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

D-29
저는 오늘 (진도에 맞춰) '들어가며'를 읽었는데요. 이 대목을 읽으면서 섬뜩했어요. 거창한 구호만 외칠 게 아니라 일상에 스며들어 독인지도 모르게 퍼지고 있는 움직임들이 더 무서운 게 아닌가 싶었거든요. 친환경을 중시하면서 '에어컨을 트는 것'에서만큼은 관대한 환경을 여러 번 접합니다. 그때마다 일관성이 없는 것 같아서 물음표가 생겨요. 제가 몸담고 있는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친환경과 재활용을 외치면서 에어컨은 냉동실마냥 풀가동입니다. 끄고 안 끄고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꺼야겠다는 인식 자체가 없는 것 같아요. 참아야겠다던가... 악순환의 연속인 것 같아 더 무섭습니다. 뜬금없지만 제가 좋아하는 모작가님의 이 문장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서울에서의 계절은 사계절이지만 한 계절이기도 했던 셈이다. 늘 비슷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데 모두가 혈안이 되어 있는 도시였고 나도 그랬으니까." 뭐 이제 서울만의 이야기도 아니겠지요.
(25쪽) “우리는 기후 변화에 대한 대책으로 풍력 터빈, 태양 에너지, 음식물 쓰레기, 숲 가꾸기(모두 10위 안에 든다)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왕관을 차지한 것은 우리에게 생소한 ‘냉매 관리’였다. ‘여학생 교육’, ‘전기 자동차’, ‘원주민의 토지관리’, ‘바이오 플라스틱’과 같은 훨씬 더 쟁쟁한 대책들을 제치고 말이다.” 위 대목을 읽으면서 ‘여학생 교육’이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갸우뚱했습니다. ‘여성 아동·청소년의 교육권 확대’ 정도로 번역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여학생 교육, 이거 이런 의미로 쓴 것 아닐까요. 가정에서의 성 역할이 고정되었다는 전제하에 기후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를 성인 여성들이 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 미리 교육을 시킨다는. 작가가 백인 남성 우월주의를 은근히 까고 있는 가운데 이런 점도 역설적으로 비판하고 있는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적으로 교육 기회가 부족한 여성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면 직업을 가지고 사회적 참여가 확대될 것이고, 그에 따라 친환경적 선택이나 출산율 감소 등 여러 개선이 일어나면서 기후 위기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여학생 교육’이라고 번역하면 의미 전달이 모호해지는 듯 해요. 이미 학생인 여성들을 더 교육시켜야 한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잖아요. 그래서 ‘여성 아동·청소년의 교육권 확대’ 등으로 명확히 써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역시 향팔님:) 저도 이 대목에서 물음표가 떴는데(여기서 여학생 교육이 왜 나오지? 잘못 읽은 건가?) 너무 뜬금없다 생각해서 흐린눈을 했었다지요. 그런데 이렇게 딱! (감사합니다) 이 책은 제가 전자책으로 읽고 있어서 '교육'과 '여성'의 키워드를 검색어로 넣었더니, 향팔님이 말씀하신 ‘여성 아동·청소년의 교육권 확대’와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았어요. '친환경적 선택이나 출산율 감소 등 여러 개선이 일어나면서 기후 위기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해주신 것처럼요(후반부에 살짝 나오는 것 같던데, 아니면 어쩌나...). 하지만 번역의 아쉬움은 있네요(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좋았을걸).
@밥심 @향팔 네, 맞습니다. 저도 향팔 님과 같은 의미로 이해했어요. 그런데, 저자가 언급한 『플랜 드로다운』 한국어판이 있거든요. 저는 출판사와 협업해서 한국어판 홍보 해설 영상도 찍었는데, 디테일한 내용은 기억이 하나도 안 나네요. ㅠ. (제가 집에서 책을 못 찾아서 확인을 못했는데, 드디어 오늘 아침에 책을 찾고서 출근했어요. 제가 책 확인해서 자세한 내용 올릴게요.)
플랜 드로다운 - 기후변화를 되돌릴 가장 강력하고 포괄적인 계획기후변화의 심각성과 더불어, 그것을 되돌릴 전 지구, 전 인류, 전 분야에 걸친 기후행동 계획을 이야기할 때다.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전 세계 22개국 70명의 과학자와 120명의 자문단이 한데 모였다.
해당 부분 원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원문은 “Educating Girls”입니다. We’re used to hearing about wind turbines, solar energy, food waste, and afforestation—all categories within the top ten—but “Refrigerant Management” crowned a list with far more compelling ideas like “Educating Girls,” “Electric Vehicles,” “Indigenous Peoples’ Land Management,” and “Bioplastic.” “Refrigerant Management” must also appear strangely impersonal to the average person. Who is to manage this refrigerant? Not I! It’s not a solution, in other words, in which we feel we have much agency.
