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미래학을 흥미로운 소설로 읽기

D-29
하지만 좀 더 넓은 의미로 보면 1990년대 이전 세계가 ‘자본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으로 나뉘어 있었다는 생각은 망상이란다. 그래, 소련, 중국, 폴란드 같은 공산국가들의 당 지도부가 사회주의 건설을 자랑스러워했던 건 사실이야. 하지만 경제만은 자본주의 세계 질서에 완전히 통합돼 있었단다. 자본을 소유한 것이 개인이든 국가든, 중요한 것은 자본이 쓰인 방식과 목적에 있거든.
인류의 미래사 - 21세기 파국과 인간의 전진 42쪽, W. 워런 와거 지음, 이순호 옮김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향팔님의 문장 수집: "하지만 좀 더 넓은 의미로 보면 1990년대 이전 세계가 ‘자본주의’ 진영과 ‘사회주의’ 진영으로 나뉘어 있었다는 생각은 망상이란다. 그래, 소련, 중국, 폴란드 같은 공산국가들의 당 지도부가 사회주의 건설을 자랑스러워했던 건 사실이야. 하지만 경제만은 자본주의 세계 질서에 완전히 통합돼 있었단다. 자본을 소유한 것이 개인이든 국가든, 중요한 것은 자본이 쓰인 방식과 목적에 있거든."
그런 기준으로 보면 소련이나 미국이나 자본이 기능한 방식은 동일했단다. 두 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자본은 사용이 아니라 이윤을 얻기 위한 생산 활동에 쓰였고,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불평등한 결과를 낳을 게 뻔한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세계 시장에서 교환되었다. 정신 노동자든 육체 노동자든 노동자 계급이 경제 문제의 상층부에서 조직적으로 배제된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본다면 사회주의 국가들을 지배한 것은 결국 사회주의가 아니라 국가자본주의였던 거야. 국가자본주의라는 말이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좋든 싫든, 국가자본주의도 자본주의는 자본주의인 거지.
인류의 미래사 - 21세기 파국과 인간의 전진 43쪽, W. 워런 와거 지음, 이순호 옮김
책이 재미있어서 2장까지 후루룩 읽었습니다. ‘세계무역컨소시엄’의 ‘더티 더즌’, 민주주의의 죽음, 테크노크라시의 지배, 빈 회의와 ‘지구국가연합’의 전 세계 신탁통치, 저항자들의 등장까지 내용이 무척이나 흥미롭네요. 2장 마지막에 나오는 세계당의 창시자 미첼 그린월드가 뉴욕 주립대 빙엄턴 캠퍼스의 학생이었다는 설정도 재밌습니다.(저자인 워런 와거 선생님이 이곳의 교수였고, 이 책도 여기서 한 강의를 토대로 쓴 것이니ㅎㅎ) 앞으로의 내용도 기대됩니다.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제가 어릴 때 좋아했던 김규항 선생님이 이 책의 평을 쓰신 적이 있네요. http://gyuhang.net/888 인류의 미래사
이 글에 달린 댓글 2개 보기
향팔님의 대화: 제가 어릴 때 좋아했던 김규항 선생님이 이 책의 평을 쓰신 적이 있네요. http://gyuhang.net/888 인류의 미래사
오, 미국의 이어령이란 말 마음에 드는데요? ㅎㅎ 이 책 재밌죠? 저도 2장까지 마쳤는데 앞으로의 내용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책 있는지도 몰랐는데 많이 안 알려진 것 같아 아쉬워요!
향팔님의 문장 수집: "그런 기준으로 보면 소련이나 미국이나 자본이 기능한 방식은 동일했단다. 두 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자본은 사용이 아니라 이윤을 얻기 위한 생산 활동에 쓰였고, 그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불평등한 결과를 낳을 게 뻔한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세계 시장에서 교환되었다. 정신 노동자든 육체 노동자든 노동자 계급이 경제 문제의 상층부에서 조직적으로 배제된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본다면 사회주의 국가들을 지배한 것은 결국 사회주의가 아니라 국가자본주의였던 거야. 국가자본주의라는 말이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좋든 싫든, 국가자본주의도 자본주의는 자본주의인 거지."
저도 이 문장들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국가자본주의로 얘기할수도 있고, 기후위기를 야기한 무분별한 성장주의 관점에서 보면, 자본주의나 사회주의나 '생산주의'를 추구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고 할 수도 있을거 같아요~
향팔님의 대화: 책이 재미있어서 2장까지 후루룩 읽었습니다. ‘세계무역컨소시엄’의 ‘더티 더즌’, 민주주의의 죽음, 테크노크라시의 지배, 빈 회의와 ‘지구국가연합’의 전 세계 신탁통치, 저항자들의 등장까지 내용이 무척이나 흥미롭네요. 2장 마지막에 나오는 세계당의 창시자 미첼 그린월드가 뉴욕 주립대 빙엄턴 캠퍼스의 학생이었다는 설정도 재밌습니다.(저자인 워런 와거 선생님이 이곳의 교수였고, 이 책도 여기서 한 강의를 토대로 쓴 것이니ㅎㅎ) 앞으로의 내용도 기대됩니다.
