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일본

D-29
오히려 정신이 육체의 지배를 받는다 이 말은 지금은 잘 안 쓰는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에 노파심(老婆心)이란 말은 인간이 육체에 더 많은 영향을 받음을 말해주는 단어 같다. 실연(失戀)을 당하면 상사병(相思病)에 걸려 몸져누워 초췌해지듯이 인간은 물론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기도 하지만 결국 육체가 정신까지 지배하는 것 같다. 즉, 정신이 육체에 주는 영향보다 육체가 정신에 주는 영향이 더 대단하다는 것이다. 이건 아마도 인간이 인간이기 이전에 동물이라 그런 것 같다.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 다 어불성설(語不成說)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도 육체가 받쳐주지 않으면 공염불(空念佛), 구두선(口頭禪)에 불과하다. 일단 육체가 건강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몸을 잘 다스려야 정신도 건강해지는 법이다. 감기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정신이 흐릿해지면서 만사가 귀찮고 나이가 들어 힘이 빠지면 노파심 같은, 안 할 걱정도 하게 된다. 불안과 걱정을 달고 사는 것이다. 다 육체가 약해 그런 것이다. 젊고 튼튼한 몸이면 그만큼 걱정과 불안의 가짓수가 적다. 그래서 젊을 땐 안 오던 우울증도 찾아오는 것이다. 늙으면 정치색도 바뀌어 변화를 싫어하고 지금 이대로가 좋은 보수화(保守化)가 진전된다. 나이가 들면서 보수화되는 건 자신이 우선 육체적으로 힘이 달리는 걸 실감하니까, 주변을 좌지우지할 지배, 장악력을 상실하게 되어, 그냥 주변 흐름에 맡기고 얹혀가는 것을, 택한 결과여서다. 역시 삶의 자세나 태도 변화에도 육체의 영향은 무시 못 하고 간과(看過)할 수 없는 것이다. 어디 아프거나 몸이 허약하면 악몽에 시달리기 쉽고 가위에 잘 눌린다. 아무래도 면역력이 약한 애들이라 경기(驚氣)를 잘 일으켜 허한 기(氣)를 보충해주는 보양식을 먹이기도 하는 것이다. 몸의 상태에 정신이 고스란히 지배받는다. 대신 악몽 없이 푹 잠을 자 몸 상태가 최상이면 정신이 맑아지고 괜히 기분도 좋아져 긍정적인 생각이 들게 되어 덩달아 남에게도 잘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으로 충만하면, 즉 육체가 최상의 상태면, 코맹맹이와 혀짧은소리가 자기도 모르게 나오고, 세상 온 천지가 마치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 같은 착각 속에 살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 동양 의학에선 정신병 치료는 따로 없고 오장육부(五臟六腑)를 잘 다스려 정신까지 치료한 것이다. 이를테면 간이 좋으면 용기백배(勇氣百倍) 되는 것이고 쓸개가 빠지면 자기 주관이 없어 결정 장애를 일으키는 것이다. 비위가 강하면 삶에 더 유연해지는 것이다.
일봉본인은 안 되는 건 포기하고 할 만한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
일본은 체계가 잡혀 있고 기초질서를 잘 지키고 국가에서 하라는 걸 잘 따른다. 그리고 친절하고 예의바르고 겸손하다. 뭔가 주변이 조용하다. 가능하면 남에게 폐를 안 주려고 한다.
한 번 생각해낸 아이디어는 그때는 깜빡할 수도 있어도, 쓰더 보면 나중에 그게 떠올라 그걸 지금 글에 삽입할 수 있다. 한번 떠오른 아이디어는 머리에서 잘 사라지지 않는 법이다. 그러니까 아이디어를 처음 떠올리는 게 중요한 것이다.
인간의 성격이나 건강 상태 같은 건 잘 안 변한다. 그래 그의 앞날이 보인다.
