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커피에 락스 한 방울을 타셨어야죠~
제가 이아고 같네요 ㅎㅎㅎ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D-29

꽃의요정

SooHey
아하! 금자씨 처방~~!!
휴대를 진지하게 고려해보겠습니다! ㅋㅋㅋ (그러다 빵에?!! 🤭)

연해
으아아, '시간조차 내주기 싫은 이'는 상대가 커피를 사준다고 해도 마다할 판(?)인데, 심지어 삥을 뜯기셨다니! 제가 다 속상합니다(흑흑). @SooHey 님이 겪으신 참사(?)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근데 저도 막상 얼굴을 마주한 상태에서는요. 갑작스러운 제안에 어버버하다가 얼떨결에 수락할 때가 많아요. 하지만 거기서 끝내지 않습니다. 제 자리로 돌아가서는 천천히 거절의 메시지를 작성하고(꽤나 비장했다고 한다) 전송 버튼을 누르죠(역시 거절은 글이 짱이야). 다만 결과가 매번 좋지는 않아요. 그 메시지에 마음이 상해 그날부터 제 인사를 받지 않는 상큼한(?) 분들도 꽤 있거든요. 하지만 뭐, 어쩔 수 없죠(라고 쓰지만 저도 마음의 상처는 받습니다, 힝).
살면서 단 한 번도 거절이라는 걸 당해본 적 없는 것 같은 근자감 짱짱한 분들을 보면 정말이지, 그 천진함이 놀랍도록 부담스럽습니다. 아무리 자기 PR 시대라고는 하지만... 아 근데 쓰고 나니 저 너무 단호한 사람 같네요. 그런 의미에서 오셀로, 이 답답한 사람... 이야고를 거절하라고, 거절하라고! 데스데모나 살려네, 이 바보, 헝헝.
『자아 연출의 사회학』은 제목이 흥미로워 클릭했다가 '이 책이 인생책인 회원'에서 정아은 작가님의 이름을 발견하고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저도 이 책 읽어봐야겠어요.

SooHey
공감과 위로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정말이지 지금도 속이 쓰리고 스스로의 호구스러움에 한숨이 그치질 않네요😬😮💨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사주는 커피도 먹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거든요. (플러스 짱짱한 근자감...😱)
마음의 근육이 약한 인간인지라 거절이 너무 힘드네요. 연해님 경지에 도달하려면 매일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진짜로 미움 받을 용기를 내야겠습니다🙅♀️🙅♂️🙅
그리구 저도 이번에《자아 연출의 사회학》읽으면서 정아은 작가님 인생책인 것을 알게 되었네요.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에 더더욱 안타까웠습니다 ㅜㅜ

