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혹시 태몽…?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5. <일인 분의 안락함>
D-29

향팔

꽃의요정
제가 아들도 미카엘 천사에게 수태고지 받아 낳았는데 둘째까지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ㅎㅎㅎ

향팔
미카엘의 수태고지라니! 아드님의 탄생이 성스럽게 느껴지는구만요. 이번에는 음, 물의요정의 수태고지인 만큼 쌉가능할 듯 한데요!

stella15
ㅎㅎ 꿈은 무의식의 반영이라잖아요. 그거 죠 뭐, 물에 배우자와 자녀가 빠졌다. 누굴 구할 거냐 했을 때 100이면 100 자녀를 구한다잖아요. 배우자는 나중에 다른 사람 만나도 된다는 식의 조크. ㅋㅋ

연해
별일이 아니라요. 너무나 별일인데요. 향팔님 수영 이야기는 읽으면서 제가 다 울컥했어요. 집에서 세면대에 물을 받아놓고 혼자 음파음파 호흡을 연습하신 것도, 자유수영을 가서 서너 시간씩 연습하신 것도. 그 열정과 노력에 감동을 받습니다. 물 공포증을 이겨내신 것에도 박수를 드리고 싶고요.
수영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는 물 공포증도 없고 어릴 때도 물놀이를 곧잘 좋아하던 발랄한 꼬맹이였는데요. 성인이 되고 허리 통증이 심해 수영을 배웠던 적이 있어요. 그리고 그때 처음 알았답니다. 수영을 하면 제가 멀미를 한다는 걸요(하하하). 핑계가 아니라 정말 그랬어요. 연습 끝나고 집에 가서 먹은 걸 다 토하기도 하고, 수영을 배운 날은 하루종일 머리가 빙빙 돌더라고요. 허리도 허리인데 이러다 골병들겠다 싶어 그만두고 다른 운동을 시작했죠. 수영이... 멀미를 가져다줄 거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어, 당시 꽤 충격이었어요. 거기다 어릴 때는 잘 몰랐는데요. 성인이 되고 물속에 온전히 잠겨있을 때의 지독한 고요함이 어찌나 무섭던지. 제가 폐소공포증이 있는데, 그 증상이 다시 도질 정도로 아찔하더라고요.
래프팅의 경험을 통해 수영을 배우기 시작하셨다는 계기도 놀랍습니다. 저도 계곡에서 래프팅을 했던 적이 있는데요. 바보 같이 노를 놓치는 바람에 육지로 돌아오는 내내 팀원들에게 구박 당하며 쓸쓸하게 앉아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힝).
<세계를 향한 의지>를 같이 읽었을 때요. 셰익스피어에 대한 감상을 나눠주시는 향팔님을 보면서 '와, 이분은 무언가 하나를 좋아하면 온전히 몰입하시는 분이구나!' 싶었는데, 인물과 역사, 과학뿐만 아니라 이제 수영까지! 소재만 달라졌다 뿐이지 무언가를 진정성있게 좋아하시는 모습이, 그 고유함이 향팔님만의 매력인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답니다. 벽돌 책 모임에서 향팔님의 존재가 제게는 늘 든든하고 따뜻해요. 앞으로도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아 수영말고(헤헤) 삶의 가치관이요:)
참고로 저도 몸치랍니다(속닥속닥). 그리고 바뀐 프로필 배경 속 은동이와 동동이도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연해
“ 내가 주장하는 바는 우리의 편협하고 개인화된, 개인적 편안함에 대한 욕망을 만들어내는 정치·경제·문화적 구조를 바꿈으로써 그 책임을 공동체가 아닌 개인의 의지에 맡기는 서사를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맺음말. 개인적인 편안함 뒤에는 무엇이 올까,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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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 핵심은 편안함을 뿌리 뽑는 것이 아니라, 편안함에 대한 우리의 정의를 뒤집고,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하는 지점에 의문을 갖고, 우리의 편안함이 다른 사람들의 불편함을 조건으로 한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는 이러한 종류의 편안함에 대한 욕구를 완전히 잃기 시작할 수 있다. ”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맺음말. 개인적인 편안함 뒤에는 무엇이 올까,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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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
저는 오늘 완독했습니다. 기후 위기뿐만 아니라 제가 평소 익숙하게 누려왔던 혹은 당연하다 여겨왔던 모든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책이라 정말 좋았습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들이 언뜻 보면 다소 관념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대안이 뚜렷하지 않아서?)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모임 초반에 언급했던 것처럼, 기술의 발전이 중요한 건 맞지만 (윤리적인) 가치가 먼저 정해지고, 그 다음에 기술이 따라가야 조금 더 안전하고 건강한 세상이 도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는 게 아니라 편안함에 대한 정의를 다시 세울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게 됩니다. 쉽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왜 쉬운지, 모두에게 쉬운지, 나에게만 쉬웠던 건 아닌지. 여러 가지를 살피고 싶어졌어요.
여담이지만 <행동>이후로 가장 제대로(?) 읽은 벽돌책이기도 합니다(하하하).

