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으로 읽다

D-29
몸에서 불편함을 느껴도 아무 대응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 면, 몸에서 불편함을 느끼면 자기 증상을 검색창에 입력해 본 다음 그냥 거기서 멈추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전문가 들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아픔을 널리 퍼뜨릴 여유를 가진 사람도 있는데, 이 경우 전문가들은 입찰에 참여하듯 경쟁 적으로 진단을 내놓는다. 이 부류의 사람은 일련의 증상을 매개로 어떤 낌새를 감지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이런저런 검사를 요구하고, 답변에 재차 질문을 던지며, 무엇이 잘 못된 건지 간파할 수 있을지도 모를 전문가들을 찾아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이동한다. 증상들이 충분히 오랫동안 퍼져 나가면, 일단의 불편함은 질환이든 신드롬이든 과민성이든 검색어든 나름의 명칭 을 부여받는 은총을 맛보게 될 수도 있다. 때로는 이 자체 가 충분한 치료가 된다. 그저 기분이 나아지려고 항소를 제기하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떤 사람이 느끼고 있는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일 때도 있다.
언다잉 - 고통, 취약성, 필멸성, 의학, 예술, 시간, 꿈, 데이터, 소진, 암, 돌봄 앤 보이어 지음, 양미래 옮김
17일 시작 전까지 108쪽까지 읽는 것이 목표입니다. 천천히 읽으면서 기다리겠습니다.
@래소 습관적으로 '좋아요' 버튼을 찾고 있었습니다;;;;내용도 내용이지만 문장들도 참 좋아요. 시 쓰시는 분들은 뭔가 다른 느낌적 느낌이. ㅎ 곧 뵈어요!
올해 수술후 4년차 되네요~ 수술후 유방암, 질병! 삶과죽음등의 책을 찾아읽던 때 읽었던 책 중 하나입니다. 상당히 미국적인 의료배경과 작가의 상황이라 생각되었지만 같은병을 가진 여성으로서 당시엔 혼자읽고 혼자 공감했는데 이번에 함읽&함공 해보려 신청합니다.
@GreenPage 반갑습니다. 환우선배님. 이 암은 약도 차암~오래 먹어야 하네요. 다양한 이야기의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개인적으로 여쭤보고 싶은 것도 많습니다만. 여긴 개인 공간이 아니니까;;;)
벌써 모임원이 다 찼어요! 어메이징! 오픈채팅장 만들고 읽을 계획 공유하겠습니다. 제가 방사 치료중이라 에너지가 좀 달립니다;;;그래도 읽는 건 할 수 있으니깐 다행이쥬!
https://open.kakao.com/o/gabFwIMh 카카오 오픈채팅입니다. 참여코드는 저자가 태어난 해입니다:)
모임시작일입니다. 오픈카톡으로 들어와주세요. https://open.kakao.com/o/gabFwIMh 참여코드는 저자가 태어난 해입니다:)
"유방암에 걸린 이들 가운데 핑크 위시된 인식 지평에 주기적으로 발을 들일 수 있는 유일한 계급은 다름 아닌 유방암 생존자다. 승자들이 향하는 곳에는 서사적 전리품이 뒤따른다. 유방암 투병기라면 응당 신자유주의적 자기 관리를 통해 살아남은 '생존기'여야 한다. " p19
언다잉 - 고통, 취약성, 필멸성, 의학, 예술, 시간, 꿈, 데이터, 소진, 암, 돌봄 앤 보이어 지음, 양미래 옮김
암 진단 후 이것저것 찾아 읽고, 환우모임등을 보면서, 과한 긍정 모드가 불편했던 사람인지라, 오늘 문장을 골랐어요. 꼭 나아야, 나아서 다른 삶을 살아야지. 우린 나을 거다. 다른 가능성을 아예 배제해 버리려는. 그게 저는 불편하더라고요. 그리고 판에 판힌 발병. 치료. 생존 서사. 이 삐딱한 저자만큼 삐딱한 인간인지라 이 책을 좀 더 꼼꼼히 읽고 싶은가 봅니다.
