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팔님의 문장 수집: "초기의 에어컨 산업은 불편함은 구식이고, 어쩌다 겪는 불편함이라는 낡은 생각은 진보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며, 예전의 ‘나쁜 공기’나 ‘집단 독’처럼 불편함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근절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밀어붙였다. 그렇게 업계는 대단히 심각하고 유독한 생활수준을 안전한 것으로 인식되도록 세상을 세뇌시켰다. 편안함은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를 위해 갈망하고 획득해야 하는 상품이 되었다."
그리고 저는 이런 시각도 마찬가지로 공감하긴 어려운데 저희 집에선 지금도 에어컨이 없어요. 그런데 이번 여름을 나면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내년 여름이 되기 전엔 놓기로 했지요. 이런 결정을 할 때 불편함을 정의하는 문화의 영향이 크진 않았다고 봅니다. 명품 가방이나 고급 자동차 같은 경우는 문화의 영향이 클 것 같지만 냉방에 대한 수요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생리적 욕구라는 측면이 큰 것 같아요. 산업 초기에는 마케팅 역할이 컸겠지만 마케팅만으로 수요가 확산된 건 아닐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