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

D-29
와, 아직도 부동의 1위군요. 전 어느 기업이 추월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 제품도 좋잖아요. 근데 세계로 눈을 돌리면 그렇지도 않군요.
@stella15 그게 가정용 에어컨 시장 자체는 대부분 중국 기업으로 넘어갔나 봐요. (싸게 많이 생산하고 자체 소비도 많으니까.) 에어컨보다 좀 더 고급의, 복잡한 냉동 공조 시스템 시장은 캐리어가 전 세계 3위, LG전자와 삼성전자는 4~5위권인가 봅니다. 냉동 공조 시스템 시장 1등은 다이킨이라는 일본 기업, 2등은 중국 기업 그리(가정용 에어컨 1위 기업) 등입니다.
그렇군요. 뭐든 중국제이거나 중국에서 만든 부품이 안 들어간 제품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언젠가 그런 실험을 했다잖아요. 메이드 인 차이나 없는 물건만 가지고 하루 살아 보기인가? 그랬더니 불편해서 거의 죽을 뻔했다고. 맞나? 암튼. ㅎ 중국의 시장 잠식이 놀랍죠. 지금 인도가 치고 올라와서 중국도 그리 안전한 건 아니라던데. 패권 경쟁 무섭죠? 전체적으론 우리나라가 비교적 선전하는 것 같긴하지만 중국과 일본에 밀리고 있다니 좀 씁쓸하네요. 그래도 전 메이드 인 코리아 사랑합니다. 저 어렸을 땐 국산 쳐주지도 않았는데 말입죠. 하하
캐리어가 요즘 인터넷상에서 손꼽히는, 시대의 위인 1순위라고 하더라고요.
이 공기조절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애매한 의미도 생각해보자. 조절된다는 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가? 무엇이 혹은 누가 제어되고 있는가? 물론 크래머는 공기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이 단어는 또한 공기가 그 안에 있는 것(사람)들을 조절할 가능성을 뜻하기도 한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91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공기조절 문제를 꼼꼼히 검토하여 근로자의 복지와 최대한의 생산을 위해 가능한 최고의 대기 상태를 보장해야 한다."...미국 난방및 환기 협회, 솔직하네요?! ㅎㅎㅎ
불도저나 탱크에 쓰이는 무한궤도를 그냥 캐터필러라고 부르기도 하잖아요. 캐터필러 사에서 만든 불도저에 무한궤도를 쓴게 너무 유명해져서 무한궤도를 캐터필러라고 부른거죠. 마찬가지로 에어컨을 캐리어라고 불렀을 정도로 캐리어는 옛날부터 에어컨을 만드는 대표적인 회사였죠. 아직까지도 그 기세가 살아있군요.
@밥심 님 글을 읽으니 떠오르는 단어 ‘포크레인’도 지금은 굴삭기를 부르는 일반명사처럼 굳어졌지만 원래는 특정 기업명이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사례가 꽤 있는가봐요. 당장 또 생각나는 건 스카치테이프, 호치키스 등등..
하하, 저는 대일밴드가 떠오릅니다. 반창고 이름인데, 대명사처럼(저는 지금도 가끔 그렇게...).
@연해 오, 맞아요! 대일밴드가 제일 대표적이네요. 저도 반창고 사러 가면 무조건 “대일밴드 주세요” 합니다 하하
퐁퐁은 아시나요? ㅎㅎ
엇! 이것도 알고 나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주방세제의 대명사가 아니던가요.
앗 퐁퐁을 잊고 있었네요! ㅎㅎㅎ 하나 더 생각났어요, 봉고차!
이처럼 인간의 쾌적함을 목적으로 한 최초의 완전한 냉방 시스템은 쾌적함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닌 자본주의의 지속을 위해 설계되었다. 사실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조금 불편한 부분이었습니다. 저자는 가치중립적 형식을 이용했지만, 실은 냉방, 공조 등이 자본주의를 지속시키기 위한 도구였고, 그 수단은 현재의 자본주의를 지탱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 굳이 필요없었지만 일반인들에까지 쾌적함의 기준을 강요(?)하여 자본주의를 굴러가게 - 중요한 핵심 요인으로 자리잡았다고 (제 기준에서는) 너무 삐딱하게 보는 것은 아닌가 싶어요.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기업이 신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극히 단순하게 말해) 돈이 되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돈이 된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필요를 느껴야 하기 때문에 품질, 가격, 기능 측면에서 모두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초기 에어컨의 경우에는 3가지 모두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기에 충분치 않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생산환경 등(작업장, 공장 등)에 적용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울러, 소비자의 잠재된 욕구unmet needs를 찾아내고 끄집어 내기 위해서는 책에서 언급된 에어컨의 보급 단계가 매우 적절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봅니다. 에어컨의 보급과 전파에는 크게 문제가 없는데, 저만 그런가, 저자는 이 방식도 매우 맘에 안들어하는 느낌이 들어서...ㅋㅋㅋ 다만 여기서 문제는 냉매의 문제입니다.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 줄 알고 사용했다면 그것은 문제 이지만, 미즐리도 그렇고 프레온이 오존층을 파괴하는지 당시에는 몰랐으니까... 그렇게 돌을 던질 수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해서... 몇 자 적었습니다. ^^;;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p.82.,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시원한 공기는 열기로 인한 실신을 방지하기도 했지만, 에어컨 경험을 계급과 성별에 따라 나누기도 했다. 에어컨은 노동 계급과 부유층 모두에게 중산층의 좀스러운, 전형적인 미련한 소비를 나타내는 불필요한 사치로 경멸받았다. 귀족 여성이라면 물건값이 싼 지하층에 있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노동 계급은 그러한 일에 쓸 시간도 돈도 없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우리는 과학적 발명이라는 순전한 의지의 산물로 가장 뜨거운 여름날 몸을 떨 수 있었다. 