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재는 그날 그가 권해주는 대로 알리오올리오 파스타를 먹었었다. 그렇게 그는 항상 일방적이었다. 일방적으로 먼저 연락하고, 일방적으로 먼저 만나자고 하고, 그리고 오늘 이 자리도, 메뉴도 이렇게. 은재는 울컥 화가 치밀었다. 배가 고팠던 것처럼 파스타를 돌돌 말아 입에 욱여넣었다. 은은한 조개 향과 담백한 오일맛이 입안에 감돈다. 알맞게 잘 익은 파스타 면이 입안에서 소용돌이친다. 이럴 때 먹는 파스타가 왜 이렇게 맛있는거니. ”
『퇴근의 맛』 p204, 그림형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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