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

D-29
저도 @꽃의요정 님 글 읽다가 문득 떠올랐어요. 공공기관에서 적정 온도를 강하게 규제하던 시기가 있었는데(그때 저희 회사도 일정 온도 유지하라고 계속 공지했거든요), 그게 코로나 이후로 어느 순간 사라진 것 같은? (있기는 한데, 권장 사항 정도) 그때부터 인식이 조금씩 달라진 것 같아요. 그때는 '아 너무 세게 틀지는 말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이라도 했다면 이제는 그 생각조차 사라진 느낌?
지난세기는 에어컨을 들여놓아도 장식품 같았는데, 세기초부터 점점 회사 은행 쇼핑몰 가면 넘 추웠고, 극장에서도 긴팔 필수일 정도로 마구 틀어댔는데 그나마 여름철 적정온도 규제를 하고 나서 좋아졌다고는 생각합니다. (극장 많이 안춥더라구요ㅎㅎ) 추위를 더 타면 연해님 너무 괴롭겠네요..ㅜㅜ저도 집에서 남편과 아들은 틀고 저는 끄고... 아파트들이 천정에 시스템 에어콘 달고 나오면서 부터 각기 틀어대니 전기세가 후덜덜입니다.. 천정에 달린 에어컨은 사람 불러야 하고.. 비싸고 유지관리방식 여영~ 별루에요.
겨울에는 해가 갈수록 날씨 자체가 점점 더 추워지니 괴롭고, 여름에는 어딜가나 에어컨을 빵빵 틀어두니 괴롭고. 제가 설 자리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요(어질). 지금 제 방은 창문만 열어둬도 너무 시원한데... 여담이지만 오늘 날씨 너무 선선하지 않았나요? 가을이 온 줄 알았어요. 저도 가족들이랑 같이 살 때, 체온이 안 맞아서 되게 힘들더라고요. 지금은 저희 팀원들이랑 체온이 안 맞는 것 같고(하하하). 이쯤 되면 제가 그냥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연해 6장을 보면 ‘쾌적 지대’와 ‘쾌감 선도’의 정의를 통해 이상적이고 보편적으로 안락한 온도를 가정하고 편안함을 과학화한다는 내용이 계속 나오잖아요. 그걸 읽으면서 요즘에도 가정과 회사, 지하철 내에서 많이 발생하는 에어컨 설정 온도를 둘러싼 갈등과 연해님 생각이 났습니다. 저도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여름에 항상 얇은 가디건을 챙겨갖고 다녀야 되거든요. 그나마 적응을 했는지 더이상 냉방병(?)에 걸리진 않지만, 그래도 춥긴 엄청 춥습니다. 최근에 동네도서관 강의를 들으러 갔을 때도 저 포함 여성분 몇 분만 덜덜덜 떨었던 기억이…
개인의 체온이 다 다르니 이게 참 어려운 것 같더라고요. 다만 음식의 예로 들자면, 자극적인 음식을 먹다보면 그 맛이 무뎌져 더더 자극적인 맛을 찾는다고들 하더라고요. 그런 것처럼 에어컨의 온도도 쾌적함만을 좇다보면 어느 순간 그 강도가 올라가지 않을까(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조금의 더위도 견디기 힘든 수준의 절제력) 걱정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습관적으로 에어컨을 트는 분들을 많이 보아요. 공백을 견디지 못해 쉼 없이 영상매체에 빠져드는 요즘 세태처럼요. 사무실에서도 제가 불편한 지점은 이런 것인데요. 에어컨을 잔뜩 틀고 가디건을 입어요. 그럴거면 가디건을 입지 않고, 에어컨을 끄면 될 텐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와 향팔님처럼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더워서 트나보다 하는데, 저는 그 모습이 더워서 튼다기보다는(정말 더웠다면 가디건을 입지 않아야...) 습관 같아 보였어요. 냉방이든 난방이든 정말 필요한 곳에 설치해서 모두가 골고루 쾌적한 일자리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저는 기술의 발전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과한 건 좀 화가 나는 것(?) 같아요(그걸 아껴서 진짜 필요한 곳에!). 휴... 말하고 나니 제 말이 좀 과한가 싶기도 하고. 어렵습니다.
