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도 모든 반제국주의 행동 중에서 가장 대담했던 것은 ‘아프리카 쟁탈전’이 절정에 달하고 보어 전쟁 기간인 1900년 런던에서 열렸던 범아프리카 회의(Pan-African conference)였다. 이 회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영국인, 그리고 미국의 반노예제 운동의 국제적 전통과 아프리카 협회 같은 집단들로부터 발전한 것이었다. 아프리카 협회는 유럽 제국주의의 전술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일찍이 노예제를 폐지하는 데 사용되었던 수사를 사용했다. 그들은 남아프리카 광산의 울타리로 에워싼 원주민 노무자 주택 지구에서의 강제노동을 노예제와 유사한 것이라고 항의했고, 토착 아프리카인을 위한 얼마간의 자치와 의원 선출권을 매우 부드러운 어조로 부탁했다. 1900년의 범아프리카 회의는 소규모였지만 카리브 해, 서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등에서 온 대표들이 참석했다. 그중에는 당시 32세의 하버드 대학 박사이자 주도적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지식인 두 보이스(1868~1963)도 있었다. 이 회의는 두 보이스가 쓴 다음과 같은 유명한 서문이 포함된 「세계 각국에 고함(To the Nations of World)」이라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20세기의 문제는 피부색에 따른 구분의 문제이다.……19세기가 끝나가는 올해에 현대 세계의 대도시에서 인류 중에서 더 검은 인종의 현재 상황과 전망을 진지하게 협의하기 위해 아프리카 혈통의 남녀들의 회의로 모였다.” 영국 정부는 이 회의를 완전히 무시했다. 하지만 범아프리카주의는 인도 민족주의처럼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 갑작스런 (그리고 제국주의자들에게는 불온한) 도약을 통해 성장했다. ”
『새로운 서양 문명의 역사 - 하 - 근대 유럽에서 지구화에 이르기까지』 406쪽, 로버트 스테이시 외 지음, 손세호 옮김

새로운 서양 문명의 역사 - 하 - 근대 유럽에서 지구화에 이르기까지<서양 문명의 역사(Western Civilizations)>(16판, 2008년)의 완역본이다. 균형 잡힌 서술과 명료한 문체로 1940년대 이래 영어권에서 정평을 얻고 있는 이 책은 각별히 문화사에 큰 비중을 둔 서양사 개설서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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