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 서재로 📙 읽기] 26.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D-29
“불행의 극치는 무엇인가”라는 프루스트의 질문에 너는 “고독”이라 답했지. 그 고독이 너의 생 마지막 순간까지 무결하게 지조를 지키며 너와 함께할 때 네 영역은 점점 더 협소해지고, 공기는 희박해지며, 밤은 점점 더 일찍 찾아오게 되리라는 것을, 너는 알고 있었을까?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피에르 베르제 지음, 김유진 옮김
너는 추억을 사랑했어. 기억이 너를 지켜준다고 믿었지. 그럼에도 너는 네게 가장 좋았던 시절이 아닌 동시대와 함께 호흡했지.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피에르 베르제 지음, 김유진 옮김
샤넬이 여성에게 자유를 주었다면, 너는 그들에게 권력을 되찾아주었어. ... 르 스모킹, 사하라 스타일, 투피스 바지 정장, 카방 코트, 트렌치코트가 그 증거야. 그 한 벌 한 벌에 양성성을 향한 걸음이 깃들어 있었어. 그저 옷을 입고 외출하는 것만으로, 여성들은 자신들의 여성성을 발전시키는 한편 에로티즘이라는 걸림돌을 치워버렸지.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피에르 베르제 지음, 김유진 옮김
나는 모든 집단주의에, 모두가 호모에 백정에 염색업자에 제빵업자로만 이루어진 마레 지구 같은 게토에는 반대하지만 말이야. 여성이 없는 그런 거리가 내겐 아주 기이하게 느껴져. 유대인들과만 살고자 하는 유대인들, 자기들끼리만 모여 살려는 아랍인들도 나에겐 똑같이 낯설기 그지없어. 그런 것이 인종주의나 호모포비아, 반유대주의와 맞서 싸우기 위한 길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 모든 것을 한데 담으려 해선 안 돼.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피에르 베르제 지음, 김유진 옮김
세상의 모든 ism과 주의 중에.. Humanism과 인본주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사람을 모든 것의 가장 '높은 곳'에 두는 것이 아닌..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장 중심에 둔다면.. 세상만사 평탄.. 평화로우리라 생각합니다..
잡다한 소식들을 전하던 어머니는 이렇게 덧붙였지. “이제 너의 성 정체성에 대해 말하고 싶구나. 나에게는 별로 충격적인 일도 아니고, 내가 바라는 것은 그 무엇보다 너의 행복이라는 걸 너도 알고 있을 거야. 그러나 너의 교우 관계는 좀 걱정이 되는구나. 혹시라도 네가 속물근성이나 출세욕 때문에 동성애를 택한 거라면, 내가 실망하리라는 점을 알아두렴.” 나는 속물도 출세 지상주의자도 아니야. 단지 나에게 주어진 길을, 그것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는 채 따랐을 뿐이지.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피에르 베르제 지음, 김유진 옮김
현생 일이 밀려서 급하게 읽고 있네요ㅠ 오늘 A파트 마무리 읽고 저도 정리해서 이야기 해볼게욧
펜을 쥔 손과 쟁기를 쥔 손의 값어치는 같다. / 랭보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피에르 베르제 지음, 김유진 옮김
이브, 이것이 바로 내가 당신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이제 곧 서로 헤어져야 하는데, 나로서는 그 방법을 모르겠군요. 왜냐하면 나는 당신을 떠나지 않을 테니까요(우리는 서로를 떠난 적이 한 번도 없었죠).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피에르 베르제 지음, 김유진 옮김
시작부터 눈물이 쏟아지게 아름다운 언어들로 '이브 생 로랑'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사실 모든 게 짧은 글인데도 빠르게 넘기질 못하고 있어요. 이런 게 진심이 담긴 글이라고 하는 걸까요?
내가 너를 피신시킨 거야. 묘지가 주는 익명의 냉기로부터, 또 몽파르나스 묘지의 사르트르와 뒤마 사이에서 너를 찾을 호기심 어린 눈들로부터.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피에르 베르제 지음, 김유진 옮김
기억나? 우리가 처음 만난 1958년을 되새길 때마다, 나는 지조를 목숨처럼 여기던 나로 하여금 8년 동안 이어온 베르나르5와의 관계에 종지부를 찍게 만든 그 불가항력에 대해 자문해보곤 해. 마음의 불가항력 말이야. 그래, 그 모든 게 빠르게 지나가버렸어.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피에르 베르제 지음, 김유진 옮김
언제가 들었던, '사랑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어서 불가항력이다.'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영감을 기다리는 평화로운 천재라는 것을 나는 믿지 않아. 진짜들은 순교자에 가깝지.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피에르 베르제 지음, 김유진 옮김
부재한다는 것, 그건 나눌 수 없다는 뜻이겠지.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피에르 베르제 지음, 김유진 옮김
능소화와 푸른 멀구슬나무, 붉은 히비스커스, 주황색 군자란, 진주모빛 수련. 이런 것들이 너를 행복하게 만들곤 했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출발한 파리행 비행기가 산산조각이 났다고 말이야. 나는 통곡할 수밖에. 더는 또 다른 6월 1일을 맞이하고 싶지 않았는데. 2009년 6월 1일.. https://naver.me/5eOflQUc
“행동하지 않는 믿음을 진실한 믿음이라 할 수 있는가?” 믿음에 관해 라신은 통찰력 있는 말을 했지만, 너는 눈을 감는 쪽을 택했기에 그 진실이 너를 괴롭히진 못했지.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피에르 베르제 지음, 김유진 옮김
마들렌 비오네의 끝내주는 전시회에 다녀왔어. 너 역시 늘 그녀를 좋아했지만,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그녀를 잘못 알고 있었지. 사진들, 특히나 요새 사진들로는 그 모습을 다 담지 못해. 얼마나 현대적이고, 얼마나 훌륭한 재단의 장인이었는지! [코코 샤넬의 패션 라이벌 마들렌 비오네] https://naver.me/xRhhQfR1
바라건대, 이 글이 너의 재능, 너의 취향, 너의 명민함, 너의 다정함, 너의 부드러움, 너의 힘, 너의 용기, 너의 순수함, 너의 아름다움, 너의 시선, 너의 청렴함, 너의 정직성, 너의 고집과 욕구를 보여주기를. 너를 걸을 수 없게 했던 그 ‘거인의 날개’를.
나의 이브 생 로랑에게 피에르 베르제 지음, 김유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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