세월 세월은 부자나 가난한 자나 똑같이 흘러가 누구에게나 공평한 것 같다. 그러나 상대적인 건 있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방망이질하는 첫사랑을 닮은 이상형과 함께 있으면 세월,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이 하늘 아래 같이 호흡하는 것조차 싫고 살아 있는 동안엔 절대 다시는 만나지 말았으면 하고 기도하는 인간하고는 단 1초라도 1시간처럼 느껴진다. 세월은 상대적으로 흐르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든 사람에게 같은 시간이 주어진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은 그냥 인간이지만 동물과 비슷하게 세월을 때우는 사람도 있고,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인간으로서 최선의 할 일을 찾아 나름 뭔가 노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각자의 삶에 대해 평가할 수는 없지만,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인간에게만 주어지는 특권(特權)을 누렸으면 한다. 어느 것이나 주어지는 게 아니라 인간에게만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인간으로서 그나마 잘살다 갔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동물은 못 하는,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한때를 기억하고 그 추억을 회상, 반추(反芻)하며 현재를 즐겁게 보내면서 자기 한 개인의 기질(氣質)을 맘껏 발휘하면 현재가 즐겁고 미래도 내 인생을 축복 속에 반길 것 같다. 요(要)는, 생명이 있을 때 자기에게 주어진 걸 소중히 생각해 잘 쓰란 것이다.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그리고 나 한 개인에게만 주어진 천부(天賦)의 것을 잘 활용하라는 것이다. 인간인데 동물처럼 하는 것, 여자인데 남자처럼 하는 것, 내겐 이게 좋고 그걸 잘하고 행복하기까지 한 것을 외면하고 많은 사람이 하는 거라며 무조건 따라 할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만 주어진 걸 맘껏 실행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게 누구나가 똑같이 주어진 시간과 세월을 잘 보낼 수 있는 비결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인상 여자는 남자를 보면 첫인상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후에 사람을 자꾸 겪으면서 그 첫인상이 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남자는 거의 첫인상으로 95% 이상이 결판나는 것 같다. 그것도 딱 3초면 승부 끝이다. 이건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를 들어보면 안다. 그래 남자들이 누굴 소개해준다고 하면, 대뜸 “예쁘냐?”부터 나오는 것이다. 남자가 딱 봤을 때 자기 타입이면, 뭐든 다 좋게 보이는 것이다. 예쁘면 다 용서되는 것이다. 하다못해 거의 이상형에 가까우면 음식을 못 하는 게 오히려 더 매력(魅力)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어떻게 공주가 음식을 잘할 수 있어?” 하는 것이다. 이래서 여자들이 예쁘기만 해서 남자들에게 인기 있는 여자를 덮어놓고 싫어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기도 외모 가꾸기에 사활을 거는 것이다. 그런데 여자들이 아름다움을 포기하지 않고 가꾸면 겉으로 그게 드러나게 되어 있다. 포기하는 순간, 바로 또 표시가 난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이고, 죽기 직전까지 가꾸기를 포기해선 안 될 것 같다. 여자도 첫인상이 자기 맘에 들면 그것이 거의 끝까지 유지되는 것 같기도 하다. 오매불망(寤寐不忘) 잊지 못하던 바로 그 백마 탄 왕자님이 나를 구하기 위해 그 험한 가시덤불을 뚫고 눈앞에 짜잔 하고 나타나면 그만 숨이 멎어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이다. 운명적인 만남이라며, 사랑에 금방 빠지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남자가 보면 그런 인간들은 여자들이 자기가 조금만 노력해도 쉽게 넘어온다는 것과 어떻게 하면 여자들이 자기에게 빠지나, 하는 것도 빠삭한 바람둥이들이 많다. 좋은 환경에서 아무 구김살 없이 해맑게 자란 여자이고 누구나 오냐오냐 예쁘다고 칭찬만 들은 여자들은 세상의 냉혹함을 모르고 온실 속 화초로서 우린 사랑으로 그런 걸 다 극복하고 그 사람도 내 사랑으로 바꿀 수 있다며 자신감이 너무 충만한 나머지 그에게 속아 나중에 울고불고 해봐야,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이런 제비들이나 사기꾼 같은 인간들 말고 대개는 거의 80% 이상이 그의 내면이 겉으로 드러나 첫인상을 보면 그의 됨됨이와 거의 일치하는 경우가 실은 대부분이다. 사기꾼같이 자기의 못됨을 가리기 위해 꾸미는 게 아니라면 가능하면 자기가 꾸미고 싶으면 맘껏 꾸미는 것도 좋다. 자기에게 맞는 진짜 좋은 여자를 만나고 싶으면 우선 깨끗하게 차려입고 향수도 좀 뿌리고, 분위기 있는 곳으로 매너 있게 안내하고, (여자는 냄새와 분위기에 약하다고 하니까) 이건 타고나야 하지만 목소리 좋은 남자를 싫어하는 여자는 없다고 하니까.
