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니안님의 대화: 제가 어디서 미즐리 이야기를 봤었나 했더니 이 책에서였나봐요. 제 인생책이고 좀 오래된 벽돌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유연휘발유 중심으로 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서 그런지 미즐리가 꽤 악당처럼 느껴졌어요. 미즐리의 죽음도 도르레 줄에 걸려 사고사로 죽었다는 버전으로 나오는데 권선징악처럼 느껴질 정도였죠.
그런데 일인분의 안락함은 미즐리에 대해 꽤 동정적인 듯 하네요. 기괴한 사고사보다 나름 작별인사도 하고 난 후 스스로의 선택이라고 하니 더 품위가 있어 보이구요. 퀴즈쇼 장면에 대한 묘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어쩌면 유해성 주장을 박해하려 했던 유연휘발유 이슈에 비해 프레온의 유해성은 나중에 밝혀져 미즐리한테 도의적 책임이 적은 편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미즐리는 유연휘발유의 무해성을 주장할 때 자신이 하는 말들을 믿었을까요? 아니면 자신과 자신이 직접적으로 알고 지내는 사람들의 인생이 이름모를 다수의 건강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을까요? 미즐리가 아닌 다른 엔지니어가 그의 입장에 처해 있었다면 그들 중 몇프로 정도가 미즐리와 같은 선택을 하고 몇프로가 다른 선택을 했을까요?
전 이런 것들이 궁금하지만 짐작밖에는 할 수 없네요.
미즐리는 납의 유해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던 화학자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납의 위험은 로마시대부터 내려오던 인류의 상식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미즐리는 에 틸사를 만들기까지 많은 실험을 거치면서 납 중독이 되어 플로리다에 요양까지 했던 사람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성공과 돈에 미친 과학자가 아니었나 싶어요. 그러나 말씀하셨다시피 프레온에 대해서는 그 유해성에 대해 몰랐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