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리고, 9장 '냉방 자본주의' 159쪽에는 심각한 오역과 역자 각주가 있더라고요.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의 '생명정치(biopolitics)' 개념을 '생물 정치학'으로 옮기시고 나서 각주 설명도 전혀 엉뚱하게 붙여 놓으셨어요; 역자 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그 부분은 그냥 잊어주시고요. 다음과 같이 바꾸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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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G님의 대화: 그리고, 9장 '냉방 자본주의' 159쪽에는 심각한 오역과 역자 각주가 있더라고요.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의 '생명정치(biopolitics)' 개념을 '생물 정치학'으로 옮기시고 나서 각주 설명도 전혀 엉뚱하게 붙여 놓으셨어요; 역자 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그 부분은 그냥 잊어주시고요. 다음과 같이 바꾸시면 됩니다.
기계식 냉방이 바로 그 장소들(공장, 학교 등)에서 초기에 발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에어컨도 푸코의 생명정치(biopolitics)를 위한 추가적인 도구로 볼 수 있다. 생명정치란 인간의 신체가 "유용할수록 더 순종적으로, 또 그 반대를" 위해 그 움직임을 은밀하게 조종하고자 하는 권력이다.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 결과는 기후에 대한 태만 속에서 신체를 훈육하는 것이었다. 현대인들은 더 이상 건축 환경 외부의 환경 조건에 대한 인식이 필요 없게 되었다. 그들은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실내 환경을 바꾸기만 하면 되었다. 푸코는 이러한 훈육이 점차 자리를 잡게 된 몇 가지 방식을 정의했다. 가장 명백한 것은 '폐쇄(enclosure)'로, 이는 건축과 설계를 통해 공간을 물리적으로 밀봉하는 것, 혹은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다른 모든 장소와는 이질적이며 그 자체로 닫힌 공간을 특정하는 것"이다. 특히 공장은 폐쇄의 대표적인 장소로 지목된다. 폐쇄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개별 건물을 밀봉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서로에게서 '분할(partitioning)'하여 공동체 의식을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침식시키는 것을 포함했다. Given the early development of mechanical cooling in those same sites, it’s difficult not to see air-conditioning as an additional tool for Foucault’s biopolitics, a power that seeks to choreograph without detection the movements of the human body in order to “[make] it more obedient as it becomes more useful, and conversely.” Regardless of intent, the effect was the disciplining of the body in climatic negligence. No longer did the moderns need awareness of environmental conditions outside the built environment. They needed only to change the indoor environment to meet their needs. Foucault defined several ways this discipline has gradually gained footing. The most obvious is “enclosure,” the physical sealing of a space through architecture and design, or, as he put it, “the specification of a place heterogeneous to all others and closed in upon itself.” The factory in particular is named as an exemplary site of enclosure. Enclosure involved not only the sealing of individual buildings from the outdoor environment but also the “partitioning” of individual people from one another, the slow and steady erosion of a sense of collectivity.
YG님의 대화: 그리고, 9장 '냉방 자본주의' 159쪽에는 심각한 오역과 역자 각주가 있더라고요.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의 '생명정치(biopolitics)' 개념을 '생물 정치학'으로 옮기시고 나서 각주 설명도 전혀 엉뚱하게 붙여 놓으셨어요; 역자 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그 부분은 그냥 잊어주시고요. 다음과 같이 바꾸시면 됩니다.
