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니안님의 문장 수집: "손님들이 식사하는 동안 재즈 밴드가 한껏 자유로운 형식의 축하 음악을 연주했다. 하지만 제어하고, 제어하고 또 제어하는 것이 일인 남자들에게 이보다 더 귀에 거슬리는 음악은 없었다. "
그죠. 자유로움의 상징인 재즈와 통제의 상징인 공조(air conditioning)가 불편한 동거를 하고 있는 모양새랄까..ㅎㅎ
롱기누스
연해님의 대화: 개인의 체온이 다 다르니 이게 참 어려운 것 같더라고요. 다만 음식의 예로 들자면, 자극적인 음식을 먹다보면 그 맛이 무뎌져 더더 자극적인 맛을 찾는다고들 하더라고요. 그런 것처럼 에어컨의 온도도 쾌적함만을 좇다보면 어느 순간 그 강도가 올라가지 않을까(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조금의 더위도 견디기 힘든 수준의 절제력) 걱정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습관적으로 에어컨을 트는 분들을 많이 보아요. 공백을 견디지 못해 쉼 없이 영상매체에 빠져드는 요즘 세태처럼요.
사무실에서도 제가 불편한 지점은 이런 것인데요. 에어컨을 잔뜩 틀고 가디건을 입어요. 그럴거면 가디건을 입지 않고, 에어컨을 끄면 될 텐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와 향팔님처럼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더워서 트나보다 하는데, 저는 그 모습이 더워서 튼다기보다는(정말 더웠다면 가디건을 입지 않아야...) 습관 같아 보였어요. 냉방이든 난방이든 정말 필요한 곳에 설치해서 모두가 골고루 쾌적한 일자리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저는 기술의 발전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과한 건 좀 화가 나는 것(?) 같아요(그걸 아껴서 진짜 필요한 곳에!). 휴... 말하고 나니 제 말이 좀 과한가 싶기도 하고. 어렵습니다.
@연해 님의 의견에 공감했습니다. 무엇이든 익숙해지면 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듯, 편안함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앉고 싶으면 눕고 싶고, 말 사면 종 부리고 싶듯이 자꾸 더더더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럴 때마다 이렇게 스스로 위로합니다. '내가 문제가 아니라 도파민이 문제야' ㅋㅋ
에어컨 틀고 가디건 입고 일하시는 분들... 제가 다니던 예전 직장에서 부장님께서 그러셨거 든요. 한 여름에 결제 받으러 가면 그 방만 정말 추울정도로 에어컨을 켜시고 일을 하셨어요. 그때마다 저도 연해님과 같은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회식자리에서 용감한 친구가 부장님께 그걸 물어보더라구요. 에어컨 온도를 높이고 가디건을 벗으시는 것은 어떠시냐? 부장님 왈. 그건 온도 문제라기 보다는 습도 문제다. 조금이라도 눅눅하면 일의 능률이 떨어지는데 쨍할 정도의 이런 온도가 일하는데는 더 좋다. 듣는 그 당시에도 무슨 멍멍이 소리인가 싶었습니다. 개취의 변명이다. 로 무시했죠. ㅋㅋ 정말 사람들이 느끼는 쾌적함의 정도는 그 스팩트럼의 정도가 생각보다 넓은 것 같습니다.
롱기누스
오도니안님의 대화: 지난 책에 이어 이번에도 계속 이런 의견만 낼 거 같은데 제가 분위기를 망치는 건 아니겠죠? ^^;;
저는 같은 편이 계신 것 같아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외롭지 않아요. ^^;;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완독하시죠!!
화제로 지정된 대화
YG
오늘 8월 12일 화요일에는 부마다 삽입되어 있는 에세이의 첫 번째 부분('들어가며'와 바로 연결됩니다)을 읽고서 2부 1장 '기적의 냉매 프레온'으로 넘어갑니다.
저는 이 책에 실린 에세이가 참 좋더라고요. 왜 에세이를 본문에 녹여넣지 않았는지 오히려 의아했을 정도로요. 여러분도 한번 확인해 보에요.
