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에 갑자기 나오는 친구 샘과 그의 사업의 정체가 궁금하신 분들은 중간에 회색으로 삽입되어있는 '프레온 회수업자 샘과 그의 일에 관하여'의 첫 번째 에세이를 먼저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재밌어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netrix
(과도한 경제 발전이 가져온 에너지 소비의 급격한 증가로) 인간의 관점에서 유해할 수 있는 방대한 지구물리학적 실험이 부지불식간에 진행되고 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Epigraph - 대통령 과학자문위원회 보고서에 담긴 내용,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문장모음 보기
netrix
저도 다른 분들처럼 냉매 관리가 기후변화 대책 우선 순위로 가장 높다라고 언급된 점이 놀라웠어요. 프레온이 오존층을 파괴하고 그래서 생산금지되었다는 것까지 배우고는 이 부분은 해결되어 상황 종료된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남아있는 프레온, 이미 생산된 프레온을 처리하는 것을 신경써야 한다는 부분이 말이죠. 냉매 처리와 관리는 좀 간과되어 온 부분이 있나봐요. 최근 뉴스에도 이 부분이 아직 해결되어야 할 부분이라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https://www.h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90249
오늘 '들어가며'에서 저자가 품은 질문들을 엿보면서, 거대한 기후변화로 드러난 복잡한 상황을 냉각을 연구하는 것으로 좁혀서 접근해 펼쳐갈 앞으로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보통은 거대한 문제 앞에서 문제의 거대함과 복잡성에 압도되거나 혹은 나와 상관없는 문제라고 회피하기 쉬우니까요.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또 우리가 별 생각 없이 하는 결정과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책의 머릿글에 언급된 1963년 대통령 과학자문위원회 보고서의 언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불가역적인) 방대한 지구물리학적 실험...
netrix
+ 탄소 배출권을 사고 파는 방식이 정말 기업들이나 큰 기관들이 정책적으로나 에너지 사용 방식이나 제조 방식을 바꾸게 하는 유효한 정책이 될까.. 하 는 부분에서 품는 저자의 의구심에 공감했습니다. 이 책은 기후위기를 분석한다거나 (저자가 말한대로) 어떤 대책을 논하는 책은 아니겠지만, 근본적인 방향 전환이나 새로운 방법 모색에 있어서는 정책의 디자인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책의 큰 흐름에선 약간 벗어난 이야기로... ^^)

향팔
“ 온갖 편안함에 대한 추구 자체만을 가치 있는 목적이라고 정의하느라 분주한 문화를 두고, 미국의 생태학자 알도 레오폴드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편안함을 얻고자 하는…현대적 신념’이라고 칭했다. ”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7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문장모음 보기

향팔
이 문장을 읽고 ‘알도 레오폴드’라는 이름을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생각하던 차에, 알라딘 보관함 속 수많은(=안 읽은) 책들 중 <모래 군의 열두 달>의 저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물론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이 책을 언제 왜 킵해뒀는지 기억도 잘 안 나지만 아마도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읽으면서 알게 되어 저장해 뒀던 것 같습니다.)

모래군의 열두 달 - 그리고 이곳 저곳의 스케치, 일러스트 한국어판 24주년 기념 재개정판알도 레오폴드는 미국 산림공무원으로 위스콘신대 농경제학과 교수로 퇴직한 환경학자다. 그는 환경윤리의 아버지라 불리며 20세기에 영향력 있는 보존사상가로 꼽힌다. 저자에 따르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TV 드라마를 보는 것보다 기러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더욱 고귀하고, 할미꽃을 감상할 기회가 더욱 소중하다. 책은 이렇게 기러기와 할미꽃을 바라보며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삶의 아름다움을 그렸다.
책장 바로가기

YG
@향팔 님께서는 『호라이즌』(2025년 2월) 함께 읽을 때는 참여 안 하셨었죠? 이때도 이 책 언급했었어요. :)
알도 레오폴드의 『모래군의 열두 달』은 미국 생태 문학에 관심이 없는데도, 읽어보지 않았어도, 어디선가 접한 낯 익은 책이라고 하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어쩌면 델리언 오언스의 『가재가 노래하는 곳』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주인공 카야가 처음 읽고 영향을 받은 책이 바로 레오폴드의 『모래군의 열두 달』입니다!

