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

D-29
몬트리올 의정서와 국제적 협력의 힘이 지구의 위기를 해결한 듯했지만, 해결된 것은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종류뿐이었다. 오존의 불안정성과 지구 파괴의 가능성이 미국인들에게 쾌적함과 안전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되돌아보고 재고할 기회를 주었지만, 미국과 (그보다 덜한 정도로 ‘과도하게 발달된’) 다른 국가들은 여전히 근본적, 심리·사회적, 경제적, 구조적 오류를 해결하지 않고 간단한 기술적 해결책만을 찾았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358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책을 읽으니 CFC 금지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온갖 속시끄러운 일들이 지구 가열화와 기후위기 문제를 두고도 (더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CFC 문제는 그래도 몬트리올 의정서가 나왔지만(이 분야에서 법적 구속력이 있는 전무후무한 문서라니!) 기후위기 문제는 화석연료 사용을 대폭 줄여야 하는데, 시스템 전체의 문제여서 그런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선진국과 그렇지 않은 나라들 사이의 갈등도 크고요. CFC로 인해 당장 위험해지는 건 미국인들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지구 가열화로 인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건 탄소 배출도 많이 하지 않는 나라의 사람들이거나, 선진국 내에서도 저소득층에 속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니 그것도 그렇고요. 거기다 이건 다음 세대나 북극곰들 문제이지 내 문제는 아니야, 라는 생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음 세대나 북극곰까지 갈 것도 없이 내가 겪을 현실이라는 게 점점 밝혀지고 있지요..
본래 건전한 과학은 느리다. 과학은 여러 번 반복되는 실험을 통한 연구가 필요하다. 전문가로 구성된 팀이 각각의 실험을 수행하면 동료들이 그것을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과학은 열린 사고를 바탕으로 한다. 과학은 보조금과 장비, 시·공간과 같은 자원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오차 범위를 고려한 어느 정도의 건전한 회의론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은 과학자들이 한 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분석하고 해석할 수 있는 데이터를 얻기 위한 것이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2부 11장. '과학적 불확실성'이라는 무기,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불안정하고 위험한, 실질적인 확실함이 없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확신을 줄 수 있는 온갖 종류의 것들을 배양했다" / 존 듀이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대중에게 과학적 의심을 심는 것은 지긋지긋하지만 지난 세기 내내 사용된 고전적인 기업 기술이다."
2부 11장 <"과학의 불확실성"이라는 무기>를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드네요. (YG님 에세이도 잘 읽었습니다.) 업계의 마케팅과 주장이 과학의 불확실성을 파고드는 것은 참 익숙한 장면 같습니다. 오늘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연결되어 떠오르네요 ㅡㅜ 화확물질에 무죄추정의 원칙을 주장했다는 구절 때문인가봐요. 문제적 듀폰사 관련 영화 <다크 워터스> 기억났습니다. 예전에 본것 같은데. 다시 한번 볼까 해요..
다크 워터스대기업의 변호를 담당하는 대형 로펌의 변호사 롭 빌럿은 세계 최대의 화학기업 듀폰의 독성 폐기물질(PFOA) 유출 사실을 폭로한다. 그는 사건을 파헤칠수록 독성 물질이 프라이팬부터 콘택트렌즈, 아기 매트까지 우리 일상 속에 침투해 있다는 끔찍한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의 커리어는 물론 아내 사라와 가족들, 모든 것을 건 용기 있는 싸움을 시작한다.
영화 재밌겠어요. 근데 흐름을 보면 공기청정기는 괜찮은건가 의문스럽기도 해요.
8장부터 이야기가 재미있어져서 휙휙 넘어가네요. 레이건 정권 때 용케 협정이 이루어졌구나 싶은데, 지금 트럼프 정권은 레이건 때보다 비합리성이 몇 배 더 커진 것 같으니 암울합니다 ㅜㅜ
아주아주 옛날 창조과학회 계신 분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자기는 창조론이 옳다는 걸 과학적으로 입증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진화론 역시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당시엔 꽤 공정하게 보였었는데, 그런 식의 접근이 주류 과학에 딴지를 걸면서 믿고 싶은 주장을 방어하는 일반적인 기법인 것 같습니다.