친구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인생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다. 빈손으로 와서 결국 빈손으로 가는 것이다. 이런 것인데도, 단지 누가 나무에 더 치중하냐, 숲에 더 치중하냐 하는 차이만 있는 것이다. 평가와 재단(裁斷)은 금물(禁物)이다. 또한 모든 건 다 필요에 의해 탄생한 것이다. 이를테면, 이슬람권에서 돼지고기를 안 먹는 이유는 무슨 종교적 신념 때문이 아니라 단지, 돼지가 주변에 흔하지 않아 아예 종교를 이용해 막은 것뿐이다. 역시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이고, 궁하면 통하는 법이다. 학창 시절엔 남자들도 친구를 중히 여긴다. 그러나 남자는 알고 보면 다 이해관계로 만나는 것이다. 남자는 뭔가 자기에게 도움이 되니까 만나는 것이다. 전쟁에선 서로 돕다가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 개국공신으로 우대하기보단 한고조(漢高祖) 유방이 한신을 죽인 것처럼 토사구팽(兎死狗烹)하기 일쑤다. 전리품(권력)은 혼자만 독차지하려고 한다. 그래 그 낌새를 알고 장량(張良)은 벼슬도 마다하고 초야(草野)로 내려가 목숨을 부지한 것이다. 아주 지혜로운 사람이다. 트럼프가 선거에선 일론 머스크를 떠받들다가 지금 내치는 것과 같은 그림이다. 군대 있을 때 생고생하며 서로 도우며 보냈는데 그것만 생각하고 몇십 년 후에 만나면 상대의 변화가 너무 커서, 아니 그 시절의 그가 아님을 실감해서, 자기가 기대한 그 모습이 아닌 것에 팩트 충격과 함께 모든 게 다 자기와 너무 안 맞아 “그 당시, 추억만 간직하고 있을 걸!” 하고 후회하며 뒤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거운 것이다. 만나서 그동안의 긴 세월과 가치관이 서로 안 맞는 것만 확실히 확인할 뿐이다. 차라리 현재의 현실 친구를, 마음이 통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과 새로운 친구로 시작하는 게 낫다, 싶은 생각도 절로 드는 것이다. 한편, 남자들의 대화를 가만히 들어보면 남 얘기는 건성으로 듣고 자기 얘기만 주야장천(晝夜長川) 하느라 바쁘다. 그것도 거의 다 자기 허세(虛勢)로 채워져 있다. 장면 안 보고 소리만 들어보면 저것도 대화라 할 수 있나, 강한 의문이 뇌리를 때린다. 마주 앉아 있는 장면이 아니라 각자 벽을 보고 혼자 떠드는 이미지만 그려질 뿐이다. 그럼 여잔? 여자가 친구가 없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아니, 거의 없다. 친구가 생활 자체이고, 친구 없인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로 만나 술 한 잔 안 하면서도 거의 반나절을 한 자리에서 수다로 채운다. “어떻게 저게 가능해?” 신통방통할 뿐이다. 전화통을 붙잡고 1시간을 얘기하고 끊으면서 한다는 소리가 “그럼 자세한 얘기는 만나서 하자.”는 것이다. 듣기엔 전화로 구체적으로 자세한 얘기를 다 한 것 같은데 그러고도 할 얘기가 또 남았단 말인가. 턱이 빠진 것도 아닌데,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사는 것 같다. 속에 담고 있는 걸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면서 다 털어놔 속에 어떤 앙금이나 응어리 같은 게 남은 게 별로 없는 것이다. 표현으로 다 날려버린 것이다. 속에 쌓여 병으로 진전(進展)될 게 없는 것이다. 여자가 이러는 건 원시시대부터 남자는 그저 사냥감을 쫓아 온종일 뜀박질이나 하는데, 여자는 아이와 마을에 남아 애를 기르고 음식을 해야 해서 이웃과 협동해야 해서 그런 것 같다. 독불장군은 왕따가 되어 죽음뿐이다. 음식을 만들면서 자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남에게 그렇게 해줘야 나중에 자기도 아쉬울 때 부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 자기 어려움을 이웃에게 호소하려면 대화나 뭔가 표현을 잘해야 자신의 처지나 사정을 이웃이 알아 도울 수 있고 또 상대도 표현을 해야 내가 아는 것이다. 남자가 말에서 못 당하는 것도 이래서 그런 것 같다. 끊임없는 소통이 필수인 것이다. 그래서 여자들이 수다를 떨고 자기를 도울 친구들이 늘 필요해서 그렇게 여자에게 친구가 항상 필요한 것 같고 남자는 그저 사냥만 잘해 혼자 사냥감만 많으면 되는 것이다. 소통이 여자처럼 그렇게까지 필요하지 않다. 같이 하면 고기를 나눠야 해서 그것도 별로 탐탁지 않고 번거롭기만 한 것이다. 그리고 남자는 육체적으로 세서 혼자 해도 되지만 여자는 체력적으로 약해 남의 도움이 필수라 그렇게 친구와 이웃이 생활에 꼭 필요한 것 같다.
