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

D-29
저도 이 문장 수집합니다. 이야고... 말 기똥차게 잘합니다. ㅂㄷㅂㄷ
오셀로: 아냐, 별로야. 난 데스데모나가 정숙하다고만 생각해. 이야고: 그러한 그녀와 그렇게 생각하는 당신 만세!
오셀로 p.112-113,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아오 이야고 진짜 너무 얄미워요!!!
지금까지 읽은 바로는 저에게 이 책의 딱 한 문장을 고를 수 있다면 요 문장입니다.. 후후.. 정말 얄미운 이야고... 열등감이 많은 사람일수록 질투에 쉽게 눈 멀게 되는 거 같은데요. 오셀로를 반면교사 삼을 생각으로 흥미롭게 읽는 중이었으나... 그냥 이야고 같은 친구가 없는 게 더 중요한 거 같고 그렇네요!
저도 첨부터 너무 대놓고 이간질 하는 이아고 보고 깜놀했어요....뭐 이런 사람이 다 있죠? 외쳐 묻고 싶습니다. "당신 인생의 목적이 뭔가요?!"
저 친구는 대단히 정직하고 인간 관계의 모든 내용을 꿰뚫어 보면서 훤히 알고 있다. 그녀가 정말로 길들지 않는 야생의 매임이 밝혀지면 비록 그 발목끈이 내 소중한 심금일지라도 난 그녀를 바람 따라 휙 날려버리고 닥치는 대로 살아가게 하리라. 아마도 내가 검고 안방 출입 한량들의 능숙한 사교술이 없기 때문이거나 내 나이가 황혼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하지만 깊이 들어간 건 아닌데- 그녀는 떠나갔어. 난 속았고 내 위안은 그녀를 증오하는 것이야. 오 결혼의 저주여, 이 가냘픈 인간들을 우리 거라 부르면서 그들의 육욕은 그렇게 부를 수 없다니!
오셀로 p.114-115, 오셀로,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오셀로... 말렸습니다. 본인의 열등감도 함께 튀어나오니 의심이 더 확고해지네요.
이 손수건을 카시오의 숙소에 떨구고 그가 발견토록 해야지. 질투하는 사람에겐 공기처럼 가볍고 하찮은 물건도 성경 말씀처럼 강력한 확증이야.
오셀로 p.118, 이야고,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큰일났네요... 이 상황이라면 저라도 의심할 거 같긴 합니다. 흑...
오셀로를 관통하는 감정을 흔히 '질투'라고 하는데요, 불균형한 '소유욕' 같기도 합니다 데이트 폭력이나 존속(아내) 살해에 있어, 남성 자신의 소유인 여성(연인이나 아내)이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가진다는 것 자체를 용납 못하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카시오를 비롯한 남성들은 매춘부와도 공공연하게 어울리는 반면, 데스데모나에 대한 의심만으로 그 목숨을 빼앗았다는 것이 정말 비극적입니다 2024년에 우리나라 남성이 연인이나 아내를 살해한 건수가 181건이라는 뉴스도 떠오릅니다 그믐 내에서 [그믐연뮤클럽] 7기로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 읽고 보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 작품에서도 남성이 여성에게 너는 내 것이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데 (감히) 어딜 도망가느냐?! 라는 대사가 작품 전반부와 후반부에 이중적으로 등장하거든요 울프가 의도적으로 쓴 문장이죠 갑자기 혼자 '역정(ㅋㅋㅋ 인기 팟캐스트 '암과 책의 오디세이'를 들으신 분이라면 '역정'이라는 단어가 친숙하실 듯!)'이 나서 써 봤네요
울프 씨의 혜안은 정말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그녀의 글은 의식의 흐름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다가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를 발견하고 또다시 늪속으로 더 빠져드는 느낌입니다. 매력덩어리....허부적허부적