그리고 드디어 이 책의 주인공 프레온이 등장합니다. :)
YG
@꽃의요정@연해@롱기누스 아, 저도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는 꼭 여러분과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랍니다. 기본적으로 조선 시대 선조 시대 이야기인데, 이게 정말 오늘날 정치 상황이랑 겹쳐서 여러 가지 얘깃거리를 낳거든요. 옛날 이야기처럼 읽혀서 재미도 있고요. (어차피, 제가 올려놓은 책들은 벽돌 책 모임이 진행되는 한 한 권, 두 권씩 읽을 책들이니. 하하하!)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6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 사업 선정작. 선조 8년 ‘동서분당’이 발생한다. 이렇게 시작된 당쟁은 정치적 사건들로 끝없이 변주되다가 선조 23년 기축옥사로 파국을 맞는다. 이 책은 이 과정과 인물들에 밀착 하여 생생하게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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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니안
롱기누스님의 대화: 저는 같은 편이 계신 것 같아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외롭지 않아요. ^^;;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완독하시죠!!
당연히 완독합니다. 저 혼자라면 읽지 않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게 벽돌책 모임의 매력 중 하나라 ^^
오도니안
YG님의 대화: @꽃의요정 @연해 @롱기누스 아, 저도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는 꼭 여러분과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랍니다. 기본적으로 조선 시대 선조 시대 이야기인데, 이게 정말 오늘날 정치 상황이랑 겹쳐서 여러 가지 얘깃거리를 낳거든요. 옛날 이야기처럼 읽혀서 재미도 있고요. (어차피, 제가 올려놓은 책들은 벽돌 책 모임이 진행되는 한 한 권, 두 권씩 읽을 책들이니. 하하하!)
이 책이랑 모든 것의 새벽, 경이로운 생존자들 다 읽고 싶어요~
stella15
향팔님의 대화: 예전에 어디서 주워들었던 말인데, ‘니가 야근하는 건 에디슨 때문이다. 전구 덕분에 노동자들은 밤에도 쉬지 못하게 되었다.’ 하는 얘기가 떠오릅니다.
거 말되네요. 지금 양계장의 닭들이 그렇다잖아요. 불을 꺼야 잠을 자는데 낮인줄 알고 계속 알을 낳는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었네요.
향팔
오도니안님의 대화: 하지만 노동시간이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 아닐까요? 노동시간이 늘어났다는 게 오해를 부를 수 있는 표현 같아요. 에어컨은 노동 시간을 늘린 게 아니라 노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린 것이고 그 덕분에 기업의 소유자들 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생산량이 늘어난 것이 아닐까요? 경제가 성장해야 복지 예산을 비롯해 정부가 쓸 수 있는 세금도 늘어나고 일자리도 생기고 근로시간 단축이나 세계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에의 투자를 비롯해 긍정적인 사회변화의 기반이 되는 역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니 제가 무척 우파적인 것 같지만 경제 성장과 다른 가치들을 조화시켜야 하는 것이지 경제 성장의 가치를 폄하하는 듯한 시각에는 공감이 잘 안되요.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일도 비판적 시각에서 보면 자본의 노동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테일러리즘이나 포드의 일관생산도입 같은 일들과 에어컨을 설치해 작업하기 편안한 환경을 만드는 일은 좀 결이 다르지 않나 싶어요.
미국에서 에어컨이 처음 공장에 도입됐을 때라면 시카고 노동자들이 하루에 8시간만 일하자고 시위하고 파업하다가 총 맞고 죽은 메이데이로부터 그리 오래 지나지 않은 때가 아닌가요. 초기 자본주의 산업 사회의 노동 시간은 이미 살인적으로 길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노동자들이 싸우고 피를 흘려서 8시간 노동제를 쟁취해낸 것인데, 그때로부터 100년이 넘게 흘렀지요. 전 이제 하루 4시간만 일했으면 좋겠어요. 주4일 근무제도 빨리 도입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사회의 장시간 노동은 지금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죠. 제가 고3때 취업 나간 사업장에서는 하루 13시간씩 일을 시킨 적도 많은데, 그 직장을 그만둘 자유는 사실상 없었죠. 오래 전 일이라 그렇다 치려고 해도, 은유 작가의 책을 보면 요즘도 노동 환경이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더군요. 나중에 대학을 나와봐도 야근하는 건 똑같더라고요. 싫으면 나갈 수 있다는 게 다를 뿐… 그래도 굶어죽지 않으려면 어딘가에서 또 일을 해야 하죠.
