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

D-29
YG님의 대화: 오늘 읽을 부분의 3부 1장에 등장하는 페터 슬로터다이크는 한국에서는 대중적으로는 알려지지 않은 독일의 문제적 철학자입니다. 저는 호감보다는 반감을 가진 철학자인데, 또 묘하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부분이 있어서 정말 문제적 철학자 같아요. 어쭙잖게, 슬로터다이크의 개념 두 가지만 얘기해 볼게요. 인간 기술(Anthropotechnik) 슬로터다이크 철학의 핵심에는 ‘인간은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통찰이 있습니다. ‘인간 기술’은 이런 통찰 속에서 그가 고안한 개념인데요. 인간이 육체적, 정신적 훈련, 교육, 생활 방식의 선택 등을 통해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기술과 실천을 의미합니다. 그는 고대 그리스의 영성 훈련부터 현대의 유전공학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항상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스스로 ‘개선’하려는 존재였다고 봅니다. 그는 이러한 ‘자기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를 통해 인간은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수직적 긴장(Vertikale Spannung) 앞의 연장 선상에 놓인 역시 슬로터다이크가 고안한 개념입니다. 그는 인간을 항상 ‘더 높은 곳’을 지향하며 스스로 끌어올리려는 존재였다고 봅니다. 그는 이것을 ‘수직적 긴장’이라고 부르면서, 이것이 종교,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고 주장해요. 인간이 현재의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넘어서려는 동력이 바로 수직적 긴장이라는 거죠. 그가 현대 사회를 비판적으로 보는 이유도, 이러한 수직적 긴장을 상실하고 안락함과 평범함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죠. * ‘인간 기술’과 ‘수직적 긴장’ 개념에서 혹시 떠오르는 철학자가 있지 않으세요? 네, 그는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사상적 후계자이자 현대적 재해석을 하고 있다고 자임합니다. 그의 이런 철학적 사유에서 뭔가 불편한 대목이 있죠? 네, 우생학이나 생명공학을 통한 인간 종의 개선을 주장하는 트랜스 휴머니즘과 맞닿아 있어서 위험해 보이는 대목이 있죠. (실제로 독일 철학계의 거장 위르겐 하버마스가 슬로터다이크 철학의 위험성을 강력하게 비판한 적도 있습니다.) * 3부 1장에서 언급된 슬로터다이크의 저서 ‘구’ 3부작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세 권으로 나온 그의 저서입니다. 21세기 들어서 ‘인간 기술’이나 ‘수직적 긴장’ 개념을 내세우기 전에 나온 책인데요. (국내에서는 이 ‘구’ 3부작은 번역이 되지 않았고, 저도 리뷰 논문이나 기사를 통해서만 확인했습니다. 사실, 이 ‘구’ 3부작이 저로서는 호감인데요.) 이 3부작에서 슬로터다이크는 인간을 특정한 공간을 만들어내고, 특정한 타자와 관계를 형성하는 존재로 재정의한답니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가 ‘공간’과 ‘관계’입니다. 첫 번째 저서 『버블』에서는 자궁 속 태아와 어머니의 관계처럼 두 존재가 하나로 연결된 친밀한 공간과 관계를 ‘거품’에 비유해서 서술하고 있고요. 두 번째 저서 『지구』에서는 공간과 관계가 ‘국가’ ‘제국’ ‘종교’ 그리고 ‘지구화’ 같은 개념을 통해서 점점 커가는 과정을 서술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기가 상상한 ‘구’의 범위 안에서는 친밀성(민족주의 같은)을 그 바깥에서는 배타성을 발휘했다고 주장하죠. 하지만, 궁극적으로 ‘지구화’를 통해서 모든 것이 균질화(평면화)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비판도 하고요. 세 번째 저서 『거품들』에서는 공동체가 사라지고 파편화된 작은 공간들(거품들)이 공존하는 현대 사회를 살펴보면서, 거기서 새로운 형태의 연대나 공존이 가능할지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공동체의 해체나 개인화가 가속화하는 21세기를 바라보는 사유의 틀을 제시했다는 호평도, 빤한 얘기를 현학적이고 도발적으로 쓴 것뿐이라는 혹평도 있다고 합니다. * 국내에서는 주로 ‘인간 기술’과 ‘수직적 긴장’ 같은 개념을 설명하는 책이 소개가 되어 있어요. 『인간 농장을 위한 규칙』(‘인간 기술’, 1999) 『너는 너의 삶을 바꿔야 한다』(‘수직적 긴장’, 2009) 같은 그의 후기 철학을 대표하는 책들만 번역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한국에서 인기가 있는 생명공학이나 트랜스 휴머니즘 같은 흐름에 궤를 같이하는 철학이라서 그런가 봐요.