늙어 정력이 떨어졌다가 복날 개고기를 먹으니 그나마 되살아났다. 다 소용없는 짓거리다. 역시 원기 회복엔 개고기가 최고다.
쓰나미처럼 주변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생각해 살아남은 사람은 말을 조심하는 일본인이 많다.
난 독서에 집중하기 힘들어 밥을 한꺼번에 많이 안 먹는다. 다 독서를 위해 그러는 거다.
일본인은 고양이를 개보다 좋아한다. 자신과 닮아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너무 책을 안 읽는다. 그래서 그냥 지금 사는 얘기만 한다. 듣기가 지겨울 정도다. 독서전시회에도 그냥 궂즈나 사러 가는 것이다.
내 글을 쓰면서도 창피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럴 땐 남의 글을 읽으면 다소 해소가 된다.
진짜 진국 사람을 보려면 곤란, 어려울 때 어떻게 하나 보라고 하는데 위기에 특히 강한 사람이 있고, 당황해서 평소보다 못하는 사람이 있다.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전쟁이 긴가, 평화가 긴가. 평화가 길다. 위기 때보다 훨씬 더 긴 일상에서 잘하는 사람이 진짜 잘하는 사람이다. 위기는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긴 시간 일상에서 꾸준히 잘하는 사람이 진짜 진국이다.
자식 요즘 마광수 책을 읽고 있는데 그는 66세에 죽고 죽기 전까지 연대 교수로 지내며 60여 권을 책을 냈는데 난 그의 책을 거의 다 읽은 것 같다. 그는 자신도 이혼했는데, 결혼해도 3년 동안 혼인신고 하지 말고 3년 동안 애를 낳지 말라고 했다. 아마 서로 안 맞아도 이혼하기 쉽지 않고 거기다가 애라도 생기면 더 힘들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인생엔 정답이 없다고 한다.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고 저렇게 사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기형아로 태어나 고생만 하다 바로 죽는 사람도 있고, 태어나지도 못하고 뱃속에서 죽는 사람도 있다. 사람이 사는 건 가지각색이다. 그러나 이왕 태어난 거 그냥 시간만 보내지 말고 자기만 가진 게 그 누구라도 있는데 그걸 펴며 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책에서 배운 것 중 이게 제일 핵심인 것 같다. 아마 이걸 얻으려고 그동안 책을 읽었는지도 모를 정도다. 한 사람에게 장점이 있으면 그에겐 반드시 단점도 있다. 단점만 많은 사람도 반드시 장점이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행복한 사람도 반드시 불행한 면이 있다. 완전히 행복한 사람은 없다. 불교에서, 그래서 원래 인간 삶은 고해(苦海)라고 하는 것 같다. 알고 보면 사람 사는 거 다 거기서 거기인 것이다. 나고 자라고 병들어 늙어 죽는 것이다. 결국 인생은 생로병사(生老病死)로 요약된다. 그렇지만 누구에게나 있는 게 아닌 반드시 자기만 가진 게 있다. 그걸 찾아내 실행하며 그 속에서 행복한 게 제일인 것 같다. 그걸 찾는 게 일찍 오기도 하고 늦게 오기도 한다. 평생 찾지 못하고 죽는 사람도 수두룩하다. 그걸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잘사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과 내 글의 결론은 결국 이것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나도 부모도 있고 자식도 있는데, 내게 부모가 이렇게 살라고 해서 이렇게 사는 것도 아니고, 내게 영향을 주는 누가 그렇게 하라고 해서 이렇게 사는 것도 아니다. 결국 내가 선택한 결과가 지금 이렇게 된 것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것이다. 노력한 사람은 그만한 대가가 기다리고, 안 노력한 사람에겐 남는 게 없는 것이다. 내가 자식에게 그렇게 하지 말고 이렇게 하라고 한다 해도 그 애가 부모의 말을 그대로 따르는 것도 아니다. 또 부모 말대로 산다고 해도 잘 산다는 보장도 없다. 오히려 자기가 진정으로 하려고 했던 것을 하지 못했다며 부모를 원망할지도 모른다.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고 후회도 자신이 하게 두는 게 낫다고 본다. 그러면 적어도 원망은 안 할 거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해서 진정한 자기 인생이 되는 것이고, 후회하더라도 자신이 선택한 거니까 고스란히 뭔가 인생에서 배우는 건 있을 것이다. 결국 자기 스스로 하는 것이 부모가 시키는 대로 한 것보단 이점이 많다. 자기 인생의 주인은 오로지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인생보다 오로지 자신이 선택한 인생이 진짜 자기 인생이고 그래야만 자기 인생을 소중히 여기고 아낀다고 본다. 물론 어릴 땐 일일이 간섭하기도 해야겠지만, 부모가 할 일은 자식이 선택한 길을 측면에서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힘들어할 때 격려해 주고 위로하면서 “네가 그만큼 노력했으니 좋은 결과가 반드시 올 거야.”라고 용기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뭔가 자식이 물어오면 자식의 입장과 기질을 고려해 평소에 관찰한 것에 대한 따뜻한 조언도 해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최종 선택은 이때도 자식이 해야 한다. 그러면서 은근히 사랑의 관심을 놓지 않는 것이다. 