호라이즌전미 도서상 수상 작가 배리 로페즈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역작 『호라이즌』이 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은 배리 로페즈가 자신의 여행 경험을 집대성한 책으로, 그가 선보인 글 중 가장 방대하면서도 장소와 사유를 옹골차게 엮은 논픽션이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델리아 오언스 장편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진짜 주인공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생생한 자연의 묘사다. 수려한 문장을 짚어 가면 물속에서 풀이 자라고 물이 하늘로 자라는 빛의 공간, 환상적인 노스캐롤라이나의 습지가 눈앞에 선히 펼쳐진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2018년 8월 14일,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해온 한 생태학자가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 첫 소설을 출간한다. 미국 남부의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크스의 해안 습지를 배경으로 한 소녀의 성장담은 미국 출판계에 어마어마한 파장을 가져왔다.
책장 바로가기

향팔
와, 그렇군요. <호라이즌>도 알도 레오폴드의 책과 비슷한 결인가 봐요. <호라이즌>을 함께 읽는다는 건 참 유익한 시간이었을 것 같습니다. 혼자 읽으려면 엄두가 잘 안 나는 책인 듯해요! (그런 의미에서 나중에 벽돌 책 재도전 프로그램에 추가를 건의드려봅니다.. 쿨럭)

쭈ㅈ
오늘 도서관가서 대출해왔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한여름에 도서관을 비롯한 공공기관에 가면, 처음에는 후덥지근하게 느껴질 정도로 에어컨 설정 온도가 높았는데, 요즘은 얇은 긴 팔 없으면 춥기까지 하더라구요. 그정도로까진 시원하지 않아도 될것 같은데... 잘 읽어보겠습니다.
aida
여러분들이 언급하신 것처럼 과거 프레온가스로 대표되는 냉매가 오존층 파괴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배출에 큰 포지션을 차지한다는 것은 처음 알았네요.. 비슷한 출발점이라 든든합니다 ㅎㅎ
스프레이로 머리를 고정하던 8,90년대에.. 오존층 파괴된다고 쓰면 안된다고 했던 옛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프레온 가스를 사들이는 샘의 생소한? 직업으로 아.. 생산만 금지된 거였구나.. 싶었습니다.. 탄소배출권 시장도 코로나 시절 처음 접하고 시장경제란 역시.. 돈주고 사서 배출하면 되게 만드는 구나.. 싶었는데.. 냉정한 자본주의 해법이라 느꼈던 기억도 납니다.
저도 생소한 용어를 메모하고 찾아보면 가볍게? 들어가기를 읽었습니다. ㅎ
구멍난 오존층은 그래도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 것 같네요.

부엌의토토
“ 헤로인은 그녀의 삶을 망가뜨렸다. "원한다면 어떻게든 찾고 말지."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어디로 가든 그건 문제가 되지 않더군." 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어디에나 있으니까 벗어날 수가 없지." ”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1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문장모음 보기

부엌의토토
"난 이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소." 그가 말했다. 그는 자식들을 위해, 딸아이의 좋은 삶을 위해 등골이 휘게 일했지만, 다 부질없는 짓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1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문장모음 보기

FiveJ
나는 어떤 대상이나 사람 또는 사건이 내 주의를 끌기 전까지는 이런 '습관적 방심' 속에 빠져 살았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17,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문장모음 보기

FiveJ
“ 가장 일반적인 CFC가 대기 중에서 모두 분해되는 데는 최대 100년이 걸린다.
- 100년은 대부분의 인간 수명을 넘어서는 매우 긴 시간이다. 하지만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는 짧다.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그 여파는 아직 우리 곁에 남아 있다.
환경사학자 J. R. 맥닐McNeill은 CFC가 성층권에 남아 있는 시기, 즉 오존층이 파괴되는 1970년부터 CFC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2070년까지를 ‘자외선 세기Ultraviolet century’ 라 이름 지었다. ”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6,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문장모음 보기

롱기누스
프레온가스의 대표적 세 가지 물질 CFC, HCFC, HFC의 지구온난화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가 책에서는 극도로 높다고 해서 IPCC에서 2024년에 발표한 지구온난화지수를 찾아봤습니다. 역시나 높네요..



