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

D-29
크래머와 같은 엔지니어들은 노동자들의 감정에 주의를 기울였는데, 이는 순전히 그들이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크래머는 마지못해 애슈빌의 청중들에게 성공적인 엔지니어는 제조되는 물건뿐만 아니라 ‘고용된 인력’50에 맞는 이상적인 조건을 고려해야 하며, ‘둘 모두에 적합한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함을 인정했다. 이처럼 우회적인 방법으로 그는 공조와 냉방의 동시 전개를 통해 노동자의 효율 개선이라는 에어컨의 또 다른 초기 용도를 드러냈다. (인간을 위한) 쾌적한 냉방은 때로 (제조를 위한) 공조와 대조된다. 그러나 크래머는 이 둘을 합쳤을 때의 힘을 보았다. 노동자들의 쾌적함은 노동으로부터 이익을 얻어낼 수 있는 수단을 보장했다. 하지만 공장의 입장에서, 모든 공조는 결국 공업을 위한 공조였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온도의 범위를 제한함으로써 에어컨은 인간이 살 수 있는 곳의 범위를 넓힐 것이다. 우리는 어디든 있을 수 있게 된다(적어도 한동안은). 20세기 말이면 알게 되겠지만, 공기조절은 단기적으로는 우리의 공간과 시간의 범위를 확장하는 반면, 장기적으로는 ‘존재와 인지’ 모두를 제한할 것이었다. 그것은 전 세계적으로 우리의 ‘존재 조건’을 지정하거나 만들 것이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몇 년이 지나도 투자자를 만나지 못한 고리는 빈털터리가 되었고 절망에 빠졌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그는 깊은 우울증에 빠져 아내와 함께 애팔라치콜라의 집에 틀어박혔다. 그는 방문객을 거부했다. 그의 명성은 곤두박질쳤고, 플로리다에서 사기꾼과 바보로 알려졌다. 이웃 중 1명이 1855년 여름에 그가 담요로 몸을 감싸고 현관에서 몸을 흔드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봤다고 말했다. 몇 달 후 그는 5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자신이 치료하려고 노력했던 그 질병인 말라리아로 사망하고 말았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장,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너무 시대를 앞선 발명을 해서 힘든 삶을 산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바로 이어서 최초의 발명을 개선한 사람들이 크게 성공할 때가 많은 듯 해요.
우리가 분명히 명심해야 할 생각, 즉 인공 냉방에 대한 열망은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확립된 것임을 보여준다. 냉방이 되는 실내 공간에 대한 열망의 강렬함과 일관성은 우리가 이제 알게 된 것처럼 우리 시대의 고유한 것이며, 빠르게 퍼지고 있으나 여전히 주로 미국에 한정되어 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장,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저자가 의미심장하게 여기는 내용 같은데, 저로선 에어컨 뿐 아니라 현대문물 대부분이 마찬가지 아닌가 싶어요. 현대의 우리가 갖고 있는 물질적 욕구 대부분이 역사적으로 확립되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노트북, 게임기, 휴대폰, 식기세척기, 세탁기, 인터넷, 넷플릭스, 유튜브, 스타일러, ... 예전에는 이런 물건들이 없었으니 그에 대한 욕구도 없었겠죠.
‘냉방이 되는 실내 공간에 대한 열망’이 주로 미국에 한정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건 유럽과 비교해서 그렇다는 의미이겠죠?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더운 국가에 사는 사람들에겐 냉방이 생명줄이나 기본권 같은 게 아닐까도 싶은데요. 아는 사람이 동티모르에 있는데 동네 분들이 모두 365일 24시간 에어컨을 가동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야 살 수 있다고..)
2050년 즈음엔 인도가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될 거라는 예측을 본 적이 있는데, 열대지방 국가들일수록 우선적인 타격을 입을 것 같아요. 미국이 열대지방에 위치해 있다면 기후위기 해결 전망이 더 밝을 텐데요. 인디아 펀드에 장기투해서 수익률이 꽤 되는데 팔까 고민 중이에요. 자본주의적 사고에 젖어 있어서..