꽃의요정
오도니안님의 대화: 당연히 완독합니다. 저 혼자라면 읽지 않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게 벽돌책 모임의 매력 중 하나라 ^^
저도 그래서 이 모임 '절대 놓치지 않을 거예요.' ㅎㅎ
게다가 YG님이 추천해 주신 책은 제가 절대 접해 볼 수 없는 책이라서 새로운 차원으로 들어가는 느낌으로 읽어요.
향팔
오도니안님의 대화: 그리고 저는 이런 시각도 마찬가지로 공감하긴 어려운데 저희 집에선 지금도 에어컨이 없어요. 그런데 이번 여름을 나면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내년 여름이 되기 전엔 놓기로 했지요. 이런 결정을 할 때 불편함을 정의하는 문화의 영향이 크진 않았다고 봅니다. 명품 가방이나 고급 자동차 같은 경우는 문화의 영향이 클 것 같지만 냉방에 대한 수요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생리적 욕구라는 측면이 큰 것 같아요. 산업 초기에는 마케팅 역할이 컸겠지만 마케팅만으로 수요가 확산된 건 아닐 것 같습니다.
이 대목을 저는 ‘초기 에어컨 산업계의 의도와 행위가 그랬구나, 그게 널리 잘 먹혔구나’ 하면서 읽었습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쐴 때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얘기인 것 같아요.
향팔
aida님의 대화: 저두요. 철학은 저와 가장 먼거리에 있어서 지난번에 후딱 읽을수 있다는 <천사들의 엄격함>을 빌려왔으나 ㅎㅎ 쉽지 않아요.. 아직 읽는중.. 이번 책에 미셸 푸코가 나오는 걸 보고 또 지난번에 언급하신 푸코 평전도 여기서 도전하면 완독이 가능하려나.. 싶기도 합니다. 규율의 내면화가 심하고 스스로의 규율도 많은 제게 도움이 될까 싶어요..
<모든 것의 새벽>은 여기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들어와 역시 반정도 보다가 반납했어요. 벽돌책은 역시 같이 읽어야...
<천사들의 엄격함> 어떤 책인지 잠깐 찾아봤는데 우와 재밌어 보이지만 절대로 후딱 읽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저는 도서관책 빌려서 내내 산책과 임보만 시키다가 그냥 돌려보내 준 적이 많답니다 하하 하지만 모든 것의 새벽도 푸코 평전도 여기서 같이 읽으면 다 읽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향팔
stella15님의 대화: 거 말되네요. 지금 양계장의 닭들이 그렇다잖아요. 불을 꺼야 잠을 자는데 낮인줄 알고 계속 알을 낳는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었네요.
오, 맞네요! 양계장 닭들도 고통스런 삶을 살더군요. 예전에 읽은 <마당을 나온 암탉>이 생각납니다. 친구가 줘서 보다가 엉엉 울었는데…
향팔
오도니안님의 대화: 조금 더 얘기해 보자면 어떤 소비는 잘못 되었고 어떤 소비는 괜찮다고 하거나 소비를 많이 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하고 말할 수 있을까요? 어떤 소비가 좋은 것인지는 각 사람이 판단을 해야 할 문제인 것 같고, 소비를 줄이는 건 자본주의 체제에서 부작용이 클 것 같습니다. 다만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등 외부효과가 있는 경우 가격과 규제와 보조금 등을 통해 정부가 개인의 소비 조건을 변화시키고 생산에 들어가는 자원이 재분배되도록 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요. 소비를 해야 경제가 돌아가니까 정부에서 소비쿠폰도 주는 거겠죠. 그런데 가끔 생각을 해봅니다. 소비의 노예가 되지는 말아야겠다고. 의지가 박약이라 주기적으로 이런 생각을 안 해주면 휘둘릴 수 있거든요. 그닥 필요도 없는데 세일해서 사고, 유행해서 사고, 남들이 야 그 나이엔 이런 가방 하나 있어야지 하니까 사고, 이렇게 소비를 해서는 안 되겠다고요. 이게 개인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그 자체가 오늘날의 기후위기에 큰 몫을 한 것 같아서요.
