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은 이집트어로 '켐(Khem)'이며 이는 검다는 의미이다. ~ 수세기 동안 기독교 교회 지도자들은 니그로 노예제도와 억압을 열렬히 옹호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즉 그들은 노예제도를 술 취한 아버지를 경멸한 아들의 자손들에게 내린 하나님의 정당한 저주라고 주장했다." (243p)
함족(Hamite)과 셈족(Semite)이라는 인종적 구분의 어원이 구약성서의 창세기, 노아의 자손들에게서 유래했으며 성경 속의 일화가 인종을 나누는 구분이 되는 것을 넘어 그들에 대한 대접의 정당화로 이어졌던 과거의 풍조가 참 낯설게 느껴지네요.
대홍수에서 살아남은 노아 가족이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던 중, 어느 날 술에 취한 노아는 술김에 발가벗은 채로 잠들었는데 함은 그 광경을 보고 자신의 아버지를 조롱하고 비웃었다고 합니다. 반면 다른 아들들인 셈과 야벳은 아버지를 모셔 옷을 덮어주었다고 하네요. 후에 술에서 깨고 상황을 파악한 노아는 함에게 분노하며 함의 아들 가나안과 그의 후손들이 대대로 노예의 자식이 될 것이라고 저주를 내렸다고 합니다.
듀보이스의 말대로 함의 후손이 아프리카나 흑인의 선조들이라는 아무런 과학적/역사적 근거가 없지만, 성경의 이 일화로 인해 흑인들은 '신의 저주를 받았기에 고통받아 마땅한 인간'으로 이어지는 당시의 논리가 한편으로는 어이없으면서도 얼마나 종교가 지배적이었는지 알려주는 단서 같네요. 그래서인지 오늘날에는 함족과 셈족이라는 용어도 마찬가지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책에서의 설명과 이해를 따라가기 위해 보자면, 셈족은 북아프리카에서 근동에 이르는 아랍인/히브리인/북아프리카의 베르베르인이나 무어인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고 함족은 아프리카 중남부 아래의 니그로와 셈족의 중간지대를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 사진은 셈족의 일원이었던 과거 예수의 얼굴 추정도이고, 두번째 사진은 함족의 일원인 북아프리카인의 사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