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

D-29
주말에 제가 재미있게 읽었던 책은 앞에서도 한번 언급했었던 『조지 오웰 뒤에서: 지워진 아내 아일린』(생각의힘)이었어요. 절반 정도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는데요? 작년(2024년) 9월에 함께 읽었던 『메리와 메리』(교양인) 같은 매력이 있는 책이네요. 9월에는 이 책 함께 읽어도 좋을 듯합니다. 하하하! 마침 2부 5장 마지막에 조지 오웰 인용이 있어서 더욱더 의미심장했어요.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조지 오웰의 《1984》보다 먼저, 〈1984〉라는 디스토피아 시를 쓴 여자가 있었다. 시에는 ‘텔레파시’로 ‘세뇌’되는 미래가 언급된다. 《동물농장》을 우화로 기획하고 함께 편집한 사람도 그녀였다. 여자는 옥스퍼드에서 장학금을 받고 영문학을 공부한 심리학자였으며, 스페인 내전에 참여해 오웰의 목숨을 구했다. 정보부 검열과에 근무하며 뉴스를 검열하고 삭제하는 일을 하기도 했던 여자의 별명은, “돼지”였다.
메리와 메리 -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와 메리 셸리, 열정과 창조의 두 영혼
저는 찬성입니다:) 지난번에 이 책 말씀하셨을 때, 제목부터 흥미롭다 생각했었거든요(『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도 좋고요). 심지어 너~무 재미있다고 하시니 더더 읽고 싶습니다. 9월 벽돌 책 후보가 벌써 이렇게나 많다니 (아직 8월 중순인데 말이죠) 과연 최종 선택은!
저도.. 일단 이책을 희망도서 신청부터 슬쩍 해 두었답니다. 흐흐
피스크는 “비영속성은 오존의 본질이며, 그 특이성은 자체적인 파괴 수단이다” 분자 수준에서 오존층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파괴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간단히 말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살아있게 한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방패가 아니라 파도같다는 말이 무슨 말인가 했는데.. 오존이 끊임없이 분해되고 재결합하면서 자외선을 걸러준다는 의미 였군요...
미즐리가 발전에 이바지한 화학물질의 마지막 흔적, 즉 그가 남긴 유산의 마지막 분자는 서기 31세기나 되어야 사라질 것이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299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롤랜드와 몰리나의 초기 계산에 따르면, 오존 파괴 비율은 20~40% 사이 어디쯤이었다. 초음속 비행기의 배기가스에 대한 우려를 상대적으로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게 하는 심각한 손실이었다. 수치가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롤랜드와 몰리나는 자신들이 실수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 일하는 동안 몰리나는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곤란한 기분을 느꼈다. 만약 계산이 잘못되었다면 그는 바보처럼 보일 수 있었고, 계산이 맞는다면, 음, 그것은 지구 대참사의 조짐이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01-302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우리는 위험을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것으로 생각해, 그렇지 않을 때는 제대로 보지도 못한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08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듀폰이 이끄는 업계의 경영진들은 현대 화학의 최고(그리고 가장 안전한) 업적으로 알려진 미즐리의 기적이 갑자기 위험하다는 비난으로 얼룩진 것에 분노했다. 상황은 불공정해 보였고, 그중 유난히 편집증적인 사람들은 과학자들이 관심이나 돈, 가장 나쁘게는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꾸민 일종의 계략으로 보았다. 듀폰은 전국의 신문을 대상으로 비싼 전면 광고를 실어 롤랜드와 몰리나의 이론이 과연 과학적으로 무결한지 사람들로 하여금 의심하게 했다. 나중에 산성비, 간접흡연, 지구온난화와 관련해서도 사용되게 되는 흔한 수법이었다. 업계는 이 화학물질이 마치 재판에 넘겨진 사람처럼 ‘유죄가 입증될 때까지 무죄’로 남아 있길 요구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11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과학자들이 무너지는 지구 생태계의 그림을 그렸다면, 같은 상황에서 업계는 80억 달러 규모 산업의 몰락과 그 결과 해고되는 수십만 명의 노동자들로 인해 무너지는 미국 경제의 초상화를 그렸다(그들에게는 세상의 종말이나 다름없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11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오존층이 비록 얇고, 보이지 않고, 계속 변화하고 있지만, 아주 간단히 말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살아 있게 한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252쪽 몸이 기후 변화에 약간 적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진실은 어떤 몸이든 적응한다는 것이다. 적응은 진화적이거나 영구적이지 않고, 계절적이며 일시적이다. 256 쪽 사람을 편하게 하는 능력 때문에, 에어컨은 제도적 변화를 멈출 만큼 또는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을 ‘어리석다‘라고 생각하게 할 만큼 오랫동안 분노를 미루게 했다. 289쪽 이 지구상에 생명체가 매우 위태롭게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어쨌든 생명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321쪽 세상에 고립되어 존재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어떠한 인간도, 사물도, 나라도 그 자체로 섬이 될 수는 없다. 329쪽 미래는 지금 우리에게 주어지거나 정해진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취하는 작은 행동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352쪽 본래 건전한 과학은 느리다. 과학은 여러 번 반복되는 실험을 통한 연구가 필요하다. 353쪽 증거가 있는데도 아무것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바보, 즉 가능한 모든 증거를 입수할 때까지 아무것도 해선 안된다고 주장하다가 세상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을 목격하는 바보는 모든 것을 안다고 주장하는 바보만큼이나 파괴적이다. 353쪽 모든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새로운 가설을 바탕으로 한 즉각적인 대응이었지만, 건전한 과학으로써 필요한 것은 인내심 있는 탐구, 더 많은 토론, 상충하는 관점에 대한 고려였다. 그게 어려운 점이었다. 355쪽 의심은 우리가 호기심이나 건전한 회의론이라고 부르는 한도 내에서 과학에 매우 중요하고, 또 이것이 과학을 발전시킨다. 하지만 난데없이 불확실성만을 취해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만들어내기 쉽기 때문에 과학을 잘못된 설명을 하는 것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2장 프레온의 시대: 계속되는 안전의 불확실성,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2장에서 수집한 문장 올렸습니다. 353쪽에서 수집한 문장이 특히 인상적이네요. 불확실성과 확실성 간의 절충? 어려운 것 같습니다.