하... 저도 이 부분은 여러 번 '역정'을 내게 됩니다. 실제로 제 지인 중에도, 전 남자친구가 지독하게 스토킹을 해서 이사를 갔던 분이 계세요. 다 지난 일이라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씀하셔서 마음이 아팠다죠. 근데 저도 스토킹까지는 아니었지만 헤어지자는 말에, 집앞에 무작정 찾아와서는 만날 때까지 돌아가지 않겠다고(아 이것도 스토킹이려나) 으름장을 놓던 전전전... 남자친구가 떠오르기도 하네요. 수북강녕님 말씀처럼, 소유욕이 과한 사람들은 저를 하나의 '물성(누구 마음대로 지꺼라는 건지, 쳇)'으로 보는 것 같더라고요. 집착적인 연락과 통제, 헤어지자는 통보에 분개하기도 하고...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통계에 따르면 “여성 살인의 30% 이상이 가정폭력이나 교제폭력·스토킹·성폭력 등 전·현 배우자나 연인같이 ‘친밀한 관계’에서 주로 발생한다고 하더라고요. 참으로 씁쓸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좋은 남자분들도 많다는 걸 알아요(믿어요). 그러니 사... 사랑합시다! 사랑합니다? (뜬금 없는 마무리)
이건 제피셜인데, 그런 사람들의 특징이 '니가 감히 어떻게 나한테?' '니가 지금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데, 나의 참교육을 받으면 돌아설거야.'란 마음들이 기저에 깔려 있는 거 같아요. 왜 '당연히' 자기를 좋아해 줄 거라고 생각하는지...참
그러니까요.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 있는데요. 저는 잊을만하면 한 번씩 올라오는 유명인들의 성추문을 볼 때마다 이해가 되지 않았거든요. 아니, 성욕이 얼마나 심하면(떠오르는 표현이 이거밖에...) 자신의 지위, 관계, 재산, 명성 등 모든 걸 다 잃어가면서 저런 짓을 할까? 싶었거든요. 근데 이 문제(?)와 관련해서 주변 남자 지인들에게 질문을 던졌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그건 성욕이 아니라 정복욕이라고 하더군요. 어쩌면 소유욕도 이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여성을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부터가 이미 오만하지 않나. 그리고 '당연히' 자신을 좋아해 줄 거라는 생각은 성별 불문, 나이 불문인 것 같기도 해요(하하하). 동료들 중에서도 나이가 어리신 분들은 연장자에게 자신이 먼저 약속을 제안하는 것 자체에 자신감이 있는 경우를 더러 봅니다. 연장자가 권하면 꼰대(?)라 칭하고, 어린 자신이 권하면 당연히 좋아하겠지? 라는 근자감(아 이 단어도 오랜만이네요)이랄까. 아 물론 저는 사람을 타기 때문에 자주 거절하곤 하지만요. '아니, 선배님! 이렇게 어린 제가 나이 드신 선배님을 (무려) 놀아드린다니까요?'라는 자신감 충만한 텐션이 매우 부담스럽더라고요, 쩝... 쓰다 보니 이야기가 왜 이렇게까지 갔지... (죄송합니다)
'네 젊음이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벌이 아니다.'란 은교의 대사가 떠오르네요...그래서 요새는 저보다 나이 많은 분들을 무조건 욕하기 보다는 '왜 그럴까?'란 질문부터 시작해 보아요. 제가 아마 딱 중간 나이쯤이라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알파세대는 여어어어엉 모르겠습니다.)
저는 <은교>를 아직 보지 않아 이 대사는 처음 알았습니다. 멋지네요! (나이가 많든 적든) 나이 부심 부리는 분들은 참 별로예요. 나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먹는 건데 말이죠. 무조건 욕하기 보다는 '왜 그럴까?'란 질문부터 시작해 보신다는 요정님(벽돌 책 방에서 '꽃의'를 빼고 '요정님'이라고 부르신 stella15님의 멘트가 간질간질 다정했습니다)말씀은 저도 마음에 꼭 담아갑니다. 그 자세를 자주 갖추고 싶은데 '아니, 도대체 왜 저래?'가 먼저 떠오르는 나약한 저란 인간(에휴...). 아직 자기수양이 더 필요한 듯싶습니다.