YG
@연해 님, 이번 달에도 벽돌 책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아니!!! 올해 계속 벽돌 책을 읽으셨는데, 1월 이후 제대로 읽은 벽돌 책이라니요! 다 피가 되고 살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

연해
하하하, 그럼요. 아주 살짝(?) 엄살을 피워봤습니다. 벽돌 책은 초반에는 호기롭게 시작했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흐리멍덩해지는 제 기억력(어느 순간 메모하던 손이 멈춰버렸다고 한다)에 서글퍼질 때가 종종 있긴 했는데요. 그럼에도 차근차근 진도에 맞춰 따라 읽다보면 어느새 완독! 그 과정에서 성취감과 뿌듯함이 더 컸어요. 배워가는 것도 많았고요. 등산을 할 때 동지(?)들이 있으면 으쌰으쌰 더 힘이 나는 것처럼 리딩크루같은 이 모임이 저에게 너무 소중한 것 같아요. 그 중심에서 YG님이 선봉장이 되어 이끌어주시니 늘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답니다.
오늘 마지막 말씀에도 '부지런한 희망'이 등장하네요. 이 단어 참 좋습니다. 제 마음속에도 오래오래 품고 싶어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이 책의 저자가 '냉매'라는 키워드에 뚜렷한 답을 제시하는 건 아니지만, 기후 위기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생각하고, 그 답을 찾아가야 한다는 제안이 희망적이고 좋았습 니다.
1년에 한 권 정도는 기후 위기 이슈와 맞닿아 있는 책을 읽어보자 생각하셨다니, 그렇다면 내년에도? 음, 미리 말씀드리지만 저는 찬성입니다.
다음 달 벽돌 책 모임에서 또 뵈어요:)

꽃의요정
“ 나는 샘에게 벌들이 옥상에서 시카고의 혹독한 겨울을 어떻게 버티는지 물었다. 그는 벌들이 함께 모여 공 모양을 만든 다음, 생존을 위해 서로 몸을 진동시킨다고 말했다. 개인적 삶은 아니더라도, 무언가는 지속된다. ”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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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a
마지막 에세이에서 "샘 에게 이 일은 허무주의에 대한 저항이었다." 이 말이 저는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아는 해법은 정치와 연대와 공동체 가치에 대한 흐름이 바뀌어야 하는 건데.. 세계를 보면 답답한 마음이 드니까요..
폭염이 물어가고 있고, 다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날이 온다는 생각에 8월 막바지가 설레었는데요. 내년에도 십년후 삼십년후에도 이 시기에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에어컨과 기후위기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준 좋은책을 함께 읽어 8월도 즐거웠습니다.

향팔
‘허무주의에 대한 저항’, 저도 그 문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 에세이에서 샘과 아이스맨의 이야기를 읽으며 살짝 울컥하기도 했네요.
‘이번 여름이 앞으로 너의 남은 인생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얘기를 처음 들은 게 벌써 몇 년 전인 것 같은데… 정말로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이네요.