저자는 주로 『감시와 처벌』(1975)에서 푸코가 제시한 생명정치의 초기 아이디어에 의존해서 이 단락을 서술하고 있어요. 이 책에서 푸코는 생명정치라는 용어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그것의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인 규율 권력(disciplinary power)을 설명하는 데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학교, 군대, 공장, 감옥과 같은 '폐쇄된 공간'에서 시간표, 훈련, 시험 등을 통해 개인의 신체를 세밀하게 통제하고 길들이는 일을 푸코는 규율 권력이라고 말하고 있죠. 판옵티콘(Panopticon)으로 상징되는 '상시 감시'의 시선을 통해 개인은 스스로를 검열하고 규율을 내면화하게 되고요. 그러니 해당 단락의 생명정치는 '규율 권력'으로 해석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해요. 푸코의 생명정치 개념은 그 이후로 확장되어 나중에는 국가 혹은 권력이 인구(population) 전체의 생명 현상을 직접 관리하고 통제하는 통치 방식을 지칭하게 됩니다. (요즘 생명정치 개념은 주로 이 대목에 초점을 맞춥니다.) 과거 군주의 권력이 특정 개인의 죽음을 결정하는 것(죽이거나 살게 내버려두는 것)에 집중했다면, 18세기 이후 근대 국가는 인구 전체를 관리의 대상으로 삼아 '살게 만들고 죽게 내버려 두는' 방식으로 권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고 것이죠. 이때 권력이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이들을 '최적화'해서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이는 자본주의의 근면한 노동 대중 재생산과 일맥상통합니다. 국가의 인구 통계 작성, 공중 보건에 대한 강조, 의료 및 보험 제도, 도시 계획 등이 모두 푸코의 생명정치의 예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YG님의 대화: 기계식 냉방이 바로 그 장소들(공장, 학교 등)에서 초기에 발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에어컨도 푸코의 생명정치(biopolitics)를 위한 추가적인 도구로 볼 수 있다. 생명정치란 인간의 신체가 "유용할수록 더 순종적으로, 또 그 반대를" 위해 그 움직임을 은밀하게 조종하고자 하는 권력이다.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 결과는 기후에 대한 태만 속에서 신체를 훈육하는 것이었다. 현대인들은 더 이상 건축 환경 외부의 환경 조건에 대한 인식이 필요 없게 되었다. 그들은 자신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실내 환경을 바꾸기만 하면 되었다. 푸코는 이러한 훈육이 점차 자리를 잡게 된 몇 가지 방식을 정의했다. 가장 명백한 것은 '폐쇄(enclosure)'로, 이는 건축과 설계를 통해 공간을 물리적으로 밀봉하는 것, 혹은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다른 모든 장소와는 이질적이며 그 자체로 닫힌 공간을 특정하는 것"이다. 특히 공장은 폐쇄의 대표적인 장소로 지목된다. 폐쇄는 외부 환경으로부터 개별 건물을 밀봉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서로에게서 '분할(partitioning)'하여 공동체 의식을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침식시키는 것을 포함했다. Given the early development of mechanical cooling in those same sites, it’s difficult not to see air-conditioning as an additional tool for Foucault’s biopolitics, a power that seeks to choreograph without detection the movements of the human body in order to “[make] it more obedient as it becomes more useful, and conversely.” Regardless of intent, the effect was the disciplining of the body in climatic negligence. No longer did the moderns need awareness of environmental conditions outside the built environment. They needed only to change the indoor environment to meet their needs. Foucault defined several ways this discipline has gradually gained footing. The most obvious is “enclosure,” the physical sealing of a space through architecture and design, or, as he put it, “the specification of a place heterogeneous to all others and closed in upon itself.” The factory in particular is named as an exemplary site of enclosure. Enclosure involved not only the sealing of individual buildings from the outdoor environment but also the “partitioning” of individual people from one another, the slow and steady erosion of a sense of collectivity.