한국어판이 있군요. 원문까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도 (언젠가) 읽어보고 싶네요. (읽는 속도는 거북인데 읽을 책은 왜케 많은지요!) 에릭 딘 윌슨이 “야심 찬 제목이지만 그럴 만하다”고 한 이유가 있을 듯 합니다. 그치만 일단은 말씀하신 해설 영상을 찾아보는 걸로 갈음을… 하하 https://youtu.be/rsqjJBGdxrk?si=3uECvebV-VA6NomW 우리가 알아야 할 기후변화 대책 『플랜 드로다운』 1. 에너지 편
안락함이란 무엇이며 누가 그것을 누릴 수 있을까? 현대 미국에서 냉매의 역사는 안락함의 상승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안락함을 권리로 생각한 후에는 무엇이 뒤따를까? 냉방air-conditioning은 특권일까 아니면 점점 당연해져 가는 필수불가결한 것일까? 이 나라에서 안락함을 추구하는 것이 어떻게 세계를 변화시켰고, 냉매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기후 위기 대처에 어떤 도움이 될까?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27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아무리 좋게 봐도, 배출권 거래제가 환경 파괴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발견하기 어려웠다. 최악의 경우, 오염의 발생이 돈을 만들어내고 큰 회사들이 평소처럼 사업을 계속하도록 허용하기 때문에, 이 제도는 오히려 오염물질의 배출을 적극적으로 장려한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28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저 늦었지만 오늘부터 시작할게요!!
지구 파괴에 대한 갑작스러운 관심은 “환경 파괴가 문명, 진보, 현대화, 자본주의라는 명목 아래 흑인과 갈색인 사회에 떠맡겨진 역사의 결과로 생겨났다”. 더 나아가 유소프는 기후 위기가 “세상의 종말을 고하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제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계속되는 제국주의와 정착민에 의한 식민주의는 그들이 존재하는 한은 지속적으로 세상을 종말로 이끌어 왔다”라고 말한다. 지금 내가 글을 쓰는 역사적 땅의 레니 레나페Leni Lenape족에게 이 세상은 강제 이주와 인구 분열과 함께 수 세기 전에 끝났다. 비록 지금도 여전히 우리와 함께 몇 번이고 다시 종말의 생존자로서 살아가고 있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다시 말해, 이 위기는 누구에게 ‘전례 없는’ 일인가?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5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나는 한때 에어컨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했던 내가 자란 이 도시 속에 무질서하게 자리 잡은 산업 지대로 차를 몰았고, 약 0.55km²에 달하는 캐리어Carrier 에어컨 회사의 제조 공장을 지나쳤다. 1989년 독성이 너무 강해 미국환경보호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 EPA이 슈퍼펀드 사이트Superfund site*로 지정한 곳이었다. 캐리어는 에어컨을 만들면서 도시의 지하수에 발암물질로 알려진 ‘트리클로로에틸렌Trichloroethylene’이라는 독성 물질을 방출했다. 이 회사는 2019년까지만 해도 도시의 식수원인 멤피스 모래대수층Memphis sand aquifer꙳에 유독성 폐수를 버리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다행히도 셸비 카운티 보건부가 이 요청을 거부했다. * 유독성 폐기물이 버려져 EPA로부터 정화 명령을 지시받은 현장. ꙳ 지하수를 함유한 지층.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8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CFC가 성층권의 오존(Ozone, O₃)을 파괴하는 메커니즘을 가장 잘 설명한 이미지라서 참고로 올려둡니다. 혹시 보시고 직관적으로 이해가 안 되시면 다시 물어봐 주세요. :)
@YG 오른쪽 맨위에 탄소원자 하나가 다시 연쇄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해했는데 홀로남은 산소원자는 어떻게 되는건가요? 활성산소로 돌아다니다가 O2 로 결합되는건가요?