꼼꼼하게 같이 읽어보아요♥️ 저도 좀 삐뚤거든요ㅎㅎ
재미있는 건 암자체는, 혹여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것으로 밝혀질 암이라 한들, 조금도 두렵지 않다는 것이다. 그 암이 내 삶에 무슨짓을 저지를지가 두려울 따름이다
언다잉 - 고통, 취약성, 필멸성, 의학, 예술, 시간, 꿈, 데이터, 소진, 암, 돌봄 p12, 앤 보이어 지음, 양미래 옮김
“내가 생각하기에 항암 화학 요법을 받는다는 것은 느낌상으로는 죽을 것 같지만 잘하면 살 수도 있고, 주요 질병 자체보다도 부차적인 효과 때문에 죽게 되거나, 결국 시답잖기는 해도 얼추 회복한 상태로 살게 되는 것이었다.” P44 “이 질병이 초래할 결과는 무엇일까?” p45
언다잉 - 고통, 취약성, 필멸성, 의학, 예술, 시간, 꿈, 데이터, 소진, 암, 돌봄 앤 보이어 지음, 양미래 옮김
항암치료를 받으며 들었던 생각과 너무 비슷해서 발췌. 임상적 증상없이 건강검진으로 암을 발견함. 수술, 보조항암화학요법 진행하면서 그 부작용들에 괴로워서, 힘들어서 이게 나를 살리는 건가 죽이는 건가? 그냥 다 죽이고 살 테면 살아봐라 식의 치료인가 싶은 생각을 한 적도 있더랬죠. 여전히 그 통증의 자장 안에 있으면서, 기능의 상실을 경험하면서, 아 치료가 이렇게 아프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구나. 를 경험중입니다. 허허허허.
그때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해 나는 철저히 핵심을 비껴가는 세부 정보 위주로 일기에 적었고, 사람들이 불안한 마음이 들지만 그 이유가 뭔지 파고들고 싶지는 않을 때 하는 자질구레한 몸짓들을, 가령 빨래를 어떻게 했고 마룻바닥은 어떻게 쓸었으며 침대는 어떻게 정돈했는지를 기록했으며, 골치 아픈 사랑일랑 말끔히 정리해 버리자 다짐했고, 나 자신을 독자 삼아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면서 그걸 핑계로 다른 이야기는 묻어 두었다.
언다잉 - 고통, 취약성, 필멸성, 의학, 예술, 시간, 꿈, 데이터, 소진, 암, 돌봄 37쪽, 앤 보이어 지음, 양미래 옮김
“환자 입장에서 보기에 일들이 가시적으로 벌어지는 현장은 의료 시스템이지만, 그 의료 시스템 너머와 이면과 아래에는 가족, 인종, 노동, 문화, 젠더, 돈, 교육 같은 다른 온갖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런 온갖 시스템 너머에는 모든 시스템을 포괄하고 있는 듯한 하나의 시스템이, 너무나 절대적이고 압도적이라 우리가 흔히 이 세상이라고 착각하는 시스템이 있다. 암환자가 된다는 것은 하나의 시스템 내장 객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시스템 내장 객체를 품고 있는 또 다른 시스템은 암 환자가 하나의 마디로 기능하는 나머지 시스템들에 오로지 부분적인 인식만 허용하고 이 세상의 구조를 결정짓는 가장 중대한 시스템은 거의 완전히 가려버리며, 이 중대한 시스템은 애초에 문제의 일부로서 하나의 시스템을 내장한 객체(즉 ‘나’)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그 안의 잠재적 병약함이 활성화되기를, 그로써 이득을 챙겨 갈 때를 노린다.” P83
언다잉 - 고통, 취약성, 필멸성, 의학, 예술, 시간, 꿈, 데이터, 소진, 암, 돌봄 앤 보이어 지음, 양미래 옮김
내 영혼이 얼마나 강한지는 통 모르겠지만, 나는 흔한 유형의 인간인지라 먹고 살자면 일을 해야만 하고, 그래서 아픈 와중에도 아리스티데스처럼 계속해서 쓰고, 가르치고, 말하고 있다.
언다잉 - 고통, 취약성, 필멸성, 의학, 예술, 시간, 꿈, 데이터, 소진, 암, 돌봄 p.35, 앤 보이어 지음, 양미래 옮김
우리는 행복하지 않았다. 우리는 잠자리를 하는 한 절대 행복할 수 없었다. 우리는 함께하지 않는 한 절대 행복할 수 없었고, 그래서 늘 함께했다.(중략) 우리 이래선 안 돼, 라고 말하는 질긴 거미줄의 모습으로 구현되었고, 그 거미줄 사이사이에는 우리가 각자 자기 자신에게 가한 고통의 화려한 형상들이 붙잡혀 있었다.
언다잉 - 고통, 취약성, 필멸성, 의학, 예술, 시간, 꿈, 데이터, 소진, 암, 돌봄 p36, 앤 보이어 지음, 양미래 옮김
유방 외과 의사는 유방암의 최대 위험 인자가 유방을 갖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p40) 당연한 말을 당연하지 않게 하는 의사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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