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에서 불편함을 느껴도 아무 대응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 면, 몸에서 불편함을 느끼면 자기 증상을 검색창에 입력해 본 다음 그냥 거기서 멈추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전문가 들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아픔을 널리 퍼뜨릴 여유를 가진 사람도 있는데, 이 경우 전문가들은 입찰에 참여하듯 경쟁 적으로 진단을 내놓는다. 이 부류의 사람은 일련의 증상을 매개로 어떤 낌새를 감지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이런저런 검사를 요구하고, 답변에 재차 질문을 던지며, 무엇이 잘 못된 건지 간파할 수 있을지도 모를 전문가들을 찾아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이동한다.
증상들이 충분히 오랫동안 퍼져 나가면, 일단의 불편함은 질환이든 신드롬이든 과민성이든 검색어든 나름의 명칭 을 부여받는 은총을 맛보게 될 수도 있다. 때로는 이 자체 가 충분한 치료가 된다. 그저 기분이 나아지려고 항소를 제기하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떤 사람이 느끼고 있는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일 때도 있다. ”
『언다잉 - 고통, 취약성, 필멸성, 의학, 예술, 시간, 꿈, 데이터, 소진, 암, 돌봄』 앤 보이어 지음, 양미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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