저도 '은교'를 읽은 건 아닌데, 유명한 문구라 어디서 많이 나오더라고요. 40대 되고 나선 노화 관련 문구만 어찌나 기억에 쏙쏙 박히는지... 자매품으로 필립 로스의 '노년은 전투가 아니라 대학살이다.'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 읽은 '노인의 전쟁'에서는 '늙는다는 것의 문제점은, 욕나오는 일이 하나씩 벌어지는 게 아니라 한꺼번에 모든 것이 엉망이 된다는 사실이다.' 등등요. 제가 젊은이에게 무슨 말을...어흑... 그리고 저도 말로만 그러지, 혼자 열폭하고 마음속으로 저주 부리고 그래요... 위에도 보세요. 커피에 락스 타라고....ㅎㅎㅎ
말씀해주신 문장들 다 좋은데요. 뭔가 뼈를 맞은 기분인데(하하) 마음 깊이 새기겠습니다. 저도 '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최근에 읽었던 책의 이 문장들이 떠올라 살포시 옮겨봅니다. "사실 정신을 단속하는 일이라면 조금 자신 있었다. 나이들어도 세상 소식에 귀를 열어두고,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으면 주변에 크게 폐 끼치는 존재는 되지 않으리라 과신했다. 실제로 기태의 젊은 시절 꿈은 훌륭한 어른은 못 돼도 산뜻한 중년은 되는 거였다. 청결한 옷을 입고, 타인과 적정 거리를 유지하며, 젊은 세대를 지지하고, 주변에 해가 되지 않는 존재가 되는 것. 긴 시간이 지나 기태가 진심으로 놀란 건 자신이 어쩌면 그렇게 자신할 수 있었나 하는 생각에서였다. 기태는 자신을 둘러싼 좌표는 그대로되 '나'라는 점만 이동하리라 착각했었다. 점과 더불어 좌표도 같이 움직이는데다 다른 그래프와 충돌하며 곡선과 직선이 찌그러지고 휠 거라 예상 못한 까닭이었다. 물론 나이들어 좋은 점도 있었다. 젊은 시절 여기저기 빵가루처럼 지저분하게 흘리고 다닌 말과 마음들, 담백하지 못한 처신들, 쉽게 흥분하거나 화를 낸 뒤 엄습한 부끄러움 같은 건 이제 많이 줄었으니까. 경험이 많다는 건 ‘경험을 해석했던 경험’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그런데 냄새는, 헛구역질이나 트림은 '해석'이나 '의지'로 잘 막아지지가 않았다." + 어랏? 커피에 락스는 왜요? (모른 척) 치아가 시원하게 세처ㄱ...(죄송합니다) 세척이 되다 못해 잇몸이 무너져내리지 않을까 싶습니다(하하하). 저는 꽃의요정님의 시원시원한 개그(가 맞...겠죠?) 좋아합니다.
이 진중한 와중에... 사람 타고.. 자주 거절하는 연해님이 멋찜... !!!! +_+b
전 오늘 2문단에 언급하신 것과 유사한 일을 겪었는데(요약하자면, 시간조차 내주기 싫은 이에게 커피를 삥뜯겼..ㅡ.T)... 상대의 근자감을 차마 깨지 못하는 물렁한 성격에서 비롯한 참사였습죠...😮‍💨 (고프만의 분석력에 다시 한번 감탄😲) 연해님께 거절의 묘 한수 배우고 싶습니다ㅜㅜ
자아 연출의 사회학 - 일상이라는 무대에서 우리는 어떻게 연기하는가심리학, 인류학 등 다양한 학문을 아우르며 새로운 사회학의 길을 연 어빙 고프먼의 첫 저서. 저자는 빛나는 통찰력으로 일상의 상호작용을 분석하면서, 우리의 일상적 삶은 세상이라는 무대에서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자아를 연출하는 공연과 같다는 관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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