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 에어컨이 안도감을 주는지 아닌지는 규모와 관점에 따라 달랐다. 단기적으로 그리고 단독 주택 거실에 있는 개인의 관점에서, 에어컨은 더위를 덜어주고, 더 나아가 대지 경계선 밖에 숨어 땀을 흘리게 만드는 모든 것(그에 더해 경계선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두려움까지)을 차단해주는 것으로 보였다. 장기적으로 그리고 핵가족 이상의 규모를 이루고 있는 에어컨이 없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에어컨은 전후 번영을 동반한 교외 백인의 편집증을 부추겨 거주민들의 안전감을 강화시키지만 역설적으로 교외를 외부인들에게 위험하게 만들었다. 에어컨이 어떤 의미에서 실제로 더 안전한 세상을 안내했다면, 그것은 미국인들에게 타인과 그들 자신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킨 결과였다. ”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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