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디 아프리카는 ‘흑인의 땅’이다. 세계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인종 가운데 하나인 흑인과 늘 친숙하게 지내 왔다. 사람들이 지중해 주변으로 모여들던 고대사회에서 흑인들은 놀라움이나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그들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었다. ”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11쪽,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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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오스트리아의 인류학자 폰 루샨은 이렇게 말한다.
“인종의 수에 대한 질문은 그 자체로 잘못된 질문이다. 그것은 과학의 탐구 대상이 아니라 철학적 사유의 대상이 되었다. 이제 얼마나 많은 인종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알아내는 것은 바늘 끝에서 얼마나 많은 천사들이 춤출 수 있는지를 아는 것보다도 중요하지 않다. 우리의 목적은 어떻게 고대 원시적 인종들이 발달했고, 그 인종들이 어떤 방식으로 이주와 혼종을 통해 변화하거나 진화했는지를 이해하는 일이다.” ”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14쪽,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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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인종 간에 두드러진 차이를 발견하려는 노력이 다양한 방법으로 계속되어 왔고, 이 차이는 인종을 결정하는 과학적 요인으로 여겨질 터였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은 시간이 갈수록 포기될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 우리는 사람을 구분하는 고정된 인종 유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인종은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변화하는 개념이며, 모름지기 인종이란 섞이거나 분화하면서 늘 변화하고 발달한다. ”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16쪽,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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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듀보이스 선생님이 이 책을 쓴 게 1915년인데, 그때 벌써 ‘인종’이라는 구분이 과학적으로 근거 있는 개념이 아니라 사회적·역사적으로 만들어진 개념임을 받아들였다니… 시대를 앞서간 분이네요.
향팔
“ 현대에 들어와 수세기 동안 가려져 있던 베일을 걷어 올리는 일은 매우 힘든 일 인데, 이는 아프리카 모든 역사에 영향을 미쳐 온 두 가지 물리적 사실을 역설한다. 무엇보다 아프리카 대륙이 외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형이어서, 여기서 연출된 위대한 인간 드라마가 다른 세계 사람들 귀에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또 다른 하나는 반대로 내부에는 장애물이 없다는 사실이다. 알프스나 히말라야, 애팔래치아산맥 같은 장애물이 없는 가운데 중앙 고원 지대가 수천 킬로미터에 이를 정도로 한없이 뻗어 있어서 실질적으로 문화가 싹트는 모든 중심지들이 야만 상태에 좌우되기 쉽다는 점이다.
이처럼 별로 시선을 끌지 못하는 특이한 해안선이나 장애물이 없는 내부 지형과 함께 기후도 고려되어야 한다. ”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18-19쪽,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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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19쪽) ‘파리대왕’ 벨제부브를 잘 몰라서 찾아봤는데, 성서에 나오는 바알세불(베엘제불)과 동일한 존재라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은화
바알제붑, 벨제뷔브, 벨제붑 등 여러 표기로 쓰이죠. 즈븝, 제붑이 이스라엘어로 파리를 뜻했다고 하네요. 병충과 독충이 지배하는 거친 야생의 광막한 공간을 말하는게 <어둠의 심장>에서 느껴지던 자연의 적대감과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향팔
아, 파리가 제붑이고 대왕이 바알이군요. 신기합니다. 성서에서 많이 본 이름인데 그런 뜻을 갖고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향팔
“ 대륙을 건너 바깥 세계에 도달하기 어려운 만큼이나 내부의 왕래가 수월해서 오히려 정치적 통합이 어렵다. 좁은 나일 강 계곡은 남쪽에서 침입하려는 미개인들이 되돌아갈 정도로 그리고 되돌아가기도 어려울 정도로 가공할 만한 지형적 장벽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다른 곳은 어디나 왕래가 매우 수월하다. 콩고 숲이 외부의 침입을 한동안 막아 낸 듯하지만 아주 잠시 그랬을 뿐이다. ”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108쪽,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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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한때는 남쪽으로, 한때는 북쪽으로, 내륙에서 해안 지대로, 해안 지대에서 내륙으로 밀고 들어오는 침입자 무리들이 끊임없이 소용돌이치며 국가와 왕국, 도시들을 총칼로 끈덕지게 괴롭혔다. 이런 침공에 맞서 어떤 사람들은 수세대에 걸쳐 맞서 싸웠고, 어떤 사람들은 수세기에 걸쳐 대항했으며, 어떤 사람들은 몇 년 정도 저항했다. 바로 이 갑작스러운 변화, 특히 정치적인 변화와 이에 대한 공포가 아프리카 문화를 특징짓는다. 그래서 변화해 온 과거를 추적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이 모든 변화 밑바닥에는 풍습과 종교, 산업, 예술, 문화가 굳건하게 자리 잡고 있다. ”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108-109쪽,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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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아프리카 역사를 고려할 때 이 땅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다른 대륙에서는 필적하기 어려운 환경, 즉 그들은 물리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절대적인 싸움을 해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19쪽,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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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아프리카는 땅덩어리가 유럽보다 세배나 크지만 해안선 길이는 유럽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유럽처럼 아프리카도 아시아와 닿아 있기는 하지만 인도양 언저리에서 남서쪽으로 굽은 모습 이다. 아프리카에는 만, 내포, 곶, 섬들이 거의 없다. 길고 폭이 넓은 강이 있지만 외부 세계와 이어 주는 교통수단은 아니다. ”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10,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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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이렇게 설명을 보니 아프리카가 외부에서 접근하기 쉽지 않은 환경임이 느껴지네요. 위로는 넓은 사막지대가 자리잡고 있고, 다른 대륙과 육지로 연결된 길은 많지 않으면서 연결된 강이 없고..
