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

D-29
저도 향팔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저는 꼭 환경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일부러 몸을 써가면 하는 것들이 있긴 합니다. 이것도 어떤 의미에서 '소비의 노예가 되지는 말아야겠다'는 향팔님 의견과 맞닿아있다 여겨지고요. 필요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세일해서 유행해서) 샀으니까 써야 한다는 논리를 가진 분들을 많이 보거든요. 그리고 저 또한 제가 중독에 민감한 사람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쾌락적인 많은 걸(음식 포함) 제 삶에서 소거했어요. 주변에서는 '거 무슨 재미로 사냐'라는 핀잔을 자주 듣는데 어쨌든 이건 지극히 제 개인적인 경험일 테지요(꽤나 지독한 사람입니다). 제가 답답한 포인트는 자본주의 시장의 흐름은 알겠는데, 그 자본주의 시장을 컨트롤하는 기업들이 얼마만큼의 윤리의식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기술의 진보가 나쁘다는 게 아니에요. 기술이 먼저 가고, 뒤늦게 의식이 따라가니까 세계가 점점 병들어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 일단 기술은 만들었고, 이제 너희들이 어떻게든 살아남아봐! 라는 느낌이랄까. 그럼 강한자는 살아남고 약한자는...? 장강명 작가님의 <먼저 온 미래>라는 책을 읽으면서 "기술이 가치를 이끄는 게 아니라 가치가 기술을 이끌어야 한다."라는 문장을 한동안 품고 있기도 했는데, 이걸 자꾸 놓치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기술이란 가치를 먼저 세우고, 기술이 그 가치를 따라갈 때 비로소 빛날 수 있다는 것을요. 그렇다면 '좋은 가치란 무엇인가'를 천천히 숙고하며 토론해봐야겠죠.
기업은 윤리를 중시하다 그때문에 경쟁에서 밀리면 도태되는 것이 현실이니까 결국은 정부 역할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기후위기 대처에 그나마 더 적극적인 정당을 찾고 유권자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맞습니다.. 유행처럼 "윤리 경영 그리고 ESG" 이라는 슬로건은 퍼져있지만.. 사실 기업은 이윤이 최우선이겠죠.. 시대에 맞게 요즘은 친환경 마케팅도 많구요. 정부는 규제도 하고 인증마크도 주구요.... 하지만 정책 스탠스도 유권자의 눈치를 보는 것이고, 현명한 소비자가 많아지는 것도 기업과 정부를 움직이는 방법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기업은 윤리의식이 없더라고요. 가만 내비두면 이윤을 위해 뭐든지 하는 게 기업이지요. @오도니안 님과 @aida 님 말씀대로 의회와 정부를 통해 법률과 규제로다가 잡도리를 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시민들의 역할이 중요하겠지요. 그러고보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주권자로 사는 것도 골치 아픕니다. 이것저것 공부해야 하고 계속 새로운 걸 알아가야 하고…
하하하. 맞습니다. 플라톤까지 가야 하나 봅니다.. 이래서 철학 소양이 필요한 것인가요..
정말 그러네요. 지난번엔 심지어 전국민 헌법 과외도 모자라서 웬 팔자에도 없는 형법, 계엄법에 헌재법 (강제)공부를… 그러다 진짜 소크라테스까지 올라갔던 기억이 납니다 하하
저도 커피랑 맥주를 끊어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진짜 중독인 것 같습니다.
하하, 저도요. 하나하나 소거하다보면 이게 맞는 건가 싶기도 하고. 저를 상대로 생체 실험하는 느낌도 들고... 적당히가 참 어렵더라고요. 저도 어릴 때, 술 좋아했고 꿀떡꿀떡 잘도 마셨는데, 지금은 거의 입에 안 대는 것 같아요. 담배도 그렇고. 영상매체나 기계 사용 등도 마찬가지고. 책 읽는 게 가장 재미있다고 하면 혼나려나요(하하). 그래도 이 공간은 책 모임이니까 편하게 말해보렵니다. 책이 짱이야!