생물정치? 이러고 있었는데.. 이제 이해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거의 모든 것에 익숙해질 수 있다. 관행적 편안함은 일종의 문화적 습관이므로, 편안함을 위한 특정 습관을 고치는 유일한 도구가 또 다른 습관을 형성하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은 합리적이다. (...) 점점 더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많다고 느껴지는 세상에서, 우리는 편안함의 습관을 바꿀 수 있는 힘을 어느 정도는 갖고 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초기 근대유럽과 계몽주의 시대의 점진적 세속화와 과학화와 함께 ‘이상적인 몸’은 수백년에 걸쳐 통계와 평균에 근거해 만들어진 ‘정상적인 몸’이 되었다. 통계와 평균은 19세기 중반 다윈의 진화론 출현으로 백인 중산층 우생학자들에게 중요해진 개념이었다. 레나드 데이비스는 <정상상태의 강요: 장애, 청각장애, 그림고 몸>에서 “부르주아의 패권과 함께 적당함과 중간 계급의 이념에 대한 과학적 정당화가 시작된다. 평균적인 남자, 중간 수준에 있는 남자의 몸이 그 본본기가 된다”라고 썼다. 암암리에 그 평균적인 남자는 늘 백인, 유럽인, 중산층, 남성, 몸이 건강한 살마, 이성애자였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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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님의 문장 수집: "초기 근대유럽과 계몽주의 시대의 점진적 세속화와 과학화와 함께 ‘이상적인 몸’은 수백년에 걸쳐 통계와 평균에 근거해 만들어진 ‘정상적인 몸’이 되었다. 통계와 평균은 19세기 중반 다윈의 진화론 출현으로 백인 중산층 우생학자들에게 중요해진 개념이었다. 레나드 데이비스는 <정상상태의 강요: 장애, 청각장애, 그림고 몸>에서 “부르주아의 패권과 함께 적당함과 중간 계급의 이념에 대한 과학적 정당화가 시작된다. 평균적인 남자, 중간 수준에 있는 남자의 몸이 그 본본기가 된다”라고 썼다. 암암리에 그 평균적인 남자는 늘 백인, 유럽인, 중산층, 남성, 몸이 건강한 살마, 이성애자였다. "
신체에 대한 표준화는 에어컨 뿐 아니라 대량 생산하는 근대산업의 공통적인 문제이고.. 에어컨의 대중화 또는 이를 따랐다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성인이 된 후 기성복과 신발의 표준 사이즈가 이토록 내게 맞춘 것이 없다는 것을 점점 알게 되면서 사람들은 표준에 맞추면서 살아가는 세상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는데.. (저희 때는 교복 수선도 많이 했지만, 요즘은 아예 3단계 정도는 조절하게 나오드라고요) 많은 돈을 줘야 하는 자동차 정도 되어 줘야 운전자 몸에 맞게 의자를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것처럼 자본주의 산업사회는 효율집약적일 수 밖에 없는가 싶습니다. 그런 2000원짜리 고무장갑 하나도 내손에 맞는걸 낄수가 없는데.. 하물며 편안함의 표준화는 가능한 정의일까 싶네요. "6~30도씨.....한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대체로 훨씬 더 높다.."
열적 단조로움은 어쩐지 의심스럽게도 열적 쾌적성을 이끌어내는 데 빈번히 실패했고, 지속적 쾌적함(불가능한 것)이 아닌 이에 대한 기대만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8장,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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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니안님의 문장 수집: "열적 단조로움은 어쩐지 의심스럽게도 열적 쾌적성을 이끌어내는 데 빈번히 실패했고, 지속적 쾌적함(불가능한 것)이 아닌 이에 대한 기대만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동의하기 어려워요. 여름이 더워서 힘들지만 도시에서 지내긴 사실 많이 힘들진 않습니다. 카페, 지하철, 사무실, 도서관, 식당, 쇼핑몰, 다니는 공간 대부분이 시원하고 쾌적하거든요. 물론 이상적으로 만족스럽진 않고 냉방이 너무 강하거나 약하거나 할 때도 있죠. 하지만 냉방이 안되는 공간의 불쾌함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쾌적한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실외에서 일을 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고, 냉방의 효과는 불평등하게 제공되죠. 하지만 이건 불평등의 문제이지 냉방의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요? 저자가 8장에서 지적하는 문제들이 그다지 문제로 여겨지진 않아요. 예를 들어, 편안함을 느끼는 방식은 당연히 변화하는것이지만, 우리는 현재의 우리로서 편안함을 추구하지 내가 바뀌면 편안함과 불편함이 바뀔 수 있다는 것까지 상상해서 어떤 결정을 하지는 않잖아요. 문명의 이기가 부족한 오지에 가서 살면 적응이 되면서 불편함이 줄어들겠지만, 현재의 자기자신을 기준으로 상상과 판단을 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 같습니다. 기업이 수요자의 욕구를 알기 위해 평균적인 수치를 파악하려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고 예전에는 평균적인 백인이 타겟고객이었더라도 인도에서 에어컨을 팔려면 인도인들을 기준으로 하고 세네갈에서 팔려면 그에 맞는 현지화를 하게 되지 않을까요? 물론 수요조사나 신상품 기획 때 돈을 많이 쓸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다른 대부분 상품과 서비스가 그러할 것이고 이 역시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이지 냉방의 문제는 아니겠지요. 저자가 어떤 부분에 문제의식을 갖는 것인지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손님들이 식사하는 동안 재즈 밴드가 한껏 자유로운 형식의 축하 음악을 연주했다. 하지만 제어하고, 제어하고 또 제어하는 것이 일인 남자들에게 이보다 더 귀에 거슬리는 음악은 없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7장,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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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니안님의 문장 수집: "손님들이 식사하는 동안 재즈 밴드가 한껏 자유로운 형식의 축하 음악을 연주했다. 하지만 제어하고, 제어하고 또 제어하는 것이 일인 남자들에게 이보다 더 귀에 거슬리는 음악은 없었다. "
이 문장은 재밌었어요. 얼마 전에 누군가 추천하셨던 "최적화라는 환상"을 읽었는데 그 책과 결이 비슷한 관점과 정서가 느껴져요. 최대한 통제하려는 것이 이 시대의 시대정신인데 관연 그게 맞는 것인가 하는 의문과 반발인 것 같습니다.
