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파멸에 좀 더 가까이 가게 된 이유는 훨씬 더 평범한 데에 있다. 더운 날 좀 더 시원해지고 싶었을 때다. 냄새가 나지 않도록 겨드랑이에 탈취제를 뿌렸을 때, 머리카락을 고정하려고 스프레이를 뿌렸을 때, 더위를 식히기 위해 그리고 애써 고정한 머리를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해 차의 창문을 여는 대신 에어컨을 켰을 때다. 안에 있는 유리를 보호하려고 상자 안을 스티로폼으로 채웠을 때, 나들이를 떠나며 나중에 버리기 쉽게 일회용 컵을 샀을 때, 지난 6월 극장에 스웨터를 가져갔을 때, 지난 7월 더위를 피해 영화를 보러 갔을 때, 지난 8월 슈퍼마켓에 들러 통로의 공기보다 조금 더 차가운 냉동고 안의 아이스크림을 샀을 때다. ”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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