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D-29
이번 주에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가장 현대적으로 무대에 올린 연극 <슬립노모어 (Sleep No More)>를 두 차례 관람했습니다 이거 정말 띵작이에요!!! 원래 슬립노모어 보러 뉴욕 간다, 상하이 간다는 말이 있었는데요 드디어 우리나라에 상륙했네요 6층짜리 호텔에 100개가 넘는 방을 연극 무대로 만들어야 하다 보니, 기본적인 제작비, 그 비용을 채울 오픈런 관객을 감당할 수 있는 도시에서만 상연 가능한 작품인데, 서울에서 그걸 해낸 셈이에요 충무로 대한극장을 완전히 새로 탈바꿈시켰으니까요 '슬립노모어'는 더 이상 잠들지 못하는 맥베스의 죄책감과 불안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해요 총 3시간 동안 십수 명의 배우들이 각 층의 각 공간에서 각자의 연기를 따로 또 같이 하고 있고, 관객들은 가면을 쓰고 내키는 대로 돌아다니며 원하는 배우, 원하는 장면을 보는 넌버벌 이머시브 연극입니다 내가 몇 층에서 누구의 어떤 장면을 보고 있는지 깨닫기도 어려운 불확실성, 연기인지 무용인지 구분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몸놀림, 코앞에서 전라로 연기하는 파격, 관객을 선택해 1:1로 해주는 특별한 소통 등, 그동안 경험한 어떤 작품보다 독특한 공연이었어요 엄청나게 사전 공부해 가서 두 차례 연이어 관람한 후, 레이디 맥베스와 세 마녀에 완전히 빠져버렸답니다 (실제로 1:1은 뱅코와 했음에도 불구하고 ;) 셰익스피어의 변주, 거기에 직접 참여해 즐기는 공연 예술의 매력을 느끼며 우리 읽기 모임도 떠올렸죠~
부러워요ㅜㅜ
이야고 명연기 기대됩니다! 최고의 괸객 침여 는 역시 그믐밤 낭독이죠 👗🥻👘👠
저는 오늘 <오셀로>를 완독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몇 권 읽지 않은(...쿨럭) 셰익스피어 작품 중에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었어요. 결말은 다소 씁쓸했지만 생동감 있는 등장인물들의 모습과 맛깔나는 대사가 정말 좋았습니다. 이야고, 하.... (미움 받을 용기를 장착하실) @SooHey 님의 명연기가 기대됩니다. 두근두근:)
미움 받을 용기에 상응하는 미움 받을 만한 연기가 될는지... 진짜 미움 받을 (발)연기를 하게 될지도....;;;; 우야든동 @수북강녕 님, @연해 님, 성원에 감사드리며♡ 그믐밤에 뵈어요~~ :) P.S.: 저도 오셀로가 제일 재미있는 거 같습니다. 역시 치정극!
지나가고 끝나버린 불행한 일 슬퍼함은 더욱 많은 불행들을 불러오는 길이 되고, (중략) 도둑맞고 웃는다면 도둑놈이 손해 보고 쓸데없이 한탄하면 자신에게 손해라오.
오셀로 p.49, 공작,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사는 게 고문일 땐 사는 게 우스운 거야. 그리고 죽음이란 놈이 우리의 의사가 되었을 땐 죽으라는 처방을 받은 거라고.
오셀로 p.54, 로데리고,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천성요? 그까짓 거! 우리가 이런저런 인간이 되는 건 다 우리한테 달렸어요. 우리 몸은 정원이고 우리 의지는 정원사와 같은 거니까요. 그래서 우리가 쐐기풀을 심거나 상추씨를 뿌리거나, 히솝풀은 꽂아놓고 사향초는 뽑아버리며, 한 가지 약초로 정원을 채우거나 여러 가지를 마구 심어놓거나, 또는 태만을 부려서 불모로 만들거나 부지런히 비료를 주거나 간에 글쎄, 그렇게 할 힘과 바로잡을 권한은 우리의 의지에 있다 이겁니다.
오셀로 p.54-55, 이야고,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이봐 이봐, 당신네는 문 밖에선 그림 같고 현관에선 딸랑 방울, 부엌에선 들고양이, 남 해칠 땐 성자이고 화났을 땐 악마이며 집안일은 대충 하고 잠자리는 밝히잖아.
오셀로 p.67, 이야고,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아오 싸가지...! 아내한테 못하는 말이 없어요!
그렇다고 생각해. 또한 자네가 사랑과 정직이 가득하고 말의 무게를 달아보고 발언함을 알기에 자네의 말 멈춤에 더욱더 놀라게 된 것일세. 왜냐하면 거짓되고 불충한 놈에겐 그런 짓이 습관적인 속임수이겠지만 정의로운 사람에겐 진심에서 우러나온, 우리의 감정으론 통제하지 못하는 은밀한 암시니까.
오셀로 p.107, 오셀로,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이 부분을 읽으면서 도대체 충신과 간신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 걸까 궁금했습니다. 학창시절 한국사를 배울 때도 궁금했는데요. 진심으로 걱정해서 충언을 하는 게 망하는 길일 수도 있고, 이야고처럼 일부로 속임수를 최선을 다해서 할 수도 있을 터인데... 뭐가 맞을지, 뭘 선택해야 옳을지, 살아갈수록 모르겠습니다. 선택거리는 자꾸 넘쳐나고 어서 선택해야 한다고 재촉하는 것 같은데 말이죠...!! 부들
흠... 실제로 이 정도의 간신은 너무 티가 나서 금방 구분되는 것 같아요 ㅎㅎ 충언이라는 게 좀 많이 오글거리지 않나요 (도리님 반갑습니다 ^^)
오, 질투심을 조심해요. 그것은 희생물을 비웃으며 잡아먹는 푸른 눈의 괴물이랍니다.
오셀로 p.109, 이야고,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질투가 많은 사람이라 찔렸습니다. 질투가 많은 것도 저의 열등감을 자극하는 강력한 트리거라 항상 질투 없는 사람을 부러워했어요. 제 주변을 살펴봤을 땐 질투가 없는 사람은 욕망하는 게 별로 없고 욕심도 없는 것 같더라구요. 저도 안분지족이 중요하다는 걸 알지만, 질투에 불 붙을 땐 가까운 사람을 끌어들어 지옥불에서 댄스파티를 했던 기억이... 아무튼 제 자신의 초연한 마음을 항상 바라고 있습니다. 뒷표지를 읽고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오셀로가 결국 어떤 일을 선택하는지 알고 있는데요. 질투의 괴로움을 아는 마음에 결말이 더 아플 거 같네요. 그래서 그런지(?) 더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가난하나 만족하면 넉넉한 부자지만 가난해질까 봐 항상 두려운 사람에게 끝없는 재산은 겨울처럼 가난한 법입니다.
오셀로 p.110, 이야고,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저도 이 문장 수집합니다. 이야고... 말 기똥차게 잘합니다. ㅂㄷㅂㄷ
오셀로: 아냐, 별로야. 난 데스데모나가 정숙하다고만 생각해. 이야고: 그러한 그녀와 그렇게 생각하는 당신 만세!
오셀로 p.112-11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아오 이야고 진짜 너무 얄미워요!!!
지금까지 읽은 바로는 저에게 이 책의 딱 한 문장을 고를 수 있다면 요 문장입니다.. 후후.. 정말 얄미운 이야고... 열등감이 많은 사람일수록 질투에 쉽게 눈 멀게 되는 거 같은데요. 오셀로를 반면교사 삼을 생각으로 흥미롭게 읽는 중이었으나... 그냥 이야고 같은 친구가 없는 게 더 중요한 거 같고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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