20년간의 생산 중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에 엄청난 양의 프레온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관련된 업체들에게는 희소식이겠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아주 끔찍한 사실이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오도니안님의 대화: 동의하기 어려워요. 여름이 더워서 힘들지만 도시에서 지내긴 사실 많이 힘들진 않습니다. 카페, 지하철, 사무실, 도서관, 식당, 쇼핑몰, 다니는 공간 대부분이 시원하고 쾌적하거든요. 물론 이상적으로 만족스럽진 않고 냉방이 너무 강하거나 약하거나 할 때도 있죠. 하지만 냉방이 안되는 공간의 불쾌함에 비하면 압도적으로 쾌적한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실외에서 일을 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고, 냉방의 효과는 불평등하게 제공되죠. 하지만 이건 불평등의 문제이지 냉방의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요? 저자가 8장에서 지적하는 문제들이 그다지 문제로 여겨지진 않아요. 예를 들어, 편안함을 느끼는 방식은 당연히 변화하는것이지만, 우리는 현재의 우리로서 편안함을 추구하지 내가 바뀌면 편안함과 불편함이 바뀔 수 있다는 것까지 상상해서 어떤 결정을 하지는 않잖아요. 문명의 이기가 부족한 오지에 가서 살면 적응이 되면서 불편함이 줄어들겠지만, 현재의 자기자신을 기준으로 상상과 판단을 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 같습니다. 기업이 수요자의 욕구를 알기 위해 평균적인 수치를 파악하려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고 예전에는 평균적인 백인이 타겟고객이었더라도 인도에서 에어컨을 팔려면 인도인들을 기준으로 하고 세네갈에서 팔려면 그에 맞는 현지화를 하게 되지 않을까요? 물론 수요조사나 신상품 기획 때 돈을 많이 쓸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다른 대부분 상품과 서비스가 그러할 것이고 이 역시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이지 냉방의 문제는 아니겠지요. 저자가 어떤 부분에 문제의식을 갖는 것인지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는 전반적으로 8장에 대한 저자의 언급에 많은 수긍이 갔습니다. 편안함이란 것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상대적이며. 이에 따라 보편적인 편안함을 이끌어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관점으로 이해했습니다. 또한 “열적 단조로움(thermal monotony)”이라는 개념은, 지속적이고 균일한 온도 유지가 오히려 쾌적성 향상에 실패할 수 있다는 비판적인 관점으로 많이 인용되고 있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열적 단조로움은 오히려 높은 에너지 소비를 수반하면서도 쾌적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지 못한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드림코난님의 대화: 저는 전반적으로 8장에 대한 저자의 언급에 많은 수긍이 갔습니다. 편안함이란 것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상대적이며. 이에 따라 보편적인 편안함을 이끌어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관점으로 이해했습니다. 또한 “열적 단조로움(thermal monotony)”이라는 개념은, 지속적이고 균일한 온도 유지가 오히려 쾌적성 향상에 실패할 수 있다는 비판적인 관점으로 많이 인용되고 있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열적 단조로움은 오히려 높은 에너지 소비를 수반하면서도 쾌적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지 못한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네. 공감하시는 분들의 느낌도 듣고 싶었어요~
