는 가까워지지 않는다면, 좋은 친구도 될 수 있고, 좋은 사람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 수영: 열심히 사는 캐릭터 같다. 항상 넘지 못하는 간극을 느끼는 것 같은데, 그 간극을 넘고 싶어하는 건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 종현: 사람은 좋은 것 같은데.. 그런 것 같은데.. (제발 진짜 공부 열심히 하고 시험 붙어서 부디 꼭 경찰이 되기를, 비나이다 비나이다) / 미경: 너가 생각하는 배려가, 사실은 배려가 아니거덩요..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그렇지만.. (대략 많이 난감 -_-;;) / "사랑의 이해"는 결코 유쾌하거나 (판타지일지언정) 보고나서 기분좋은 드라마가 아닌데, 아마도 책이 그런가 봄.
나의 상상: 상수 버전 - 나는 항상 열심히 살았다. 강남 8학군에서 학교를 다니며 친구들처럼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공부만은 절대 놓치지 않았고 그리하여 좋은 대학도 나올 수 있었다. 은행에 입사해서도 항상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다 수영을 알게되었는데, 솔직하게 열정을 다해 일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그녀가 가진 결핍에서 내가 가진 결핍을 보게 된 것 같다. 나와 그녀 둘 다 비슷한 점이 있다고 느꼈고, 그녀에게 관심이 생겨서 다가가고 싶지만, 그렇다면 내가 지금까지 열심히 해 온 것들이 무너지게 되는걸까 라는 두려움이 생겼다. 미경이 나에게 주는 관심은 고맙지만 아직은 그뿐이다. 미경의 손을 잡아야 내가 지금까지 해 온 모든것들이 헛되지 않게 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가슴은 계속 수영을 향한다. 갈팡질팡하는 내 자신,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내 자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미경과 사귀기로 했지만, 나는 지금 수영을 만나러 간다.
제가 이해한 상수 캐릭터랑 똑같애요. 저도 드라마만 봐서는 다른 캐릭터는 아직 다가오지 않아요.
수영, 미경, 종현은 아직 잘 이해를 못해서 상상버전을 쓸 수가 없는데, 앞으로 상상이 된다면 한번 써 보겠습니다. 아직은 상수만을 상상할 수 있네요.
@고쿠라29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기" 이야기를 들으니까, "사랑" 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지금같은 의미로 쓰였는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조선시대에 자식이 부모에게 "사랑합니다" 라고 했는지도 궁금해지구요. (퓨전 사극 드라마나 영화말고 진짜 실제로요) 세종대왕은 자신의 부인에게 "사랑한다" 라고 말씀하셨었는지.. 제가 역사책을 안봐서 모르는걸수도 있지만,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 또 갑자기 생각난 책, 오후 작가님의 <가장 공적인 연애사> 입니다.
미경과 똑같지는 않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꽤 비슷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서로 연락하지 않지만, 친하게 지냈었던 그 한때를 기억해보자면, 그 친구는 나에게 잘했고, 결코 나쁘지않고 좋은 사람이었지만, 저는 그 친구와 친하기는 했지만 같이 어울리는게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때는 제가 지금보다 어렸어서, 아마 마음도 어렸을거예요. 그 친구가 편하게 느끼는 공간들은 나에게는 생소했고, 그 친구에게는 당연한 것들이 나에게는 꼭 티비속 드라마 장면같이 느껴졌었거든요, 그 당시에는요. 내가 편하게 쓸 수 있는 돈이 만원이라면, 그 친구가 편하게 쓸 수 있는 돈은 십만원 혹은 그 이상이었을거예요. 그땐 아직 이십대였거든요. 미경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미경은 배려라고 생각할거예요. 그리고 분명 좋은 마음일거구요. 하지만 그게 수영에게 가닿기는 좀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진공상태5 드라마 속 미경이 집에 수영을 초대해서 생일파티를 열어 주는 모습을 보고 학창시절 친구가 떠올랐어요. 겨울방학이 다가오면 "스키장 갈래?", 시험성적이 좀 떨어졌다 싶으면 "같이 과외 받을래?" 물어보던 해맑은 친구. 그 친구에게 악의가 전혀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래서 걔를 마음속으로 미워했었어요. 나쁜 의도는 없었지만 해맑게 열등감 들게 하는 친구를요. 지금이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땐 그게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요. "우리 집 형편이 안 좋아서 난 못해."
맞아요. 진짜로 전혀 악의가 없지만, 아주 해맑게, 어떤 차이를 느끼게 하는 사람들이 있죠. 아마 저도.. 분명히 누군가에게 그럴지도 모르구요. 참 어려운 문제 같아요. 나 자신만 해도, 조심한다지만, 그냥 툭 나오는 말들이 있을테니.. 참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동광동 @진공상태5 저는 그 무신경함이 악의만큼이나 폭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무신경함에 훨씬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는 대다수 폭력이 악의보다는 무신경함에서 발생하기 때문이죠. 평범한 보통 사람은 영화나 소설 속의 악한이 될 가능성은 아주 적거든요. 일상생활에서 잠깐의 여유를 허락하던 마음을 울리던 그림이 갑자기 사라졌는데, 그걸 미경의 화장실에 봤을 수영의 마음이 너무 아팠을 것 같아서 같이 아팠어요.