과거에 유럽 선원들이 아프리카로 가는 항해를 힘들어한 이유가 이런 점 때문일까요.
은화
“ 대다수 사람들은 니그로의 실제 삶보다는 오히려 풍자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중략) 하지만 아프리카인 가운데 열에 아홉은 그러한 극단적인 유형에 속하지 않는다. 게다가 전형적인 니그로는 수단, 나일 강가, 동중부 아프리카, 그리고 남아프리카 같은 지역에 거주한 적이 없는 니그로들이다. ”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13,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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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7세기에 '만물의 어머니'인 아시아가 아프리카를 자신의 영역이라고 다시 주장하고 나섰다. 그리고 북아프리카 전역에 셈족 마호메트교의 연기를 불어넣어 천년 동안 유럽에서 볼 수 없도록 베일을 씌우고, 수많은 흑인을 이슬람교로 개종시켰다. 15세기에 포르투갈이 대서양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항해하고 근대 노예무역을 시작하면서 이 베일을 벗기기 시작했다. ”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17~18,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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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어떤 쪽도 그렇게 완전하게 순수한 혈통은 존재한 적이 없었다. 양쪽 모두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조금씩 변화했고, 그 변이가 진행되는 가운데 끊임없이 재혼혈이 일어났다. 이런 의미에서 아득히 먼 옛날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는 기본적으로 물라토의 땅 이다. 유럽과 아시아도 초기에는 마찬가지였다. 단지 이 지역에서는 기후 조건에 의해 일찍이 피부가 옅어졌고, 아프리카에서는 검어졌을 뿐이다. ”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24~25,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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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마호메트교 정복자들은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의 갖가지 피부색을 띤 사람들 을 노예로 만들었다. 마침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이슬람 제국이 건설되었고, 주로 이 나라 사람들을 노예로 삼았다. 극동을 제외한 아시아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이슬람교에 복종했다. 니그로 아프리카는 부분적으로 복종했고, 남은 이교도들은 마호메트교도의 노예무역에 맞서 자신들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없었던 자그마한 나라에 있었다. 이처럼 노예무역은 인종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종교나 정치적인 이유로 아프리카로 점차 집중되기 시작했다. ”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28,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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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노예 관련 자료들을 찾다보면 이슬람 해적과 그들이 납치해간 지중해 연안의 백인 노예들에 대한 얘기들도 종종 있죠. 백인 사회가 아프리카로 침입해 들어와 노예무역을 한 사실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어 있지만 이미 노예제는 그 전부터 여러 형태와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는 걸 다시 한 번 알려주네요.
인종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대신 종교를 기준으로 이교도와 신도를 나누어 노예로 삼을 인간을 구분했다는 과거의 사고관이 흥미롭네요. 생각해보면 민족, 국가, 인종의 개념이 현대적인 기준이고 과거의 사람들에게는 그런 개념이 희박했을텐데 그럼에도 피부색이 다른 인간에 대해 그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지도 궁금하고요.
은화
“ 유럽의 노예상인들은 늘 하던 대로 노예무역을 요구했을 뿐 아니라 엄청나게 많은 수의 노예를 요청했다. 여기에 아프리카와 아시아 마호메트교도의 요구가 더해져 결국 인간이 아프리카에서 가장 비싼 상품이 되고 말았다. ”
『니그로 - 아프리카와 흑인에 관한 짧은 이야기』 p.30, W. E. B. 듀보이스 지음, 황혜성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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