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생각을 말하거나 쓰지 못하면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위탁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공부를 주제로 한 글 모음집에서 김영민은 진정한 공부를 가로막는 것들로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사용되는 단어, 모호한 논리로 얼버무리는 주장, 비판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기존의 권위와 관습에 자신의 정신을 위탁하는 행태를 거론했다. 학문을 하고자 하는 사람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이러한 모습은 쉽게 발견된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흔하고 우려할 만한 것은 타인의 생각에 나의 말과 글을 위탁하는 것이다. 술집에서 벌어지는 정치 논쟁부터 영화 감상평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듣고 본 것에 대한 자기 평가보다는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흔히 그 권위를 인정받는다고 여겨지는 전문가의 견해를 그저 전달할 뿐인 경우가 많다. ”
『도서관과 리터러시 파워』 송경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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