@YG YG님, 그런데.. 미경이 그림을 사서 화장실에 걸어둔게 미경의 잘못은 아니지 않나요? 미경은 경제적 능력이 되고, 법을 어기는 나쁜 짓을 해서 그림을 산것도 아니구요. 물론 미경에게 수영을 조금더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았겠지만, 미경이 수영의 모든 부분에 대해서 배려를 하는건 말그대로 불가능하니까요. 제가 만약에, "미국에 갔더니 뭐가 정말 좋더라!" 라는 말을 무심코 탁 했을때, 어떤 사람은 '나는 미국에 가보지도 못하는데..'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가 그걸 전부 다 알고 이 말을 해도 되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가 없으니까요. YG님이 하시는 많은 말들중에도, YG님이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이 내포되어 있지만, 뭐 저야.. YG님의 팬이기도 하고, 저는 YG님에 대해 좋게 생각하니까 그런것들이 하나도 문제되지 않거든요. 정말 미경이 잘못한걸까요? 그림을 화장실에 걸어둔게요? 만약 미경이 그 그림을 수영이 좋아하는걸 알고 수영에게 선물했다면, 그건 과연 결과가 좋았을까요? 아닐수도 있을거 같아서요.
@진공상태5 내가 미경이라면 수영의 처지 따위는 전혀 배려하지 않고 샹들리에 같은 걸(정확히 뭔가요?) 선물하기보다는 그 그림을 선물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미경은 수영이 그 그림에서 위안을 받고 있는지를 이미 알았으니까. (수영이 오랫동안 그 그림을 보는 걸 보고서 미경이 관심을 가졌잖아요.) 어쩌면, 미경은 (자기가 좋아하는 상수가 좋아하는) 수영이 좋아하는 것을 뺐고 싶은 심정 아니었을까요. 자기도 모르게. 저는 그런 점을 표현한 일화라고 생각해요. 사랑 이야기니까요. :)
@YG 만약에.. 미경이가 수영에게서 뭔가를 빼앗고 싶어서 그 그림을 샀고 그걸 화장실에 걸어둔거라면, 미경은 정말 너무 나쁘네요 ㅠ_ㅠ 생일선물로 YG님 말처럼 차라리 그 그림을 수영에게 선물하는게 훨씬 좋았을것 같구요. 제가 미경이라는 캐릭터를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던것 같아요. 어떤 해맑음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지만, 해맑은 사람을 비난하기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 만약 미경이가 그 그림을 수영에게 선물해줬다면, 수영이가 절대 자격지심같은거 부담같은거 느끼지 않고 기쁘게 선물받았기를! 이라는 생각을 하는건 저의 희망사항이라는 것도 잘 압니다..
여기 글 읽어보니 에피소드들이 책이랑 많이 다른가보다..하고 있어요. 미경이 자기도 모르게 수영이 좋아하는 것을 뺏고 싶은 심정 아니였을까. 사랑이야기니까요. 라는 yg님 얘기를 여러번 읽게 되네요.(사랑이란 참 정의내리기 어려워요..) 만약 그런 심정이 들었다면 미경이가 본능적으로 상수가 수영이에게 관심이 있다는걸 드라마에서 알고 있는걸까요?
@책읽는나랭이 큰 줄기는 책과 같은데 소설의 여백을 그럴듯한 일화로 채워넣는 게 정말 절묘해요. 드라마도 보세요!!!
@책읽는나랭이 @YG 음.. 미경이가 엄청나게 복잡한 캐릭터인가요? 제가, 미경이는 참.. 생각없이 해맑지만 뭐라고 하긴 또 그렇네.. 라고 느낀 부분들이, 사실은 전부 미경의 계산속에 있었던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미경이가 진짜로 그렇게 복잡한 캐릭터일까요?
방금, "사랑의 이해" 드라마 9화를 다 봤는데요, 미경님! 혹시.. 책 안 읽으세요? 만화책이라도 좀 보시지.. 책걸상 들으셔도 되구요. 미경님은 필히, 박평님 나오시는 책걸상을 좀 꼼꼼히 들으셔야 할듯요 +.+ 미경님께 필요한건, '사랑의 이해'가 아니라, '사람의 이해' 혹은 '인간에 대한 이해' 같아요. 책걸상 들으세요, 미경님.
아직 9화 못 봤는데 미경이 미경했나 보네요. ㅠ.
그런데 생각해 보면, 이 드라마를 보고서 한 시청자가 남긴 평이 저는 마음에 남았어요. 수영과 상수는 드라마 내내 사랑하고 있다고. 심지어 공식적으로 다른 사람(종현, 미경)과 사귈 때도. 서로 사랑하는 일은 언제나 좋은 일이지만, 약자들 처지에서 감정이입해보면 또 화나는 일이죠... 아무튼 소설, 드라마 모두 너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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