그래야만 자식이 위기에 빠졌을 때 평소 부모의 관심과 사랑, 그 힘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본다. 부모가 불안해서 걱정만 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하는 잔소리나 강압, 비교, 불필요한 간섭으로 다시 일어서는 게 아니다. 부모의 끝없는 사랑만이 자식을 잘살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본다. 거듭 말하지만, 자신의 숨은 기질을 찾아내 그걸 실행하며 사는 게 가장 잘사는 거라고 본다. 부모는 그저 자식이 안전하고 별 탈 없이, 남이 하는 것을 따라 하며 평균적으로 살기만을 원한다. 많은 사람이 선택한 방식대로 살기를 바란다. 물론 그렇게 살면 좋지만, 그게 맘대로 안 된다. 자신이 좋아하고 꼭 하고 싶은 것은 그냥 가만히 세월만 보낸다고 찾아지는 것도 아니다. 물론 나이를 먹으면 경험이 쌓이기는 하겠지만 생활 틀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진정 자신을 모르고 그냥 죽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게 잘사는 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남의 지혜가 담긴 책을 읽고 그걸 읽으며 생각하고 그 융합된 자기 생각을 매일 일기형식이라도 글로 표현하면 자기의 타고난 기질, 진정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의 온 힘을 바칠 것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자기가 사는 사회에서도 잘살아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현실에도 충실해지는 것이다. 결국 이런 건 모두 자신이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해 자신이 책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기 인생은 남이 대신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이 사는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인생을 잘 살려면 남의 통찰이 들어가 있는 독서를 하고 그걸 바탕으로 생각을 거듭하고 그 생각들을 글로 표현해서 진정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차츰 자신을 찾을 수 있고 자신을 알게 된다. 그걸 바탕으로 “아, 나는 이러니 이렇게 살아야겠다.”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이 사는 사회, 현실을 열심히 살아내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내가 주로 이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추천하는 거고, 다른 기질을 가진 사람은 다르게 해서 자신을 찾을 수도 있지만 이게 고래(古來)로 가장 좋은 방식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다. 독서를 통해 남의 지혜를 얻고 그걸 내 생각과 섞어서 글로 표현하면서 자신만의 생각을 도출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자기 생각을 자꾸 써보라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자신을 알게 되고 자신과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겨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것도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실도 알차게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자기 인생길은 남이 아무리 가르쳐 줘도 소용없고 자신이 고민해서 스스로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 선택해 결정했고 그렇게 살고자 했으면 책임도 자신이 지는 게 인생이다. 내가 추천하는 잘사는 방법 ① 타인의 삶의 지혜가 담긴 독서를 꾸준히 ② 그렇게 되면 자동으로 생각을 거듭하게 되어 있다. ③ 독서를 통한 남의 통찰과 자기 생각을 섞은 것을, 글로 자꾸 적으면 비로소 자기의 것이 된다. ④ 그러면 자신을 알게 되고, 현실에도 충실하려고 노력한다.
일본인은 일본인과 일본과 일본 문화에 자부심이 있는 것 같다.
나가노 메이는 나올 적마다 옷을 갈아입는다.
일본은 참외는 못 보겠고 수박은 많은 것 같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 라는 말은 그 두 부부가 낮엔 싸웠지만 밤엔 또 육체적인 대화가 남아 있어 그것으로 화해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실컷 싸우면서도 속은 시원했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밤의 대화로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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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그믐달 찾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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