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D-29
저는 <은교>를 아직 보지 않아 이 대사는 처음 알았습니다. 멋지네요! (나이가 많든 적든) 나이 부심 부리는 분들은 참 별로예요. 나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먹는 건데 말이죠. 무조건 욕하기 보다는 '왜 그럴까?'란 질문부터 시작해 보신다는 요정님(벽돌 책 방에서 '꽃의'를 빼고 '요정님'이라고 부르신 stella15님의 멘트가 간질간질 다정했습니다)말씀은 저도 마음에 꼭 담아갑니다. 그 자세를 자주 갖추고 싶은데 '아니, 도대체 왜 저래?'가 먼저 떠오르는 나약한 저란 인간(에휴...). 아직 자기수양이 더 필요한 듯싶습니다.
저도 '은교'를 읽은 건 아닌데, 유명한 문구라 어디서 많이 나오더라고요. 40대 되고 나선 노화 관련 문구만 어찌나 기억에 쏙쏙 박히는지... 자매품으로 필립 로스의 '노년은 전투가 아니라 대학살이다.'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읽은 '노인의 전쟁'에서는 '늙는다는 것의 문제점은, 욕나오는 일이 하나씩 벌어지는 게 아니라 한꺼번에 모든 것이 엉망이 된다는 사실이다.' 등등요. 제가 젊은이에게 무슨 말을...어흑... 그리고 저도 말로만 그러지, 혼자 열폭하고 마음속으로 저주 부리고 그래요... 위에도 보세요. 커피에 락스 타라고....ㅎㅎㅎ
말씀해주신 문장들 다 좋은데요. 뭔가 뼈를 맞은 기분인데(하하) 마음 깊이 새기겠습니다. 저도 '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최근에 읽었던 책의 이 문장들이 떠올라 살포시 옮겨봅니다. "사실 정신을 단속하는 일이라면 조금 자신 있었다. 나이들어도 세상 소식에 귀를 열어두고,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으면 주변에 크게 폐 끼치는 존재는 되지 않으리라 과신했다. 실제로 기태의 젊은 시절 꿈은 훌륭한 어른은 못 돼도 산뜻한 중년은 되는 거였다. 청결한 옷을 입고, 타인과 적정 거리를 유지하며, 젊은 세대를 지지하고, 주변에 해가 되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것. 긴 시간이 지나 기태가 진심으로 놀란 건 자신이 어쩌면 그렇게 자신할 수 있었나 하는 생각에서였다. 기태는 자신을 둘러싼 좌표는 그대로되 '나'라는 점만 이동하리라 착각했었다. 점과 더불어 좌표도 같이 움직이는데다 다른 그래프와 충돌하며 곡선과 직선이 찌그러지고 휠 거라 예상 못한 까닭이었다. 물론 나이들어 좋은 점도 있었다. 젊은 시절 여기저기 빵가루처럼 지저분하게 흘리고 다닌 말과 마음들, 담백하지 못한 처신들, 쉽게 흥분하거나 화를 낸 뒤 엄습한 부끄러움 같은 건 이제 많이 줄었으니까. 경험이 많다는 건 ‘경험을 해석했던 경험’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그런데 냄새는, 헛구역질이나 트림은 '해석'이나 '의지'로 잘 막아지지가 않았다." + 어랏? 커피에 락스는 왜요? (모른 척) 치아가 시원하게 세처ㄱ...(죄송합니다) 세척이 되다 못해 잇몸이 무너져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하하하). 저는 꽃의요정님의 시원시원한 개그(가 맞...겠죠?) 좋아합니다.