향팔
수십 년 동안 우리는 우리 스스로 예외적이고 영속 가능한 존재로 여겨왔지만, 미국인들은 이제 우리가 자유라고 부르는 것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536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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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이 불가능하거나, 이상주의적이거나, 비실용적이거나, 터무니없는 것으로 보인다면, 이는 우리의 사고가 완전히 현재 시스템 안에 갇혀 있음을 나타낸다. 우리는 그 안에 너무 심하게 갇혀서 우리에게 단 하나의 세상만 있다고 확신한다. 그것이 우리를 둘러싼 정치 경제의 핵심이다. ”
『일 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548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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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그는 그가 거래한 많은 사람에게 우리 모두 이 위협에 매우 중대한 이해관계가 있으며, 이 일이 우리의 세상을 현재와 미래의 훨씬 더 많은 사람에게 좋은 세상으로 바꿀 기회를 준다고 확신시켰다. 환경 정의를 다루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조치는 국제법 에서 나와야 하겠지만, 이는 밑에서부터 충분한 압력과 요구가 있을 때만 가능할 것이다. ”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551-552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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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지난 2년 반 동안 아이스맨과의 우정은 그에게 관계를 통한 지역사회 복구의 희망을 주었고, 무능한 연방 정부의 엉성한 냉매 관리 방식을 보여주었으며,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두 성인이 어떻게 다른 지구, 즉 전혀 다른 가능성으로 가득한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를 알게 해주었다. […] 아이스맨과의 관계는 완고하고 고집스러운 사람들을 변하게 할 수 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변화’라는 말로 다른 정치관으로의 강제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우리가 세상의 지속적인 위기 속에서 우리 자신의 취약성과 다른 사람과의 상호 의존성을 인식할 때(실제로 정면으로 마주칠 때) 거기에 적응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552-553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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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심
“ 289쪽
이 지구상에 생명체가 배우 위태롭게 존재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어쨌든 생명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다.
321쪽
세상에 고립되어 존재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어떠한 인간도, 사물도, 나라도 그 자체로 섬이 될 수는 없다.
329쪽
미래는 지금 우리에게 주어지거나 정해진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가 취하는 작은 행동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352쪽
본래 건전한 과학은 느리다. 과학은 여러 번 반복되는 실험을 통한 연구가 필요하다.
353쪽
증거가 있는데도 아무것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바보, 즉 가능한 모든 증거를 입수할 때까지 아무것도 해선 안된다고 주장하다가 세상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을 목격하는 바보는 모든 것을 안다고 주장하는 바보만큼이나 파괴적이다.
353쪽
모든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새로운 가설을 바탕으로 한 즉각적인 대응이었지만, 건전한 과학으로써 필요한 것은 인내심 있는 탐구, 더 많은 토론, 상충하는 관점에 대한 고려였다. 그게 어려운 점이었다.
355쪽
의심은 우리가 호기심이나 건전한 회의론이라고 부르는 한도 내에서 과학에 매우 중요하고, 또 이것이 과학을 발전시킨다. 하지만 난데없이 불확실성만을 취해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만들어내기 쉽기 때문에 과학을 잘못된 설명을 하는 것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3장
405쪽
대중은 진행 중인 이야기에 쉽게 질린다. 진실은 때로 우리의 빠른 소비 리듬에 맞지 않게 천천히 다가오기도 하는데, 그렇게 느린 속도로 올 때 그 진실은 특히 거짓말에 지기 쉽다.
442쪽
우리는 우리의 습관을 고치기보다는 더 새롭고, 크고, 파괴적인 기술로 눈을 돌린다. 기술보다, ‘고치는 것’이 옳다.
453쪽
문제는 서사다. 어떻게 하면 기후 변화의 방대한 복잡성을 단순화하지 않고 제한된 스토리텔링 구조 내에서 잘 전달할 수 있을까?
516쪽
우리가 지금 바로 화석 연료 사용을 중단 한다 해도, 세계의 평균 기온은 바로 느려지는 것이 아니라 한동안 계속 상승 할 것이다. 우리는 이 지연 된 반응을 두려워만 할 것이 아니라 늘 기억하고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518쪽
스모그나 유독성 화학 물질과 달리, CFC는 주민들이 몸으로 즉시 느끼지 못하는 오염물질이다.
526쪽
우리가 증가하는 세계의 환경 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안하는 기술적 해결책은 일부만을 위한 해결책이다.
528쪽
공동체 소유의 에너지와 공공장소의 활성화는 모두 지역사회 유대를 장려할 것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생명을 구할 것이다.
539쪽
취약성을 인식하는 것 만으로는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러한 인식 없이 어떻게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이러한 인식에 이르는 것이 앞으로의 해결책을 구현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548쪽
문제는 화학 물질이 아니다. 문제는 에어컨을 살 것인지, 사용할 것인지가 아니다. 문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미치는 동적인 영향을 이해하지 않고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게 하는 구조적,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가치관이다. 문제는 소유물, 즉 땅과 인간 외적인 세계(숲, 초원, 안정적인 기온 등)를 자산으로 여기는 우리의 사고 방식이다.
553쪽
‘변화’라는 말로 다른 정치관으로의 강제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말하려는 것은, 우리가 세상의 지속적인 위기 속에서 우리 자신의 취약성과 다른 사람과의 상호 의존성을 인식할 때(실제로 정면으로 마주칠 때) 거기에 적응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576쪽
내가 주장하는 자는 우리의 편협하고 개인화된, 개인적 편안함에 대한 욕망을 만들어내는 정치 경제 문화적 구조를 바꿈으로써 그 책임을 공동체가 아닌 개인의 의지에 맡기는 서사를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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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문자 그대로 그리고 사실상 노예제가 미국을 건설했고 지탱한다. 이는 미국인들이 무척이나 잊고 싶어 하는 사실이다. 제국 건설의 역사에서 특이한 경우는 아니지만, 자유의 깃발을 미친 듯이 흔드는 나라, 자유의 기쁨으로 입에 거품을 무 는 국가로서는 참 어처구니없어 보인다. 미국에서 엄밀히 말하면 불법이지만, 노예가 된 사람과 노예를 부리는 사람 사이의 역학이 우리의 사업상 관계와 지구 및 생태계와의 관계에서 지속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억압하지 않고도 지속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
『일인분의 안락함 -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그 마땅하고 불편한 윤리에 관하여』 555쪽, 에릭 딘 윌슨 지음, 정미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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