트랜스 휴머니즘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 보자면, 시대가 좀 지났지만 모라벡 같은 사람들이 이야기한 미래상이 흥미로왔습니다. 인류의 후손은 인류가 아니라 디지털 정신이 될 것이고, 그 정신은 생물학적 한계를 넘어 무한히 진화하고 발전할 거라는 비전이죠. 어쩌면 미래의 갈림길은 가상 세계에 업로드된 디지털 정신이냐, 생물학 기술들로 증강된 초인간이냐 문제일 수도 있겠죠. 제가 적어둔 내용을 보니까, 마셜 브레인이라는 철학자가 이런 주장과 예측을 했다고 합니다. " 더 아름다운 몸을 가질 수 있다면, 당신은 기꺼이 당신의 몸을 버릴 것이다…. 몸의 노화는 또 어떤가. 몸을 버림으로써 노화를 면활 수 있다면, 대다수 사람들은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가상 세계로 들어간 당신의 여자친구나 남자친구는 완벽한 몸을 지녔을 테고, 그들은 당신도 그 세계로 들어오라고 권할 것이다. 당신은 통증 없는 수술을 통해 당신의 뇌를 가상현실 속의 새로운 몸과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지금의 10대나 20대한테는 의미가 있는 전망일 수 있는데, 저한테는 공상과학소설 같은 이야기고, 저는 이런 세상이 빠르게 도래한들 크게 염두에 두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3부까지 왔으니 개념 하나를 언급하자면, 지구를 데울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를 흔히 GWP(Global Warming Potential, 지구 온난화 지수)로 나타냅니다.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기준으로 다른 온실 기체가 지구 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를 나타낸 것인데요. 이 책에서 "지구 온난화 지수가 이산화탄소의 몇 배에 달한다" 같은 서술에서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이죠. 그런데, GWP는 타임 스케일이 아주 중요합니다. GWP-20, GWP-100, GWP-500 이렇게 구분하는 이유가 그 때문인데요. 여기서 숫자는 20년, 100년, 500년 등입니다. 왜냐하면, 메탄의 20년 이상 GWP(GWP-20)는 84톤입니다. 이는 메탄 1톤의 누출이 20년 동안 측정된 84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수명이 훨씬 짧기 때문에 GWP-100은 28, GWP-500은 7.95로 시간이 지날수록 적어집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대체로 GWP-100, 즉 100년 단위로 미치는 효과를 따지는 것으로 보여요. 저도 놀랐는데 CFCs든 대체재인 HFC든 100년 단위로 봐도 엄~청 GWP가 높네요;
YG님의 대화: @aida 네, 저도 호감은 아닌 걸로 정리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꾸준히 (주로 논쟁적인 방향의) 책들만 소개가 되더라고요.ㅠ.
