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셀로
저 녀석은 아주 정직한데다 세상 물정에도 밝아 인간 관계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구나. 만일 데스데모나가 도저히 길들일 수 없는 야성의 매라면 설령 그 발목에 맨 끈이 내 소중한 심금일지라도 나는 그녀를 풀어 쥐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바람을 가르머 자유롭게 살아가게 하리라. 아, 이까짓 게 무슨 원앙의 쌍이람! 내 얼굴이 검고 나이가 황혼기에 접어들어서, 그리 깊이 든 것도 아니건만, 그래서 나를 떠난 것인가. 난 속은 거야. 이제 나의 위안이란 그녀를 증오하는 것이라네. 오, 결혼은 저주리니, 이 가날픈 인간들을 우리 거라 부르면서도그네들의 육욕은 어쩔 수 없다네. 내 차라리 한 마리 두꺼비가 되어 어둠고 깊은 동굴 속의 썩은 공기나 마시며 살지언정 사랑하는 여자를 남의 손아귀에 넣어놓고 남이 마음껏 갖고 놀게 하지는 않으리라. 하지만 이것은 상류계급에 흔한 재앙일 뿐이니, 오히려 하류계급보다도 못하지 않은가. 이 세상에 나올 때부터 지워진 이것은 죽음처럼 피할 길 없는 운명이니, 우리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이 팔자를 타고나는 것이라네. 마침 데스데모나가 오는군. 아, 그녀가 부정을 저질렀다면 하늘이 스스로를 비웃는 것이니, 나는 결코 믿지 않을 것이다. ”
『오셀로』 _제 3막_ 제 3장_,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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