프리고진과 스텐저스는 다음과 같이 썼다. “생물학적 세포나 도시를 살펴보면, 상황은 상당히 다르다. 이러한 시스템은 열려 있을 뿐만 아니라, 열려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그들은 바깥 세계에서 오는 물질과 에너지의 흐름을 먹고 산다. 우리는 어떤 결정체crystal를 격리할 수는 있지만, 도시와 세포는 주변 환경과 단절되면 죽는다. 그들은 그들이 자양분을 뽑아내는 세계의 필수적인 부분을 형성하며, 그들이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흐름과 분리될 수 없다.” 그들은 열려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537,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우리는 취약한 사람들이 덜 취약해지도록 보장할 정책, 지금 살아 있는 모든 이들과 우리 뒤에 올 모든 이들의 형평성을 보장할 엄격하고 정의로운 정책이 필요하다. 취약성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러한 인식 없이 어떻게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이러한 인식에 이르는 것이 앞으로의 해결책을 구현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539,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문제는 화학물질이 아니다. 문제는 에어컨을 살 것인지, 사용할 것인지가 아니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동적인 영향을 이해하지 않고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게 하는 구조적,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가치관이다. ...문제는 소유물, 즉 땅과 인간 외적인 세계(숲, 초원, 안정적인 기온 등)를 자산으로 여기는 우리의 사고방식이다. ...문제는 우리가 모든 것을, 심지어 우리가 숨 쉬는 공기의 온도까지도 상품화했다는 것이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548,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우리는 불편함과 위험을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상을 훨씬 더 위험한 곳으로 만들었다. 이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편안한 세상 속의 우리는 불편함을 감수하기 시작해야 하고, 불편함을 없애는 대신 불편함을 생산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대대적인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568,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안녕하세요. 저는 좀 일찍 완독했습니다. 모임 일정대로 안되서 참여가 없었습니다. 이 책도 읽는 내내 재미가 있어 술술 잘 나가게 되었네요. 이렇게 까지 에어컨을 봐야할까? 생각도 초반에 들었는데, 돌아보면 많은 생각거리를 줘서 상당히 유익했습니다. 에어컨을 맞으며 에어컨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몸과 머리가 같은걸 경험하는 진정한 독서의 시간이었던거 같습니다.ㅎ 중간 중간 병행독서 했던 <망가진 세계에서 우리는> ,<편안함의 습격> , <먼저온 미래> 와 많은 부분 생각들이 겹치면서 아주 유익한 8월이 되었습니다. 내가 누리는 편한함, 그 기술의 진보가 과연 옳은? 것인가. 지구를 위해 , 미래 세대를 위해 한번더 고민해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먼저온 미래>에도 나온 , 저희 모임 2번째 책이기도 한 <권력과 진보> 를 계속 미뤄놨는데 , 9월 오기전에 읽어보려합니다. 이번달도 좋은 책으로 안내해 주신 @YG 님 감사드립니다.
@향팔 님! 현장에 계셨으면 아는 척 하셨어야죠!!! 인사 못 해서 아쉽습니다. 제가 혼자 강연하는 자리에서는 완전 까부는데, 어제도 생각해 보니 민망하군요. 어느 정도는 퍼포먼스라고 너그럽게 이해해 주세요. 하하하! @stella15 대세라니요! 진짜 대세는 이정모 선생님 같은 분이시죠. :) 저는 정치적으로 마이너라서 뭘 해도 욕먹는 캐릭터예요. 하하하!
ㅎㅎㅎ 까부는 거 봤어야 하는데. 아까비! 50을 눈 앞에 두신 분이 퍼포먼스를 부리셨다면 것도 나름 귀여웠을 텐데. ㅠㅠㅠㅠ 에이, 이정모 선생은 이제 TV에도 잘 안 나오시는 것 같던데요 뭐. YG님 조만간 TV에서 뵙는 날을 고대하겠습니다. 전 아날로그 세대라 그런지 TV파네요. ㅎㅎ 혹시 강남 교보에 일정 있으시면 버선발로 나가겠습니다. ㅋㅋ
@FiveJ 님도 일찌감치 완독하셨군요. 사실, 이 책은 올해 읽은 벽돌 책치고는 제일 가독성이 좋은 책이고 분량도 상대적으로 적어서 이렇게 앞서 나가실 분들 많으실 줄 알았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이들의 문제는 CFC의 대체 가능 여부가 아니라 이익이었다. 듀폰은 CFC의 대체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 사실을 몇 년 동안이나 알고 있었음을 시인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만약 정부 기관이 그것이 대표하는 사람들을 보호할 의무가 없다면, 정부는 무엇을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신문은 정부가 CFC를 규제하는 대신, 모든 사람에게 자외선 차단제, 모자, 선글라스를 이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호델의 말을 인용해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태양을 피해 있으면 오존 파괴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레이밴Rayban 계획’으로 비난받은 호델의 ‘개인 보호 계획’은 그해 여름 놀림거리 정책이 되었다. 말이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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