진짜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철학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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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8월 22일 금요일에는 3부 4장 '흰 피부와 검은 조약'과 3부 5장 '새로운 냉매의 출현과 지하 경제의 탄생'을 읽습니다. 3부 4장에서는 CFCs 규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저자의 고찰, 그리고 3부 5장에서는 정말 놀라운 CFCs 지하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두 장 모두 아주 흥미로운 대목이라서 하나로 묶었어요. 특히, 3부 4장은 제가 이 책을 읽는 중에 제일 인상적이었던 장이었어요. 저는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시각이거든요. 저자의 시각을 따라가다 보면, CFCs 규제가 이토록 빠른 속도로 성과가 있었던 반면에 온실 기체 규제가 왜 지지부진한지에 대한 흥미로운 시각을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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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병행(병렬) 독서하시고 다음 주에 뒷 부분을 읽고서 마무리합니다. 제 예상으로는 한 150쪽 정도 남아서 주말에 완독하실 분들이 많으실 듯합니다. 완독하시고 나서도 계속 토론하면서 마무리해요!
신청만 해놓고 마지막 날에 겨우 들어왔네요..ㅜㅜ 7말8초 베트남 푸꾸옥에 가서 꼬리뼈 부위를 다치고 에어컨, 따듯한 물, 변기, 등등 여러가지 문제가 많고 사건사고가 많았던 휴가를 보내고 돌아와기 직전 하노이에서 여러가지 호치민보다 레닌 동상을 보고 레닌 책들이 있는 콩카페에 다녀왔어요;; 6-7월에 읽던 냉전 관련 책들이 많이 생각나더라구요. 근데 휴가에서 돌아오고나서 바로 다쳐서 잘 앉아있기도 힘들었지만 일들이 너무 많아서 이제서야 초록 마감 빼고는 거의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지만.. 한달 거의 책을 못 읽은 게 너무 아쉽네요..;; 안 그래도 처음 베트남 도착했을 땐 한국보다는 참을만 한 더위인데?(너무 더위 먹어서 정신이 이상해졌는지도;;) 했다가 결국 떠나기 전날 하노이에서 또 열사병으로 쓰러져서 (제가 선천적으로 고온고습고지대에 약하긴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지구온난화와 에어컨 등의 문제에 관한 책인 듯해서 나중에 혼자서라도 찬찬히 읽어보겠습니다. (리조트도 엄청 크고 예능 독박투어에 나올 정도로 '럭셔리'하다는데 첫날부터 로비 에어컨이 작동 안해서 체크인하다 쓰러질뻔;;) 다음 달은 그래도 이번달만큼은 바쁘지 않을 것 같으니 꼭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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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님의 대화: 신청만 해놓고 마지막 날에 겨우 들어왔네요..ㅜㅜ 7말8초 베트남 푸꾸옥에 가서 꼬리뼈 부위를 다치고 에어컨, 따듯한 물, 변기, 등등 여러가지 문제가 많고 사건사고가 많았던 휴가를 보내고 돌아와기 직전 하노이에서 여러가지 호치민보다 레닌 동상을 보고 레닌 책들이 있는 콩카페에 다녀왔어요;; 6-7월에 읽던 냉전 관련 책들이 많이 생각나더라구요. 근데 휴가에서 돌아오고나서 바로 다쳐서 잘 앉아있기도 힘들었지만 일들이 너무 많아서 이제서야 초록 마감 빼고는 거의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지만.. 한달 거의 책을 못 읽은 게 너무 아쉽네요..;; 안 그래도 처음 베트남 도착했을 땐 한국보다는 참을만 한 더위인데?(너무 더위 먹어서 정신이 이상해졌는지도;;) 했다가 결국 떠나기 전날 하노이에서 또 열사병으로 쓰러져서 (제가 선천적으로 고온고습고지대에 약하긴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지구온난화와 에어컨 등의 문제에 관한 책인 듯해서 나중에 혼자서라도 찬찬히 읽어보겠습니다. (리조트도 엄청 크고 예능 독박투어에 나올 정도로 '럭셔리'하다는데 첫날부터 로비 에어컨이 작동 안해서 체크인하다 쓰러질뻔;;) 다음 달은 그래도 이번달만큼은 바쁘지 않을 것 같으니 꼭 함께 하겠습니다!