맞아요. 책이 짱이여, 뭘 해도 책만한 게 없더라! 저도 어디가서 말 못하니까 여기서 외쳐봅니다.
맞아요! 거기에 가끔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 정도? 근데 이건 다 아날로그 시대의 산물이라는 거죠. 결국 모든 건 회귀하기 마련인 것 같아요. ㅎ
@연해 저도 먼저온 미래를 읽고 '기술이 가치를 이끄는 것이 아닌 가치가 기술을 이끌어야 한다'는 장강명 작가님의 말씀에 격하게 공감했습니다. 이제는 기업들의 영향력이 너무 커져서 일부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한 국가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치기도 하죠. 그 기술들의 좋고 나쁨을 따질 때 쯤이면 벌써 나쁜 영향에 중독되어 있는 경우가 많구요. 이게 참 여러운 것 같습니다. 이번 책에의 대표적 빌런 토마스 미즐리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이 분에 대한 다큐를 찾아보다가 이에 대해 잘 설명한 동영상을 찾았어요. 거기 동영상 마지막에 나오는 말은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미즐리가 자동차 엔진 노킹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납의 위험을 알면서도 납을 첨가함으로써 꽤나 많은 수익을 올릴 수는 있었으나 그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현재 미국인들은 그들의 조상보다 체내 납함량이 1,000배나 많아졌다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실린더를 사용해서 연소를 하는 경비행기에는 유연 휘발유가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 토마스 미즐리의 만행과 패터슨의 헌신적인 노력에 관심있으시면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한글 자막지원도 됩니다. ^^ https://youtu.be/IV3dnLzthDA?si=MHpCe6bL4Ycc7-XB
말씀하신 것처럼 참 어려운 부분이고, 그 부분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팡팡 올라왔는데, 이렇게 참고 자료까지 전해주시다니! 감사합니다. @롱기누스 님:) 설명해주신 글을 읽고 영상도 꼭 보고 싶어졌어요(이따가 밤에 챙겨보려고요).
1923년에 판매가 시작된 유연 휘발유를 (그 위험성을 일찌감치 알았으면서도) 1990년대에 와서야 금지했다는 사실이 끔찍하군요. 더구나 롱기누스님 말씀처럼 아직도 사용되고 있는 곳이 있다니…
@롱기누스 영상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2부 2장에서 읽은 크랭크 시동이나 노킹 방지 연료 개발에 관해 직접 보니 이해가 한결 잘 됩니다. 영상에 허버트 니들맨도 나오고 예전에 YG님이 이미지로 올려주셨던, 프레온이 오존을 파괴하는 메커니즘도 살짝 나오네요! 무엇보다 클레어 패터슨이라는 과학자를 알게 되어 좋습니다. 이분의 이름은 정말 꼭 기억해야겠어요. 납 오염의 폐해를 증명하고자 거대 기업들의 박해에 맞서 수십 년간 노고를 들이고, 그린란드와 남극까지 가시다니 존경스럽습니다. (운석을 통한 지구 나이 측정법도 재밌었어요.) 롱기누스님의 동영상과 @YG 님의 요약본을 보기 전에는 유연 휘발유를 너무 늦게 금지했다는 사실이 끔찍하기만 했는데, 그게 그냥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패터슨 같은 학자들의 끈질긴 노력 덕분이었고, 그가 아니었다면 계속 더 죽어나갔을 수많은 생명을 살린 것이군요. 역시 세상엔 쉽게 주어지는 개선이란 없나 봅니다.