우리가 ‘편안함’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초기 영화관이 극단적 냉방을 추구했던 것과 달리) 에어컨이 적당한 온도로 가동될 때의 쾌락도 고통도 아닌 육체적 자각의 부재 상태다. 이러한 육체적 혹은 정신적 상태는 보통 ‘거슬리는 것이 없는’ 상태를 뜻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편안함을 뚜렷한 느낌이 아니라 뚜렷한 느낌의 부재, 다시 말해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적인 마취 상태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한때 우리에게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었던 것이 지금은 시민 간의 충돌을 불러일으킨다. 또 한때 우리를 불안하게 했던 것이 지금은 우리를 진정시킨다. 관행적 편안함은 일종의 문화적 습관이므로, 편안함을 위한 특정 습관을 고치는 유일한 도구가 또 다른 습관을 형성하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은 합리적이다. 나는 이 가능성이 그 자체로 일종의 위안이 된다는 것(좋은 쪽으로)을 깨달았다. 점점 더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많다고 느껴지는 세상에서, 우리는 편안함의 습관을 바꿀 수 있는 힘을 어느 정도는 갖고 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견디는 것은 수용으로 바뀔 수 있고, 그러다 결국에는 놀랍게도 편안함에 가까운 무언가로 바뀔 수도 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초기의 에어컨 산업은 불편함은 구식이고, 어쩌다 겪는 불편함이라는 낡은 생각은 진보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며, 예전의 ‘나쁜 공기’나 ‘집단 독’처럼 불편함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근절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밀어붙였다. 그렇게 업계는 대단히 심각하고 유독한 생활수준을 안전한 것으로 인식되도록 세상을 세뇌시켰다. 편안함은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를 위해 갈망하고 획득해야 하는 상품이 되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꽃의요정님의 대화: 사실은 저희같은 사람들이 소수가 아니라 다수였던거 아닐까요?
하하, @밥심 님 말씀처럼 책꽂기가 절묘하십니다.
향팔님의 대화: @연해 6장을 보면 ‘쾌적 지대’와 ‘쾌감 선도’의 정의를 통해 이상적이고 보편적으로 안락한 온도를 가정하고 편안함을 과학화한다는 내용이 계속 나오잖아요. 그걸 읽으면서 요즘에도 가정과 회사, 지하철 내에서 많이 발생하는 에어컨 설정 온도를 둘러싼 갈등과 연해님 생각이 났습니다. 저도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여름에 항상 얇은 가디건을 챙겨갖고 다녀야 되거든요. 그나마 적응을 했는지 더이상 냉방병(?)에 걸리진 않지만, 그래도 춥긴 엄청 춥습니다. 최근에 동네도서관 강의를 들으러 갔을 때도 저 포함 여성분 몇 분만 덜덜덜 떨었던 기억이…
개인의 체온이 다 다르니 이게 참 어려운 것 같더라고요. 다만 음식의 예로 들자면, 자극적인 음식을 먹다보면 그 맛이 무뎌져 더더 자극적인 맛을 찾는다고들 하더라고요. 그런 것처럼 에어컨의 온도도 쾌적함만을 좇다보면 어느 순간 그 강도가 올라가지 않을까(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조금의 더위도 견디기 힘든 수준의 절제력) 걱정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습관적으로 에어컨을 트는 분들을 많이 보아요. 공백을 견디지 못해 쉼 없이 영상매체에 빠져드는 요즘 세태처럼요. 사무실에서도 제가 불편한 지점은 이런 것인데요. 에어컨을 잔뜩 틀고 가디건을 입어요. 그럴거면 가디건을 입지 않고, 에어컨을 끄면 될 텐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와 향팔님처럼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더워서 트나보다 하는데, 저는 그 모습이 더워서 튼다기보다는(정말 더웠다면 가디건을 입지 않아야...) 습관 같아 보였어요. 냉방이든 난방이든 정말 필요한 곳에 설치해서 모두가 골고루 쾌적한 일자리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저는 기술의 발전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과한 건 좀 화가 나는 것(?) 같아요(그걸 아껴서 진짜 필요한 곳에!). 휴... 말하고 나니 제 말이 좀 과한가 싶기도 하고.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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