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

D-29
오, 원서 표지 디자인은 훌륭하네요! (@YG 님이 올려주신 냉매통 사진이랑 똑같아서 신기..)
오, 원서 표지 너무 귀엽네요. 민트색 컬러가 영롱합니다. <일인분의 안락함>의 표지(글자가 가득해서 약간 경고하는 듯한?)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라 더 새롭습니다. 원제도 직관적이고요.
전 저런 통 보면 분식집 생각이 나던데...
화제로 지정된 대화
헷갈리실 까봐서 보충 설명을 드리면, 이 책에서 CFC라고 부르는 클로로플루오로메탄(염화불화탄소)에는 크게 다섯 종류가 있어요. 분자 구조로는 가운데 탄소(C)에 염소(Cl)와 불소(F)가 몇 개 붙어 있는지에 따라서 CFC-11, CFC-12, CFC-113, CFC-114, CFC-115 이렇게 나뉩니다. 예를 들어, 책에 자주 등장하는 CFC-12는 탄소에 염소 2개, 불소 2개가 붙어 있는 것이고요(CCl2F2). CFC-11은 탄소에 염소 3개, 불소 1개가 붙어 있는 것이에요(CCl3F) 영어로는 앞에 건 디클로로디플루오로메탄이라고 부르고, 뒤에 건 (염소가 세 개니까) 트리클로로플루오로메탄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CFC라고 안 쓰고 CFCs라고 복수를 붙여서 쓰는 관행이 있는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에요. 책 읽다가 왜 똑같은 CFC인데 이름이 다 다르지, 하실까 봐서 미리 말씀을 드립니다. :)
화제로 지정된 대화
'들어가며'에 갑자기 나오는 친구 샘과 그의 사업의 정체가 궁금하신 분들은 중간에 회색으로 삽입되어있는 '프레온 회수업자 샘과 그의 일에 관하여'의 첫 번째 에세이를 먼저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재밌어요!
(과도한 경제 발전이 가져온 에너지 소비의 급격한 증가로) 인간의 관점에서 유해할 수 있는 방대한 지구물리학적 실험이 부지불식간에 진행되고 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Epigraph - 대통령 과학자문위원회 보고서에 담긴 내용,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저도 다른 분들처럼 냉매 관리가 기후변화 대책 우선 순위로 가장 높다라고 언급된 점이 놀라웠어요. 프레온이 오존층을 파괴하고 그래서 생산금지되었다는 것까지 배우고는 이 부분은 해결되어 상황 종료된 부분이라고 생각했는데 남아있는 프레온, 이미 생산된 프레온을 처리하는 것을 신경써야 한다는 부분이 말이죠. 냉매 처리와 관리는 좀 간과되어 온 부분이 있나봐요. 최근 뉴스에도 이 부분이 아직 해결되어야 할 부분이라는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https://www.h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90249 오늘 '들어가며'에서 저자가 품은 질문들을 엿보면서, 거대한 기후변화로 드러난 복잡한 상황을 냉각을 연구하는 것으로 좁혀서 접근해 펼쳐갈 앞으로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보통은 거대한 문제 앞에서 문제의 거대함과 복잡성에 압도되거나 혹은 나와 상관없는 문제라고 회피하기 쉬우니까요.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내내,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또 우리가 별 생각 없이 하는 결정과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책의 머릿글에 언급된 1963년 대통령 과학자문위원회 보고서의 언급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불가역적인) 방대한 지구물리학적 실험...
+ 탄소 배출권을 사고 파는 방식이 정말 기업들이나 큰 기관들이 정책적으로나 에너지 사용 방식이나 제조 방식을 바꾸게 하는 유효한 정책이 될까.. 하는 부분에서 품는 저자의 의구심에 공감했습니다. 이 책은 기후위기를 분석한다거나 (저자가 말한대로) 어떤 대책을 논하는 책은 아니겠지만, 근본적인 방향 전환이나 새로운 방법 모색에 있어서는 정책의 디자인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책의 큰 흐름에선 약간 벗어난 이야기로... ^^)
온갖 편안함에 대한 추구 자체만을 가치 있는 목적이라고 정의하느라 분주한 문화를 두고, 미국의 생태학자 알도 레오폴드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편안함을 얻고자 하는…현대적 신념’이라고 칭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7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이 문장을 읽고 ‘알도 레오폴드’라는 이름을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생각하던 차에, 알라딘 보관함 속 수많은(=안 읽은) 책들 중 <모래 군의 열두 달>의 저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물론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이 책을 언제 왜 킵해뒀는지 기억도 잘 안 나지만 아마도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읽으면서 알게 되어 저장해 뒀던 것 같습니다.)
모래군의 열두 달 - 그리고 이곳 저곳의 스케치, 일러스트 한국어판 24주년 기념 재개정판알도 레오폴드는 미국 산림공무원으로 위스콘신대 농경제학과 교수로 퇴직한 환경학자다. 그는 환경윤리의 아버지라 불리며 20세기에 영향력 있는 보존사상가로 꼽힌다. 저자에 따르면 어떤 사람들에게는 TV 드라마를 보는 것보다 기러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더욱 고귀하고, 할미꽃을 감상할 기회가 더욱 소중하다. 책은 이렇게 기러기와 할미꽃을 바라보며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삶의 아름다움을 그렸다.