흑흑, 에어컨 온도 건드렸다간 민폐 덩어리로 블라인드에 박제될까봐 말도 못했답니다(소심). 그저 가디건이나 주섬주섬 챙겨서 다닐뿐. (이것도 짐인데… 깜박하는 날은 추워 디짐 ㅎㅎ)
하하, 저도요. 회사에서 에어컨 리모컨은 손도 안 댑니다. 이건 자리 위치 때문이기도 한데요. (덥든 춥든) 위치적으로 가장 고통받는 사람이 조정하는 게 공평하다고 생각해서요. 저는 지하철 탈 때도 냉동실에 들어가는 느낌인데요. 얼마 전에는 아침에 급하게 나오다가 가디건을 챙긴다는 게 그만 재질이 비슷한 반팔티를 챙겨서...(바보인가) 덜덜 떨면서 출퇴근했더랬죠(비장하게 꺼냈으나 순간 하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터졌다는 건 안 비밀). 그 일 이후로는 전날, 가방에 가디건을 미리 넣어둡니다.
제 사무실에서도 전 위에 긴 팔을 덧입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친구는 반팔 상의는 물론이고 반바지를 입고 있습니다. @@
예전에 일하던 사무실에서 한여름에 외투입고 일한 적 있었어요. 천장에 송풍구가 달렸는데 몇 사람이 찬바람이 싫다고 막아놓으니까 남은 구멍으로 더 센 바람이 나오고, 그러니까 대부분의 구멍이 막혀 나중에는 폭포수를 맞으며 일하는 처지가 됐죠. 저는 귀찮기도 하고 외부효과를 생각해서 제 머리 위에 구멍을 그냥 놔뒀어요. 프로젝트 하던 공간이라서 좀 열악했죠. 지하철 타다 보면 가끔 지금 덥다는 민원이 많지만 춥다는 분도 있어서 어쩔 수 없다는 안내방송이 나오더라구요. 약냉방차를 따로 두기도 하고 지하철공사도 고민하는 것 같아요. 저도 항상 돌돌 말 수 있는 바람막이점퍼를 가방 안에 갖고 다닙니다.
@연해 님의 의견에 공감했습니다. 무엇이든 익숙해지면 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듯, 편안함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앉고 싶으면 눕고 싶고, 말 사면 종 부리고 싶듯이 자꾸 더더더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럴 때마다 이렇게 스스로 위로합니다. '내가 문제가 아니라 도파민이 문제야' ㅋㅋ 에어컨 틀고 가디건 입고 일하시는 분들... 제가 다니던 예전 직장에서 부장님께서 그러셨거든요. 한 여름에 결제 받으러 가면 그 방만 정말 추울정도로 에어컨을 켜시고 일을 하셨어요. 그때마다 저도 연해님과 같은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회식자리에서 용감한 친구가 부장님께 그걸 물어보더라구요. 에어컨 온도를 높이고 가디건을 벗으시는 것은 어떠시냐? 부장님 왈. 그건 온도 문제라기 보다는 습도 문제다. 조금이라도 눅눅하면 일의 능률이 떨어지는데 쨍할 정도의 이런 온도가 일하는데는 더 좋다. 듣는 그 당시에도 무슨 멍멍이 소리인가 싶었습니다. 개취의 변명이다. 로 무시했죠. ㅋㅋ 정말 사람들이 느끼는 쾌적함의 정도는 그 스팩트럼의 정도가 생각보다 넓은 것 같습니다.
