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3.니그로, W. E. B. 듀보이스

D-29
제 가족들도 모두 기독교인이에요. 저는 교회에 다니지 않은 지 오래되었지만, 모태신앙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종교에 관심이 많고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등 모든 종교에 관심이 있어요.) 특히 예수에 대해서는 커다란 존경심을 갖고 있답니다. 기독교의 교리나 인격신의 존재는 믿지 않지만, 인간은 우주, 자연 자체나 하늘, 크고 오래된 나무나 바위 앞에서 겸허한 태도를 가질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거기엔 무엇인가 깃들어 있다고 여기는 편이거든요… (그렇다고 제가 무속을 숭배하는 사람은 절대 아닙니다 하하) 예수가 백인으로 묘사된 건 은화님 말씀대로 서구인들이 자신들의 모습대로 표현했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리스 신화의 신들도 인간들의 모습이 반영된 것처럼..?) 우리나라도 서양 선교사들을 통해 기독교를 수입했으니 그렇게 된 것 같고요.
오오 지도 감사합니다! 책에서 나온 지명들이 보이네요. 나파타, 세나르, 동골라 등등. 검색을 해보니 시기별로 듀보이스 말한 에티오피아/이집트의 세력들이 어딘지 조금씩 확인되더라고요. 이집트 왕조가 존재하던 시기에 이집트를 정복한 쿠시 왕국, 기독교 국가였던 악숨 왕국, 이후에는 푼즈 술탄국.. 이집트 수단 에티오피아가 지리만이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걸 알게 되네요. 저는 아마 고등학생 즈음부터 교회 청소년부에서 알려주는 교리들이 이해가 가지 않기도 하고, 교회의 주말 활동들이 부담스러워서 나가지 않다 보니 점점 멀어졌어요. 사실 그 이전에 교회를 나갈 때도 신앙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모태신앙이나 친구 따라 나가는 형태였다 보니 종교 그 자체보다는 교회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다른 것들에 더 관심이 많았거든요. (또래관계, 행사, 음식, 소속감 등) 만물에 무엇인가 깃들어 있다는 말씀에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넷플릭스에서 나온 시리즈 <우리의 우주(Our Unierse)>에서 나온 얘기가 생각나네요. 빅뱅에서 처음 수소가 생겨나 전 우주에 고르게 퍼져나갔다가, 다른 곳보다 조금 더 밀도가 높은 우주의 부분에서 수소들이 점점 중력에 의해 모이고 모여 별이 만들어졌고, 별의 핵융합을 통해 수소보다 무거운 원소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그것들이 다시 초신성이 되어 우주에 우리가 아는 바위와 철과 물 같은 물질들이 생겨나죠. 그리고 생명들은 태양에서 날아오는 빛의 광자를 통해 광합성 덕에 에너지를 스스로 만들고, 초식동물은 식물의 에너지를 섭취하고, 육식동물은 다시 또 초식동물을 사냥해 에너지를 얻는 이 순환. 우주는 중력이라는 힘 덕에 우리가 아는 물질우주가 생겨났으며, 행성과 생명은 별의 잔재와 빛을 통해 살아가는 것이니 우리 모두는 결국 별의 후손이라더군요. 따라서 인간과 동식물과 물질들은 모두가 각자 빅뱅과 우주의 기운을 담고 있다고.. 저는 범신론이 아마 그런 개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네, 맞아요! 은화님께서 말씀해주신 의미에서 ‘범신론’에 대해서도 좀더 알고 싶더라고요. 우리 모두 별의 후손이라는 이야기를 교양 과학도서들을 통해 처음 접했을 때 정말 신기했답니다. 과학적 ‘팩트’를 다룬 이야기는 딱딱하고 어려울 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웬걸? 한편으론 몹시 낭만적이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고, 신비스럽기도 한, 뭔가 새로운 세상이 열린 기분이었어요. 집에서 맥주 한캔 하며 책을 읽다가, 구석에서 자는 고양이들을 괜스레 깨워서는 “얘들아! 우리는 모두 별에서 온 찌끄레기들이야. 너희랑 나랑은 연결되어 있어. 서로 다른 존재가 아니래!” 이러기도 하고… (맥독 중에 가끔 이렇게 냥둥절한 상황을 혼자 연출하며 논답니다 하하)
아라비아식 표현인 '흑인의 땅'(Bilad es Sudan)은 대서양에서 나일 강까지 걸쳐 있는 사하라 남쪽 지역 전체를 의미했다. 이 지역은 면적이 320만 제곱킬로미터나 되고 오늘날로 치면 어림잡아 800만 인구가 사는 지역이다. 말하자면 미국의 3분의 2 정도 크기이고 인구밀도는 거의 비슷하다.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47,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셰르브로의 석상들, 감비아의 거석들, 서부 해안의 예술과 제조업은 바깥 세계에서 수입되었다고 하기에는 너무 심원하고 독창적인 문명의 증거들이다.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49,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셰르브로(현 시에라리온의 섬 중 하나라고 하네요.)의 석상들을 찾아봤습니다. 둥글둥글하면서도 오밀조밀한 모습이 생동감이 있네요.