@borumis 님, 그렇지 않아도 여름에 많이 바쁘신가, 했어요. 다친 데는 많이 나아지셨어요? 베트남 여행도 그래도 즐거우셨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직 열흘이나 남았습니다!!! :)
YG님의 대화: @borumis 님, 그렇지 않아도 여름에 많이 바쁘신가, 했어요. 다친 데는 많이 나아지셨어요? 베트남 여행도 그래도 즐거우셨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직 열흘이나 남았습니다!!! :)
넵, 이제 바로 앉거나 누울 수 있게 되었어요..^^;;; 본업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되어가고 있고(그래봤자 누군가 또 다른 일을 시키겠지만;;) 오늘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그럼 열흘 남은 동안이라도 될 수 있는 만큼 읽어보겠습니다!
borumis님의 대화: 신청만 해놓고 마지막 날에 겨우 들어왔네요..ㅜㅜ 7말8초 베트남 푸꾸옥에 가서 꼬리뼈 부위를 다치고 에어컨, 따듯한 물, 변기, 등등 여러가지 문제가 많고 사건사고가 많았던 휴가를 보내고 돌아와기 직전 하노이에서 여러가지 호치민보다 레닌 동상을 보고 레닌 책들이 있는 콩카페에 다녀왔어요;; 6-7월에 읽던 냉전 관련 책들이 많이 생각나더라구요. 근데 휴가에서 돌아오고나서 바로 다쳐서 잘 앉아있기도 힘들었지만 일들이 너무 많아서 이제서야 초록 마감 빼고는 거의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지만.. 한달 거의 책을 못 읽은 게 너무 아쉽네요..;; 안 그래도 처음 베트남 도착했을 땐 한국보다는 참을만 한 더위인데?(너무 더위 먹어서 정신이 이상해졌는지도;;) 했다가 결국 떠나기 전날 하노이에서 또 열사병으로 쓰러져서 (제가 선천적으로 고온고습고지대에 약하긴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지구온난화와 에어컨 등의 문제에 관한 책인 듯해서 나중에 혼자서라도 찬찬히 읽어보겠습니다. (리조트도 엄청 크고 예능 독박투어에 나올 정도로 '럭셔리'하다는데 첫날부터 로비 에어컨이 작동 안해서 체크인하다 쓰러질뻔;;) 다음 달은 그래도 이번달만큼은 바쁘지 않을 것 같으니 꼭 함께 하겠습니다!
와, 저도 @borumis 님이 뜸하셔서 많이 바쁘신가 했는데, 그 사이 엄청난 일들을 겪으셨군요. 이 글을 읽는 제가 다 숨이 차네요(헥헥). 고온고습고지대에 약하다는 말씀에 헉하기도 했는데(열사병으로 쓰러지셨다니!), 이번 책을 읽으며 고습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돼서 더 그랬나봐요. 그래도 이제는 좀 나아지셔서 다행이에요. 마지막 날에 겨우 들어왔다는 첫 문장에 '오잉?'하기도 했는데, 남겨주신 대댓글에 웃음이 났습니다. 아직 10일이 남았으니 찬찬히 또 대화 나눠보아요. 복귀하신 걸 환영합니다:)
나는 몬트리올 의정서의 진정한 성공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으면서, 이 단순화된 협정의 역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경계한다. 역사적 기록은 이 관대하기 그지없는 설명에 이의를 제기한다. 수년간 과학적으로 합의된 사항에 반대해오던 거대 기업들은 냉매 대체재로 이익을 볼 가능성이 생긴 후에야 그 기세를 누그러뜨렸다. 기업이 수지 계산을 마칠 때까지 국제 규약 준수를 거부한 것을 두고 ‘함께 노력했다’라고 말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부 4장. 흰 피부와 검은 조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YG님의 대화: 오늘 8월 22일 금요일에는 3부 4장 '흰 피부와 검은 조약'과 3부 5장 '새로운 냉매의 출현과 지하 경제의 탄생'을 읽습니다. 3부 4장에서는 CFCs 규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저자의 고찰, 그리고 3부 5장에서는 정말 놀라운 CFCs 지하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두 장 모두 아주 흥미로운 대목이라서 하나로 묶었어요. 특히, 3부 4장은 제가 이 책을 읽는 중에 제일 인상적이었던 장이었어요. 저는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시각이거든요. 저자의 시각을 따라가다 보면, CFCs 규제가 이토록 빠른 속도로 성과가 있었던 반면에 온실 기체 규제가 왜 지지부진한지에 대한 흥미로운 시각을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도요.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이라 신선하기도 했는데, 꼭 이것뿐만 아니라 세상에 벌어지는 많은 일들이 어쩌면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라 보기 좋게 포장해서 내놓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저 같은 소시민은 느낌조차 모를 정도로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질질질 끌 때는 언제고, 너무 단숨에 해결할 때면 비슷한 무력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제가 속한 조직에서도 종종 벌어지는 일. 높으신 분들의 뜻을 헤아리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쳇.