2부 7장에서 자세하게 설명되고 있습니다만, 좀 더 부연해볼게요. (탄소가 아니라 염소죠?) 염소에 의한 오존 파괴 과정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반응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진행됩니다. ​염소 원자(Cl)가 오존(O₃)을 공격하여 일산화염소(ClO)와 산소 분자(O₂)를 생성합니다. 이 반응으로 오존 분자 하나가 파괴되어 산소 분자로 변합니다. ​생성된 일산화염소(ClO)는 주변의 산소 원자(O)와 반응하여 다시 염소 원자(Cl)와 산소 분자(O₂)를 생성합니다. 성층권에는 자외선에 의해 산소 분자(O₂)가 쪼개져 생성된 산소 원자(O)가 존재합니다. ​이 두 번째 반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존을 파괴했던 염소 원자가 다시 자유로운 상태로 돌아와 또 다른 오존 분자를 공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Cl - ClO -Cl로 이어지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하나의 염소 원자가 연쇄적으로 수많은 오존 분자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6장 287페이지를 읽어보니 CFC가 없는 원래 상태에서는 오존분자가 자외선을 흡수하면 O2, O 로 분해되었다가 안정화를 위해다시 오존 분자로 결합하는 일을 끊임없이 반복한다고 이해했거든요. 음.. 그래서 설명해주신 내용에서 염소원자가 오존을 공격한다기 보다.. 분해된 오존이 결합하기 전에 산소원자를 납치를 계속 하다보니..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도찐개찐인가요?
아, 말씀하신 그 과정을 오존을 공격한다라고 표현했네요. 정확한 이해세요. 좀 더 욕심을 내보자면 오존은 산소 원자 두 개는 이중 결합으로 강하게 결합해 있고 나머지 산소 원자 한 개는 약하게 결합되어 있는 구조예요. 그래서 산소 하나는 자외선에도 쉽게 쪼개지고 쉽게 결합할 수 있는 다른 상대(염소 원자)가 주변에 있으면 얼른 거기로 가려고 해요. 그러니 염소 원자가 오존을 공격하는 루트도 있는 거죠. :)
오존 구조 보시면 바로 아! 하실 거예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천천히 읽어요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3부세계문학전집 느리게 읽기 (1)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웰다잉 오디세이 2분기의 여정
[웰다잉 오디세이 2026] 6.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웰다잉 오디세이 2026] 4.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나누고 싶은 책 이야기 by 꼬모
편지들이 알려주는 먼 시절의 인생역정낙담과 희망이 뒤섞인 사우디 아라비아 이야기편안하게 명랑하고, 평범해서 비범한 일상과 성장여전히 재미있고 여전히 김빠지는 시리즈 신간추리로 양념 친 러브스토리 연작집
조선과 한국을 바라보는 특별한 시선!
[김영사/책증정] 다니엘 튜더 소설 《마지막 왕국》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어크로스/책증정] <뉴요커>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과 함께 진짜 한국 탐사하기!
우리 아버지는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4. <아버지의 시간>[도서 증정] 《아버지를 구독해주세요》마케터와 함께 자유롭게 읽어요~! <책방지기의 인생책> 좋은 날의 책방과 [아버지의 해방일지] 함께 읽기
한 출판사에서 나온 이토록 다양한 책들의 향연, 오늘 당신이 고를 이야기는?
[김영사/책증정] 쓰는 사람들의 필독서!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함께 읽기[김영사 / 책 증정] <새로운 실용주의 과학철학> 편집자 & 번역가와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무작정 퇴사하기 전에, <까다로운 사람과 함께 일하는 법> 함께 읽기[벽돌책 독파] 주자와 다산의 대결 <두 개의 논어> 편집자와 함께 읽기 [김영사/책증정]수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함께 읽기
같이 연극 보실 분들, 구합니다.
[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그믐연뮤번개] 2. [독서x관극x번역가 토크] 인간 내면을 파헤치는 『지킬앤하이드』[그믐연뮤번개] 1. [책 읽고 연극 보실 분] 오래도록 기억될 삶의 궤적, 『뼈의 기록』
우리의 노동 일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5. <쇳돌>[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일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 여러분은 일을 즐기고 있나요?[그믐밤] 4.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다시 읽기 @국자와주걱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 탐험단 시즌 2 : 장르의 해부학 읽기 3. 신화 4. 회고록과 성장물
한국 희곡 낭독이 이렇게 재밌다니!
<플.플.땡> 4.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플.플.땡> 3 당신이 잃어버린 것 2부<플.플.땡> 2. 당신이 잃어버린 것플레이플레이땡땡땡
히어로와 함께
카라마조프의 피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연뮤번개] 3. [독서x관극x모임지기 토크] 우리 몸에 살고 있는 까라마조프를 만나다
나이지리아 소설가, 치누아 아체베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8.신의 화살,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7.더 이상 평안은 없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
혼자이기에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거실의 사자 : 고양이는 어떻게 인간을 길들이고 세계를 정복했을까
부커상을 받았어요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Re:Fresh] 3. 『채식주의자』 다시 읽어요.[서울국제작가축제X비채] 버나딘 에바리스토의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 함께읽기 챌린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