감비아의 거석들이라고 하네요. 스톤헨지가 떠오르네요. 저런 원형 형태의 거석들이 약 1,000여개가 존재하며 세계적으로 이 정도 규모의 거석이 모인 장소는 감비아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2006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네요.
실제로 수단과 그 사막에는 니그로가 지배하는 도시가 많았고, 이에 대해 누구도 부당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그들은 오다고스트가 가나의 흑인 도시에 조공을 바치고 있었기 때문에 무어인이 이를 파괴했다고 말할 게 뻔하다. 그러나 그들이 오다고스트를 파괴한 것은 이교도의 도시이기 때문이지 흑인의 도시였기 때문은 아니다.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50~51,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3세기 초에 만딩고 왕국이 서쪽에서 흥기하자 가나의 위세는 기울기 시작했다. 멜레(Melle)라고 불리던 이 왕국은 1235년에 건설되었고 이슬람교와 무어인 상인에게 문호를 개방했다. 이 새 왕국은 상업을 확장하면서 성장하기 시작했고, 이슬람교는 점차 서쪽, 북쪽, 동쪽의 오래된 니그로 문화를 포위하기에 이르렀다.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52,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멜레(Melle)가 어떤 곳인지 검색해도 안 나왔는데 말리 제국(Mali Empire)의 다른 표기법이었군요. 말리 제국의 영토가 오늘날의 아프리카 말리와 어느 정도 겹치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황금왕 만사 무사는 가끔씩 이름만 들어봤는데 그가 말리 제국의 왕이었다는 걸 제대로 알게 되었어요. 그 정도로 강력한 왕과 왕국이 있었음에도 이전에 학생 때는 들어보지 못했던 걸 보며 세계사 수업에서 제3세계가 거의 소외되어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전해 내려오는 송가이의 역사에 따르면, 이 왕국은 천 년이나 이어지며 세 왕조가 교체되었고, 나이저 강 만곡부에 거대한 중심지들이 건설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53,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책에선 천 년의 역사나 세 왕조에 대해 한 문장으로만 써 있어서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약 7세기에서 14세기까지 '가오 제국'이 말리 제국의 지배 하에 있다가 책에도 나오는 손니 알리가 크게 부흥시키며 '송가이 제국'으로 확장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강탈자 무함마드 아스키아'가 왕권을 찬탈하며 '아스키아 왕조'가 시작되어 모로코인들이 쳐들오는 1591년까지 지속되었다고 하네요. * 지도에서 옅은 초록선이 가오 제국, 보라색 선이 송가이 제국, 붉은색 선이 말리 제국의 최대 강역입니다.
마호메트교가 셀주크투르크족의 광신적인 언동에 굴복했다. 이 새로운 정복자들은 빈의 어귀 해협에 확고하게 뿌리내리고 있었을 뿐 아니라 지중해 연안을 휩쓸며 바다를 소탕했다. 이제 유럽은 잃어버린 채 지내 온 부유한 인도와 교역을 다시 찾아나서야만 했다. 유럽은 종교적 열정과 정복에 대한 우려, 상업에 대한 탐욕에 자극받아 마호메트교에 저항했고, 결국 신세계를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신세계의 부가 처음에는 에스파냐로 쏟아져 들어갔다. 무어인의 압력이 뒤따랐고, 1502년 그들은 약탈당하고 초라해진 모습으로 다시 아프리카로 쫓겨 갔다. 여기에 에스파냐인이 뒤쫓아 가서 공격했고, 투르크족이 기독교와 싸우며 지중해 연안 항구들을 함락시켰다. 이로써 무어인은 영원히 유럽으로부터 봉쇄되었다.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57,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오늘날 이 찬란한 문명의 역사와 융성함 대부분을 잘 모르고 니그로는 역사가 없다고 확신에 차서 주장하는 것은 현대인의 편견에서 비롯된 기이한 상황이다.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60,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의 핵심 같네요. 존재했음에도 아무도 기억하려 하지 않아 존재가 부정당한 역사..