연해님의 대화: 저도요.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이라 신선하기도 했는데, 꼭 이것뿐만 아니라 세상에 벌어지는 많은 일들이 어쩌면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라 보기 좋게 포장해서 내놓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저 같은 소시민은 느낌조차 모를 정도로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질질질 끌 때는 언제고, 너무 단숨에 해결할 때면 비슷한 무력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제가 속한 조직에서도 종종 벌어지는 일. 높으신 분들의 뜻을 헤아리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쳇.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어제 읽은 분량에서 지난달 벽돌 책 모임의 주인공 이름이 등장해서 살짝 반가웠습니다.
borumis님의 대화: 신청만 해놓고 마지막 날에 겨우 들어왔네요..ㅜㅜ 7말8초 베트남 푸꾸옥에 가서 꼬리뼈 부위를 다치고 에어컨, 따듯한 물, 변기, 등등 여러가지 문제가 많고 사건사고가 많았던 휴가를 보내고 돌아와기 직전 하노이에서 여러가지 호치민보다 레닌 동상을 보고 레닌 책들이 있는 콩카페에 다녀왔어요;; 6-7월에 읽던 냉전 관련 책들이 많이 생각나더라구요. 근데 휴가에서 돌아오고나서 바로 다쳐서 잘 앉아있기도 힘들었지만 일들이 너무 많아서 이제서야 초록 마감 빼고는 거의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지만.. 한달 거의 책을 못 읽은 게 너무 아쉽네요..;; 안 그래도 처음 베트남 도착했을 땐 한국보다는 참을만 한 더위인데?(너무 더위 먹어서 정신이 이상해졌는지도;;) 했다가 결국 떠나기 전날 하노이에서 또 열사병으로 쓰러져서 (제가 선천적으로 고온고습고지대에 약하긴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지구온난화와 에어컨 등의 문제에 관한 책인 듯해서 나중에 혼자서라도 찬찬히 읽어보겠습니다. (리조트도 엄청 크고 예능 독박투어에 나올 정도로 '럭셔리'하다는데 첫날부터 로비 에어컨이 작동 안해서 체크인하다 쓰러질뻔;;) 다음 달은 그래도 이번달만큼은 바쁘지 않을 것 같으니 꼭 함께 하겠습니다!