오도니안
향팔님의 대화: 미국에서 에어컨이 처음 공장에 도입됐을 때라면 시카고 노동자들이 하루에 8시간만 일하자고 시위하고 파업하다가 총 맞고 죽은 메이 데이로부터 그리 오래 지나지 않은 때가 아닌가요. 초기 자본주의 산업 사회의 노동 시간은 이미 살인적으로 길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노동자들이 싸우고 피를 흘려서 8시간 노동제를 쟁취해낸 것인데, 그때로부터 100년이 넘게 흘렀지요. 전 이제 하루 4시간만 일했으면 좋겠어요. 주4일 근무제도 빨리 도입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사회의 장시간 노동은 지금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죠. 제가 고3때 취업 나간 사업장에서는 하루 13시간씩 일을 시킨 적도 많은데, 그 직장을 그만둘 자유는 사실상 없었죠. 오래 전 일이라 그렇다 치려고 해도, 은유 작가의 책을 보면 요즘도 노동 환경이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더군요. 나중에 대학을 나와봐도 야근하는 건 똑같더라고요. 싫으면 나갈 수 있다는 게 다를 뿐… 그래도 굶어죽지 않으려면 어딘가에서 또 일을 해야 하죠.
저도 노동 시간 단축에 찬성합니다. 시장 이론에 따르면 기업과 노동자가 자유롭게 협상해서 노동 조건을 결정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지만, 현실적으로 협상력의 차이가 있고 또 다른 무슨 요인 때문이든 시장 이론대로 잘 안 맞는 것 같고, 노동조건은 사회적인 합의로 정해져야 하는 것 같아요. 저도 토요일에 출근해 본 시기가 있었는데 주5일 근무제 당시 논란이 많았지만 그 덕을 봤죠. 만약 반대 논리가 이겨서 10년 정도 제도 도입이 늦었다면 제 청춘에 여유가 훨씬 부족했겠죠. 주52시간 근무제도 효과가 느껴졌구요.
다만, 노동 시간을 늘리는 것과 노동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리는 건 서로 다른 일인 것 같습니다. 에어컨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노동 시간이 줄어들거나 작업 효율성이 떨어진다면, 그건 노동자에게도 좋은 일이 아닐 것 같아요.
오도니안
향팔님의 대화: 그렇지요. 소비를 해야 경제가 돌아가니까 정부에서 소비쿠폰도 주는 거겠죠. 그런데 가끔 생각을 해봅니다. 소비의 노예가 되지는 말아야겠다고. 의지가 박약이라 주기적으로 이런 생각을 안 해주면 휘둘릴 수 있거든요. 그닥 필요도 없는데 세일해서 사고, 유행해서 사고, 남들이 야 그 나이엔 이런 가방 하나 있어야지 하니까 사고, 이렇게 소비를 해서는 안 되겠다고요. 이게 개인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그 자체가 오늘날의 기후위기에 큰 몫을 한 것 같아서요.
말씀하신 것처럼 대량 생산과 소비를 지향하는 체제 자체가 기후위기의 근본적 원인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기후위기도 해결될 수 없다고 보는 주장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 주장이 잘못되었다고 확신하는 건 아니지만, 자본주의 체제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대량 소비가 필요할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 자본주의를 대신할 만한 대안적 체제가 없어 보여요. 소비와 생산이 준다는 건 성장률이 낮아지거나 마이너스가 된다는 건데 그런 경우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엄청나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아지잖아요. 주식투자자는 말할 것도 없고, 자영업자들, 정리해고를 당하는 노동자, 거기에 세금도 줄어들고 복지예산도 줄고 투자도 줄고 기술혁신 속도도 늦어질 것이고. 그런 방법으로밖에 기후위기가 해결될 수 없다고 하면, 그래도 지구가 뜨거워져서 인류가 멸망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어쩔 수 없지만 가능하다면 다른 방법들이 있었으면 해요.