이 진중한 와중에... 사람 타고.. 자주 거절하는 연해님이 멋찜... !!!! +_+b
전 오늘 2문단에 언급하신 것과 유사한 일을 겪었는데(요약하자면, 시간조차 내주기 싫은 이에게 커피를 삥뜯겼..ㅡ.T)... 상대의 근자감을 차마 깨지 못하는 물렁한 성격에서 비롯한 참사였습죠...😮‍💨 (고프만의 분석력에 다시 한번 감탄😲) 연해님께 거절의 묘 한수 배우고 싶습니다ㅜㅜ
자아 연출의 사회학 - 일상이라는 무대에서 우리는 어떻게 연기하는가심리학, 인류학 등 다양한 학문을 아우르며 새로운 사회학의 길을 연 어빙 고프먼의 첫 저서. 저자는 빛나는 통찰력으로 일상의 상호작용을 분석하면서, 우리의 일상적 삶은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자아를 연출하는 공연과 같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그 커피에 락스 한 방울을 타셨어야죠~ 제가 이아고 같네요 ㅎㅎㅎ
아하! 금자씨 처방~~!! 휴대를 진지하게 고려해보겠습니다! ㅋㅋㅋ (그러다 빵에?!! 🤭)
으아아, '시간조차 내주기 싫은 이'는 상대가 커피를 사준다고 해도 마다할 판(?)인데, 심지어 삥을 뜯기셨다니! 제가 다 속상합니다(흑흑). @SooHey 님이 겪으신 참사(?)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근데 저도 막상 얼굴을 마주한 상태에서는요. 갑작스러운 제안에 어버버하다가 얼떨결에 수락할 때가 많아요. 하지만 거기서 끝내지 않습니다. 제 자리로 돌아가서는 천천히 거절의 메시지를 작성하고(꽤나 비장했다고 한다) 전송 버튼을 누르죠(역시 거절은 글이 짱이야). 다만 결과가 매번 좋지는 않아요. 그 메시지에 마음이 상해 그날부터 제 인사를 받지 않는 상큼한(?) 분들도 꽤 있거든요. 하지만 뭐, 어쩔 수 없죠(라고 쓰지만 저도 마음의 상처는 받습니다, 힝). 살면서 단 한 번도 거절이라는 걸 당해본 적 없는 것 같은 근자감 짱짱한 분들을 보면 정말이지, 그 천진함이 놀랍도록 부담스럽습니다. 아무리 자기 PR 시대라고는 하지만... 아 근데 쓰고 나니 저 너무 단호한 사람 같네요. 그런 의미에서 오셀로, 이 답답한 사람... 이야고를 거절하라고, 거절하라고! 데스데모나 살려네, 이 바보, 헝헝. 『자아 연출의 사회학』은 제목이 흥미로워 클릭했다가 '이 책이 인생책인 회원'에서 정아은 작가님의 이름을 발견하고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저도 이 책 읽어봐야겠어요.
공감과 위로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정말이지 지금도 속이 쓰리고 스스로의 호구스러움에 한숨이 그치질 않네요😬😮‍💨 정말 말씀하신 것처럼 사주는 커피도 먹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거든요. (플러스 짱짱한 근자감...😱) 마음의 근육이 약한 인간인지라 거절이 너무 힘드네요. 연해님 경지에 도달하려면 매일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진짜로 미움 받을 용기를 내야겠습니다🙅‍♀️🙅‍♂️🙅 그리구 저도 이번에《자아 연출의 사회학》읽으면서 정아은 작가님 인생책인 것을 알게 되었네요.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에 더더욱 안타까웠습니다 ㅜㅜ
전 사주는 건 양잿물이라도 마십니다. ㅎㅎㅎ
로더리고 : 사는 게 고역일 때는 사는 것이 어리석은 짓이지. 죽음만이 우리를 치료해 줄 의사라면 죽는 것만이 유일한 처방이네.
오셀로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리어왕의 "잘들 놀고 있네."에 이어 이아고의 "지갑에 돈이나 챙기세요."가 계속 반복되는 명문장이네요. ㅎㅎ
공 작 나도 한마디만 하겠소. 이 말로 두 분이 화해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소. 슬퍼하는 것도 희망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오. 모든 일이 끝나면 그것도 같이 끝나는 법이오. 지나간 불행에 빠져 있으면 새로운 불행이 찾아와 끝이 없는 법이오. 운명이 불행을 안겨 줄지라도 그것을 견더내면 웃어넘길 수가 있는 법이오. 도둑을 맞았어도 낙천적으로 생각하면 언제든 그것은 보충하는 것 아니겠소? 하지만 마냥 슬퍼하고 있으면 자기 자신마저 잃을 것이오.