아유, 저도 궁금했어요. 그래도 살아는 계셨네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군요. 그래도 이렇게 다시 뵙게되니 반갑네요. YG님 말씀마따나 아직 열흘이나 남았으니 시작해 보시죠. 저는 이번 달도 그냥 참관인지 참견인지만 하고 있습니다. ㅎㅎ
YG님의 대화: 오늘 8월 22일 금요일에는 3부 4장 '흰 피부와 검은 조약'과 3부 5장 '새로운 냉매의 출현과 지하 경제의 탄생'을 읽습니다. 3부 4장에서는 CFCs 규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저자의 고찰, 그리고 3부 5장에서는 정말 놀라운 CFCs 지하 경제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두 장 모두 아주 흥미로운 대목이라서 하나로 묶었어요. 특히, 3부 4장은 제가 이 책을 읽는 중에 제일 인상적이었던 장이었어요. 저는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시각이거든요. 저자의 시각을 따라가다 보면, CFCs 규제가 이토록 빠른 속도로 성과가 있었던 반면에 온실 기체 규제가 왜 지지부진한지에 대한 흥미로운 시각을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도 4장의 통찰은 흥미로웠고 인정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북미 오존층이 얇아진 것에 더해 백인이기에 더 취약한 피부암이 협약 비준과 생산금지를 성공시키는 데 큰 요인이었을 거라는 사실이 씁쓸하기도 했구요. (자기한테 닥쳐야 바로 행동하는 것이 인간의 쎈 본성 같은데 공동체, 생태계에 대해서는 필요한 연대는 의지가 더해져야만 해서.. 지지부진이란 사실이 말이죠) 또한 몬트리올 의정서가 살아있는 문서라는 것도 신선했어요. 더 위험이 발견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놓았다는 것은 그나만 인간의 오류를 인정하는 것 같아 보여 대단한 성과라고 보이네요.
borumis님의 대화: 넵, 이제 바로 앉거나 누울 수 있게 되었어요..^^;;; 본업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되어가고 있고(그래봤자 누군가 또 다른 일을 시키겠지만;;) 오늘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그럼 열흘 남은 동안이라도 될 수 있는 만큼 읽어보겠습니다!
에고 우째 그런일이... 무리하시고 몸조리 하시면서 술술 읽으세요.. ~
연해님의 대화: 그리고 이건 여담이지만, 어제 읽은 분량에서 지난달 벽돌 책 모임의 주인공 이름이 등장해서 살짝 반가웠습니다.
ㅋㅋㅋㅋ 저두용
자외선에 대한 내용을 읽을 때는 유난히도 강했던 올여름의 햇살이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언제부턴가 여름만 되면 비 오는 날이 끊이질 않았는데, 이번 여름은 맑은 날이 많아서 오히려 의아했던... 그래서 문득 궁금한 게 건강을 위해 햇살을 받는 게 좋다고들 하잖아요(특히 정신). 근데 요즘처럼 쨍한 햇살을 그대로 받아도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무직 노동자는 비타민D가 부족해서 햇볕을 쬐라고들 하는데, 이거랑 그거는 전혀 다른 이야기인가. 눈도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각종 질환이 생긴다고 하고. 그럼 햇볕을 어떻게 쬐라는 건지 적정선을 모르겠네요. 여담이지만 저는 일하다가 종종 회사 옥상에 올라가서 햇살을 느끼곤 하는데요. 이번 여름에는 그 짓(?)을 하다가 참 많이도 탔습니다(골고루 노릇노릇). 걷는 것도 원체 좋아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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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님의 대화: 자외선에 대한 내용을 읽을 때는 유난히도 강했던 올여름의 햇살이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언제부턴가 여름만 되면 비 오는 날이 끊이질 않았는데, 이번 여름은 맑은 날이 많아서 오히려 의아했던... 그래서 문득 궁금한 게 건강을 위해 햇살을 받는 게 좋다고들 하잖아요(특히 정신). 근데 요즘처럼 쨍한 햇살을 그대로 받아도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무직 노동자는 비타민D가 부족해서 햇볕을 쬐라고들 하는데, 이거랑 그거는 전혀 다른 이야기인가. 눈도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각종 질환이 생긴다고 하고. 그럼 햇볕을 어떻게 쬐라는 건지 적정선을 모르겠네요. 여담이지만 저는 일하다가 종종 회사 옥상에 올라가서 햇살을 느끼곤 하는데요. 이번 여름에는 그 짓(?)을 하다가 참 많이도 탔습니다(골고루 노릇노릇). 걷는 것도 원체 좋아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요즘은 햇빛 안 좋다는 얘기가 너무 많아서. 썬크림 바르면 햇빛을 성공적으로 차단할수록 비타민D도 그만큼 합성이 안된다고 하니, 주름살이 잘 안생기는 손발과 어깨 같은 데를 내주고 얼굴을 가려야 할까요? 비타민d는 영양제로 먹어야 할 거 같아요. 전 썬크림이 귀찮은데 하루 몇 분 정도는 괜찮겠지 하고 다니지만 피부 곳곳에 조금씩 뭐가 늘어나는 건 슬프네요.