오! 그렇게 연결되네요~~ ㅎ
향팔님의 대화: 제가 어릴 때 좋아했던 김규항 선생님이 이 책의 평을 쓰신 적이 있네요. http://gyuhang.net/888 인류의 미래사
오 그랬었군요! 뒤늦게나마 이 책에 대한 신뢰가 한층 높아졌습니다! ㅎ
만일 경제적 관점에서 자본주의가 도달하는 최고의 단계가 독점(마르크스의 말대로라면), 정치적 관점에서 제국주의(레닌의 말을 빌리면), 사회적 관점에서 자본주의가 도달하는 최고의 단꼐는, 관리자, 전문가, 행정가들의 새로운 지구 관료 체제에 의해 기업가와 정치인들로부터 나오는 최고의 힘, 즉 테크노크라시이다.
인류의 미래사 - 21세기 파국과 인간의 전진 93, W. 워런 와거 지음, 이순호 옮김
2장 부록 같은 부분의 형식이 서평에 대한 논쟁 공방전이라니, 내용도 그렇지만 이런 설정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싶고, 앞서 편지 형식에 이어 이런 다양한 설정이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상당부분 완화해 주는 것 같아요~
이 글에 달린 댓글 2개 보기
잡다청년님의 대화: 2장 부록 같은 부분의 형식이 서평에 대한 논쟁 공방전이라니, 내용도 그렇지만 이런 설정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싶고, 앞서 편지 형식에 이어 이런 다양한 설정이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상당부분 완화해 주는 것 같아요~
맞아요, 서로 페이지 수 따져가며 싸우는 대목 읽으면서 웃음도 나오고 디테일이 쩐다고 생각했어요!
stella15님의 대화: 오, 미국의 이어령이란 말 마음에 드는데요? ㅎㅎ 이 책 재밌죠? 저도 2장까지 마쳤는데 앞으로의 내용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책 있는지도 몰랐는데 많이 안 알려진 것 같아 아쉬워요!
내용이 너무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을까 염려했었는데 웬걸 너무 재밌습니다!
향팔님의 대화: 내용이 너무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을까 염려했었는데 웬걸 너무 재밌습니다!
넘 다행이네요~~ 저도 다 읽지 않은 책을 정해놓고, 이거 너무 딱딱하고 재미없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었는데.. ㅎ 3장도 기대되네요!
잡다청년님의 대화: 2장 부록 같은 부분의 형식이 서평에 대한 논쟁 공방전이라니, 내용도 그렇지만 이런 설정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싶고, 앞서 편지 형식에 이어 이런 다양한 설정이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상당부분 완화해 주는 것 같아요~
“또한 간주곡을 통해 거시적 역사 조망이 생략할 수밖에 없는 개인의 미시적 삶을 포착하여 클로즈업함으로써 당대를 살아가는 개인들의 가쁜 숨결을 코앞에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책날개의 문구를 보니 앞으로 나올 ‘간주곡’들이 더욱 궁금해집니다.
이와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인간에게 도움을 준 식품도 있었다. 다름 아닌 동물성 식품인데, 때로 우리는 ‘사람이 어떻게 살코기를 먹어?’ 하고 의아해하기도 하지만 살코기는 치솟는 가격과 의료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20세기 내내 부유한 나라 주민들의 주된 영양 공급원이었단다.
인류의 미래사 - 21세기 파국과 인간의 전진 119쪽, W. 워런 와거 지음, 이순호 옮김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향팔님의 문장 수집: "이와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인간에게 도움을 준 식품도 있었다. 다름 아닌 동물성 식품인데, 때로 우리는 ‘사람이 어떻게 살코기를 먹어?’ 하고 의아해하기도 하지만 살코기는 치솟는 가격과 의료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20세기 내내 부유한 나라 주민들의 주된 영양 공급원이었단다."
‘사람이 어떻게 살코기를 먹어?’ 하하 이 문장 재밌네요. 가끔 이상한 상상을 했었답니다. 미래의 사람들이 역사를 배울 때, 지금 우리가 자행하는 ‘공장식 축산’이나 육류 과다 소비를 두고 진짜 미개하다고 평가할 것 같다고요.
향팔님의 대화: ‘사람이 어떻게 살코기를 먹어?’ 하하 이 문장 재밌네요. 가끔 이상한 상상을 했었답니다. 미래의 사람들이 역사를 배울 때, 지금 우리가 자행하는 ‘공장식 축산’이나 육류 과다 소비를 두고 진짜 미개하다고 평가할 것 같다고요.
근데 또 읽어보면 2005~2025년 선진국에서는 동물성 식품 소비가 50%로 대폭 줄어 들었다고도 그러면서 패스트푸드 매장에선 어스버거가 유행할 거라고 나오잖아요. 그런 걸 보면 앞으로 고기를 안 먹는게 트랜드가 될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향팔님의 생각은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요.
