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에티오피아와 이집트'를 읽고 있는데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역사이기도 하고, 지도가 없다보니 흐름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따라가기가 좀 어려웠네요.
32p에서 옥토룬(Octoroon)과 쿼드룬(Quadroon)이라고 하여 물라토 혼혈의 정도를 구분하는 용어가 나오는데 이런 구분이 있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돌이켜보면 '흑인'이라는 단어의 범위가 어디서 시작되어 어디에서 끝나는지 매우 모호한 개념이고, 당장 우리가 부르는 흑인이라는 사람들의 피부색과 문화가 제각각이니까요. 다만 오늘날에는 이런 단어들이 인종을 구분하는 구시대적이고 차별적인 의미를 내포한다고 하여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1700~1800년대 당시에는 혼혈 출신들의 권리와 규제를 적용하고자 정부의 법이나 공문서에 실제 이런 단어들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미 단어 그 자체가 백인 혈통들과는 다른 대우를 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있는 역사와 배경이 있다 보니 현대에는 사용을 지양하는 것 같네요.
언어의 사용여부와는 별개로, 옥토룬이나 쿼드룬은 현대의 우리에게는 아마 유럽 및 미국의 앵글로 색슨으로 대표되는 백인과의 혼혈로서 미디어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모습에 가까운 개념이 아닐까 싶네요. 생각해보면 아프리카 대륙만 하더라도 북아프리카 사람들의 모습과 중부/남부의 사람들이 외양도 피부색도 서로 다르듯 '흑인'이라는 개념이 아프리카와 일대일로 딱 대응되는 영역이 아님을 알게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