오셀로 _제 1막_ 제 3장_,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이아고 이런데도 날더러 누가 악한이라고 하는 거지? 나는 너그럽고 정직하게 충고해 주고 있는데. 이치에 맞는 그럴싸한 말로 무어인의 환심을 다시 사는 짓쯤이야 쉬운 일이지. 정직한 청으로 너그러운 데스데모나를 구슬리는 건 누워서 떡 먹기니까. 또한 그녀의 성품은 자연의 조화처럼 자유롭지 않은가. 그런 그녀가 무어인의 승낙을 얻는 일은 그녀의 마음에 달려 있다고. 그를 죽이든 살리든 말야. 그의 약한 본능 위에는 그녀에 대한 욕망이 신처럼 자리잡고 있잖은가. 그런데 내가 왜 악당이람? 카시오에게 유익한 길을 일러준 내가 아닌가! 이게 바로 지옥의 신학이라는 거지! 악마가 인간에게 가장 검은 죄악을 부추길 때는 지금 내가 그러듯이 우선 천사같은 모습으로 유혹을 하는 법이거든. 이 정직한 바보가 행운을 되찾으려고 데스데모나를 조르고 그녀가 그에 응하는 동안 나는 무어인의 귓속으로 독을 부어 넣겠어. 즉, 그를 복직시켜 달라고 그녀가 청하는 까닭은 카시오에 대한 욕정 때문이라고 살짝 귀뛰만 하는 거야. 그럼 그녀가 카시오를 위해서 애를 쓰면 쓸수록 무어인은 접점 더 의혹을 품게 되겠지. 난 그녀의 미덕에 먹칠을 하고 그녀 자신의 덕행으로 그들 모두를 얽어맬 그물을 만드는 거야.
오셀로 _제 2막_ 제 3장_,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안녕하세요.저 읽던 책 읽느라 어제 퇴근길에 펼쳤는데 사실 희곡이 어색해서 그런지 잠들었다가 출근길에 1막 읽는데 정말 재밌네요 ㅋㅋㅋ 이야고라는 사람 우와 진짜 약았는데 궁금하네요. 노래도 한번 찾아서 들어봤는데 오페라 어느 부분에서 나왔는지도 모르겠지만 뭔가 몰입되는 것이 뭔가 아침부터 즐겁습니다.
오셀로는 읽을 수록 화를 부르는데, 진짜 이아고의 악인의 면모가 너무너무 평범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오셀로의 진정한 주인공은 이아고가 아닌가 싶은데요. 제대로 된 사람을 못보는 오셀로야 말로 천하의 바보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구요. 금요일 낭독모임이 너무 기대됩니다.
그믐에서 이기원 작가님과 읽고 있는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란 책에 나온 오셀로에 대한 내용입니다. 재미있어서 올려 보아요.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고 합니다. 아프리카 무어인인 내가 백인 사회에서 인정받으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베네치아인 아내도 그간 나를 열등하게 여긴 게 분명합니다. 결국 분노를 참지 못하고 아내를 죽입니다. 그 후, 모든 것이 나를 질투한 자의 이간질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악당의 이간질 때문에 내 삶이 무너진 걸까요? 아닙니다. 아내를 믿지 못해서 그녀를 죽이고 내 삶을 망가뜨린 것은 내 열등감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이 열등감이 나, 오셀로의 하마르티아(결함)입니다. 나는 내 열등감 때문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내 손으로 죽이고 말았습니다. 이간질을 한 자보다 거기에 속은 내가 더 형편없는 최악의 인간입니다.
그러니까요! 전 읽다보니 데스데모나가 사람 보는 눈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셀로는 허당이었건만...
이간질한 자가 나쁜 것도 맞고 열등감이라는 결함이 최악으로 작용한 것도 맞는데요.. 무어인을 하대하는 사회에서 그가 얼마나 애를 쓰며 살아왔을지, 올라가고 인정받을 수록 그 열등감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마음속 깊은 곳에 가라앉아 있다가 폭발한..거.. 생각하면.. (오셀로가 잘했다는 게 아니라...;;;) 짠하고... 나는 이해한다고 말조차 하기 어렵겠지 싶기도 하고.. 지금 현실의 우리 주변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이 너무나 많고.. ㅠㅠ
악행이란 실행될 때까지는 진면목을 보이지 않는 법이지.  (퇴장)
오셀로 1장 마지막,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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