“냉방은 고유의 문화, 농지 개혁 운동, 빈곤, 낭만주의, 역사의식, 비기술적 민속 문화 지향, 친족과의 깊은 유대, 이웃 관계, 장소에 대한 강한 직감, 상대적으로 느린 삶의 속도 등 여러 가지 지역적 전통의 쇠퇴에 기여했다. 그 결과 지역적 특수성이 극적으로 감소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2부 5장,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저는 이 문장을 읽으면서 피츠제럴드의 소설 젤리빈이 생각 났어요. 어느날 새벽에 주인공이 무언가 삶에 대한 깨달음과 슬픔과 새로운 의욕 같은 걸 느끼지만 한낮의 무더위 속에 모든 것이 흐릿해지고 원래의 태평한 낙관주의로 돌아가는 내용이었죠. 오늘처럼 더운 날 냉방이 없었으면 저는 제대로 하는 일은 아무 것도 없이 그냥 젤리빈처럼 녹아내렸을 것 같아요. 모든 진보에는 잃는 것과 얻는 것이 함께 따르는데, 과거를 아는 사람에겐 잃는 것이 더 커보이고 새로운 세대에겐 얻는 것이 더 커보일 뿐더러 과거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미래세대도 우리와는 가치관이 무척 다르겠죠. 그러니 얻고 잃은 것의 가치를 비교하기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러브록은 영국으로 돌아온 직후(논문이 출간되기 1년 전) 과학학회에 참석했다가 공식 행사에서 잠시 숨을 돌리는 동안 두 사람을 만났다.172 한 사람은 국립해양대기협회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ssociation의 과학자인 레스터 마취타Lester Machta였고, 다른 한 사람은 듀폰의 프레온 사업부 책임자인 레이 맥카시Ray McCarthy였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2부 5장,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러브록은 프레온의 유해성 같은 건 전혀 관심없이 대기의 이동을 연구하다가 프레온 농도를 측정해보게 된 거구, 그 연구결과가 우연히 다른 과학자들에게 전해져 프레온의 위험성이 밝혀지게 된 건가요? 정말 인류의 운명은 0.3센티미터, 동전 두 개 겹쳐놓은 오존층의 두께만큼이나 얇은 행운으로 지탱되고 있는 느낌이네요. 상업적 목적 없이 자유롭고 광범위한 주제의 자연 탐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지기도 하구요.
책을 읽으면서 새삼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데요 일단 오존층의 두께입니다. 여태 오존층이 식별 가능한 두께로 지구를 덮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2~3mm 정도 안된다는 것에 너무 놀랐습니다. 책에서는 초음속 여객기로 인한 오존층 손실 문제가 언급되지만 부가적으로 우주로 나가기 위해 로켓을 쏘아올리는 것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되더군요. 워낙 얇게 펴져 있다 보니 조금 구멍만 생겨도 전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지구 전체로 보면 그 구멍이 미미하게 보이긴 하겠지만요. 한때 일기예보에서도 나왔던 불쾌지수가 어느 순간 안보이고 체감온도로 바뀐 것 같은데요 이 부분에 대한 언급도 새로웠던 것 같습니다. 불쾌지수라는 단어가 알게 모르게 사라진 것 같은데요 어떤 계기로 불쾌지수라는 수치가 나오게 되었는지 배경도 새롭게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드림코난 네, 오존층이라고 하면 정말 두꺼운 띠 같은 걸 머릿속에 연상하게 되는데, 실제로는 저렇게 얇다고 합니다. 저도 처음에 알고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8월 19일 화요일에는 2부 8장 '에어컨과 슈퍼마켓', 2부 9장 '자외선 지옥 구멍 논쟁', 2부 10장 '몬트리올 의정서'를 읽습니다. 다른 날보다 분량이 아주 조금 많은데요. CFCs가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과학자의 경고가 나오고 나서 그것이 최종적으로 규제되는 과정을 짚고 있어서 끊어서 읽기보다는 계속 읽는 게 낫겠다 싶어서 이렇게 배치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CFCs 가 규제되는 전례를 들면서 지구 가열 문제도 해결이 가능할 수 있다, 이렇게 희망을 품고 있는데요. 그 희망의 근거가 되는 실체를 한번 꼼꼼히 따져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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