우리는 어떻게 고통받을지 선택할 수 있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6장 편안함과 과학화에서는 '조작적 정의 operational definition'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조작적 정의를 한다는 것은 (어감이 매우 이상하기는 하지만) 추상적인 개념이나 변수를 측정 가능한 구체적인 절차, 수량화된 행동으로 정의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학위 논문 작성하기 위해 듣는 '연구조사 방법론'에서 주요 사용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뉴욕주 환기위원회를 비롯해 에어컨의 대중적 보급을 위해 관련된 기관, 기업 등이 일반적인 미국인이 가지고 있던 편안함의 개별적 기대의 한계를 바꾸었다는 말이 나옵니다.(p.109) 사실 편안함이란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인 수치로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을까요? 그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편안함이란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의 느낌으로서 개인마다 다르고, 맥락에 따라 다를 뿐만 아니라 그것을 숫자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많은 정보와 의미가 소실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업의 입자에서는 제품의 광고나 홍보를 위해서는 그 편안함이란 추상적이고 개별적인 이미지를 대중이란 (실체없는) 대상에게 전달해야 하는데 그 때 필연적으로 이와 같은 조작적 정의와 같은 방법들이 동원되어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대중들(소비자들)이 편안함에 대해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에어컨 이전에는 28도만 되어도 쾌적했다고 느꼈던 대중들이지만, 에어컨은 그 기준을 낮추었다는 거죠. "자... 이게 26도의 바람이야. 이 정도의 쾌적함은 어때? 이 정도의 쾌적함을 느끼고 싶어? 그럼 에어컨을 생각해봐" 뭐. 이런 프로파겐다 수준의 광고를 생각해 볼 수 도 있겠죠.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이러한 방식이 잘못되었냐는 거죠. 만약 에어컨이 제공하는 쾌적함이 대중들에게 소구되지 않았다면 에어컨은 곧 없어졌을 겁니다. 그런데 대중은 에어컨이 주는 쾌적함(기대의 한계를 낮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고객들이 몰랐던 욕구를 충족시켜준다는 점에서 매우 획기적인 신제품 아니었을까요? (여기서도) 다만, 에어컨을 사용할 수록 사람들이 그동안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온도의 기준이 점점 낮아지고, 지구 온난화를 동반하여 평균 온도가 올라가서 더욱 에어컨의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게 된다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첫 번째는 일반적으로 lock in 효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은 모든 서비스나 제품들이 추구하는 전략이고 그것이 사회적, 도덕적, 또는 위생적(hygiene)으로 문제가 없이 용인된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두 번째는... 이것은 좀 심각하게 생각해 볼 문제이고, 외부효과 및 외부비용의 관점에서 기업에게 적극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생각 했습니다.
저도 롱기누스 님이랑 비슷한 느낌인 것 같은데, 저자가 삐딱하게 냉방의 역사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구 그 삐딱함이 잘 공감되지는 않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일어날 만한 일들이 일어났구나 싶은 대목들에 뭔가 비판적 해석이 실린다는 느낌이에요. 하지만, 저자의 관점이 그렇구나 하는 정도로 보면서 읽고 있습니다. 저는 인간의 지나친 욕구 때문에 환경이 망가진다는 식의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더운 것보다는 에어컨 켜고 시원하게 지내고 싶은 건 정당한 욕구이지 않을까요? 다만 그로 인한 외부효과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는 쪽이에요. 예를 들어 탄소세나 탄소배출권이나 전기요금 상승, 정부투자와 보조금, 이런 것들이 해법이지 않을까, 민간 차원에서의 자발적 노력은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저자는 좀 다른 관점의 이야기를 펼칠 것 같아서 궁금해 하며 읽는 중입니다.
@오도니안 그죠... 저도 저랑 다른 생각에 대해 가능한 많이 노출시킨다는 것에 대해 의의를 두고 읽고 있습니다. (중간 중간 나오는 저자의 유머 코드도 나름 나쁘지 않아요 ㅋㅋ)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조금 더 나아가면, 인종차별 문제까지 냉방의 문제와 엮어서 풀어내는 부분에서는 음... 글쎄... 하는 생각이 꽤 많이 나더라구요. 그 당시의 생활 수준과 경제력을 생각해보면 그걸 인종차별까지 몰고 갔어야 했나? 다만, 미국 주택공사(?)에서 1950년대 주택모기지 활성화를 추진하면서 대부분 백인거주 지역에만 한정 했던 부분은 조금 더 고민해볼 필요는 있겠다 싶었습니다.
@롱기누스 미국의 맥락을 염두에 두면 저는 인종 차별이라는 맥락과 연계해보려고 한 저자의 시도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고 생각했답니다. 저는 오히려 냉방이 노동의 위계를 결정지었다는 저자가 뒤에서 내놓는 시선도 오히려 주목할 만했어요. 냉방되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과 냉방 없는(혹은 냉방을 할 수 없는)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 사이의 위계요. 또 읽으면서 토론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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