올려주신 영상 잘 봤습니다(제 기준에서는 속도가 빨라 0.8배속으로 봤어요). 충격적인 내용이 정말 많네요. 납 노출이 뇌의 이상과 건강상의 문제, 죽음을 동반하는 것에 더해 반사회적, 폭력적인 행동과 인과관계가 있다는 대목에서도 놀랐습니다. 모임 초반에 YG님이 올려주셨던 이미지(CFC가 성층권의 오존을 파괴하는 메커니즘을 설명한)도 영상에 등장해서 이해가 더 쏙쏙 됐습니다(반갑기도 했고요). 책에서는 그가 스스로 목을 맨 것이라고 했는데, 영상에서는 (도르래) 장치를 사용하던 중에 밧줄에 걸려 질식사했다고 설명하네요. 책에서 저자가 말한 것처럼("특히 사회적으로 저명한 가정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 심한 낙인이 찍히고 그 행동은 거의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쪽 결론이 아닐까 싶고... 뭐라 단정짓기 참 어려운 사람이네요.
제가 어디서 미즐리 이야기를 봤었나 했더니 이 책에서였나봐요. 제 인생책이고 좀 오래된 벽돌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유연휘발유 중심으로 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서 그런지 미즐리가 꽤 악당처럼 느껴졌어요. 미즐리의 죽음도 도르레 줄에 걸려 사고사로 죽었다는 버전으로 나오는데 권선징악처럼 느껴질 정도였죠. 그런데 일인분의 안락함은 미즐리에 대해 꽤 동정적인 듯 하네요. 기괴한 사고사보다 나름 작별인사도 하고 난 후 스스로의 선택이라고 하니 더 품위가 있어 보이구요. 퀴즈쇼 장면에 대한 묘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쩌면 유해성 주장을 박해하려 했던 유연휘발유 이슈에 비해 프레온의 유해성은 나중에 밝혀져 미즐리한테 도의적 책임이 적은 편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미즐리는 유연휘발유의 무해성을 주장할 때 자신이 하는 말들을 믿었을까요? 아니면 자신과 자신이 직접적으로 알고 지내는 사람들의 인생이 이름모를 다수의 건강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을까요? 미즐리가 아닌 다른 엔지니어가 그의 입장에 처해 있었다면 그들 중 몇프로 정도가 미즐리와 같은 선택을 하고 몇프로가 다른 선택을 했을까요? 전 이런 것들이 궁금하지만 짐작밖에는 할 수 없네요.
거의 모든 것의 역사 - 개역판21세기 최고의 자연과학 분야 베스트셀러,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개역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번 개역판은 빠르게 발전하는 현대 과학의 새로운 지식을 반영하고 이전의 번역을 새롭게 다듬은 것이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저도 좋아하는 책입니다. 빌 브라이슨은 여행기는 『나를 부르는 숲』(동아일보사) 그리고 논픽션은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최고인 듯해요. 『나를 부르는 숲』은 46세 때,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52세 때 펴낸 책들이네요. :)
나를 부르는 숲 - 개역판"세계에서 가장 유러머스한 여행작가" 빌 브라이슨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대표작. 세계에서 가장 길며,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아름다운 장관이 펼쳐지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에 도전한 저자의 고군분투기이다.
미즐리는 납의 유해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던 화학자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납의 위험은 로마시대부터 내려오던 인류의 상식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미즐리는 에틸사를 만들기까지 많은 실험을 거치면서 납 중독이 되어 플로리다에 요양까지 했던 사람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성공과 돈에 미친 과학자가 아니었나 싶어요. 그러나 말씀하셨다시피 프레온에 대해서는 그 유해성에 대해 몰랐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성공과 돈에 미친 것일 수도 있지만, 반드시 위험한 건 아니라고 믿는 식으로 합리화를 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인간의 자기합리화 능력에 깜짝 놀랄 때가 많아서. 언젠가 더 깊이 알아보고 싶네요.
그죠. 자기합리화...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정말 사람의 자기합리화란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것 같아요. 셀프 가스라이팅이라고 해야하나.... 작년에 우리나라를 위기에 던져버린 사람들도 자기합리화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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