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건 여담인데요(자꾸 말이 길어져 죄송합니다). 얼마 전에 <암과 책의 오디세이> 듣다가 폭소했던 대목이 있습니다. 두 분이서 대화하시다가 '이건 역정의 오디세이가 아니냐'며... 이 대목은 진짜 두고두고 생각나가지고 엄청 웃었는데, 제가 오셀로 읽으면서 역정의 오디세이를 겪고 있습니다(어쩌면 역경일지도). 남은 부분도 부지런히 읽으면서 속앓이 하려고요(그래도 재미있어요, 헤헤). 근데 질투라는 감정은 정말 무서운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D-29

연해

꽃의요정
전 @수북강녕 님이 말씀하신 <암과 책의 웃기는 오디세이> 보고 빵 터졌었는데... ㅎㅎㅎ

연해
하하하, 수북강녕님도 작명 센스가 좋으시네요! 분명 진지한 방송인데, 듣다보면 기습적으로 웃음이 터져요. 이게 바로 <암과 책의 오디세이>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주로 산책길에 듣는데, 걸을 때 혼자 깔깔거리면 반대쪽에서 오시던 분들이 저를 힐끔힐끔... (죄송합니다)

김새섬
'너 그거 알아?' '이건 너한테만 얘기하는 건데...' 등등으로 시작하는 쎄한 이야기들. 저도 회사에서 종종 경험했어요. 저는 다른 사람의 안 좋은 이야기를 굳이 전하는 사람을 보면 이 사람은 또 남들한테 얼마나 내 이야기를 말하고 다닐까 싶더라고요.
드라마에서도 서로 소통만 제대로 해도 풀릴 오해들이 자주 등장하는 걸 보면 이런 의사 소통 문제는 만국 공통, 세대 공통인 것 같긴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직접적인 소통을 어려워하는 것도 이해는 됩니다. 대놓고 물어봤다가 그 사람이 정색하면 어색한 상황이 될까, 또 나를 미워하지 않을까 등등.
그래도 어른이 된다는 건, 그런 질문을 무례하지 않게 잘 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조금 어려워도 용기 내어 예의 있게 물어 보면 사람들은 또 의외로 친절하게 잘 대답해 주더라고요. ^^

연해
여담이지만 제가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어본 거라고는 『한여름 밤의 꿈』과 지난번 낭독 모임의 『맥베스』 그리고 이번에 읽고 있는 『오셀로』가 전부인데요. 고작 3권이라 비교가 어설프긴 하지만 『오셀로』를 읽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정말로 이 책이 가장 재미있어요!
희곡은 읽을 때마다 (제 이해력 부족으로) '이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하면서 어리둥절할 때가 많았는데요(맥락을 전혀 못 잡겠더라고요). 이 책은 적어도 등장인물들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행동하는지는 따라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야고가 말이죠...(하아)

SooHey
어린것이 못된 것만 배워가지고 말입니다!(꼰대버전ㅋㅋ)

연해
그러니까요. 이야고때문에 뒷목 여러 번 잡았습니다.

김새섬
명성이야 명성, 난 내 명성을 잃었어! 이보게, 난 내 자신의 불멸하는 부분을 잃어버렸고 나머지는 짐승 같은 것뿐이야.
『오셀로』 89쪽 ,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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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오셀로> 의 뒷 부분 해설에서 '이분법의 비극'이라고 자세히 나와 있듯 이 책은 전체가 이분법적 구도로 가득합니다. 위 대사는 카시오 부관의 말인데요, 스스로를 구성하는 것을 명성(정신, 불멸) vs 짐승(육체, 필멸) 로 정확히 나누어 놓았습니다. 반면 이어지는 이야고의 대사가 오히려 의미심장한데요, "명성이란 어리석고 아주 헛된 짐이며 자주 공로도 없이 얻었다가 까닭 없이 잃어버리는 거랍니다." 라고 하네요.

김새섬
당장은 양식 있는 사람인데 곧 바보가 되고 잇달아 짐승이 된다니까! 분수를 모르는 술잔은 모두 저주받은 것이고 그 내용물은 악마야.
『오셀로』 91쪽 ,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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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본격 금주 권장 고전 <오셀로> !!

김새섬
참을성 없는 사람들은 정말 딱하다니까!
단번에 치유되는 상처가 어딨어요?
당신은 우리가 마술이 아니라 기지로 일하며 기지는 느림보 시간에 의존함을 압니다.
『오셀로』 94쪽,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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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이야고의 대사 중에 의외로 좋은 것이 많네요. 느릿느릿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빌드업을 하는 악당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도우리
@모임 여러분, 드디어 그믐밤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책 잘 읽고 계시지요?
<오셀로>의 어떤 부분을 낭독할지 고민해 보았는데요, 3막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번 <리어 왕>에도 리어의 절규가 드러나는 3막을 읽었는데요, 이번에도 역시 3막이 좋을 것 같아요. 종결인 5막도 괜찮은 것 같은데 그보다 오셀로의 질투와 고뇌가 절정에 달하는 독백이 등장하고 ‘green-eyed monster’라는 유명한 표현이 등장하는 3막이 왠지 더 저의 마음에 드네요.
3막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주어진 시간 동안 전부 다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허락하는 한까지는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아직 독서 진도를 많이 나가지 못하신 분들도 그믐밤 전에 2막까지 읽으 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연해
네, 3막 좋아요:)
저 근데, 제가 찜콩했던 로데리고가 3막에는 등장하지 않아서(헝헝...) 혹시 역할을 다른 걸로 바꿔도 괜찮을까요?
이왕이면 '광대'로요(속닥속닥).

도우리
아하! 로데리고가 3막에는 안 나오는군요. ㅎㅎㅎ
'광대'로 변경 접수하겠습니다. 구성진 한 판 기대할게요~~~ ^___^

연해
네, 감사합니다:)
지난번보다 좀 더 갈고 닦아서(?) 참석하겠습니다.

김새섬
네. 알겠습니다. 이제 3막 읽고 있는데 그믐밤 전까지 완독할 것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도우리
그믐밤은 8월 22일 저녁 8시 29분부터 시작됩니다. 일주일 뒤 아래 링크로 입장하여 주세요. 구글 미트이지만 사전에 특별한 회원 가입은 필요없습니다.
https://meet.google.com/dfb-pgzm-yq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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