그러나 상대적으로 비좁은 지역에 고통이 집중되는 현상은 시간이 갈수록 점차 빈곤국들의 정치 . 경제적 불안 요인이 되었다. 돈을 들여 도시를 정비하려다 보니 나라 부채가 산더미처럼 쌓였단다. 선동 정치가들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사회 불안을 이용했고, 거기에 자극을 받은 부유층은 또 다른 선동가들을 고용하여 원하면 언제든 밥 먹듯 학살을 자행할 수 있는 신(新) 파시즘 정권을 수립하려고 했다. 그러나 진짜 혁명이 일어나면 이번에는 특별관할권 내에서 자기들의 이익을 지키려는 부유한 나라 군대가 개입해 무자비하게 진압하곤 했단다. 그런 전형적인 사건이 2022년에 일어났다.
인류의 미래사 - 21세기 파국과 인간의 전진 112, W. 워런 와거 지음, 이순호 옮김
이 글에 달린 댓글 1개 보기
stella15님의 문장 수집: "그러나 상대적으로 비좁은 지역에 고통이 집중되는 현상은 시간이 갈수록 점차 빈곤국들의 정치 . 경제적 불안 요인이 되었다. 돈을 들여 도시를 정비하려다 보니 나라 부채가 산더미처럼 쌓였단다. 선동 정치가들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사회 불안을 이용했고, 거기에 자극을 받은 부유층은 또 다른 선동가들을 고용하여 원하면 언제든 밥 먹듯 학살을 자행할 수 있는 신(新) 파시즘 정권을 수립하려고 했다. 그러나 진짜 혁명이 일어나면 이번에는 특별관할권 내에서 자기들의 이익을 지키려는 부유한 나라 군대가 개입해 무자비하게 진압하곤 했단다. 그런 전형적인 사건이 2022년에 일어났다. "
저자가 약간의 신기가 있는 것 같기도하고, 아무튼 절묘하다 싶었습니다. ㅎ
stella15님의 대화: 근데 또 읽어보면 2005~2025년 선진국에서는 동물성 식품 소비가 50%로 대폭 줄어 들었다고도 그러면서 패스트푸드 매장에선 어스버거가 유행할 거라고 나오잖아요. 그런 걸 보면 앞으로 고기를 안 먹는게 트랜드가 될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향팔님의 생각은 이미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 읽은 책에서 제게 깊이 각인된 대목이 있었어요. 세계 최대 규모의 미국 양돈업체가 폴란드에 공장을 지으려고 하니까 해당 지역 농민들이 반대시위를 하면서 이런 말을 했답니다. “이건 돼지 수용소나 다름없습니다. 폴란드에도 한때 수용소가 있었죠. 다시는 그런 걸 들이지 않을 겁니다.” 이 말을 읽고 뭔가 머리속에서 띵 하더라고요. 그 전까지 공장식 축산에 대해 문제의식은 쪼금 가지고 있었지만, 그걸 인간이 인간에게 행했던 잔혹행위에 빗대어 생각해본 적은 없었거든요. 만약 외계인이나 먼 미래의 인간들이 현재 지구에서 벌어지는 공장식 축산업의 실태를 본다면, 아유슈비츠 수용소나 이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남의 살’의 맛에 홀려 있어서 그걸 잘 느끼지 못하는 것 같지만요..
동물 홀로코스트 - 동물과 약자를 다루는 '나치' 식 방식에 대하여전 세계 15개국에 출간된 동물 권리 운동의 혁명적인 책. 동물 도살의 역사와 현실을 이해하고 돌아보고자 한다. 저자는 동물에 대한 인간의 무자비한 학살과 착취는 히틀러가 유대인에게 자행한 홀로코스트와 다를 바가 없다고 꼬집는다.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증정]《내 삶에 찾아온 역사 속 한 문장 필사노트 독립운동가편》저자, 편집자와 合讀하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같이 연극 보고 원작 읽고
[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
같이 그믐달 찾아요 🌜
자 다시 그믐달 사냥을 시작해 볼까? <오징어 게임> x <그믐달 사냥 게임> o <전생에 그믐달>
8월 22일은 그믐밤입니다~ 함께 읽어요!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이디스 워튼의 책들, 지금 읽고 있습니다.
[그믐클래식 2025] 8월, 순수의 시대[휴머니스트 세계문학전집 읽기] 3. 석류의 씨
문화 좀 아는 건달의 단상들
설마 신이 이렇게 살라고 한거라고?그믐달자연의 일부일 뿐이라는 생각
퇴근의 맛은 두리안 ?!
[도서 증정] 소설집『퇴근의 맛』작가와 함께 읽기[📚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여기가 아닌 저 너머를 향해...
[함께 읽는 SF소설] 07.화성 연대기 - 레이 브래드버리[함께 읽는 SF소설] 06.앨저넌에게 꽃을 - 대니얼 키스[함께 읽는 SF소설] 05.생명창조자의 율법 - 제임스 P. 호건[함께 읽는 SF소설] 04.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 케이트 윌헬름
이렇게 더워도 되는 건가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기후위기 얘기 좀 해요![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1. <화석 자본>무룡,한여름의 책읽기ㅡ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독서 모임에서 유튜브 이야기도 할 수 있어요
[팟캐스트/유튜브] 《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같이 듣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