borumis님의 대화: 넵, 이제 바로 앉거나 누울 수 있게 되었어요..^^;;; 본업도 어느 정도 마무리 되어가고 있고(그래봤자 누군가 또 다른 일을 시키겠지만;;) 오늘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그럼 열흘 남은 동안이라도 될 수 있는 만큼 읽어보겠습니다!
올해 많이 아프고 다치시네요~에궁~ 올해는 액땜하는 걸로! 언능 돌아오세유~~
연해님의 대화: 자외선에 대한 내용을 읽을 때는 유난히도 강했던 올여름의 햇살이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언제부턴가 여름만 되면 비 오는 날이 끊이질 않았는데, 이번 여름은 맑은 날이 많아서 오히려 의아했던... 그래서 문득 궁금한 게 건강을 위해 햇살을 받는 게 좋다고들 하잖아요(특히 정신). 근데 요즘처럼 쨍한 햇살을 그대로 받아도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무직 노동자는 비타민D가 부족해서 햇볕을 쬐라고들 하는데, 이거랑 그거는 전혀 다른 이야기인가. 눈도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각종 질환이 생긴다고 하고. 그럼 햇볕을 어떻게 쬐라는 건지 적정선을 모르겠네요. 여담이지만 저는 일하다가 종종 회사 옥상에 올라가서 햇살을 느끼곤 하는데요. 이번 여름에는 그 짓(?)을 하다가 참 많이도 탔습니다(골고루 노릇노릇). 걷는 것도 원체 좋아해서 그렇기도 하지만...
전 다른 곳은 다 타도 되는데, 얼굴에 기미 주근깨가 많아서 얼굴만 철저히?(아니 처절히) 가리고 다녀요. 근데 확실히 나이 드니까 주름지는 곳 발목, 손목, 목 등등이 보기 싫게 쭈글거리기 시작하더라고요...그렇다고 수녀님들처럼 다닐 수도 없고~ 아침 8-9시쯤의 햇살이 몸에 좋다고 하니, 그때 얼굴만 가리고 나가서 광합성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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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연극 보고 원작 읽고
[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
같이 그믐달 찾아요 🌜
자 다시 그믐달 사냥을 시작해 볼까? <오징어 게임> x <그믐달 사냥 게임> o <전생에 그믐달>
8월 22일은 그믐밤입니다~ 함께 읽어요!
[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밤] 36.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2탄 <맥베스> [그믐밤] 35.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1탄 <햄릿>
이디스 워튼의 책들, 지금 읽고 있습니다.
[그믐클래식 2025] 8월, 순수의 시대[휴머니스트 세계문학전집 읽기] 3. 석류의 씨
문화 좀 아는 건달의 단상들
설마 신이 이렇게 살라고 한거라고?그믐달자연의 일부일 뿐이라는 생각
퇴근의 맛은 두리안 ?!
[도서 증정] 소설집『퇴근의 맛』작가와 함께 읽기[📚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여기가 아닌 저 너머를 향해...
[함께 읽는 SF소설] 07.화성 연대기 - 레이 브래드버리[함께 읽는 SF소설] 06.앨저넌에게 꽃을 - 대니얼 키스[함께 읽는 SF소설] 05.생명창조자의 율법 - 제임스 P. 호건[함께 읽는 SF소설] 04.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 케이트 윌헬름
이렇게 더워도 되는 건가요?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기후위기 얘기 좀 해요![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1. <화석 자본>무룡,한여름의 책읽기ㅡ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독서 모임에서 유튜브 이야기도 할 수 있어요
[팟캐스트/유튜브] 《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같이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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