@향팔 님께서는 『호라이즌』(2025년 2월) 함께 읽을 때는 참여 안 하셨었죠? 이때도 이 책 언급했었어요. :) 알도 레오폴드의 『모래군의 열두 달』은 미국 생태 문학에 관심이 없는데도, 읽어보지 않았어도, 어디선가 접한 낯 익은 책이라고 하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어쩌면 델리언 오언스의 『가재가 노래하는 곳』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주인공 카야가 처음 읽고 영향을 받은 책이 바로 레오폴드의 『모래군의 열두 달』입니다!
호라이즌전미 도서상 수상 작가 배리 로페즈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역작 『호라이즌』이 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은 배리 로페즈가 자신의 여행 경험을 집대성한 책으로, 그가 선보인 글 중 가장 방대하면서도 장소와 사유를 옹골차게 엮은 논픽션이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한정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델리아 오언스 장편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진짜 주인공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생생한 자연의 묘사다. 수려한 문장을 짚어가면 물속에서 풀이 자라고 물이 하늘로 자라는 빛의 공간, 환상적인 노스캐롤라이나의 습지가 눈앞에 선히 펼쳐진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2018년 8월 14일,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해온 한 생태학자가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 첫 소설을 출간한다. 미국 남부의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크스의 해안 습지를 배경으로 한 소녀의 성장담은 미국 출판계에 어마어마한 파장을 가져왔다.
와, 그렇군요. <호라이즌>도 알도 레오폴드의 책과 비슷한 결인가 봐요. <호라이즌>을 함께 읽는다는 건 참 유익한 시간이었을 것 같습니다. 혼자 읽으려면 엄두가 잘 안 나는 책인 듯해요! (그런 의미에서 나중에 벽돌 책 재도전 프로그램에 추가를 건의드려봅니다.. 쿨럭)
오늘 도서관가서 대출해왔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한여름에 도서관을 비롯한 공공기관에 가면, 처음에는 후덥지근하게 느껴질 정도로 에어컨 설정 온도가 높았는데, 요즘은 얇은 긴 팔 없으면 춥기까지 하더라구요. 그정도로까진 시원하지 않아도 될것 같은데... 잘 읽어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언급하신 것처럼 과거 프레온가스로 대표되는 냉매가 오존층 파괴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배출에 큰 포지션을 차지한다는 것은 처음 알았네요.. 비슷한 출발점이라 든든합니다 ㅎㅎ 스프레이로 머리를 고정하던 8,90년대에.. 오존층 파괴된다고 쓰면 안된다고 했던 옛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프레온 가스를 사들이는 샘의 생소한? 직업으로 아.. 생산만 금지된 거였구나.. 싶었습니다.. 탄소배출권 시장도 코로나 시절 처음 접하고 시장경제란 역시.. 돈주고 사서 배출하면 되게 만드는 구나.. 싶었는데.. 냉정한 자본주의 해법이라 느꼈던 기억도 납니다. 저도 생소한 용어를 메모하고 찾아보면 가볍게? 들어가기를 읽었습니다. ㅎ 구멍난 오존층은 그래도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 것 같네요.
헤로인은 그녀의 삶을 망가뜨렸다. "원한다면 어떻게든 찾고 말지."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어디로 가든 그건 문제가 되지 않더군." 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어디에나 있으니까 벗어날 수가 없지."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1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난 이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소." 그가 말했다. 그는 자식들을 위해, 딸아이의 좋은 삶을 위해 등골이 휘게 일했지만, 다 부질없는 짓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1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나는 어떤 대상이나 사람 또는 사건이 내 주의를 끌기 전까지는 이런 '습관적 방심' 속에 빠져 살았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17,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가장 일반적인 CFC가 대기 중에서 모두 분해되는 데는 최대 100년이 걸린다. - 100년은 대부분의 인간 수명을 넘어서는 매우 긴 시간이다. 하지만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보다는 짧다.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그 여파는 아직 우리 곁에 남아 있다. 환경사학자 J. R. 맥닐McNeill은 CFC가 성층권에 남아 있는 시기, 즉 오존층이 파괴되는 1970년부터 CFC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2070년까지를 ‘자외선 세기Ultraviolet century’ 라 이름 지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6,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프레온가스의 대표적 세 가지 물질 CFC, HCFC, HFC의 지구온난화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가 책에서는 극도로 높다고 해서 IPCC에서 2024년에 발표한 지구온난화지수를 찾아봤습니다. 역시나 높네요..
언제부턴가 책은 누구든 쓸 수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이 얼마나 사실에 입각한 것인지 보장할 수 없다는 생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책에 쓰여 있다고 무조건 믿지는 않는데 이런 데이터를 찾아서 보여주시니 안심이 되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책 말미의 주석에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참고문헌을 찾아볼 엄두를 못내고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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