밥심
언제부턴가 책은 누구든 쓸 수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이 얼마나 사실에 입각한 것인지 보장할 수 없다는 생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책에 쓰여 있다고 무조건 믿지는 않는데 이런 데이터를 찾아서 보여주시니 안심이 되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책 말미의 주석에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참고문헌을 찾아볼 엄두를 못내고 있었거든요)

롱기누스
“ 필연적인 추상화가 습관이 되면, 우리는 우리에게 닥친 구체적인 힘, 즉 그 자체로 폭력의 형태라 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관심을 잃는 데 익숙해질 수 있다. "
추상화라는 것을 생각해봤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100%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단순화하고, 이름을 붙이고, 분류합니다. 이것이 바로 '추상화'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아마 인간의 부족한 두뇌용량이 모든 것을 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 편리한 '추상화'가 생각 없는 '습관'이 되어버리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하는 것 같습니다. 즉, 더 이상 구체적인 대상을 보려 하지 않고, 우리가 만들어낸 '딱지(label)'나 '개념'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해 버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게 습관적으로 추상화하다 보면, 내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실제적인 원인이나 구체적인 상황을 보지 못하게 되면서 '원래 그런 거야'라며 무시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기 어려운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마도 이 책에서 지속적으로 이야기될 것 같은데) 나의 이러한 편리함과 안락함이 의도치 않게 타인의 삶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위협할 수 있고 그래서 그것이 "그 자체로 폭력의 형태라 할 수 있는 환경" 즉 이러한 '보이지 않는 폭력'을 당연하게 여기게 될 수 있다는 저자의 지적은 참으로 정곡을 찌르면서도 한편으로는 애써 외면하고 싶은 지점입니다.
아... 참 어렵습니다. 쉽지 않습니다. 유난히 더운 여름을 보내는 2025년 8월 이 더위에서 에어컨의 안락함과 쾌적함이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 guilty한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주장하는 저자의 말이 '불편한 진실'로 받아들이고 어떠한 행동을 해야할텐데... 선뜻 에어컨의 온도를 올리는 것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p.16.,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문장모음 보기

연해
롱기누스님 글을 읽다가 잊고 있었던 이 문장이 문득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지나치게 도덕적인 사람이 되지 마라. 인생을 즐길 수 없게 된다. 도덕 그 이상을 목표로 하라. 단순한 선함이 아니라 목적 있는 선함을 가져라."
작년에 강릉에 있는 작은 책방에 갔다가 발견한 데이비드 소로의 문장이에요(<월든>이 제 스타일은 아닙니다만). '정말 몰라서 하지 못하는 것과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것' 사이의 적정선을 맞추며 살아간다는 게 참 어렵더라고요. 온전한 자연인으로 살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도덕성과 죄책감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하는 느낌입니다).
과거 크리스천이던 시절(지금은 무신론자입니다) 교회에서 자주 들었던 말도 떠오르는데요. '알면 괴롭고 모르면 죽는다'라고.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그래서 알아야 할까, 몰라야 할까, 딜레마에 빠졌던 기억이. 이번 모임에서는 그 적정선을 잘 찾아가고 싶어지네요.

롱기누스
냉매 이야기를 하다보니 좀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CFC는 생산과 사용이 중지되었고, HCFC는 생산은 중지되었지만, 사용은 자제. HFC는 생산도 하고 있고 사용은 절제하라는 식으로 나와있던데... @YG 님 이렇게 정리해도 될까요?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것은 냉매로 사용되는 프레온을 대체할 만한 안전하고 경제적인 물질이 아직 없기 때문에 아직도 HCFC나 HFC를 사용하는 것입니까?

롱기누스
“ 무모하게 편안함을 수용한 결과 세상은 더욱 불안해졌다. (중략) 냉방은 특권일까 아니면 점점 당연해져 가는 필수불가결한 것일까? 이 나라에서 안락함을 추구하는 것이 어떻게 세계를 변화시켰고, 냉매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기후 위기 대처에 어떤 도움이 될까?" ”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p.27.,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문장모음 보기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