꽃의요정
전 사주는 건 양잿물이라도 마십니다. ㅎㅎㅎ

꽃의요정
로더리고 : 사는 게 고역일 때는 사는 것이 어리석은 짓이지. 죽음만이 우리를 치료해 줄 의사라면 죽는 것만이 유일한 처방이네.
『오셀로』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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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요정
리어왕의 "잘들 놀고 있네."에 이어 이아고의 "지갑에 돈이나 챙기세요."가 계속 반복되는 명문장이네요. ㅎㅎ
Kiara
“ 공 작
나도 한마디만 하겠소. 이 말로 두 분이 화해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소. 슬퍼하는 것도 희망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오. 모든 일이 끝나면 그것도 같이 끝나는 법이오. 지나간 불행에 빠져 있으면 새로운 불행이 찾아와 끝이 없는 법이오. 운명이 불행을 안겨 줄지라도 그것을 견더내면 웃어넘길 수가 있는 법이오. 도둑을 맞았어도 낙천적으로 생각하면 언제든 그것은 보충하는 것 아니겠소? 하지만 마냥 슬퍼하고 있으면 자기 자신마저 잃을 것이오. ”
『오셀로』 _제 1막_ 제 3장_,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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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ra
“ 이아고
이런데도 날더러 누가 악한이라고 하는 거지? 나는 너그럽고 정직하게 충고해 주고 있는데. 이치에 맞는 그럴싸한 말로 무어인의 환심을 다시 사는 짓쯤이야 쉬운 일이지. 정직한 청으로 너그러운 데스데모나를 구슬리는 건 누워서 떡 먹기니까. 또한 그녀의 성품은 자연의 조화처럼 자유롭지 않은가. 그런 그녀가 무어인의 승낙을 얻는 일은 그녀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그를 죽이든 살리든 말야. 그의 약한 본능 위에는 그녀에 대한 욕망이 신처럼 자리잡고 있잖은가. 그런데 내가 왜 악당이람? 카시오에게 유익한 길을 일러준 내가 아닌가! 이게 바로 지옥의 신학이라는 거지! 악마가 인간에게 가장 검은 죄악을 부추길 때는 지금 내가 그러듯이 우선 천사같은 모습으로 유혹을 하는 법이거든. 이 정직한 바보가 행운을 되찾으려고 데스데모나를 조르고 그녀가 그에 응하는 동안 나는 무어인의 귓속으로 독을 부어 넣겠어. 즉, 그를 복직시켜 달라고 그녀가 청하는 까닭은 카시오에 대한 욕정 때문이라고 살짝 귀뛰만 하는 거야. 그럼 그녀가 카시오를 위해서 애를 쓰면 쓸수록 무어인은 접점 더 의혹을 품게 되겠지. 난 그녀의 미덕에 먹칠을 하고 그녀 자신의 덕행으로 그들 모두를 얽어맬
그물을 만드는 거야. ”
『오셀로』 _제 2막_ 제 3장_,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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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건달
안녕하세요.저 읽던 책 읽느라 어제 퇴근길에 펼쳤는데 사실 희곡이 어색해서 그런지 잠들었다가 출근길에 1막 읽는데 정말 재밌네요 ㅋㅋㅋ 이야고라는 사람 우와 진짜 약았는데 궁금하네요. 노래도 한번 찾아서 들어봤는데 오페라 어느 부분에서 나왔는지도 모르겠지만 뭔가 몰입되는 것이 뭔가 아침부터 즐겁습니다.

프렐류드
오셀로는 읽을 수록 화를 부르는데, 진짜 이아고의 악인의 면모가 너무너무 평범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오셀로의 진정한 주인공은 이아고가 아닌가 싶은데요. 제대로 된 사람을 못보는 오셀로야 말로 천하의 바보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금요일 낭독모임이 너무 기대됩니다.

꽃의요정
그믐에서 이기원 작가님과 읽고 있는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란 책에 나온 오셀로에 대한 내용입니다. 재미있어서 올려 보아요.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고 합니다. 아프리카 무어인인 내가 백인 사회에서 인정받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베네치아인 아내도 그간 나를 열등하게 여긴 게 분명합니다.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하고 아내를 죽입니다. 그 후, 모든 것이 나를 질투한 자의 이간질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악당의 이간질 때문에 내 삶이 무너진 걸까요? 아닙니다. 아내를 믿지 못해서 그녀를 죽이고 내 삶을 망가뜨린 것은 내 열등감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이 열등감이 나, 오셀로의 하마르티아(결함)입니다. 나는 내 열등감 때문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내 손으로 죽이고 말았습니다. 이간질을 한 자보다 거기에 속은 내가 더 형편없는 최악의 인간입니다.