@연해 이건 좀 딴 얘긴데, 오래 전에 세제 거품이 도마에 오른 적이 있었죠. 그래서 가급적 세제 쓰지 말거나 거품 덜 나는 걸 써야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아무도 더 이상 이 얘기 안하고 있어요. 그럼 그 문제가 해결이 된걸까? 의문이어요.
거품 많이 나는 합성 계면활성제가 자극적이고 환경에 안좋다 대충 알고 있는데.. 요즘 것들은 천연을 강조하드라구요.. 대신 거품이 잘 안나는 것이 많아서 저는 이것이 닦인 건지 개운함이 떨어져.. 여러개를 사보았는데.. 역시 거품은 좀 나는게 좋더라구요.. 성분 설명보면 친환경이다 뭐 뭐 무첨가 써있긴 하던데요. 덕분에 지금 쓰는거 chatGPT한테 물어보니 괜찮다고 하네요.. 흠...chatGPT가 알아서 친환경 브랜드 제품도 알려구고, 딴 얘기지만.. chatGPT도 광고 붙어서 특정 제품이 좋다 밀어붙일까 걱정되기는 하네요.)
아, 맞아요. 저도 친환경 제품 특히 착한 기업에서 만들었다는 거 써 봤는데 거품도 안나고 닦이지도 않아서 마트에서 거품 잘 나는 걸로 사서 섞어 쓰고 있어요. 그랬더니 잘 닦이긴 하는데 그 거품 보니까 옛 이슈가 생각이 나서요. 정말 요즘엔 chatGPT가 신이군요! ㅋㅋ
그러니까요. 당시에는 꽤나 화두가 됐던 몇몇 일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걸 보면 가끔 의아합니다. 무섭기도 하고요.
안정된 온도가 자본의 안정된 흐름을 가능하게 했다는 의미다 . (..) 이처럼 인간의 쾌적함을 목적으로 한 최초의 완전한 냉방 시스템은 쾌적함 그 자체가 아닌 자본주의의 지속을 위해 설계되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크래머와 같은 엔지니어들은 노동자들의 감정에 주의를 기울였는데, 이는 순전히 그들이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 노동자들의 쾌적함은 노동으로부터 이익을 얻어낼 수 있는 수단을 보장했다. 하지만 공장의 입장에서, 모든 공조는 결국 공업을 위한 공조였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책의 첫부분에서는 냉각과 기계 냉장 기술에 대해 언급되다가 바로 이어져서 습도와 공기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집니다. 냉매라는 측면에서 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고 생각했는데 검색을 해보니 우리가 말하는 에어컨과 제습기가 동일한 냉매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습도 조절이나 공기를 정화시키는 기술에 냉매가 사용되기 때문에 전반적인 흐름은 동일한 것 같습니다. 중간 중간 흑인에 대한 언급이 되고 있는데 백인들을 시원하게 하기 위해 흑인들은 땀흘려 기계를 돌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설명합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많은 백인들이 흑인을 본인들과 다른 존재라고 생각했고, 특히 흑인들은 체질적으로 더위에 강하기 때문에 시원하게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는 것에 얼마나 인종 차별이 심했는지 알게 됩니다.
그의 냉각 장치는 전국으로 날고기를 실어 나르는 냉장차들처럼 오로지 사체의 부패를 막기 위한 것이었지만, 시체실이 도시의 열기를 피할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학교 측은 여름 졸업식을 그곳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확인할 수는 없지만, 그 방의 시체들이 모두 치워졌길 바란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4장,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일화는 재미있지만 작가의 유머감각은 아직까지는 높게 평가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긴한데 미쿡 사람 같은 경우엔 조금만 웃겨도 박장대소 하잖아요. 충분히 웃었을 것 같아요. 우린 웃음도 풍년이다 이러고 말죠. 근데 요즘 외쿡 사람들은 어떻게 웃기는지 모르겠어요. 미스터 빈 이후로 외국 사람 웃기는 걸 본 적이 없어서.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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