제 생각엔 소비나 생산 전체를 줄이지 않더라도 그 구성을 바꿀 수 있다는 게 한 가지 길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예를 들자면,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가는 대신 집 근처에서 댄스 수업을 듣는다거나, 소고기를 먹는 대신 닭고기를 먹는다거나.. 정부가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올리거나 어쨌든 기후위기를 발생시키는 데 기여하는 생산과 소비에는 비용을 늘리고 태양열 보급 등 도움이 되는 방향에는 예산을 쓰고 그 와중에 피해를 입는 사람들을 최대한 지원하고. 그런 정책을 펴는 정당과 정치인들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향팔
오도니안님의 대화: 말씀하신 것처럼 대량 생산과 소비를 지향하는 체제 자체가 기후위기의 근본적 원인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기후위기도 해결될 수 없다고 보는 주장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 주장이 잘못되었다고 확신하는 건 아니지만, 자본주의 체제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대량 소비가 필요할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 자본주의를 대신할 만한 대안적 체제가 없어 보여요. 소비와 생산이 준다는 건 성장률이 낮아지거나 마이너스가 된다는 건데 그런 경우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엄청나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아지잖아요. 주식투자자는 말할 것도 없고, 자영업자들, 정리해고를 당하는 노동자, 거기에 세금도 줄어들고 복지예산도 줄고 투자도 줄고 기술혁신 속도도 늦어질 것이고. 그런 방법으로밖에 기후위기가 해결될 수 없다고 하면, 그래도 지구가 뜨거워져서 인류가 멸망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어쩔 수 없지만 가능하다면 다른 방법들이 있었으면 해요.
제 생각엔 소비나 생산 전체를 줄이지 않더라도 그 구성을 바꿀 수 있다는 게 한 가지 길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예를 들자면,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가는 대신 집 근처에서 댄스 수업을 듣는다거나, 소고기를 먹는 대신 닭고기를 먹는다거나.. 정부가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올리거나 어쨌든 기후위기를 발생시키는 데 기여하는 생산과 소비에는 비용을 늘리고 태양열 보급 등 도움이 되는 방향에는 예산을 쓰고 그 와중에 피해를 입는 사람들을 최대한 지원하고. 그런 정책을 펴는 정당과 정치인들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 시스템,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은 어차피 현실에서 너무 미약하지요. 그런 인식을 하는 사람들이 아무리 말을 해봐야 그로 인해 생산과 소비가 줄지도 않고요. (쓸 돈이 없어서 줄면 줄었지 하하) 하지만 한쪽에서 그런 문제를 계속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필요 없는 물건을 안 사고 비행기를 덜 타고 소고기를 덜 먹어야겠다는 등의 대안적 선택도 나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체제를 갈아엎지 않는 한 다 소용없으니 아무 개선도 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건 아닐 것이고, 당장 자본주의의 대안이 없다고 해서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걸 지적하는 게 아무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니겠지요. 고칠 수 있든 없든 이 지경이 된 원인이 뭔지는 알고 살아야 하니까요.
밥심
전구, 전화기, TV, 세탁기, 증기기관, 핵 기술, 인터넷, 스마트폰, 그리고 지금 인공지능과 같은 혁신적인 제품 또는 기술이 우리 사회에 들이닥칠 때 보일 수 있는 반응과 해석이 에어컨을 다룬 이 책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네요.
세탁기만 해도 수많은 사람들을 그 지긋지긋한 빨래에서 해방시켜주었지만 빨래가 편해지면서 안해도 될 빨래를 너무 자주 해서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요. 하지만 다시 세탁기가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긴 어려울 겁니다.
1장과 바로 뒤의 에세이를 다 읽고 나서 독성 있는 천연 냉매를 독성은 없지만 오존을 파괴하고 지구의 온도를 올리는 프레온으로 대체했다가 이제 다시 독성도 없고 온실효과도 유발하지 않는 냉매를 개발하여 적용하기를 기원하며 그런 내용이 2장, 3장에 나오려나 기대해봅니다.
밥심
즉 이상적인 온도는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판매가 까다로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가장 알아차리기 힘들 때가 가장 잘 동작하는 상태인 제품을 어떻게 마케팅할까?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134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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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심
밥심님의 문장 수집: "즉 이상적인 온도는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판매가 까다로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가장 알아차리기 힘들 때가 가장 잘 동작하는 상태인 제품을 어떻게 마케팅할까?"
[책증정]《내 삶에 찾아온 역사 속 한 문장 필사노트 독립운동가편》저자, 편집자와 合讀하기[📚수북플러스] 4. 나를 구독해줘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도서증정-고전읽기] 셔우드 앤 더슨의 『나는 바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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