음.. 저도 이부분 잘 이해가 안갔습니다. 더운 지역은 모두가 열망하는 일이 아니었을까 싶기는 한데.. "오랫동안 유럽의 비평가들은 에어컨에 대한 열정이 미국을 정의하는 특징이라고 주장해왔다"
옛날 얘기인지 몰라도 에어컨은 부잣집에서만 쓰는 물건으로 알던 때가 있었어요. 선풍기는 다 있어도 에어컨 있는 집은 얼마 없었던 때가 있었는데 많은 나라들은 지금도 그럴 것 같고.. 미국은 에어컨 보급율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일찍부터 높아졌던 게 아닐까요? 그래도 에어컨을 설치할 형편이 안되었던 거지 냉방에 대한 열망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오도니안 사실, 저도 집에 에어컨이 언제 있었지 생각해보면 21세기 이후였던 듯해요.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제 방(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책방)에는 에어컨이 없습니다. 우선순위에서 밀렸어요. 하하하!)
저희 집엔 아직도 에어컨이 없는데 해마다 더워져서 내년에는 꼭 놓기로 했습니다. 어머니 고집이 있으셨고 저도 좀 둔감한 편이라서 ^^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 댁도 오랫동안 에어컨이 없으셨어요. 결국, 10년쯤 전 한참 더울 때 자식들이 권하셔서 들여놓긴 하셨는데 사용은 거의 안 하시더라고요; 에어컨 찬바람이 싫으시다고;
아,저희 부모님도요. 제가 초등학생 때부터 집에 에어컨이 있었는데 도통 틀지를 않으셨어요(이럴 거면 왜 사신 건지). 겨울 난방도 마찬가지고요. 지인들에게 집 평수와 난방비를 말하면 되게 놀라더군요. 오빠랑 자주 하던 농담이, 엄마랑 아빠는 밖이랑 집 온도를 맞추려는 거라고... 한겨울에 집에서 패딩 입고 다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가정 경제와 무관하게(아빠가 대기업을 다니고 정년 퇴직 하셨는데) 그냥 부모님 삶의 가치관(검소한 생활습관) 같아 보였습니다. 덕분에 저도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고요.
저도 생각해보니 저희 집도 세기말에 벽걸이 에어컨 하나를 안방에 들였던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밤 늦게까지 안방에서 땀을 식히고 제 방으로 가서 잤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 아파트 단지에서만 자란 아이들은 에어컨이 벽에 붙어 있는지 천장에 붙어있는지 물어본다고 하네요(시스템 에어컨이 있는지).
@향팔 @aida 님, 저는 그 대목을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지금 열대 지방의 저개발국에서 살아가는 이들이야 에어컨 냉방이 필수이고 또 그런 혜택을 누리지 못한 분에게는 선망의 대상일 겁니다. 저자는 그런 기계 냉방과 그것을 선망하는 문화가 미국발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은 것 같아요. 만약, 기계 냉방이 미국식 라이프스타일로 전 세계로 확산하지 않았다면, 열대 지방의 저개발국은 또 다른 방식, 예를 들어 전통적인 방식으로 열기를 해결했을 테니까요.
아하, 그렇게 생각하니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최근 여름만 되면 드는 생각이 십수년 전만 해도 여름만 되면 에어컨 적정온도 유지하라며 뉴스에서도 끊임없이 난리치던 "냉방병"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지금은 더 더워서 실내외 온도차가 더 클텐데 그 어느 곳에서도 냉방병 얘기가 없어서요. 역시 전력수급이 문제였던 걸까요? 아님 냉방병 따위 적응하는데 10년도 안 걸린 인간의 진화?
맞아요, 저도 이런 생각 했어요. 예전에는 회사에서 에어컨 바람 잔뜩 맞으면 냉방병 비슷한 증상으로 머리도 막 아프고 한여름에 감기 비슷한 것도 걸리고 그랬었거든요. 근데 언제부턴가 그런 게 사라졌어요! 제 몸뚱아리가 고새 에어컨에 적응해서 진화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오히려 반대예요(흑흑). 해가 갈수록 제 몸이 추위를 더 많이 타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더위 때문이 아니라 에어컨 추위 때문에) 여름이 오는 게 두려울 정도예요. 어릴 때는 찬바람 맞고도 방방방 잘 뛰어다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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