SooHey
그러니까요! 전 읽다보니 데스데모나가 사람 보는 눈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셀로는 허당이었건만...
Kiara
이간질한 자가 나쁜 것도 맞고 열등감이라는 결함이 최악으로 작용한 것도 맞는데요.. 무어인을 하대하는 사회에서 그가 얼마나 애를 쓰며 살아왔을지, 올라가고 인정받을 수록 그 열등감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마음속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다가 폭발한..거.. 생각하면.. (오셀로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짠하고... 나는 이해한다고 말조차 하기 어렵겠지 싶기도 하고.. 지금 현실의 우리 주변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이 너무나 많고.. ㅠㅠ

꽃의요정
악행이란 실행될 때까지는 진면목을 보이지 않는 법이지. (퇴장)
『오셀로』 1장 마지막,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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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ra
“ 오셀로
저 녀석은 아주 정직한데다 세상 물정에도 밝아 인간 관계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구나. 만일 데스데모나가 도저히 길들일 수 없는 야성의 매라면 설령 그 발목에 맨 끈이 내 소중한 심금일지라도 나는 그녀를 풀어 쥐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바람을 가르머 자유롭게 살아가게 하리라. 아, 이까짓 게 무슨 원앙의 쌍이람! 내 얼굴이 검고 나이가 황혼기에 접어들어서, 그리 깊이 든 것도 아니건만, 그래서 나를 떠난 것인가. 난 속은 거야. 이제 나의 위안이란 그녀를 증오하는 것이라네. 오, 결혼은 저주리니, 이 가날픈 인간들을 우리 거라 부르면서도그네들의 육욕은 어쩔 수 없다네. 내 차라리 한 마리 두꺼비가 되어 어둠고 깊은 동굴 속의 썩은 공기나 마시며 살지언정 사랑하는 여자를 남의 손아귀에 넣어놓고 남이 마음껏 갖고 놀게 하지는 않으리라. 하지만 이것은 상류계급에 흔한 재앙일 뿐이니, 오히려 하류계급보다도 못하지 않은가. 이 세상에 나올 때부터 지워진 이것은 죽음처럼 피할 길 없는 운명이니, 우리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이 팔자를 타고나는 것이라네. 마침 데스데모나가 오는군. 아, 그녀가 부정을 저질렀다면 하늘이 스스로를 비웃는 것이니, 나는 결코 믿지 않을 것이다. ”
『오셀로』 _제 3막_ 제 3장_,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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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ra
“ 에밀리아
(...) 아무리 덕이 있는 여자라도 성깔은 있는 법이니까요. 남편들은 여자들도 자기네랑 똑같은 감각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요.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단 것과 짠 것을 맛볼 줄아는 혓바닥도 가졌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요. (...) 우리들도 자기들과 똑같다는 걸 남편들도 알아야 해요. 따라서 우리한테 잘해 줘야죠.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잘못 행동한 결과로 우리도 잘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들에게 알려쥐야 한다고요. ”
『오셀로』 _제 4막_ 제 3장_,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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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로 지정된 대화

도우리
@모임 안녕하세요. 여러분, 내일 금요일 (8월 22일)은 그믐밤입니다. 아직 책을 읽지 못하신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걱정 마시고 편히들 오셔요. 구글미트로 모여 다 함께 소리 내어 읽으면 금방이랍니다.
내일 저녁 8시 29분에 아래 링크에 접속해 주세요. 그럼, 곧 뵙겠습니다. ^^
https://meet.google.com/dfb-pgzm-yqr
참, <오셀로> 3막은 등장 인물 숫자가 많지 않아 운이 좋으시면(?) 그저 듣기만 하실 수도 있겠네요. 그럼 내일 뵐게요.~~~

연해
네, 낭독도 듣기만 하는 것도 저는 다 좋아요!
벌써 내일이라니 두근두근 기대됩니다.
(오셀로 방인데, 제가 자꾸 잡담만 늘어놓는 것 같아 조심스럽네요. 다시 감정 잡고)
내일 구글 미트로 뵙겠습니다:)

꽃의요정
저야말로 책 읽으면서도 쓸데없는 생각대잔치예요.
비극적 내용에 집중하지 않고, 중간에 나오는 '버들 버들 버들' 노래에 확 꽂혀서 그 부분을 누군가 낭독하면 참 웃기겠다~ 이런 생각만 했는걸요? ㅎㅎㅎ
허나..안타깝게도 3막이 아니고 5막인가 그랬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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