맞습니다. 7장까지 읽었는데 이것만 봐도 벌써 아프리카의 문명과 역사가 유구했다는 사실을 대강 알 수 있었어요. 이집트는 말할 것도 없고 나파타, 메로에, 누비아, 악숨, 가나, 멜레, 송가이, 하우사, 보르누, 젠네, 베냉, 요루바, 다호메이, 아샨티, 그레이트짐바브웨, 스와힐리… 헥헥 많기도 하네요. 유럽 애들은 아프리카를 미개하다며 업신여겼지만 오히려 아프리카인들이 훨씬 더 화려한 문명을 건설하고 살았던 것 같은데요.
자칫 "흑인들은 왜 알려진 역사가 없지?"라는 생각은 흑인에게 문화와 문명이 없었다는 전혀 다른 방향의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런 작은 생각들이 모여 흑인과 아프리카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앞단에서 자세하고 총체적으로 역사 파트를 배정한 것 같아요. 왜 아프리카의 역사가 우리에게 덜 알려졌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고요. 사막과 산맥,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제약을 넘어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의 끝없는 팽창과 침입이 아프리카의 자연스런 발전 과정마다 개입했다는 점도요.
저자가 머리말에서 말했듯 ‘소론’같은 ‘짧은 이야기’지만 구성이 아주 잘 짜여진 책이군요.
3장도 그렇고 4장에서도 계속 수단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현재의 아프리카 국가 수단을 의미하는 건가 헷갈렸습니다. 3장 초반에 언급한 '흑인의 땅'(Bilad es sudan)이 역사적으로는 사하라 사막 이남의 인구가 있던 지역을 말하던 보다 폭넓은 개념이라는데 그 의미에서 수단을 말하는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책 번역을 할 때 용어의 사용이나 구분을 좀 더 세부적으로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네, 저도 헷갈렸는데 그렇게 이해하면 되겠네요. (‘멜레’가 ‘말리’라는 사실도 체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을 저 혼자 읽었다면 헤맸을 것 같아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소설 함께 읽기/책 증정] 장편소설 <소프트랜딩> 함께 읽기 [책 증정] <탐정 소크라테스> 조영주 작가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한 권을 넘을 때마다, 우리의 세계관은 한 뼘씩 더 넓어집니다
올해는 토지를 읽읍시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1. <김규식과 그의 시대> (1)[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2. <김규식과 그의 시대> (2)
오늘 밤, 당신의 위로가 되어줄 음식 이야기
디저트와 브런치 제대로 만들어보기솥밥 제대로 만들어보기[밀리의서재]2026년 요리책 보고 집밥 해먹기
버지니아 울프의 다섯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아티초크/책증정]버지니아 울프의 가장 도발적인 에세이집 『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
3월 17일, 그믐밤에 만나요~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라아비현의 북클럽
[라비북클럽]가녀장의 시대 같이 읽어보아요[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1탄) 작별하지 않는다 같이 읽어요[라비북클럽] 김초엽작가의 최신 소설집 양면의 조개껍데기 같이 한번 읽어보아요[라비 북클럽] 어둠의 심장 같이 읽어보아요(완료)
📝 느리게 천천히 책을 읽는 방법, 필사
[ 자유 필사 ], 함께해요혹시 필사 좋아하세요?필사와 함께 하는 조지 오웰 읽기[책증정]《내 삶에 찾아온 역사 속 한 문장 필사노트 독립운동가편》저자, 편집자와 合讀하기
쏭이버섯의 읽기, 보기
모순피수꾼이름없는 여자의 여덟가지 인생왕과 사는 남자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나의 인생책을 소개합니다
[인생책 5문5답] 42. 힐링구 북클럽[인생책 5문5답] 43. 노동이 달리 보인 순간[인생책 5문5답] 44. Why I write
우리 입말에 딱 붙는 한국 희곡 낭독해요!
<플.플.땡> 2. 당신이 잃어버린 것플레이플레이땡땡땡
편견을 넘어 진실로: 흑인문화 깊이 읽기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5.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루시우 데 소우사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4.아이티 혁명사, 로런트 듀보이스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3.니그로, W. E. B. 듀보이스
The Joy of Story, 다산북스
필연적 혼자의 시대를 살아가며 같이 읽고 생각 나누기[다산북스/책 증정] 박주희 아트 디렉터의 <뉴욕의 감각>을 저자&편집자와 같이 읽어요![다산북스/책 증정] 『공부라는 세계』를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다산북스/책 증정] 『악은 성실하다』를 저자 &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도리의 "혼자 읽어볼게요"
김홍의 <말뚝들> 혼자 읽어볼게요.박완서 작가님의 <그 많던 싱아~>, <그 산이 정말~> 혼자 읽어볼게요.마거릿 애트우드의 <고양이 눈1> 혼자 읽어볼게요.마거릿 애트우드의 <고양이 눈2>도 혼자 읽어볼게요.
유쾌한 낙천주의, 앤디 위어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밀리의 서재로 📙 읽기] 9. 프로젝트 헤일메리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